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07화 (207/923)

0207 / 0923 ----------------------------------------------

3장

병사들이 자신을 어떤식으로 보고 있는지는 진우 일행이 더욱 잘 알고 있다.

쿠르드 인들의 입장에선 자신들은 항상 피해자이며 테러 또한 정당한 독립의 수단이였으나, 진우가 보기엔 피와 폭력에 물들어가는 테러리스트 집단에 불과하였다.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은 대부분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 시키며 일본 군인들과 장교, 정치가들만을 공격하였기 때문이다.

타국의 입장으로 보자면 똑같은 테러리스트일지 몰라도 한국인인 진우의 입장으로 보자면, 민간인까지 '대의' 와 '독립' 이라는 이름하에 죽여버리는 이들은 피에 취한 전쟁광에 불과하였다.

'그런 놈들을 내가 미쳤다고 믿냐?'

무기고에 비치된 무기들의 수량을 확인한 진우는 곧바로 작업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일단 처음부터 저들이 놀랄만한 무기와 장비들을 만들어 주면서 기겁하게 만든 후, 쿠르드 독립군이 무기의 성능에 중독되었을때 일부러 설렁설렁 무기를 만들면서 애를 살살 태워나갈 예정이였다.

그렇게 애를 태우면서 원하는 만큼 갑질을 하면 되고, 조금씩 조금씩 이쪽에서 무언가를 요구하여 살라딘의 유산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 게임 오버다.

살라딘의 유산에 대한 정보만 얻고 난 후, 곧바로 그 정보를 토대로 삼아 방향을 잡거나 이라크로 떠나서 이라크 서부에 위치한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똑같은 식의 갑질을 시작하면 된다.

물론, 그냥 휙휙 떠나면 저들과 손을 잡거나 연락을 하고 있는 테러리스트 조직에서 이쪽을 경계할테니 이쪽이 떠나도 쓴소리 하나 못하게끔 만드는게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진우는 문 밖에서 들려오는 병사들의 대화야말로 최고의 명분거리였다.

저들이 자신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싶어서 문쪽에 귀를 기울여본 그는 입가에 미소가 해벌쭉 걸려서 어쩔 줄 몰라했다.

'크크큭! 상황이 딱 떨어져도 이렇게까지 떨어지다니.'

일단 이쪽에서 예상하고 있던, '삼태극의 무기를 연구소로 보낸것' 에 대한 확신어린 정보와 병사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똑똑히 알게 된 진우는 나중에 얻을것 모두 얻고 떠날때가 되면 저들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성적 흥분제를 저들에게 사용하면 여자가 많이 굶은 놈들은 내 노예들을 강간하려 들거야. 그 모습을 확보하기만 한다면…흐흐흐…….'

물론, 자신의 노예들이 순순히 당해줄리 없으니 일부러 당해주는듯한 연기를 해야 한다.

그 영상을 시릭 시르카 사령관이 목격하게 된다면 그의 표정이 어떻게 변할지 심히 기대된다.

'뭐, 일단 그건 나중의 일. 지금 당장은 저들이 원하는 무기를 만드는게 우선이다.'

마약의 특징은 중독성과 금단 증상도 있지만, 직접 맛보기 전까진 그 무서움이 절대로 상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약상들은 마약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일부러 배포있는척 하며 싼값으로 많은 양을 가져다준다. 그만큼 많이 중독된다면 극소수의 분량을 구매하기 위해 사채까지 사용해가며 돈을 바칠테니까.

지금 그는 쿠르드 독립군을 상대로 한 거대한 '마약' 을 마음껏 맛보게 해줄 것이고, 그들이 '마약' 에 깊게 중독될수록 이쪽의 요구를 더 많이, 쉽게 받아들이게 되리라.

"크흐흐흐흐흐…자아, 그럼 시작해볼까?"

쿠르드 독립군 전체를 중독시킬 '마약' 을 만들기 시작한 진우는 그들이 중독된후에 보일 애처로운 반응을 기대하면서 자신의 모든 기술력이 집약된 오버테크놀러지 무기를 하나둘씩 제작하는데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라고는 했지만, 자신의 노예들이 사용할 무기를 최우선적으로 만든 후, 모든 개조 가능한 부위를 풀 개조 시킨 후에 남는 재료들로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할 AK-47 를 만들어냈다.

지금 사용하는 무기들은 재료가 부족해서 기본형으로 만든데다, 만약의 사태로 사용할 예비용 무기로서 사용할 예정이였다.

그리고선 노예들에게 전해줄 무기를 재료를 가지고 이동하는데 사용했던 군용 더블백 안에 밀어넣고 밖으로 나섰고, 혹시나 모를 사태를 대비하여 주변을 경계하던 병사들을 유유자적히 지나치며 입을 열었다.

"어이, 댁들 사령관한테 전해. 나는 내 할일 다 했다고."

"뭐……?"

"아참, 그리고 우리쪽 무장도 좀 부족해서 재료 일부분을 이쪽 사정 때문에 사용했으니까 그렇게 알아두라고."

"?"

무슨 말을 하는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병사들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런 이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성격이 아닌 진우는 더블백을 매며 총총히 간부용 건물로 사라졌다.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쿠르드 병사들은 무기고의 안을 확인하고 나서야 무슨 말인지 알게 되었고, 10여분만에 생겨난 수십정의 총기의 모습에 깜짝 놀라 보고를 하기 위해 몇몇이 지휘실로 뛰어나갔다.

바깥에서는 약간의 소란이 일어났으나 가뿐히 무시한 진우는 노예들을 향해 더블백을 던졌다.

"나 왔다."

쿵!

"혹시 우리 무기인가요?"

총기에 익숙한 노아는 쿵 소리 너머에 들어간 금속류의 무언가가 딱딱 거리며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는지 쪼르르 달려나와 더블백의 내용물을 확인하였다.

"그래. 일단 저들한테 무기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우리를 지켜야 할 무기는 필요한 법이니까. 그리고 내 성격상으로 가만히 앉아서 무기만 만드는게 가능할것 같아?"

"절대 무리죠."

노예들은 진우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거의 동시에 부정적으로 대답하였다.

"쟤들은 쟤들대로, 우린 우리대로 논다. 앞으로 전 세계와 싸워야 할텐데 미군을 상대로 전투 경험도 쌓고 그래야 하지 않겠어?"

"그런데 쿠르드 독립군이 그걸 반기겠어요? 게다가 거기서 여기까지 어떻게 이동해요?"

하린이 그의 말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쿠르드 독립군의 의견따윈 무시한다손 쳐도 거리가 상당히 먼데 어떻게 이동할지 쉬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마 이동하다가 시간을 다 보낼지도 모른다.

"누가 와리가리 한다고 했냐? 당연히 미군 기지 하나 점령해서 거길 우리 기지로 써먹어야지."

"에?"

그의 뜬금없는 소리에 다른 노예들이 모두 놀라는듯 하였지만, 페리샤는 쉽게 이해하였다.

"무력 시위군요. 우리들은 이정도의 힘이 있다, 감시따위 당하며 살기는 싫다는."

"딩동댕. 게다가 여기 설비도 나쁘진 않다만, 아무래도 너무 삭막하잖아? 아무래도 미국 애들이 기지도 현대화 잘 시켜놨을테니 그쪽으로 이사갈라고."

입주한지 1일도 안된 주제에 벌써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벽지 하나 없는 삭막한 벽돌로 이루어진데다 설비도 대부분이 구식인지라 타임머신을 통해 50~60년대로 돌아온듯한 느낌이 너무 강했다.

"내가 이 기지를 받은 이유는 모자란 무장의 보충, 휴식을 위해서야. 아이리의 파워 슈츠를 만들고 너희들의 파워 슈츠까지 수리하면 곧바로 적당히 작은 미군 기지 하나 점령할테니까 다들 그렇게 알고 있어."

"예."

괜히 큰 소리로 우렁차게 대답했다가 밖에 있는 병사들이 들으면 일이 귀찮아지기 때문에 작게 대답한 그녀들은, 더블백안에 있는 무기들을 바닥에 깔면서 서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들을 확인해가며 배분하기 시작하였다.

일단 이실리아와 하린은 소음기가 달린 호신용 권총을 한 정씩, 페리샤는 장거리 저격총인 샤바트와 USAS-12 샷건으로 초장거리전이나 초근거리전에 특화된 무장을 선택하였다.

노아는 자신의 이명인 작열의 마탄에 맞게끔 소이탄이 발사되게 개조된 글록 2정과, 부족한 화력을 보충한 MP7 서브 머신건을 골라잡았다.

아이리는 이미 이도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소음기가 달린 호신용 권총 하나만을 골랐다.

노예들의 성격을 이미 모두 파악한듯이 그녀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적절하게 무기를 제작한 진우는 마지막으로 남은 AK-103 두 정을 들어보였다.

둘 다 총열 아래쪽에 그레네이드가 부착되어 있는것으로 보아, 아주 제대로 원거리 캐릭으로 전향하길 작심한듯 싶다.

게다가 파워 슈츠가 가져다주는 근력 보조로 인해 두 자루의 총이 가져다주는 반동을 완벽하게 억제해준다…라는 설정으로 동시에 사용하기로 하였다.

마지막으로 적을 조용히 처리하기 위해 소음기 달린 권총을 집어들면서 더블백 안에 들어가 있던 모든 무기들이 각자의 주인을 찾게 되었다.

각자의 무장을 확실히 한 진우는, 한동안은 조용히 쿠르드 독립군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위에 설명한것처럼 그들에게 '마약' 같은 중독성을 느끼게 만들 예정이였다.

압도적인 성능의 무기가 조금씩 손에 많이 들어올수록, 그로인하여 여러가지 전선에서 승전보가 들려온다면, 제 아무리 냉철한 시릭 사령관이라 하더라도 마약 중독자마냥 이쪽의 요구를 들어주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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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 벌써 만들어냈다고?"

치우 일행에게 기지 하나를 할당시켜준 시릭 사령관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수십정의 보병용 무기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예. 게다가 성능 또한 먼저 만들것들과 동일하다 합니다."

"……."

그들의 감시역을 위해 배속시킨 장교들이 그렇게 보고를 하니 믿을 수 밖에 없는 시릭 사령관은 보고를 위해 찾아온 부사관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 밖의 특이점은? 그들의 기술팀으로 보이는 이들이 합류했다거나 인원이 늘어났다거나 하는 일은 없던가?"

"치우로부터 자신의 부하들이 사용하던 파워 슈츠를 수리해야 하니 좀 더 많은 자원의 요구를 할 뿐, 그 이상의 특이점은 없었습니다."

그가 이런 질문을 한 이유는 그 무기를 만든 기술자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서다.

치우라는 작자와는 정상적인 협상이 불가능하고, 언제 무슨 일을 터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수하인 기술자를 회유하고자 마음 먹고 있었다.

그가 그런 다짐을 한 이유가 무기를 분해한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의 대답 때문이였다.

-일반적인 무기와 거의 다른게 없습니다. 몇가지 부품이 추가 되긴 하였으나 그대로 따라서 제작해봐도 동일한 성능이 나오지가 않습니다.-

혹시나 몰라 부품 내부까지 분해해봤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는 그들의 보고에, 시릭 사령관은 계속해서 자세히 연구해보라는 지시와 함께 기술자를 포섭에 마음먹은 것이다.

"흠…아무리 요구가 그렇다 해도 지금 당장은 섣불리 많은 수를 가져다주면 곤란해. 치우의 요청은 지금 자원이 부족해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해두게. 아참, 그렇다면 삼태극의 인원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있겠는가?"

"보고서에 의하면 삼태극의 수장인 치우만이 창고와 무기고로 접근하였습니다. 그 외의 인원들은 각자 경비 상태를 점검하거나, 기지 주변을 확인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합니다."

"외부의 침입은?"

"일단 무기를 모두 만든 시간대가 낮시간대였고, 은폐, 엄폐가 힘든 지형입니다. 만약에 누군가가 몰래 들어왔다면 이미 들켰을겁니다."

"그들이 전원 파워 슈츠로 스텔스 모드를 기동한 상태였다면?"

"…그건……."

보고를 위해 나온 부사관은 그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그는 단지 보고를 위해 전문을 가져왔을 뿐이였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만을 말할 뿐, 그러한 추측성 발언까지 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됐네. 이만 돌아가보게."

"예!"

시릭 사령관도 일개 부사관에게 너무 많은것을 요구한다는 점을 느꼈는지 그를 물렸고, 불편한 자리에 있던 부사관은 날렵하게 보고서를 내려놓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기술자를 철저하게 은폐하려는건가, 아니면 그들 내부에 기술자가 있는것인가.'

하지만, 그정도로 만들려면 한 두 명으로는 말이 안된다.

'유일하게 무기고와 창고로 들어간 이는 치우 한 명. 혹시 그가 그 무기를 만든 기술자란 말인가?'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 수십정의 총기를 만들 수 있다고? 아무리 재료가 많다고 해도 혼자의 힘으로 그만한 무기를 만드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게 시릭 사령관이 끙끙거리며 무기를 만드는 기술자의 정체를 알아내는데 고심할때, 미군의 맥켄 라우저 대령이 자신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곤 예상하지 못하였다.

"젠장! 대체 누가 이런 무기를 만든거야!"

맥켄 대령 또한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알아내기 힘들다는 말을 듣고, 그들에게 더 알아보라고 닥달하면서 본국으로부터 다리 3개인 이상한 기형새의 자료가 도착하길 초조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딱히 할말이 없습니다.

그냥 즐기십쇼! 렛츠 파릐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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