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184화 (184/923)

0184 / 0923 ----------------------------------------------

3장

진우의 노예들은 인질들을 감시하고 있었지만, 어차피 놔준다고 해도 어디로 도망갈 수 없었기에 노예들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호출에 기장실로 달려왔다.

"무슨 일이신가요?"

노예들의 최고 연장자이며, 가장 서열이 높은 이실리아가 딱딱하게 굳어있는 진우를 향해 물어왔다.

"리엘루스."

진우는 리엘루스를 향해 입을 열었고, 그녀는 즉각 대답하였다.

"현재 화물칸에 침입자가 셋…아니, 다섯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바깥에서 텔레포트 능력자가 직접 이동하며 한명씩 대려오는듯 싶습니다."

"!!"

화물칸에 침입자가 등장하였다는 정보에, 의아함으로 물들어있던 노예들의 눈이 날카롭게 변하였다.

그녀들은 리엘루스가 화물칸 전체에 거미줄을 뿌렸고, 적이 침입하여 거미줄을 밟는다면 그 진동이 민감한 그녀의 감각에 걸리게 되는 시스템을 익히 듣고 있었기 때문에 리엘루스의 발언에 의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실리아, 노아, 하린, 아이리, 리엘루스는 전투 준비를 하도록. 페리샤는 기장이 놈들과 호응하지 못하게끔 확실하게 감시해. 그리고 대답은 작게."

"옛."

괜히 대답을 크게 하여 화물칸의 침입자에게도 들리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진우는 전투에 나설 다섯 명의 노예들을 향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너희들도 슬슬 몸을 풀때가 되었지. 나는 인질들을 감시할테니까 너희들은 가볍게 놀아주고 오도록."

그의 말에 아이리를 제외한 노예들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도 그럴것이, 진우가 만들어낸 파워 슈츠의 능력을 드디어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개인용 파워 슈츠를 얻게 된 이후론 제대로 자신의 힘을 써본적이 없었던 그녀들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내 명령 기억하고 있지? 여자들은 되도록 목숨을 붙여서 살려둘것. 특히 리엘루스, 경고는 단 한번뿐이라는걸 잊지마라."

"…죄송합니다."

리엘루스는 본능적으로 스튜어디스의 목을 베어버린 실수를 저질렀지만, 진우는 살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는 법이라며 관대하게 넘어가주었다. 두번째는 없다는 경고와 함께.

"내가 내릴 지시는 단 하나다. 확실하게, 처절하게, 비명이 터져나오게, 절망감에 눈물을 흘리게 놈들을 유린하고 물어뜯어라. 여자를 제외하면 살려둘 필요는 없어. 이상."

구체적인 작전 지시 따윈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진우의 노예들은 모두 자신들의 분야에서 높은 재능과 실력, 그리고 경험을 가진 실력파들인데다가, 마지에의 죽음에 각성하여 노예들을 위한 파워 슈츠까지 만들어주었으니 왠만한 공격으로는 생채기조차 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자신과 함께 세계를 상대로 싸워야 할 노예들을 너무 애지중지 하기만하면, 자신이 진심으로 나서야 할 강적과의 싸움에서 장애물, 혹은 방해물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혼자서 무쌍을 찍는다거나 출중한 지휘 능력 같은건 바라지도 않는다. 단지 한 사람분의 몫을 할 줄 알고, 자신이 없어도 최소한 죽지 않고 살아돌아올 수 있는 실력을 원할 뿐이다.

앞으로 자신은 원거리전, 화력전으로 컨셉을 잡을 생각이기에, 이라크에서 테러 집단들을 바르고 있을 미군들을 상대하는데 있어서 좋은 워밍업이 될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진우의 노예들 또한 간만에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적수를 만나게 되었기에 각자 자신만만한 눈빛을 띄며 승객들을 지나쳐 뒤쪽으로 움직였다.

"자아~ 그럼 나는 그 동안 007빵 놀이나 다시 해볼까나~ 재미난 놀이는 좀 있다 하면 되겠지 뭐."

지루한걸 가장 싫어하는 진우는 승객들의 안색이 파래지는것을 즐기며 다시 한번 권총을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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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웅!

탁!

붉은 머리의 여성, 칼린은 마지막 차례인 무라사를 하이재킹 당한 비행기의 화물칸으로 이동시켜주었다.

이동하는 탑승물 안으로 텔레포트 하는 것은 텔레포터에게 있어서 상당한 고난이도를 자랑하는데, 그녀는 고공비행중인 두 비행기 사이를 여러차례 왕복하면서 모든 팀원들을 안전하게 승객기 안으로 수송하는데 성공하였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고난이도 텔레포트를 여러차례 사용한 칼린의 표정은 숨이 가쁜듯 하였으나, 차분하게 눈을 감으며 몇차례 숨을 내쉬더니 이내 안색을 회복하였다.

안그래도 공기가 부족한 화물칸에서 불안정한 호흡으로 가쁜 숨을 진정시킨 부분에서 그녀의 경험을 엿볼 수 있었다.

가장 늦게 도착한 무라사는 본능적으로 주변을 확인하였고, 대충 널부러진 3구의 시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두 구의 시체는 남성이며 미간에 구멍이 뚫려있었고, 또다른 시체는 스튜어디스로 추정되는 복장이였으나 목이 잘려나가 있었다.

'벌써 3명이나 죽은건가?'

다른 팀원들도 인질들을 벌써 3명이나 죽인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분노를 자아내고 있을때, 무라사가 도착하는동안 화물칸 바닥에 손을 얹으며 정신을 집중하고 있던 브레드가 약간 다급한 기색이 섞인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테러리스트 무리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 모두 엄폐해!"

"!!

그의 외침에 그의 부하들은 승객들의 짐이 흔들리거나 여기저기 나동그라지지 않게끔 고정되어, 작은 산처럼 만들어진 승객들의 짐을 엄폐물 삼으며 몸을 숨겼다.

벌컥!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며 여성용 파워 슈츠를 입은 테러리스트들이 우르르 등장하였다.

'대장, 사살 합니까?'

거대한 덩치에 맞지 않게 소음기가 달려있는 SMG 계열 총을 들고 있던 하스가 브레드를 향해 신호를 보냈지만, 브레드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직이다. 최대한 조용히 처리해야만 해.'

당초 계획은 자신과 넨시의 능력으로 적의 무기 정도를 파악한 후에 테러리스트들을 최대한 많이 소리없이 처리하는게 최초의 목적이였다.

하지만, 어찌된 노릇인지 테러리스트들이 자신들의 침입을 알아낸것처럼 몰려오자 브레드는 지금의 상황을 타파할 수 있게끔 최대한 머리를 굴리기 시작하였다.

'녀석들은 우리를 찾으려면 일단 화물칸 안을 수색해야 한다. 기회는 그 때 뿐!'

브레드는 수신호를 보내며 팀원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고, 그의 부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기습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하며 테러리스트들의 수색을 대기하였다.

"화물칸에 침입한 자들에게 알린다! 지금 당장 나온다면 정정당당하게 승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그 때, 낭랑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에드 리에게서 치우라고 불린 대장격 테러리스트의 부하들이 전원 여성이라는 정보를 확인했던 브레드의 팀원들은 자신들의 침입 유무를 알고있는 테러리스트들의 발언에 깜짝 놀랐으나, 반응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나갔다.

"숫자가 0이 될때까지 나오지 않는다면 너희들이 숨어있는 곳을 공격하겠다! 5!"

'허세다. 기껏해야 총을 난사하는 수준에 불과할게 뻔해.'

어떻게 자신들의 침입 유무를 알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테러리스트가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멍청하게 수류탄같은 폭발물을 사용해서 비행기 바닥에 구멍이라도 나게 되면 기체가 안정되지 못하기 때문에, 저들이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해봤자 총계열 무기로 난사하는것 외에는 전무하다.

하지만, 이것은 테러리스트들 중에서 지금까지 고레벨의 이능력자가 없었기에, 그리고 꺼려하기에 생겨난 고정관념이였다.

"4! 3! 2! 1! 0!"

탕!

숫자 0을 셈과 동시에 그녀가 뽑아든 권총을 발사하였다.

역시나 난사라고 다들 생각할 무렵.

퍽!

"어……."

털썩!

브레드의 앞쪽에서 기습 자세를 취하던 칸트가 미간 정중앙에 구멍이 뚫리면서 살이 타는 고약한 냄새와 함께 쓰러졌다.

"!!"

"!!

팀을 결성하고 5년동안 함께 수많은 테러를 저지해왔던 동료가 머리에 연기가 올라오며 너무나 허무하게 죽어나가는 모습에, 다른 멤버들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던 찰나.

탕!

깡!

"큿!?"

하스는 또다시 들려오는 권총의 발사음과 동시에 자신의 파워 슈츠 헬멧 부분을 향해 탄환이 부딪히는 충격에 몸이 살짝 비틀거렸다.

'타…탄환의 궤적이 휘었어……!?'

붉은 화염에 휩쌓인 탄환의 궤적이 갑작스럽게 턴하면서 불의 꼬리가 길게 이어지는 모습을 목격한 하스는 본능적으로, 그리고 믿고 싶지 않은 답을 유출해내고 말았다.

'소이탄…게다가 자유자재로 총알을 휘어내는 염동력자……!'

"작열의 마탄이 어째서……!"

탕탕탕탕탕!

하스의 외침과 동시에 노아가 뽑아든 두 자루의 권총이 불을 토해내며 수발의 탄환을 뱉어냈다.

"피햇!!"

브레드가 짜내는듯한 비명 소리가 들리기도 전에 이미 작열의 마탄 유노아를 상대로 엄폐물이란 그 어떤 이점도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그의 팀원들은 재빨리 엎드리거나 바닥을 뒹굴며 자신들의 몸통과 머리로 파고들려는 탄환을 본능적으로 피해냈다.

정말로 작열의 마탄인건지, 아니면 그녀의 능력을 따라한 이능력자인지 알 수 없었지만, 분명한것은 그녀를 상대로 엄폐물만으로 적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원 대응사격!"

인질들의 목숨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죽을 순 없는 노릇.

브레드는 반격을 명령하였고, 엄폐물 밖으로 상체를 내민 팀원들은 실내전을 위해 소음기가 달린 특수부대용 SMG를 난사하였다.

퓨퓨퓨퓨퓻--!

공기에 압력이 빠지는듯한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십여발의 탄환이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날라갔지만, 다시 한번 그들을 경악케 만드는 광경이 펼쳐졌다.

우우우웅--

작열의 마탄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옆에서 또다른 테러리스트가 양 손을 펼치면서 거대한 염동력의 장막을 만들어내, 탄알들을 공중에 붙들어맨 것이다.

총의 파괴력을 순수하게 염동력만으로 막아낼 수 있는 염동력자는 최소 6 등급 이상만이 가능하다.

물론, 그 아래의 능력자들도 막아낼 순 있긴 하지만, 그 범위가 극히 협소하고 계속해서 공격당하면 손쉽게 뚫려버리고 만다.

브레드와 그의 팀원들은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는 수준이 아닌, 다방면에서 사격된 탄알들을 손쉽게 막아내는 이능력자 테러리스트의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탐색전은 슬슬 끝내지요."

거대한 염동필드로 총탄을 막아낸 테러리스트는 가쁜 숨 하나 내뱉지 않고, 평온한 음색으로 입을 열며 고개를 까딱 거리자, 리엘루스를 제외한 다른 여성들이 화물칸 안쪽 방향을 향해 뛰어들었다.

"전원 자유 반격! 하스는 내장 무기를 모두 사용해도 좋다!"

"우오오오!"

그 모습을 목격한 브레드의 명령에 하스는 자신의 오른쪽 팔을 내밀었고, 주먹이 들어가며 내장형 게틀링건이 튀어나왔다.

"모두 뒈져버려!"

스칵!

순간, 하스는 오른팔이 가벼워짐을 느꼈고, 적을 향해 조준하고 있던 그의 눈의 촛점이 아래로 내려갔다.

"뭐…뭐야……?!"

적의 공격은 보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총열이 잘려나간 게틀링건의 모습에, 하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였으나 무엇이 자신을 공격하였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몸으로.

콰드득!

"크헉!?"

공기를 굴절시키는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이 자신의 복부에 틀어박히면서 파워 슈츠를 찌그러뜨리는 충격을 느낀 그는 자신을 향해 똑바로 달려오며, 그리고 눈을 고정시킨 테러리스트를 발견하였다.

"이 개년이!"

퓨퓨퓨퓻--!!

하스는 왼손에 들고 있던 SMG를 마구잡이로 난사하였지만, 바람을 다루는 이능력자, 하린은 양 팔로 얼굴을 가리며 직진 돌격하였다.

티티티티팅--!

"겨우 이게 끝이야?"

충격은 커녕, 총탄이 가볍게 몸을 두드리는듯한 감각밖에 느끼지 못한 하린은 파워 슈츠의 성능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이럴수가……! 저…저렇게 얇은 장갑이 어째서……!"

거대한 헤비 파워 슈츠를 즐겨 사용하는 하스가 보기엔 여성들이 입은 파워 슈츠는 얇은 철판때기로 만든 옷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그 얇은 철판때기에 총을 난사해도 흠집 하나 생기지 않으니 파워 슈츠에 대한 지식이 상당한 하스는 그녀가 입은 것이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가 느낀 당황함은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대…대장! 이쪽의 공격이 통하지 않습니다!"

"크읏……! 어째서 테러리스트 따위에게 저런 물건들이……!"

실내전을 대비하여 화력이 떨어지지만 휴대, 사용이 쉬운 SMG, 권총류의 총기들만 가져왔던 브레드와 그의 팀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 작품 후기 ============================

저는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설에서 보면 !를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예를 들어,

-살의가 넘치는 격한 외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죽어라.=

=단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or

-두 사람은 상대방을 향해 고함치며 달려나갔다.-

=주인공.=

=악당1.=

어떤 소설의 일부분을 묘사라던가 긴 대화 앞뒤 다 자르고 핵심 부분만 찝어낸건데, 분명 격한 외침이 터져나오고 고함치며 달려나갔는데 마침표가 !가 아닌 .입니다.

뭐랄까...일단 박진감이 떨어지고, 마치 감정이 없는 꼭두각시들이 연극을 하는것 같다고 해야 하나?

전투를 하는데 당연히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니까 ! 를 쓰는게 맞는것처럼 보이는데 말이죠.

그런데 희안하게도 막상 검색해보면 이 부분에 대한 비평이 안보입니다. 나만 이상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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