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06화 (206/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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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치우 일행이 노닥거릴때, 시릭 사령관은 자신의 행동이 제대로 된 것일까 라는 고심을 하면서 혼자 끙끙대고 있었다.

내가 큰 실수를 한게 아닐까?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첩자라면?

자신들을 이용한다면? 지금이라도 좀 더 강한 방지책을 만들어야 하는게 아닐까?

저들의 가공할 기술력이 미국이나 자신들과 적대한 국가에게 간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그들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여줬지만, 치우라는 이가 보인 경박하면서도 잔인한 모습에 영 믿음이 가지 않았다.

그래도 한가닥 믿을 수 있는점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였다.

너무 폭악하지만, 오히려 그 부분 덕분에 그가 최소한 위선적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그리고 이쪽도 가만히 있을 생각은 없다.'

치우를 받아들인 또다른 이유는, 그들이 가진 기술력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함이였다.

삼태극에서 만든 병기의 일부분을 과학자와 기술자들에게 넘겨서 그 기술을 해석할 수 있다면 더이상 저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들을 이유가 없었다.

'독립을 한다고 해도 우리들은 계속해서 우리를 다시 점령하는 국가들로부터 전쟁을 치뤄야 한다. 우리들의 땅을 지키려면 저들의 기술력을 반드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만 해.'

단순히 한 수 앞만 본다면 삼태극을 득보다 해가 많다고 여기며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수, 세 수, 그 이상을 본다면 삼태극이 가진 압도적인 기술력은 민족을, 국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군사적 기술이다.

그들의 협력을 자신이 자존심을 굽히고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리는것으로 얻을 수 있다면 너무나도 싼 값이였다.

게다가 빛의 굴절 현상까지 해결한 파워 슈츠의 모습을 보는순간 쐐기가 박히게 되었다.

'민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서라도……!'

시릭 사령관 또한 민족을 위해 살인도 우습게 할 수 있는 민족주의자였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굴욕 하나로 민족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오히려 쉽게 삼태극을 받아들였다.

'기술만 해석한다면 더이상 그들은 필요 없겠지.'

물론, 그들의 기술을 얻게 된다면 더이상 삼태극의 존재가 필요없어지게 될테고, 그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서 그 기술을 다른 국가나 조직에게 넘겨준다면 곤란해진다.

'그 때가 되면…….'

지금 당장은 아쉬운게 자신쪽이라는 것을 인지한 시릭 사령관은 기술을 해석하는 그 날을 시작으로 삼태극을 회유할지, 몰살시킬지 고민하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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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지금쯤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간만에 샤워를 해서인지 하얘진 피부와 덜 말려져서 물기가 머금은 백금발의 머리결이 빛에 반짝거리는, 고혹적인 자태를 지닌 페리샤는 물을 마시다가 진우의 물음에 상세하게 답하였다.

"그래? 확실히 기술이 해석되는 날을 기준으로 우리가 필요없어질테니 당연하겠군."

시릭 사령관이 자신들에게 저자세를 취한 이유, 앞으로의 행방을 물어온 그는 그녀의 만족스런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크크큭. 뭐, 그거야 놈들이 내 기술을 해석할 수 있을때의 얘기지."

"아마 그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겁니다. 제가 봐도 주인님의 기술은 이해가 되지 않으니까요."

페리샤는 기술자가 아니지만, 일단 몇몇 기계의 작동 원리 정도는 알고 있다.

그녀가 봤을땐, 그가 만든 무기들은 하나같이 다른 무기들보다 훨씬 완벽해보이긴 해도, 내부적 구조는 거의 동일하다.

기계 부품 내부에 뭔가 장치가 되어있는게 아닐까 싶었지만, 어쨌든간에 페리샤는 그들이 진우의 기술력을 흡수하는데 엄청난 애로사항이 걸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도 저는 연구 관련의 지식이 없으니 과학자나 기술자들이 계속해서 연구하다보면 언젠가 실마리가 밝혀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날이 과연 언제일지는 모르겠군요."

'뭐, 애초에 과학력 이런게 아니고 스킬 보정력이니까 당연하겠지.'

진우가 딱히 뭔가 대단한 기술을 가진게 아니고 단지 스킬 능력이 높기 때문에 이런 오버데크놀러지 수준의 무기와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것 뿐이였다.

게임상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게끔 설계된 AI들은 왜 이게 저런 말도 안되는 파괴력을 내놓을 수 있냐고 절규하게 되리라.

'그러면 다른 기계학 지식 레벨이 높은 과학자나 기술자들은 어떻게 무기를 만들까?'

그들도 스킬 보정을 받는건지, 아니면 뭔가 부품을 더 추가해서 성능을 올렸다는 식의 내용으로 갈지 심히 궁금해졌지만, 지금 당장은 눈 앞의 일부러 처리하는게 우선이리라.

"어찌됐든간에 이런 좋은 거점을 받았으니 일단 정성을 보이는게 좋겠지?"

진우 일행이 받은 기지는 회담을 한 곳에서 북쪽, 쿠르디스탄 산맥의 중간에서 약간 아래 부분에 위치한 기지로, 벽지라곤 보이지 않는 삭막한 돌벽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이 여러개 달려있는 중 규모의 기지였다.

시릭 사령관은 기지의 방어와 삼태극 인원의 감시를 위해 일단의 병사들을 거주시키는 병영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기에, 진우 일행은 자동적으로 간부급이 사용하는 간부용 막사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간부용 막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무기고와 여러가지 보급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었고, 시릭 사령관은 무기 제작에 사용될 재료가 금방 모일 순 없는 법이니 일단 보급품 창고와 무기고에 있는 무기들을 사용해서 보병용 장비를 만들어달라고 하였다.

'흥, 이쪽이 재료를 모두 가지고 튀는걸 방지하겠다 이건가? 녀석도 바보는 아니였구만 그래.'

시릭 사령관은 삼태극과 치우를 완전히 믿지 못하였기에, 그들이 자신들의 자원을 가지고 도망간다손 쳐도 최소한의 피해만 입을 수 있게 이런식으로 재료를 한꺼번에 몰아주기보단 여러차례 조금씩 나눠서 보급을 할 생각이였다.

'크크큭. 이정도로 머리를 써주니 오히려 안심이 되는군.'

그가 무식한 인물이였다면 나중에 성질대로 일이 안풀리거나 자신들에 대한 의심 때문에 습격을 가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정도로 머리가 있는 인물이라면, 혹은 이정도 머리를 쓸 수 있는 인물이 주변에 있다면 자신들을 적대하는 멍청한 짓거리를 하지 않으리라.

'역시 그 병신 새끼가 머저리였던거야. 이게 바로 생각을 할 줄 아는 인간이라는 생물의 모습이지.'

알 파라사드를 덜진화한 유인원으로 격하한 진우는 일단 가볍게 창고와 무기고의 내용물을 확인하기로 결정하였다.

"나 잠깐 창고와 무기고좀 확인해보고 올테니 다들 알아서 놀고 있어."

"예에~~"

물기를 닦아내고 속옷 차림으로 여기저기 오가던 노예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하였다.

어차피 서로 볼거 다 본 사이였기 때문에 그녀들은 진우에게 알몸이나 속옷 차림을 보이는데 아무런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만약 진우가 아닌 다른 남자가 이 광경을 봤다면 눈이 뒤집혔으리라.

하나부터 끝까지 모델같은 몸매에 기준치 이상의 미모까지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 속옷차림…그것도 아예 몇몇은 팬티만 입은데다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살색을 훤히 드러내고 있으니 눈이 안 뒤집히면 고자나 게이임을 의심해봐야 할 정도였다.

물론, 진우는 너무 많이 봐서 이제는 보는것만으론 발기조차 안될 정도로 무덤덤해졌지만 말이다.

"흥흥흥~ 여어 수고. 잠깐 수량 조사중이니까 신경들 쓰지 말어."

"……."

무기고와 창고쪽에 할당된 쿠르드 병사 5명은 가벼운 옷차림과 절대 어울리지 않는 붉은 가면을 사용한채 다가오는 진우의 모습을 모른척 외면하였다.

그의 복장도 복장이였지만, 쿠르드 인이 아닌 진우와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를 팍팍 드러낸 병사들은 말없이 자리를 비켜줄 뿐이였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시선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는 그는 병사들을 스쳐 지나가며 창고부터 확인하고자 안으로 들어갔고, 그가 창고의 문을 닫자 못마땅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던 병사들은 나지막히 욕설을 퍼부었다.

"빌어먹을…저딴놈이 마음대로 활개치게 내버려 둬야 한다니……."

이 기지를 지키는 병사들은 삼태극과 치우가 가져다준 압도적인 성능의 무기로 미군의 기습 작전을 물리쳤다는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들의 사령관이 그와 협약을 맺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으나 못마땅한 못마땅한것이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데?"

그렇게 같은 민족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진우를 씹고 있던 병사들 중 하나가 의아한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저들의 숫자가 너무 적지 않아? 내가 보기엔 저자들 중에서 기술자로 보이는 인물이 없었는데."

확실히 그의 말대로 저들의 숫자가 너무 적긴 적었다.

어디서 대기중이였다던가 숨어있던 기술팀과 합류할 것이라 예상했던 그들은 모두 다 합해서 7명밖에 안되는 삼태극 조직원들의 모습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확실히 그……."

철컹-

다른 병사가 그의 의문에 동의하려던 찰나, 창고고의 문이 열리면서 안에 있던 진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고의 물건들을 안에 있던 더블백안에 바리바리 싸든 그는 곧바로 무기고로 향하였고, 갑작스런 등장에 입을 다문 병사들은 그가 무기고에 들어가자 다시 대화를 이어나갔다.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어차피 우리들의 임무야 정해져 있잖아?"

그들의 임무는 삼태극의 감시와 기지의 경계지만, 상부로부터 명령이 내려오면 그들을 기습 공격할 습격자들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저자와 함께 온 여자들 꽤 예쁘지 않았어? 얼굴을 가리고 있긴 하지만 몸매라던가 언뜻 너머로 보이는 외모가 꽤 대단하던데."

눈썰미가 좋은 한 병사가 음흉하게 웃자, 다른 병사들은 킥킥 거리며 대답하였다.

"내가 아는 녀석한테 들었는데, 저들이 만든 무기를 지금 연구하고 있대. 한마디로 그 기술만 우리가 알게 되면 저녀석들은 더이상 필요 없게 되는거지."

다른 민족을 인정하지 않는 민족주의자, 거친 환경, 스트레스를 받는 전장에서의 생활.

이러한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병사들은 상부에서 저들의 기술을 습득하면 저들을 처리하리라 믿고 있었고, 그렇게 된다면 파워 슈츠 너머로 보이는 하얀 살결의 여성들 또한 마음껏 유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자신들의 국가를 마음대로 유린한 백인을 증오하고 있는 그들은 그 날을 기대하며 하루빨리 본부에서 삼태극의 이용가치가 없다는 전문이 내려오길 기다렸다.

물론, 삼태극의 기술을 이해하고 습득해야만 가능한 일이지만.

============================ 작품 후기 ============================

빨리 쓰다보니 문맥상 오류나 오타가 많을것 같습니다. 지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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