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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바그다드, 미군 제 110 기계화 보병 사단 사령부
맥켄 라우저 대령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집무실의 책상을 연신 걷어차며 신경질을 부렸다.
"젠장할……! 제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잖아!"
조금씩 테러리스트를 압박해나가던 이라크 서부는 스펙터라는 정체불명의 습격자가 테러리스트와 전투를 벌이면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미군만을 도륙한채 사라지고, 이라크 북부에서는 쿠르드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인해 쿠르디스탄을 감시하는 기지중 하나가 점령당하고 주변 기지에서 차출된 병사들도 지원을 가다가 전원 사망을 하고 말았다.
얼마전까지만해도 큰 승전은 없었으나, 승기를 잡으며 그들을 계속해서 압박할 수 있었던 상황이 마치 꿈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나마 위안인점은 스펙터는 여러 전장에 동시에 출몰하지 않는것으로 보아 혼자라는 것이였고, 쿠르드 테러리스트들은 기지를 점령하고선 더이상 남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끄응……. 아무래도 이대로 손실을 입었다간 본국으로부터 원군을 받아야 할지도……."
이대로 질질 끌려갔다간 본국으로부터 추가 파병을 요청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나빠질것을 우려한 맥켄 대령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그것만큼은 절대로 기피하기로 하였다.
원래 사단은 대부분 소장들이 사단장을 맡아야 하는데, 대령인 자신이 사단장을 맡았다는 것은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면 소장, 혹은 그 이상으로 진급할 수 있다는 메세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세욕을 가지고 있으나 그렇다고 자신의 진급을 위해서 장병들의 목숨을 우습게 여길정도로 악인은 아닌지라, 상황이 좋지 않으면 진급을 포기하고 파병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정도로 상황이 나쁜건 아냐. 국지적으론 불리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땐 아직 이쪽이 월등히 유리하다.'
전쟁이라는 것은 일부 지역에서만 득세한다고 승리하는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이라는 것이 있는게 아닌가.
'일단 스펙터 녀석은 여기저기 신출귀몰하게 나타나니까 놈의 활동 영역을 알아내는게 최우선이니 지금 당장 어찌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 지금은 쿠르드 놈들이 남하하지 못하게끔 한차례 따끔한 맛을 보여주는게 중요해.'
스펙터가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일개 개인. 국지적인 전술 능력과 개인의 능력이 뛰어날지 몰라도, 개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든 전역에 피해를 주는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쿠르드 테러리스트들이 이쪽의 기지를 점령하고 그곳을 중심으로 남하하여 이라크 테러리스트들과 합류하거나 아군의 뒤를 공격한다면, 그건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인 문제로 발전하고 만다.
'듣자하니 쿠르드 놈들은 기이할 정도로 강력한 개인 무기를 지니고 있다고 했었지. 하지만, 그것도 장갑차나 전차의 장갑까진 뚫지 못했다고 했었어. 그렇다면…….'
재빨리 무언가를 생각해낸 맥켄 대령은 참모들과 함께 자신이 계획한 전략을 바탕으로 자잘한 부분이나 약점등을 보완해가며 쿠르드 테러리스트들에게 압도적인 화력과 위력으로 격퇴, 다시는 남하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끔 전쟁 억지력까지 생각해서 그들이 점령한 기지 따윈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위용을 보여주기로 하였다.
1개의 기계화 보병 대대와 3개의 전차 대대(1개 대대의 전차수는 35~44대 사이)들과 각 기계화 부대에서 공격용 헬기들을 차출하여 전차의 호위로 붙이고, 쿠르드 테러리스트 이능력자의 능력을 억제, 반격하기 위해 각 부대의 정예급 이능력자들로 차출하여 이루어진 이능력 소대까지 동원하여 쿠르드 테러리스트가 점령한 기지를 공격하는 계획을 세웠다.
거기다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일종의 보험으로 기지 전체를 폭격할 수 있는 전투기까지 대기시켜두면서 다시는 쿠르드 테러리스트가 함부로 미군을 얕보는 일이 없게끔 철저하게 짓밟을 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하였다.
일부러 이토록 과도하게 병력을 편성한 이유도 몇몇 중대가 가서 깔짝거리는 쿠르드 테러리스트들을 처리해도 기지를 점령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은만큼 계속해서 다방면으로 기습을 가하려 들테니 확실하게, 압도적인 화력으로 적에게 공포를 안겨다주기 위해서다.
참모들은 쿠르드 테러리스트들이 조용한 이유가 기지를 거점으로 병력을 모아서 이동시킬 예정이라 판단, 일부러 하루나 이틀정도 여유를 주면서 그들이 병력을 모을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게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주장하여, 일부러 2일간의 시간을 주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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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릭 사령관이 보낸 전령에겐 여유있는척 하면서 이쪽이 무시못할 힘을 가지고 있다고 과시하는척 하였지만, 정말로 그 힘을 얻기 위해서 진우는 간만에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미군이 다시 한번 쳐들어올 수 있고, 쿠르드 독립군이 미친척하고 달려든다면 여러가지로 꽤 골치가 아픈 일이 생기기 때문에 점령한 기지를 진정한 의미로 '요새화' 해야만 했다.
일단 가장 먼저 공간만 많이 차지하고 쓰잘대기 없는 병사용 막사들을 모조리 걷어내고, 자신과 노예들의 수면을 위한 간부용 막사 2개를 남겨놓았다.
병사용 막사들을 모조리 걷어내고 거추장스러운 지지대까지 모두 뽑아낸 노예들은 기지 전체를 순찰하며 적의 공격을 경계하였다.
노예들이 주변을 순찰하는동안, 진우는 수거한 모든 총기류들을 해체하였고, 리엘루스로 하여금 하린이 파괴한 장갑차나 군용 수송 트럭, 험비들을 모두 가져오도록 명했다.
일단 고물이 되긴 했어도 해체하면 상당한 양의 부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것저것 해체하며 다양한 재료들을 얻어낸 진우는 곧바로 기지의 안전을 책임질 기계를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불가사리 같은 로봇이 아니라 일종의 터렛으로, 자동 제어 시스템으로 적아를 식별하고 적에게 총탄을 쏟아붓는 것만이 가능한 순수한 살육 병기였다.
몸체가 사람 얼굴보다 좀 더 컸지만, 탄약을 보관할 장소가 있어야만 계속해서 적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였다.
어차피 탄약은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기지로 사용된만큼,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에 직접 탄약을 갈아줘야 한다는 불편함만 제외하면 딱히 문제는 없었다.
십수여대의 터렛을 만들어서 엄폐물 위로 총구가 빼꼼하게 보이게 설치한 페리샤는 기지 방어에 중요한 부분에 터렛의 위치를 잡아둔 덕분에 경계를 위해 신경써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였다.
그리고 높은 망루 위에는 미사일 터렛을 설치하였는데, 보병이 아니라 적의 차량만을 공격하게끔 설정되어 있었기에 적이 두터운 장갑을 이용한 장갑차나 전차로 몰려와도 당장은 반격할 수 있었다.
마음같아선 기지 자체를 거대한 방어 기지로 만들고 싶었지만, 전기 장비가 거의 없는 평야에 설치된 기지를 하나부터 끝까지 방어 기지로 만들기엔 재료가 턱없이 부족하였다.
기지의 방어는 이걸로 끝이었는데, 너무 대충 방어한게 아니냐 싶겠지만 나머지는 노예들의 무장과 자신의 무장을 만들어야만 하였다.
'솔직히 말을 안해서 그렇지 내 파워 슈츠도 지금 상태가 말이 아냐.'
다른 노예들의 파워 슈츠를 최우선적으로 수리하다보니 자신의 파워 슈츠의 수리를 가장 늦게, 그것도 약간만 해둔터라 팔에 내장에 무장만을 겨우 쓰는 정도에 불과하였다.
비행기의 폭발로 인해 노예들의 파워 슈츠가 고장나서 내장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였는데 진우의 파워 슈츠라고 괜찮았겠는가?
단지 노예들의 생존률을 높여주기 위해 자신의 파워 슈츠 수리를 가장 뒤로 미룬것 뿐이였다.
게다가 원거리 캐릭으로 간다고 마음먹었던 만큼, 자신의 파워 슈츠의 무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상황이였기에 기지 방어는 이정도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파워 슈츠를 수리, 개량하는데 모조리 쏟아부었다.
모든 수리와 개량을 완료한 후, 어째서인지 몰라도 주변을 정찰하던 노예들로부터 미군의 부대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보고를 들은 진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이 알기론 미국은 절대로 이정도 피해로 쫄아서 빌빌거리는 이들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진우는 곧바로 식량을 관리하던 페리샤에게 물어왔고, 그녀는 잠시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더니 조용히 자신의 추측을 말하였다.
"자그마치 토네이도를 만들 수 있는 이능력자가 있습니다. 그러한 수준의 이능력자를 상대하려면 저들 또한 정예화된 병사보단 이능력자쪽이 낫다고 판단했겠지요. 아마 사흘내에 이능력자들이 대거 포함된 새로운 부대가 이쪽을 공격할것이 분명합니다."
"그래? 그거 참 잘 됐구만. 나도 내 슈츠의 능력이 어느정도인지 알아봐야했는데."
자신이 만든 파워 슈츠가 이능력자들에게도 통용되는지, 아닌지를 알아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던차에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한 그는 다시 한번 파워 슈츠의 무장을 확인하면서, 이능력자들에게도 통용될만한 무장이 있는지를 곰곰히 생각하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그렇게 기지 정비와 자신의 파워 슈츠를 모두 정비해낸 진우는 외부에서 순찰과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노예들을 모두 불러모으면서 감시의 시선 없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였다.
그녀들도 남의 짓에서 텃방 생활하는것 같다고 생각했었기에, 간이 침대라서 조금 불편하긴 해도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이제 남은것은 자신을 적대하는 모든 적에게 '치우' 의 진정한 힘을 알려주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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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작되는 빅매치.
아무래도 이번편은 상황 설명이 위주라서 생각보다 빨리 써졌기에 연참을 겸해서 올립니다.
이제 다음편, 늦어도 다다음편에서 진우의 깽판이 시작됩니다. ㅇㅁ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