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01화 (201/923)

0201 / 0923 ----------------------------------------------

3장

"흐흐흐흥~ 어이, 오늘은 누가 당번이냐?"

간부용 침대에 앉아서 작은 나무 회초리같은것을 손가락에 끼워 빙빙 돌리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진우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입을 열었지만, 그의 가랑이 안에서 격렬하게 머리를 흔들고 있던 알몸의 포니테일 여성은 대답하지 않고 양물을 입에 넣는 봉사를 계속해 나갔다.

짜악!

그녀의 무시에 진우는 나무 회초리를 휘두르며 퍼지지 않아 탄력있는 엉덩이를 힘껏 내리쳤다.

"아흐응~"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비성음을 흘리며 고개를 올린 여성은 아이리였다.

"오늘 당번 누구냐고 물었잖아."

"죄…죄송해요. 쿄스케씨가 계속 입에 물라고 하셔서……."

짜악!

"아흑!"

진우는 자신을 부르는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건지 인상을 찌푸리며 손찌검을 날렸고, 아이리는 고개가 휙 돌아가며 고통어린 숨소리를 토해냈다.

"변명은 됐고 내 질문이나 대답해."

"예, 예……. 오늘은 하린 언니이십니다."

"흐음…이실리아가 옆에서 요리를 거들어줄테니 딱히 큰 문제는 없겠지. 계속 핥아."

"예!"

그의 명령에 방금전까지의 울상어린 표정을 짓던 아이리가 먹이 만난 강아지 마냥 그의 양물을 물고 정성스래 빨아내고 있었다.

기교는 다소 부족하였지만, 열렬한 봉사심으로 열심히 빨아대니 방금전까지 약간의 사정감을 느끼고 있던 진우는 사정하자마자 그대로 아이리의 뒷머리를 내리 눌렀다.

부큭! 부큭!

"꿀꺽- 꿀꺽- 쿠훕!"

"한 방울도 흘리지 말고 모두 마셔. 조금이라도 흘렸다간 나와의 관계는 이걸로 끝인줄 알아."

목구멍 안쪽으로 귀두가 정액을 분출하는것을 마시던 그녀가 기침을 토해내자, 냉정한 목소리로 못을 박으니 아이리는 기침을 토해내면서 억지로 그것들을 모두 마셨다.

"콜록! 콜록!"

고개를 들어올린 아이리는 입을 양손으로 가리며 기침을 토해냈고, 기침과 함께 날라간 정액들을 혀로 날름날름 핥아먹었다.

"……."

그리고선 칭찬해달라는듯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진우를 올려보았고, 그는 꼬리가 있으면 꼬리뼈가 부러질정도로 휘두를것만 같은 그녀의 모습에 오히려 싸늘한 미소를 짓더니 발끝으로 복부를 걷어찼다.

퍽!

"카흐윽!"

"아직 내 물건에 찌꺼기가 남아있잖아?"

"죄…죄송해요!"

아이리는 허겁지겁 혀를 내밀며 진우의 육봉을 핥아냈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영 못마땅한 표정을 지은 그는 얼마전의 일을 회상하였다.

이 지하 벙커에 터를 잡은지 오늘로 일주일쯤.

그동안 지하 벙커에 있는 무기, 그리고 자신들이 처리한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던 무기, 마을에서 발견했던 무기들까지 모두 회수하여 자신의 손으로 AK-47를 새로이 탄생시켰다.

일단 노아, 페리샤를 위주로 테러리스트의 기지를 철저하게 탐색하면서, 삼족오의 문양을 개머리판에 새겨넣은 무기들을 몰래 기지 안으로 반입시켜놓았다.

테러리스트들이 자신의 무기의 성능을 확인하면서 놀라움을 느끼게 만들면 그나마 족하다 여기고 있었는데, 운좋게도 미군이 기습 작전을 펼치는게 아닌가?

다행히도 이 기지는 최근에 만들어진데다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한 거점이 아니고, 중간 보급지에 불과하였기에 아슬아슬하게 미군의 공격이 비껴나가 있었다.

그 후, 자신의 무기를 사용한 테러리스트들이 상당한 피해를 받긴 하였으나 미군을 격퇴시킬 수 있었다 하였다.

이로서 페리샤가 말했던 '보이지 않는 존재감' 의 첫걸음을 나아가게 된 것이다. 아니, 거의 세걸음 이상 나간 진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딱 일주일이 될 때, 아이리가 의식을 되찾게 되었으나 완전히 다른 성격이 되어버렸다.

의식을 되찾마자 무언가를 혼란스러워하더니, 진우를 보자마자 '쿄스케 씨' 라면서 안겨드는게 아닌가?

그녀의 치료를 맡았던 이실리아는 머리쪽에 큰 부상을 당한것이 1차적 이유, 그리고 그녀의 마음이 현실을 부정하고픈 강한 현실도피가 2차적 이유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어쩔 수 없이 진우의 명령을 들어야만 하는 가혹한 처지, 자신이 깔보던 조센징에게 복종해야만 하는 상황, 사랑하는 애인에게 깨끗한 몸을 줄 수 없게 된 고통, 그리고 욱일승천의 극비 정보를 넘겨버린 자신의 모습을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페리샤는 일부러 이쪽을 방심하게 만들려는 속임수라고 의심하였지만, 진우는 아이리가 보이는 표정이 진심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젠장! 이래선 안 돼! 그 쿄스케라는 새끼한테 공개 능욕을 해야 하는데! 이래가지곤 다 틀려먹었잖아!'

끝까지 반항적인 아이리를 일본 침공때 끌고 나가, 그녀의 애인의 눈 앞에서 능욕했을때 느낄 수 있는 그 짜릿한 비명과 절규를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완전히 잡쳐버렸다.

'응? 잠깐.'

생각해보니 다른 용도로 써먹을 수 있을것도 같다.

그녀가 자신을 쿄스케라고 부르니 적당히 받아주면서 '진짜' 쿄스케와 대면시키는 것이다.

'크크큭! 이것도 나름 괜찮겠는데?'

진우는 여자들의 비명과 절규를 즐겨 듣지만, 남자들의 비명과 절규 또한 나쁘지 않다.

'게다가 잘 되면 기억이 되돌아온 아이리가 상황을 파악하고…흐흐흐…….'

진짜 쿄스케를 본 충격으로 진실을 알게 된다면? 그동안 자신이 쿄스케라고 생각하며 사랑해왔던 남자에 대한 기억이 되돌아온다면? 그 상황에서 진짜 쿄스케와 만나게 된다면?

'나쁘지 않아. 최초의 계획도 나쁘지 않지만 이쪽은 기대하는 맛이 좀 더 높은것도 있어.'

다들 알다시피 진우는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절규와 비명, 혹은 단발마같은 저주를 퍼부으면 가학심이 최고조로 달하여 성적 흥분을 느끼는 놈이다.

게다가 이렇게 말을 더 잘 듣는 상태라면 믿을만한 전력이 그만큼 상승하였다는 뜻이였기에, 활동할 수 있는 영역 또한 넓어졌다는 뜻.

'그래, 골수까지 뽑아먹고 네 년이 사랑하는 쿄스케라는 놈을 반드시 눈 앞에 대령해주마.'

그리고 여자가 남자에게 헌신할때는 사랑이라는 낯간지러운 이름의 단어가 필요하기에, 진우는 방금전까지의 냉막한 표정을 풀며 아이리를 향해 명령하였다.

"아이리. 고개 들어."

"예?"

아이리는 진우의 육봉과 길게 이어진 타액을 길게 늘어뜨리며 머리를 올렸고, 그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좀 심하게 대해서 미안했어. 네가 너무 심하게 다쳐서 다음부턴 그렇게 다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로 좀 심하게 대했던거야."

"아녜요. 쿄스케 씨를 불편하게 만든 제 잘못이죠."

"그렇게 이해해주다니 고마워. 아 참, 그리고 '지금까지' 말은 못했지만, 나는 아이리를 사랑하긴 해도 한 여자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남자가 아니야. 나는 이 세계 전체를 내게 무릎 꿇게 만들고픈 야망이 있고, 그 야망을 위해 수많은 여자들을 내 것으로 만들 생각이지. 아이리는 그래도 나를 따라올 수 있겠어?"

"쿄스케 씨가 그런 야망을 가지고 있는줄은 몰랐지만…당신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무슨짓을 해서라도 도울께요!"

아무리 기억에 혼동이 왔다고 해도 쿄스케를 향한 마음까진 변하지 않을거라 예상했던 진우는 망설임도 없이 '쿄스케의 야망' 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에 나지막히 웃음을 흘렸다.

'그 쿄스케라는 놈도 병신이구만. 이토록 자신을 사랑하고 헌신하는데 한번도 먹지 못하다니. 거의 창호 급이잖아?'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헌신적인 이실리아를 놓고 뒈진 머저리와, 살짝만 넘어뜨리면 알아서 차려질 밥도 못 쳐먹는 쿄스케를 동급으로 취급한 진우는 자신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올려보는 아이리를 내려보며 상태창을 띄웠다.

-키리타니 아이리-

국적 : 일본

이능력 : 신체 강화 5등급

랭크 : ??

나이 : 21

소속 : 욱일승천

감정 : 사랑 100

상태 : 기억 혼란

자신을 향한 사랑 100이라는 감정은 쿄스케를 향한 마음이 분명하기에, 이런것도 못 쳐먹는 쿄스케를 다시 한번 모욕한 그는 아이리에게 어떤 확답을 받고자 입을 열었다.

"아이리. 나는 개인적으로 욱일승천을 용서할 수 없어. 이 세계를 내게 무릎꿇게 만들겠다는 것은 욱일승천도, 일본도 내게 굴복시키겠다는 뜻이기도 해. 내가 욱일승천을 파괴하겠다고 한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어?"

"예? 그…그건……."

"네가 싫다면 나를 떠나면 끝이야. 내게 필요한 사람은 자신의 조국이라 해도 나를 위해 망가뜨릴 수 있는 인재니까."

"……."

조선인들을 향한 증오심을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아이리는 선뜻 입을 열지 못하였다.

대를 걸친 증오를 선택하느냐,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하느냐.

아이리는 안그래도 기억에 혼란이 찾아온 상태에서 고심을 하자,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나지막한 신음성을 흘리며 자신의 머리를 매만졌다.

"나는…나는……."

"개인적으로 아이리는 나와 함께 해줬으면 좋겠어. 아무리 나라 해도 사랑하는 여자를 버리는건 가슴이 아프니까."

"!!"

그것이 결정타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싶은 그녀의 마음이 대를 이어온 증오를 이겨낸 것이다.

"저도 당신과 영원히 함께 있고 싶어요. 일본…욱일승천…이 모든걸 쿄스케 씨가 부수길 원하신다면…저도 당신의 검이 되어 싸울께요."

겉보기와 달리 사랑에 눈이 먼듯한 그녀의 모습에 약간 놀란 진우는 새로운 일면을 발견한듯한 신기함을 느끼게 되었다.

'얘 보기보와는 달리 순애지보네? 옛날 일본인들은 남편에게 쉽게 복종한다고 하더니만, 사상이 옛날 사람이다보니 이런 부분도 그런건가?'

일본에서는 남편을 '주인' 이라고 높여 부르는것도 있고, 결혼을 하게 되는 순간부터 자신의 성을 남편의 성으로 바꾼다고 한다.

게다가 현대와 달리 옛날 일본은 남편에게 순종하는것을 무슨 미덕같은걸로 여겼기 때문에(혹은 물리적인 수단으로 강제했을수도 있고), 사고 방식이 옛날 사람같은 아이리는 자신이 사랑하는 쿄스케에게 순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나를 선택해줘서 고마워. 네가 날 버리지 않는이상, 나 또한 널 영원히 버리지 않아."

그리고선 진우는 다짜고짜 아이리의 상체를 와락 안았고, 사랑하는 사람의 품을 느끼게 된 아이리 또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나갔다.

하지만, 아이리는 자신을 힘껏 껴안고 있는 진우의 표정은 절대로 '사랑' 이라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잔혹한 폭군의 미소임을 알 수 없었다.

============================ 작품 후기 ============================

잠깐 쉬어가는 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