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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총이 통하지 않는다면 답은 이것 뿐이지! 무라사! 가자!!"
"음!"
하스는 다시 오른팔을 주먹으로 되돌리면서 여유있게 다가오는 하린을 향해 돌진하였다.
"하아앗!"
하스의 외침과 동시에 무라사 또한 총을 버리고 허리에 매고 있던 일본도를 꺼내들며 마찬가지로 일본도를 든 테러리스트를 향해 달려들었으나, 그 모습을 본 다른 테러리스트들은 재밌다는 미소를 지으며 공격을 멈추었다.
아니, 정확히는 애초에 공격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뭐지? 분명 헤비 파워 슈츠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할텐데?'
라이트 파워 슈츠가 총탄에 흠집조차 남지 않은것만으로도 경악할 일인데, 헤비 파워 슈츠를 입은 거대한 체구를 지닌 하스의 모습에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으니 브레드의 머릿속에서 본능적으로 경고가 울려퍼졌다.
"잠……!"
그의 외침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기 전에 하스가 테러리스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그의 공격에 하린 또한 주먹으로 맞대응하였다.
콰아앙!
"크하악!?"
"이…이럴수가!"
여성의 얼굴만한 하스의 거대한 주먹이 부서진걸로 모잘라, 그의 몸체가 튕겨지듯이 날라가며 승객들의 고정된 짐들과 충돌하는 모습에 다른 팀원들은 경악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채캉! 카캉!
"!!"
그와 동시에 일본도를 쥔 테러리스트를 향해 달려가면서 합금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전용 일본도를 휘두르던 무라사는 두 자루의 쌍검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테러리스트에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었다.
"서…설마……!"
일방적인 공세에 밀리고 있던 무라사는 너무나 익숙한 테러리스트의 검술에 경악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회…회장……! 당신이 어째서……!"
스칵!
"!!"
순간, 아이리의 검이 합금으로 만들어진 무라사의 일본도를 베어내면서 그의 가슴팍을 그어냈다.
"커헉……!"
"미안하다, 무라사."
"회…장……!"
푸욱!
아이리는 자신의 검을 무라사의 검에 찔러넣었고, 무라사는 몇차례 발버둥치다가 팔다리가 추욱 늘어졌다.
"마…말도 안 돼…일개 테러리스트들이…어떻게……!"
일본도를 휘두르며 테러리스트의 총탄을 쳐낼 정도의 압도적인 검술로, 근접전에 한해서 만큼은 하스조차 양보하는 무라사가 겨우 몇합만 검을 나누더니 허망하게 죽어나갔다.
교전을 시작한지 3분도 안됐는데 칸트와 무라사는 사망, 하스는 빈사 상태에 빠지게 되자, 지금까지 유일하게 공격받지 않았던 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이건 뭔가 잘못 됐다! 놈들은 평범한 테러리스트가 아니였어!'
총탄에 맞아도 흠집 하나 나지 않으며, 헤비 파워 슈츠보다 압도적인 출력을 내는 파워 슈츠로 무장한데다, 하나같이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저들은 이쪽을 가지고 놀듯이 공격도 하는둥 마는둥 해도 이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뭐야? 난 또 꽤 대단한 능력자인줄 알고 기대했는데 겨우 이게 끝이야?"
더이상 자신을 억압하는게 사라진 하린은 평소라면 하지 못했을, 상대방을 노골적으로 비웃는듯한 표정과 어투로 특수 부대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제 어떻게 공격할거야? 너희들이 가진 무기론 우리에게 상처 하나 줄 수 없는데?"
일이 이렇게 압도적으로 흘러간 이유는 압도적인 능력으로 아군을 패퇴시킨것도 있지만, 그 전에 적의 파워 슈츠에 그 어떤 공격이 통하지 않았기에 생겨난 일이였다.
만약,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 수 있었다면 브레드와 칼리, 넨시가 엄호 사격을 가하고 하스와 무라사가 하나하나 처리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었겠지만, 공격이 아예 통하지 않으니 결과는 일방적인 학살이라는 답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항복! 항복하겠다!"
결국, 이대로 교전을 계속해봤자 일방적인 희롱뿐이라 생각한 브레드가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며 항복 의사를 전달하였다.
"칼린, 최대한 놈들의 정보를 알아내야만 한다. 내가 신호를 보내면 넨시와 함께 텔레포트해서 수송기로 도주해."
끄덕 끄덕
하이 재킹을 대응하는쪽이 겪는 가장 큰 문제점은 적의 정보를 쉽게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신들은 실패하고 말았지만,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정보를 뽑아낸 후, 칼린이 넨시와 함께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오는 수송기로 귀환하면 된다.
칼린과 넨시, 두 여성 또한 그의 뜻을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이며 무장을 해체하고 양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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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뭐시여? 내가 총소리를 들은지 3분도채 안된것 같은데 벌써 끝이여?"
진우는 리엘루스의 거미줄로 몸이 묶여있는 특수 부대원들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승객들은 뒤편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특수 부대원들이 도착한게 아닐까 싶어 희망을 가졌지만, 특수 부대원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묶인상태로 등장하자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자신의 파워 슈츠가 얼마나 뛰어난 물건인지 모르고 있었다. 뭔가 확실하게 비교할만한 물건이 곁에 없었기 때문이다.
성능이 기존의 파워 슈츠보다 뛰어난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하는 특수 부대원들이니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던 그는 너무나 쉽게 해결하고 오는 노예들의 모습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주인님이 만들어주신 슈츠의 성능 덕분이예요. 이것 덕분에 저들의 공격이 아예 먹히지 않아서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었거든요."
"그래?"
이실리아가 슈츠의 대단함을 설명하자, 진우는 노예들의 워밍업보단 슈츠의 성능 테스트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자가 저 슈츠를 만들었다고!?'
브레드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목소리나 가면 너머의 피부로 봐도 20대 중후반, 백번 양보하더라도 30대 중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젊은 남자가 그녀들이 사용한 파워 슈츠의 제작자라는것에 깜짝 놀랐다.
'이런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데 대체 어째서 겨우 하이재킹이나 하는거지?'
저런 파워 슈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자라면 정부, 영웅, 빌런, 그 어떤 조직에 들어가도 반드시 최고의 대우를 받고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
아무리 이능력자들의 힘이 대단해도 과학의 힘으로도 이능력에 가까운 힘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나의 하이재킹 장소에 당도한것을 환영하오 낯선이여. 나는, 나의 포로들을 굽어살피는 깨우친 테러리스트, 치우라 하오."
"……."
"……."
"……."
"……."
순간, 승객들, 진우의 노예들, 살아남은 특수 부대원들의 표정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마치 국어책을 보고 말하는듯한 어투, 기묘한 억양은 그의 노예들마저 지금 이게 뭔 상황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릴 수준이였지만, 마이 페이스를 유지한 진우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뭐, 장난은 여기까지만 해두지. 자아~ 이제 너희들의 처분을 어떻게 할까나~?"
"우리들이 포로가 되긴 했지만 제네바 조약에 의거해서……."
브레드가 정론적인 말을 하려 하였지만, 그의 말은 끝을 맺지 못하였다.
탕!
퍽!
"꺄아아아악!"
"으아악! 으악!"
진우가 그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권총을 발사한 것이다.
승객들은 눈 앞에서 사람이 죽는 모습에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였지만, 그가 권총을 위로 올려보이자 거짓말처럼 비명 소리가 사라졌다.
그가 지금까지 인질들에게 가한 공포로 인한 결과였다.
"이 씨부랄 새끼들이 뭐? 제네바 조야악? 지랄하지마 새끼들아! 니들끼리 정한 조약이지 나는 그딴거 인정한적도 없고 받아들인적도 없어! 니들의 법규 따윌 이 몸에게 들먹이지 말란 말이다!"
"대장! 대자아아앙!!"
하스는 미간에 구멍이 뚫린채 죽어버린 브레드의 모습에 울부짖었다.
"항복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어째서 대장을 죽인거야!"
"치킨 배달 안해서."
타앙!
퍽!
진우는 하스를 향해 권총을 발사하였고, 하스의 미간에도 구멍이 뚫리면서 브레드의 시체 위로 쓰러졌다.
"반반 무마니 가져왔으면 봐줬을텐데……. 참 아쉽구마안~ 그치?"
"아…아아아……."
순식간에 지금까지 생사를 고락한 동료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에, 칼린과 넨시는 절망감과 무력감에 오열하기 시작하였다.
"지금부터 남자 승객들은 전원 화물칸으로 움직인다! 나이가 어린 애새끼들도 몽땅!"
두 명의 남자 포로를 처리한 진우는 승객들을 향해 외쳤고, 그의 노예들은 승객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모두 움직여라!"
"허튼 수작하지 말고 움직여!"
노예들이 남자 승객들을 모두 화물칸으로 이끌 무렵, 진우가 리엘루스를 불러 새웠다.
"어이, 얘네들 허튼짓 못하게 거미줄로 꽁꽁 묶어. 그리고 페리샤에게 이 말을 전하고 화물칸으로 와."
그는 그녀의 귀에다가 무언가를 속삭였고, 리엘루스는 진우의 사악함이 인간의 범주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뒤를 맡기마."
"예. 곧 뒤따라 가겠습니다."
리엘루스는 화물칸으로 향하는 진우의 뒷모습을 뒤로하며 거미줄을 만들면서 넨시와 칼린의 몸을 칭칭 휘감았고, 코만 뚫린채로 꽁꽁 묶여버린 그녀들은 읍읍 거리며 발버둥을 쳤으나, 그녀들의 완력으로는 거미줄을 뜯어내는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포로들을 처리한 그녀는 페리샤에게 진우의 전언을 전달하고자 기장실로 향하였다.
잠시 후, 화물칸에 남자 승객들이 모두 모여있는것을 확인한 진우는 생각보다 춥고 숨쉬기 어려운 화물칸 내부의 모습에 몸을 살짝 부르르 떨었다.
"웜마? 영화같은데 보면 잘들 살아남고 총쌈도 잘만 하던데 왜 이리 숨쉬기가 어렵당가?"
역시나 헐리우드 영화에서 툭하면 총질하고 폭발하는 영화에서 개연성 따지고 보는게 아니라고 생각한 진우는 리엘루스가 도착하길 기다렸다.
"진우님."
잠시동안의 시간이 흐른 후, 리엘루스가 돌아왔다.
"페리샤가 뭐라냐?"
"신호를 기다리고 있겠다고 합니다."
그녀는 진우의 눈앞에 자신의 새끼 손가락에 걸려진 거미줄을 보여주었다.
리엘루스의 거미줄은 페리샤의 손목에 걸려졌는데, 그녀가 손가락을 까딱거리면 페리샤에게 곧바로 신호가 가게끔 되어 있었다.
"지금 당장 신호를 보내."
"예."
까딱 까딱-
리엘루스가 새끼 손가락을 두번 까딱 거릴때, 진우는 불안감에 자신을 향해 시선이 집중된 남자 승객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는 사람과 사람간에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특수 부대를 출동시키지 않겠다고 한 협상가의 말을 믿고 있었지요. 하지만, 역시 말로만 이어진 신뢰 관계여서 그런지 그는 너무나 쉽게 나와의 약속을 어겨버렸습니다."
"……."
"……."
그의 싸이코같은 성향을 어느정도 파악한 승객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신에게 기도하는자, 심호흡을 하는자, 눈물을 흘리는자, 고개를 불안함에 좌우로 흔드는자.
하지만, 그 누구도 진우의 말에 토를 달지 못하였다.
본능적으로 그의 말을 끊어내면 죽을것이라는 예감을 느낀 것이다.
"그래서, 저는 그 협상가에게 단지 말뿐만 아니라 행동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철컹! 위이이이잉---!
"!!"
"!!"
그 때, 화물칸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휘이이이잉--!!
엄청난 속도로 날라가고 있는 여객기, 그리고 높은 상공에 의해 엄청난 바람이 화물칸 안에 휘몰아치기 시작하였고, 사람들은 마치 지옥의 입구처럼 자신들을 빨아들이려는 화물칸의 게이트에서 멀어지려 하였다.
진우는 광기어린 미소를 지으며 특수 부대원들이 사용하던 SMG를 인질들을 향해 겨누었다.
"혹시 다들 스카이 다이빙 좋아하실려나 모르겠네요?"
============================ 작품 후기 ============================
실제로 비행기 화물칸은 외부에서만 개폐가 가능하다 합니다. 자세한건 모르겠는데 어쨌든간에 기장이 뭔 짓을 해도 비행 도중에 화물칸 입구를 여는건 절대 임파서블입니다.
단지 소설적 재미를 위해 이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한거니까 태클 ㄴㄴ해
그 밖에도 실제 비행기에서 못하는 짓들이 여러개 있지만, 뭐 어떻습니까? 그런 부분을 피하려고 일부러 가상현실 게임이라고 설정한건데!
와하하하하하하! 가상 현실 게임이라는 설정 만세다!
PS:원래 마음같아서는 좀 더 특수 부대원들과의 전투를 쓰고 싶었는데, 어차피 이라크 가면 진짜 질리도록 전투만 해대니까 지금은 진우의 광기를 표출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 빠르게 후딱 처리했습니다.
농담 아니고 진짜 전투가 엄청 많음요;; 몇몇 분들은 전투좀 그만 하고 ㅅㅅ씬좀 쓰라는 말이 나올 수 있음...
PS2:무라사와 아이리의 관계에 대해서 아무도 추측하거나 딴지를 걸지 않는다...어차피 나중에 알아서 다 나올거라는 독자의 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