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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지금까지 겉돌던 아이리가 조직 내의 화합되었다.
일단 위계질서를 따지자면 진우가 당연히 최상위이며, 그를 제외한 위에서부터 아래로 순차대로 말하자면 이실리아 - 노아 - 페리샤 - 하린, 리엘루스 - 아이리 순이다.
욱일승천과 일본을 향한 충성심을 사랑에 의해 저버린 아이리는 자신과 반목하던 하린을 언니, 언니 하며 살갑게 대하였고, 하린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향해 살기를 풀풀 날리던 원수가 친하게 다가오니 약간…아니, 아주 많이 당황한듯한 표정이 역력하였다.
아무리 기억 혼란 상태라 해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였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모르는듯했다.
다른 이들도 아이리의 돌변한 태도에 당황한듯 싶었으나, 저 문제는 시간이 저절로 해결해주리라.
한편, 진우는 어떤 고민에 머리를 썩히고 있었다.
'끄으으응…대체 어떻게 해야 경험치를 받을 수 있는거지? 대체 어떻게 해야 조직을 생성할 수 있는거냐고!'
지금까지 진우가 행한 일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보통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을 죽임으로서 경험치를 받을 수 없는 시스템 때문에 어마어마한 적들을 죽이고 사건을 일으켜도 지금까지 경험치를 1도 못 받은 상태.
게다가 노예들의 상태창을 확인해본 결과, 소속이 원래 소속되어있던 조직이나 - 표시(무소속) 로 되어 있었다. 즉, 자신이 말한 삼태극이라는 조직명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진우 본인의 상태창에도
-손 진우
-레벨 : 6
-경험치 : 45530/80000
-만복도 : 99%
-국적 : 한국
-직업 : D랭크 용병
-공적 : 머셔너리 용병, 12150/2000
직업란에 용병이라고만 적혀 있지 않은가!
참고로 다들 잊은것 같아서 말하는데, 공적이 최대치를 초과한 상태인 이유는 진우가 귀찮아서 일부러 승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임시로 잠깐 사용할 뿐인데 굳이 용병으로서의 랭크를 올릴 필요성을 찾지 못한 것이다.
어쨌든, 다른 게임이였다면 지금까지 했던 행동, 혹은 적을 죽인 경험치만 따졌더라면 아마 레벨이 30~40은 됐을터.
레벨을 올려서 더더욱 많은 능력을 올리고, 조직을 정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진우는 대체 어떻게 해야 이 두가지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그냥 메뉴얼을 볼까?'
아주 간단한 문제지만, 진우는 한번 책을 보게 되면 최소한 반절 정도 읽어야 만족할 수 있는 독서광의 기질이 있다.
문제는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함으로서 시스템을 알아가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무장되어있지 않는한에는 절대 메뉴얼을 보지 않는다.
뭔가 통일성이 없는듯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면의 가식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는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경험치 문제는 일단 둘째치고, 가장 먼저 우선시 해야 하는것은 조직이였다.
지금까진 그냥 조직명을 붙이고, 대충 활동하다보면 알아서 되리라 생각하고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해야 조직을 생성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그는 이 지랄, 저 지랄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메뉴얼을 확인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플레이어에게 어떤것이든 호의적인 감정을 가진 캐릭터들을 최소 3명 이상 모아야 하고, 과반수 이상을 부하로 들어오겠다는 대답을 받아내야 조직이 설립된다고?'
생각해보니 처음 파천단이라는 중2병틱한 이름으로 조직명을 만들었을때는 몇몇이 반대했었다. 그 이후에는 삼태극이라고 개명을 하였지만, 이때는 그냥 이렇게 바꿀거라고만 말했지, 조직을 만들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조직명을 삼태극으로 지었다면 자연스래 조직이 생성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허탈한 한 숨을 내뱉은 진우는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모든 노예들을 모이게 하여 삼태극이라는 이름의 조직을 정식으로 만들겠다고 말하자, 그녀들은 오히려 기다렸다는듯이 전원 찬성 하였다.
그리고 떠오른 메세지 창.
-삼태극 조직을 만드셨습니다.-
-'조직 상태' 라는 명령어로 조직의 세부적인 상황, 부하들의 상세 정보, 다양한 명령어와 함께 임무를 만들고 성공 보상의 경험치를 정할 수 있습니다. 부하들이 임무를 성공한다면 부하는 보상 경험치를 받아 성장할 수 있으며, 임무 경험치의 50%는 조직 경험치로, 나머지 50%는 조직장이 추가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임무를 생성하는데 제한은 없으나, 조직에 레벨에 따른 최대 보상 경험치가 주어집니다. 이 경험치를 임무의 보상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보상 경험치는 일주일이 되면 자동으로 회복됩니다.-
-플레이어 휘하의 모든 조직원들의 감정에 '충성' 이 추가됩니다. 플레이어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가질수록 더 쉽게 충성을 올릴 수 있습니다. 조직에 들어오게 된 조직원들은 자동으로 플레이어를 향한 감정에 따라 충성도가 결정됩니다.-
'조직 상태.'
메세지창을 모두 확인한 진우는 곧바로 조직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조직의 상태창을 열었다.
-삼태극-
-조직 레벨 : 1-
-경험치 : 0/20000-
-보상 경험치 : 20000/20000-
-조직원 수 : 7명-
조직 상태는 현재 조직의 상황을 간략하게 보이는 상태였다.
상태창 옆에는 '직위' , '임무' , '해산' 이라는 명령어가 써져 있었고, 직위 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또다시 메세지창이 떠올랐다.
-직위는 행당 부하에게 권위를 줍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직위가 없다면 다른 수하들이 그의 명령을 우습게 보고 제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직위의 명칭은 수장이 직접 설정할 수 있고, 아니면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본형 명칭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메세지창을 모두 읽자, 진우의 눈 앞에 여러개의 단어가 떠올랐다.
'군대형, 마피아형, 로마식 군대 계급제…….'
현대적인 부분도 있고, 고대식 군대 계급제, 혹은 이라크나 이집트 계급제까지 다양한 기본형 명칭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으음…마음 같아선 고대 한반도의 국가식 계급제로 가고 싶긴 한데…….'
하지만, 문제는 평소에 모르던 조직명을 사용하다보면 본인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 진우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명칭을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굳이 어렵게 있어보이는 이름을 만들 이유는 없지.'
조직명을 만들기로 결정한 진우는 노예들에게 할거 하라고 명령을 내리며 조직의 직위명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30분정도가 흐르자, 진우식의 간단 직위명이 태어났다.
[보스급]
총수 : 손 진우
부 총수 :
[지휘관급]
감시관 :
첩보관 :
보좌관 :
경호 대장 :
행정관 :
생산 관리관 :
연구 팀장 :
[중간 간부]
십인장 :
행동 대장 :
[정예 요원]
인파이터 :
건파이터 :
그림자 :
요인 경호원 :
연구원 :
기갑병 :
[일반 요원]
1급 솔져 :
2급 솔져 :
3급 솔져 :
.
.
.
9급 솔져 :
'뭐, 대충 이정도일까.'
자신까지 다 해서 겨우 7명밖에 안되는 주제에 꽤나 많이 만든 직위명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모든 직위명을 꽉꽉 채울 수 있으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완료.'
그리고선 완료 버튼을 누르자, 다시 한번 메세지창이 떠올랐다.
-직위명을 만드셨습니다. 한 캐릭터에게 여러개의 직위를 내릴 수 있으나, 그만큼 효율이 많은 명령을 받아야 하기에 효율이 떨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 두시기 바랍니다. 또한, 조직의 수장을 제외한 나머지 직위에 여러명을 중복하여 직위를 내릴 수 있으니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추후에도 얼마든지 직위명을 추가, 개명하실 수 있습니다.-
'하긴, 앞으로 수십, 수백명이 들어올수도 있는데 일일이 하나씩의 직위를 안겨다주는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지.'
진우는 수긍이 간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직위명은 일단 이정도로 해두고 나중에 모자라거나 상황에 맞게끔 추가, 개명하기로 결정하였다.
직위명을 처리한 그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실리아를 부 총수로 임명하였다.
그녀가 배신한다면 진우는 농담이 아니라 이 게임에 흥미를 잃어버릴 정도였기에 그녀를 향한 그의 믿음은 무한하였다.
참고로 인파이터는 솔져 계급 중에서 근접전에 특화된 정예 요원, 건파이터는 마찬가지로 솔져 계급 중에서 원거리전이나 총기류를 사용하는 정예 요원, 그림자는 암살, 잠입에 특화된 요원, 요인 경호원은 중요한 간부나 지휘관급을 보호하는 막중한 임무를 책임져야 한다.
기갑병은 파워 슈츠로 다양한 상황에서 활약해야하는 고급 병종이고, 솔져는 한마디로 그냥 막굴리는 일반 조직원,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니였다.
참고로 생산 관련의 직위를 굳이 만든 이유는, 언제까지나 자신이 직접 물건을 만드는데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정복을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는데 시간을 빼앗길 여유가 없는것도 있었고, 생산할 수 있는 기지를 얻게 된다면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뭐, 엄청나게 급하다면 어쩔 수 없이 직접 나서야겠지만.
그리고 연구와 관련된 직위를 만든것 또한 현재는 페리샤의 대표 무기라고 볼 수 있는 샤바트(안식일) 때문이다.
새로운 종류의 무기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장비들을 개발시켜서 조직으로서의 전투력을 상승시키기 위함이였기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연구팀에게 자원을 팍팍 밀어주면서 새로운 종류의 무기를 개발시킬 예정이였다.
그리고 페리샤는 보좌관으로 임명하여 자신을 곁에서 조언하도록 명하였고, 노아와 하린, 아이리는 행동 대장으로 임명하였다.
그녀들을 '이때다!' 싶을때, 혹은 일이 막혀서 잘 풀리지 않을때 파견될 고급 전력으로서 임명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엘루스는 감시관과 그림자를 겸하기로 하였다.
아군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움직이는 그녀야말로 그림자와 감시관에 적합한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부하들에게 각자 어울리는 직위를 올려준 진우는 곧바로 노예들의 스탯창을 확인하였다.
-유 노아-
레벨 : 32
경험치 : 358310/1320000
국적 : 영국, 미국, 한국
이능력 : 염동력 5 등급
랭크 : A랭크
나이 : 22세
소속 : 삼태극
감정 : 순종 100, 사랑 100
-이실리아 맥스웰-
레벨 : 53
경험치 : 547271/4500000
국적 : 영국
이능력 : 염동력 8 등급
랭크 : S랭크
나이 : 46
소속 : 삼태극
감정 : 애愛 NTL 100
-페리샤 릭토엔드-
레벨 : 11
경험치 : 219942/290000
국적 : 스웨덴, 미국
이능력 : -
랭크 : -
나이 : 24
소속 : 삼태극
감정 : 쾌락 중독 98, 순종 94
-이 하린-
레벨 : 49
경험치 : 1279379/3900000
국적 : 한국
이능력 : 염풍력 8등급
랭크 : S랭크
나이 : 20
소속 : 삼태극
감정 : 쾌락 중독 89, 순종 97
-리엘루스-
레벨 : 0
경험치 : 0/0
국적 : ??
이능력 : ??
랭크 : ??
나이 : ??
소속 : 삼태극
감정 : 복종 : 100
-키리타니 아이리-
레벨 : 37
경험치 : 1811650/1941000
국적 : 일본
이능력 : 신체 강화 5등급
랭크 : ??
나이 : 21
소속 : 삼태극
감정 : 사랑 : 100
상태 : 기억 혼란
여기서 누가봐도 한가지 이상한점이 있다.
'어라? 얘네들 레벨이 왜 이리 높아?'
플레이어의 입장에선 이실리아의 레벨을 보면 5개의 이능력을 10등급으로 마스터할 수 있는 레벨이였지만, NPC들과 플레이어의 다른점이 여기서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플레이어는 1부터 시작하여 1레벨 올릴때마다 능력을 1포인트씩 상승 시킬 수 있으나, 캐릭터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후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NPC들은 완성형, 중간형, 성장형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실리아나 하린은 이미 그 능력을 최대한으로 개발한 완성형이였기에 레벨의 숫자만을 강제로 높여서 경험치 제한율을 높게 상승시켜 성장시키기 어렵게끔 만들었고, 중간형은 아직 성장이 덜 된 상태이기에 완성형보다 레벨이 낮으나 성장형보단 레벨이 높다.
성장형은 레벨도 낮고 이능력도 낮으나, 레벨이 낮은만큼 빨리 성장하고 그만큼 이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시스템이 있는데, 각 NPC들마다 재능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재능에 따라 10레벨이 올라가서 성장이 멈출 수 있고, 2레벨에서 성장이 멈출 수 도 있으며, 100 레벨까지 상승할 수 있다.
성장이 멈추게 된다면 경험치가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되고, 정상적인 플레이로는 성장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버린다.
솔직히 말해서 완성형인 이실리아와 하린을 맘먹고 키운다면 레벨업시켜서 9등급 이능력자로 만들 수 있겠지만, 거기에 쏟아부을 경험치만 환산하면 성장형 캐릭터 수십명을 3~4등급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리엘루스의 레벨과 경험치가 0이라는 부분인데, 저 부분은 그녀가 괴수이기에 성장하려면 다른 괴수의 핵을 먹어야 한다는 점을 반영한듯 싶다.
어쨌든 이러한 사실을 추후에 알게 되는 진우는, 일단 눈 앞의 의문을 잠재우며 임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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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식적인 조직을 만들게 되었군요.
이제부터 진우는 원거리 캐릭으로 전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