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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진우 일행이 쿠르디스탄으로 향할 무렵, 불가사리 1호의 공격에 정신이 팔려있던 미군은 다수의 피해를 입었으나, 나머지 병사들은 트럭에 설치되어있는 기관총과 소총 아래쪽에 옵션으로 붙어있는 그레네이드 런처를 이용한 화력 중심으로 불가사리 1호를 집중 포화 하였다.
퍼퍼펑!
투타타타타타타--!
한 병사의 목덜미에 단검을 박아넣은 불가사리는 시체를 들면서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그레네이드 런처와 기관총을 막아내는 방패막이로 사용하였고, 산산조각난 인간의 시체를 뒤로한 그것은 재빨리 몸을 굴리며 잔해 너머로 몸을 숨겼다.
"젠장! 저 새끼 대체 정체가 뭐야!"
그 모습에 뒤쪽에서 병사를 지휘하던 부사관이 불가사리 1호의 모습에 경악하듯 비명을 내질렀다.
그가 경악한 이유는 일반적인 돌격소총 따위론 흠집도 못내는 강력한 장갑도, 인간을 확실하게 죽이는 일격필살의 공격 능력도 아니였다.
"대체 정체가 뭐길래 점점 인간 같아지는거냐고!"
처음에는 그냥 단순히 돌진하여 아군을 찔러 죽였지만, 전투가 지속될수록 불가사리의 행동이 점점 기민해지기 시작하였다.
무조건 달려가서 찌르던것이 어느 순간에는 파편덩어리를 내던지면서 공격하고, 시간이 더 흐르니 인간과 엄폐물을 방패로서 삼는 모습은 마치 자신들이 기계 로봇에게 경험을 쌓아주는 훈련 도구처럼 느껴지게 될 정도였다.
SSS랭크의 인공지능은 효율적인 미군의 공격을 몸으로 경험함으로서 그들처럼 적을 공격하는 방법을 체득, 그 경험이 빠르게 성장하게 되면서 전투하는 방법이 인간과 닮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투두두두두--!!
"끄아악1"
"크헉!"
그 증거로 엄폐물 뒤로 숨었던 불가사리가 미군이 사용하던 총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근접전과 파편을 던지던 기계 로봇이 아군이 사용하던 무장을 사용하자, 거리를 벌리고 착실하게 데미지를 가하면 모든게 해결될거라 예상한 수색 중대 지휘관들의 판단이 완전히 뒤틀려버렸다.
"이글 1! 이글 1! 원호 공격을 부탁한다!"
-여기는 이글 1. 현재 대상과 아군이 너무 가까이 붙어있다. 폭발에 휘말리고 만다. 오버.-
수수께끼의 기계 로봇과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아군의 피해가 늘어나자, 지휘관이 무전을 통해 공중에 떠있는 오스프리 공격 헬기를 향해 지원을 요청하였으나, 헬기 조종사는 좀 더 거리를 벌려달라는 말을 반복하였다.
원래 오스프리 헬기는 수송용 헬기지만, 미사일도 장착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어서 지원 공격까지 가능하다.
그것을 이라크의 군인들이 개조해서 공격 헬기로 탈바꿈 시켰으나, 기관총이나 발칸을 붙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닌지라 미사일 공격만 할 수 있는 오스프리 공격 헬기의 조종사들은 무조건 쏴재끼라고 방방 뛰어대는 지휘관들의 모습이 답답할 노릇이였다.
"전원 철수! 탄창을 모두 소모해도 좋으니 놈이 얼굴도 내밀지 못하게끔 만들어!"
헬기 조종사의 경고에 지휘관들은 난사를 지시하며 수송용 트럭까지 후퇴를 지시하였다.
그 모습을 지켜본 불가사리는 후퇴하는 미군을 공격하려 하였으나, 그레네이트 탄이 자신의 주변으로 날라오기에 재빨리 엄폐물 뒤로 몸을 숨겼다.
몇대 맞는다고 부서지진 않지만, 그래도 그레네이트 탄에 정통으로 맞으면 데미지를 입기 때문이다.
'내부 손실율 28%. 30% 이후부터 임무 지장.'
데미지가 30%를 넘는 순간부터 기능의 일부가 손상되어 임무에 지장이 생긴다고 판단한 불가사리는 그레네이트 탄의 공격을 피하고자 비행기 잔해 뒤쪽에서 최대한 몸을 움츠렸다.
"전원 탑승했습니다!"
"거리를 벌려! 미사일의 폭파 범위 밖까지 대피한다!"
부우우웅!!
지휘관들의 명령에 트럭은 재빨리 U턴하며 후퇴하였고, 아군의 후퇴에 드디어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된 공격 헬기의 조종사들은 불가사리가 숨어있는 엄폐물을 조준하였다.
"잡았다아아앗!"
푸슈욱--!
조종사가 스위치를 누르면서 공대지 미사일이 날라갔고, 그 모습을 본 모든 이들은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였으나,
푸화악!
"…어……?"
미사일이 발사됨과 동시에, 등 뒤에서 푸른 화염이 토해진 기계 로봇이 날라오며 미사일을 지나치는게 아닌가?
투콰아앙!
뒤쪽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으나, 부스터를 사용하여 하늘로 날아오른 불가사리는 뒤에서 느껴지는 후폭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속력이 더해진 힘으로 얼굴을 방탄 유리를 향해 힘껏 내질렀다.
빠캉!
총탄 따윈 간단히 막아낼 수 있는 방탄유리가 깨지면서 조종사와 부조종사 사이로 들어온 기계 로봇의 머리에, 두 조종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호신용 권총을 꺼내들어 공격하려 하였다.
투타타타타타--!
"컥!"
"크악!"
하지만, 그 전에 불가사리의 목째로 얼굴이 한바퀴 돌아가더니 두부 부분의 작은 구멍에서 총탄이 발사하면서 조종사와 부조종사의 몸을 구멍투성이로 만들었다.
휭휭휭휭휭--!
두 조종사가 동시에 사망하면서 조종간을 놓게 되자 한쪽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며 추락하기 시작하였고, 불가사리는 머리를 빼내며 재빨리 추락하는 반대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콰아아앙!
추락한 공격 헬기는 미사일 부분이 충격 받으면서 폭발을 일으켰고, 반대쪽에 착지한 불가사리는 그 모습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미군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타타타탕!
"제…젠장! 후퇴! 후퇴한다!"
지금의 전력으로는 기계 로봇에게 전멸 당할 뿐이라고 생각한 지휘관들은 상황 보고와 지원 요청을 하면서 그대로 도주하였고, 그 모습을 지켜본 불가사리는 그들을 향해 난사하였으나 4~5발 정도 쓰고나니 탄창이 모두 소모되었는지 찰칵 소리를 내며 더이상 방아쇠가 눌러지지 않았다.
휙-
탄창이 모두 다한 소총을 내던진 불가사리는 자신이 죽인 미군의 소총을 줏어들었고, 다른 총에서는 탄창만 빼냈다.
'임무 속행. 행동 불능 상태가 되어 자폭하기 전까지 적을 사살.'
진우로부터 받은 마지막 임무를 재확인한 불가사리 1호는 인간을 효율적으로 죽이는 방법, 기계를 처리하는 경험을 얻게 되었고, 미군의 군복을 입은자를 적으로 구분하면서 더 많은 미군을 죽이고자 자리를 뜨기 시작하였다.
솔직히 말해서 진우는 불가사리 1호의 힘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
거기다가 세계 최강 대국이라는 미국을 과대평가하면서 불가사리 1호가 파괴될 것이라 예상하여, 이정도로 선전할 줄은 상상도 못하였으리라.
하지만, 불가사리 1호에 대한 것을 뇌리에 지운 진우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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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좋겠군."
쿠르디스탄에 진입한 진우 일행은 바깥의 평야에서 이쪽을 볼 수 없게끔 어느정도 깊숙한 곳까지 들어갔다.
불가사리 1호가 전투를 치루던 곳 너머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오자, 불가사리가 자폭한거라 예상한 그는 불가사리 1호에 대한 것을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일단 사람 여럿이 충분히 누울 수 있는 야영지를 찾아낸 진우는 아이리를 땅에 고이 놓아두며 주변에 굴러다니는 거대한 바위덩어리를 가져오며 기습을 대비할 수 있는 엄폐물을 만들었다.
"리엘루스, 이 근방에 거미줄을 뿌려놔라."
"옛."
하지만, 그는 엄폐물로 그치지 않고 리엘루스에게 명령하여, 화물칸에서 특수 부대원이 잠입했던것을 감지했던것과 똑같은 거미줄을 깔아두도록 지시하였다.
짧고 굵게 대답한 그녀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거미줄을 설치하기 시작하였고, 그동안 모두 앉아서 쉬게 한 그는 스텔스 기능을 가진 페리샤와 노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조금 쉰 후에 이 근처를 확인해. 민가라던가 사람이 움직였던 흔적이라도 좋으니 뭐라도 찾아. 그리고 실수로 발각되어서 교전이 벌어지면 일단 내쪽으로 튀고."
"알겠습니다."
정찰 임무를 맡게 된 두 여성은 지금 당장 주어진 휴식으로 체력을 최대한 회복하기 위해 편한 자세를 취하였고, 마지막으로 그는 이실리아를 향해 말을 이어나갔다.
"아이리는 어떻지?"
"다행히 출혈은 멈췄지만 상처가 너무 심해요. 소독도 해야 하고 상처 부위도 제대로 치료를 해줘야 해요. 하다못해 붕대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전문가적인 의학적 지식은 없지만, 그래도 구급 요법과 기본적인 수준이 되는 이실리아가 봐도 아이리의 상태는 매우 심각하였다.
다행히 기절해서 다행이지, 만약 그녀가 깨어있는 상태였다면 고통을 버티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댔으리라.
"일단 모두 가지고 있는 치료킷을 줘봐."
이실리아와 하린의 치료킷을 사용한 진우는 게임이니까 이걸로 급한 불은 끈게 아닐까 싶기도 했으나, 현실적인 게임이니까 파상풍, 세균 감염같은게 걸릴 확률도 높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아오! 현실적인 게임이 되려면 현실적이 되던가! 게임적 요소만 살릴려면 살리던가! 확실하게 정해달라고!'
하이브리드적인 요소가 섞여있기에 게임적인 요소와 현실적인 요소의 판별이 힘들다는게 이 게임을 만든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기절한 상태지만 고통이 너무나 큰 듯이 신음성을 흘리는 모습에 이걸로 만족해야 하나, 뭔가 더 해야 하나 곰곰히 생각하던 중, 하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듯이 툴툴거렸다.
"주인님. 왜 이런 가축 때문에 고민하세요? 주인님의 노예를 죽였던 년인데 굳이 기를 써가면서 살릴 필요는 없잖아요?"
하린 본인은 마지에를 만난적이 없었지만, 그 이전에 아이리를 증오하고 있었기에 차라리 이대로 고통스러워하며 죽기를 바라고 있었다.
충분히 아이리를 괴롭혔고, 기절했음에도 이토록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이렇게 괴로워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것도 나쁘지 않아도 판단하였으나, 진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노예든 가축이든, 결국엔 내 소유물이다. 큰 이유는 없어. 내가 이 년을 아직 죽일 생각이 없기에 살릴 뿐이니까."
만약, 아이리에게 흥미라던가 분노를 느낄 수 없게 되었다면 그 자리에서 버리고 이동했을 것이다.
아이리도 나름 이것저것 고생좀 했다만, 진우가 보기엔 자신의 노예를 죽인 죗값을 모두 치뤘다고 볼 수 없는 상태.
'그래. 네 죗값이 모두 갚아질때는 네 년의 손으로 욱일승천을 무너뜨릴때다.'
살라딘의 유산을 찾고 조직을 규합한 후, 일본의 욱일승천을 공격할 예정인 그는 그 선봉장을 아이리로 확정해둔 상태였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충성을 맹세한 조직을 자신의 손으로 부셔버리는것. 그것이야말로 아이리가 가축에서 노예로 격상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물론, 평소의 모습으로 봤을때 그녀가 그런짓을 할리가 없겠지만, 그것을 하게끔 만드는게 바로 진우의 역활이다.
이윽고, 어느정도 체력을 회복시킨 노아와 페리샤가 각자 수색 방향을 정하고선 스텔스 모드를 기동하며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고, 리엘루스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자 땅굴을 파서 그 위를 위장한 후에 언제든지 기습할 채비를 갖추었다.
"여보. 혹시나 싶어서 물어보는건데 어떻게 테러리스트와 접선하실건가요?"
"왜? 그렇게 불안해?"
이실리아의 물음에 진우는 별 걱정을 다한다는듯이 가벼운 목소리로 대답하였으나,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예. 과격 민족주의자들은 시골에 사는 주민 수준으로 이방인에게 베타적인게 아니예요."
옛날엔 콩 한쪽을 나눠먹는다 어쩐다 하면서 시골 인심이 훈훈하다고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시골 사람들이 더 영악하고 동네 사람이 아닌 사람을 꺼려하거나 의심의 눈초리를 보는 베타심이 강하다.
하지만, 과격 민족주의자들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 단지 이방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런 죄책감없이 백정이 동물 죽이듯이 잔인하게 죽이고, 포로로서 이용해 먹는다.
어차피 그들에게 있어선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자들은 모두 적이나 마찬가지니까.
참고로 과격 민족주의자, 이슬람교인들의 얘기지, 여기에 속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종교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냅따 총구부터 겨누고 보는 이들이 아니다.
문제는 선빵 맞으면 절대로 되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진우가 그들의 공격성을 잠재우고 협상을 나설 수 있겠느냐다.
하린또한 단지 적대하는 이들을 모조리 고깃덩어리로 만들기만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냐. 아예 본거지까지 쫓아가서 대학살을 벌이겠지.'
정답.
자칫 잘못했다간 아무런 보급도 받지 못한채 민가나 습격하는 산적때가 되면서 살라딘의 유산은 커녕, 테러리스트와 미군의 공격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리라.
"걱정마. 지~~인짜로 테러리스트들과 교섭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그들이 사는 민가로 찾아가야만 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도 확신에 찬 호언장담 하는 그의 모습에, 이실리아와 하린은 불안감이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으나, 워낙 일반인이 생각치 못하는 말도 안되는 수단들을 생각하는 인종인지라 수색을 떠난 페리샤와 노아, 땅굴에서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리엘루스, 그리고 진우와 함께 임시 거점을 지키고 있는 이실리아와 하린의 머릿속에선 일말의 불안감이 남아 있었다.
'헤휴…설마 내가 널 부러워할 날이 올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하린은 극심한 부상으로 인해 기절하고 있기에 이런 불안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아이리가 처음으로 부러워지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참고로 말하자면 저는 현재의 지구가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명화된 시대가 아니라고 봅니다.
당장 올림픽만 봐도 지금까지 피땀흘려가며 연습해온 운동인들의 승부가 아니라 강대국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강대국은 조금만 마음에 안들면 바로 항의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만 약소국은 깨갱 소리도 못내면서 버로우 타거나 항의해도 먹히지 않지요.
강대국의 사람들 일부분은 우월주의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고, 다른 약소국 국민을 우습게 보는 이들도 조금씩이지만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바로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보이는 일본에서는 미쳤다고 밖에 설명이 안되는 일본 우익들의 혐한이 벌어지고 있고, 그 혐한의 대상인 우리들은 안그래도 좁은 땅에서 일베니 오유니 서로 쌈박질이나 하고 있는데다 국민들이 일치단결하지 못하게끔 정치가들이 돈의 힘으로 대립 관계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죠.
솔직히 말하자면 인터넷에서 정치 관련으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로 정치가 뜻이 있어서 저런 소리를 하는걸까, 아니면 그냥 불만을 인터넷이라는 익명성 뒤에서 풀고 있는 키보드 워리어일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쪽의 주장을 모두 무시하고 판타지 처럼 왜곡하며 자신들을 정당화하는데 필사적인 북한과 분단중입니다.
아, 그거 아십니까? 북한이 공산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실제 공산주의자들에게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다." 라고 말하면 "이런 씨발 새끼가? 공산주의 모욕하지 마라. 북한은 절대로 공산주의가 아니다." 며 발끈한답니닼ㅋㅋㅋㅋ
공산주의자들 애들도 포기한 애들임요 ㅇㅇ
제가 이렇게 갑자기 이런 말을 한 이유는 러시아의 편파 판정도 있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단지 자기 국가의 일이 아니니까 서로 모르쇠하고 있는 '문명화된' 국가들의 모습과 그 상황에서도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문명 사회' 의 우리들을 봤기 때문입니다.
옛날의 저는 무조건 앞으로 나서며 사람들을 이끌어 나가고 싶었지만, 카리스마 부족의 문제인지, 아니면 이상의 문제인지, 말재주가 부족한건지, 그것도 아니면 셋 다 인지 몰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앞으로 나서는 제가 병신이 되고 오히려 귀찮은 일을 떠넘기는 희생양이 되어버리더군요.
이상이 망가지면서 현실에 안주하게 되었지만, 그 때 느꼈던 상처 때문에 일그러진 욕망을 저도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쓰게 된 자딸용 소설을 통해 승화하게 되었는데 이런 자딸용 소설을 재밌게 봐주시는분들이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하니 기분이 참 묘합니다 그려 ㅎㅎㅎ
한때는 시 한편도 쓰지 못하던 놈이 이제는 마이너 계층에서 인기 작가가 되다니...사람의 인생이란건 이래서 재밌나봅니다.
어쨌든간에 여러분들은 저처럼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지 마세요. 처음부터 강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 아무리 옳다고 해도 반감만 얻을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편파 판정에 분노하고, 그것에 대응하지 못한 우리나라 정부에게 분노하지만,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저는 그럼 그렇지 라며 무덤덤하게 넘기고 있습니다.
부디 이 나라에 저처럼 '인간에 대한 신뢰' 를 잃은 사람들이 더이상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