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9 / 0923 ----------------------------------------------
3장
진우의 방금전 행동 덕분에 뒤쪽에서 텔레파시로 아군을 지휘하던 이능력자는 그가 단순히 병기의 힘에 취한 머저리처럼 보이게 하였다.
'녀석은 근접전에 약하다.'
가장 뒤쪽에 있던 텔레파시 이능력자는 자신의 생각을 확신했다.
비록, 녀석의 함정에 걸려서 신체 강화자들이 대부분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했으나, 그는 그 전의 상황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군 텔레포터를 불로 지질때, 부상이 가벼웠던 신체 강화자가 달라붙어서 공격을 가했을때는 속수무책으로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후엔 팔꿈치에서 칼날이 튀어나와 신체 강화자의 등과 정수리를 내리 찍었으나, 아군 신체 강화자들을 함정에 몰아넣었을때와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였다.
'아마 팔꿈치에서 나온 칼날도 특수한 장비가 되어 있을거다. 아니면 파워 슈츠 자체가 괴력을 낼 수 있게끔 만들어주거나.'
칼날의 재질이라던가 뭔가 특별한 장치같은게 있을거라고 확신한 이유는 방금전의 플라즈마 캐논이 보여줬던 위력 덕분이다.
미국조차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플라즈마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파워 슈츠. 그런 하이테크로 무장된 파워 슈츠인 만큼, 근접전용 무기라던가 장비가 내장되어 있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파워 슈츠의 위력은 강하지만, 그 안에 들어간 인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신한 그는 일단 평정심을 깨뜨려서 흐름을 이쪽으로 가져오기 위해 모든 이능력자들을 향해 텔레파시를 보냈다.
-큰 공격은 파워 슈츠에 막혀서 통하지 않는다. 욕심내지 말고 계속해서 견제를 가해서 적의 평정심을 깨뜨리는거다.-
모든 이능력자들의 뇌를 향해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텔레파시의 내용을 확인한 그들은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가장 먼저 선제 공격을 취한 이는 염동력자였다.
우우웅--!
"읏차!"
진우는 자신이 올라탄 전차가 공중에 떠오르기 시작하자, 그 정도는 예상했다는 듯이 부스터를 사용하여 하늘로 날아올랐다.
부웅!
떠오른 전차는 곧바로 그를 덮치기 위해 날아올랐고, 무릎에 내장된 부스터를 사용하여 공중에서 위치를 바꾸며 간단히 회피한 순간,
후웅! 타앙!
"으극?!"
갑작스럽게 진우의 옆쪽에서 텔레포트 능력자가 나타나 몸통을 향해 샷건으로 공격하였다.
"이게!"
진우는 짜증내는듯한 목소리와 함께 화염 방사기를 뿜으며 텔레포터를 그릴로 구우려 하였으나, 염동력자가 텔레포트 능력자의 몸을 끌어당기며 그의 공격을 무산시켰다.
그와 동시에 폭발에 의해 부서진 전차의 포신이 날라오는것을 발견한 진우가 재빨리 부스터를 사용하여 움직이려 하였으나, 갑작스럽게 온 몸이 무거워지더니 뻔히 보이는 공격을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포신에 맞아야만 하였다.
카아앙!
쇠와 쇠끼리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그대로 방향을 잃은 진우는 바닥에 꼬꾸라졌고, 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이미 핀을 뽑고 던진 수류탄에 의해 폭발이 일어났다.
이 모든 연계 공격이 2일만에 만난 팀이 이룰 수 있는것은 텔레파시 능력자가 작전의 세세한 지시뿐만 아니라 앞으로 해야 할 이미지를 연상하여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줬기 때문이다.
텔레파시 능력자의 강점은 대화뿐만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것을 사진처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텔레파시 능력이 강했더라면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 정도 레벨의 텔레파시 능력자가 아닌듯 하다.
"크아아아아아악!!"
계속되는 공격에 진우가 짜증이 섞인 짐승같은 목소리로 울부짖더니 옆구리가 슬라이더 형식으로 개방되면서 두 자루의 SMG를 꺼내들었다.
파워 슈츠에 내장된 무기들이 하나하나가 모두 위력이 강한 놈들뿐이다보니 자칫했다간 적들을 전멸시킬 수 있기 때문이였다.
총을 목격한 순간부터 텔레포트 능력자들은 재빨리 가까이 있는 반파된 전차쪽으로 순간이동하였고, 염동력자들은 모두 뭉치면서 염력장을 만들어냈다.
타타타타타타타타--!
두 자루의 SMG가 불을 뿜으며 당장 눈에 보이는 염동력자들을 향해 발사하였지만, 그들이 힘을 합쳐 만든 염력장을 뚫지 못하고 총알이 허공에 멈추게 되었다.
투캉! 투캉!
그 때, 엄폐물 뒤에 있던 텔레포트 능력자들이 그를 향해 샷건을 발사하였고, 거리가 좀 먼 덕분에 파쇄되어 사방으로 흩어지는 탄환 중에서 그의 몸에 제대로 맞는건 많이 없었으나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이 새끼들이 아까부터 쫄랑쫄랑거려!"
투타타타타타!
진우는 엄폐물로 몸을 숨기고 있는 텔레포트 능력자들을 향해 총구를 돌렸으나, 기민하게 움직인 그들의 행동 때문에 모든 탄알들은 땅이나 부서진 전차의 장갑을 맞췄다.
"으아아아아아!"
분노어린 외침과 함께 계속해서 여기저기 사격해대는 그의 모습에, 텔레파시 능력자는 자신들의 작전대로 되어간다는 것에 미소를 지었다.
'좋아, 녀석은 침착함을 잃어가고 있어.'
-릭 소위, 준비는 되었나?-
릭 소위라고 불린, 염동력자치곤 운동으로 다부진 체구를 지닌 흑인 남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녀석의 이성을 잃게 만들었다지만, 제대로 데미지를 입은 공격은 하나도 없었어. 모든 희망은 소위에게 달려있다는걸 잊지 마라.-
릭 소위는 염동력자지만, 일반적인 염동력자와 다른 이색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염동력을 마치 파워 슈츠처럼 자신의 몸을 두르는 것인데, 주먹을 뻗어서 공격한다면 무의식적으로 염동력이 주먹을 두르면서 가하는 힘을 강화해주고, 발차기를 날린다면 역시나 염동력의 힘이 킥의 위력을 더해준다.
처음, 그가 이능력에 각성하였을때는 그의 능력에 대부분 신체 강화자라고 판단하였으나, 실제 검사 기록은 염동력이라고 나와서 주변인을 당혹케 만들기도 했었다.
어쨌든, 그러한 그의 능력이 여기서 그 빛을 발휘할때가 되었다.
-녀석이 재장전을 할 때, 재빨리 접근해서 근접전으로 나가야 한다. 절대로 1m 이상의 거리를 내주면 안 돼. 그리고 파워 슈츠에 내장된 근력 강화나 근접전 무기가 있을 수 있으니 그 부분을 명심하도록.-
끄덕
-텔레포트 능력자들은 릭 소위가 돌진할 수 있는 틈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녀석의 시선을 분산시켜라. 염동력자들은 계속해서 놈의 움직임을 굼뜨게 만드는것만 신경 쓰도록.-
투캉! 투캉! 투캉!
그의 텔레파시를 받은 텔레포트 능력자들은 다시 몸을 내밀며 샷건이나 호신용 권총으로 진우를 공격하였고, 짐승처럼 울부짖는 그는 미친듯이 그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철컥- 철컥-
그 때, 철컥 소리를 내면서 비어있는 격발음이 들려오자, 모든 염동력자들은 모세의 기적처럼 좌우로 벌려졌고 그 중앙을 돌파하며 릭 소위가 달려들었다.
"이익!?"
부웅!
진우는 갑작스럽게 달려오는 흑인을 향해 총을 마구잡이로 휘둘렀고, 다른 염동력자와 달리 근접전에 특화된 그의 전투 센스는 신체 강화자 동급, 혹은 그 이상이였다.
"흐읍!"
카앙!
머리를 숙이고 접근한 그는 상체를 힘껏 들어올리면서 진우의 복부를 후려쳤고, 염동력의 힘이 더해진 그의 파괴력으로 인해 진우의 다리가 붕 떠오를 정도의 타격이 가해졌다.
"크헉!"
빠캉! 콰앙!
진우가 팔다리를 휘적거리며 어설픈 동작으로 공격 하였으나, 릭 소위는 능숙하게 그 공격을 피하면서 계속해서 떨어지지 않고 가까이 붙으며 펀치를 날렸다.
"릭! 동료들의 원한을 갚아줘!"
"계속해서 공격해! 놈에게 쉴틈을 주지마!"
"릭!!"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검붉은 파워 슈츠의 주인이 엉망진창으로 얻어맞자, 저 파워 슈츠에 의해 죽은 전우들을 생각하며 복수심을 품고 있던 이능력자들은 릭의 이름을 외치며 그가 진우를 공격할때마다, 그리고 진우가 휘청거리며 신음성을 토해낼때마다 더더욱 큰 목소리로 응원하였다.
텔레파시 능력자는 평소라면 작전중에 이런 응원을 보내는것 자체를 막았겠지만, 그 또한 저런 머저리 때문에 동료와 전우들이 죽었다는 사실에 분노하였는지, 아니면 기분이 고조될수록 이능력의 힘이 강해지는 것을 이용하여 릭 소위의 능력을 최대치까지 뽑아 올릴려는지 몰라도 그 또한 목청을 높이며 응원하였다.
카득! 카앙!
그렇게 수십방의 주먹과 발길질에 일방적으로 얻어맞던 중,
파각!
"크학!"
릭 소위가 혼심의 힘을 기울인 어퍼컷을 날리며 턱을 후려치자, 그 충격으로 몸이 붕 뜨면서 날라간 진우는 거친 기침을 토해내며 꿈틀거리기만 할 뿐, 몸을 제대로 일으키지 못하였다.
'됐다.'
모두의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엄청난 소리가 울려퍼질 정도로 얻어맞은데다, 파워 슈츠를 입은 이가 슈츠의 성능에만 기댄 머저리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모두들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제대로 걸렸어!'
릭 소위도 마지막의 일격이 제대로 맞았다는 것을 확신하며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이겼다!"
"릭 너 이 새끼! 사령부로 돌아가면 한턱 쏘마!"
그렇게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서는 승리라는 단어가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되면서 승리의 환호를 내지르며 동료의 원한을 갚아준 릭의 이름을 부르던 그 때,
"크…크크크크크……."
쓰러진 진우가 거친 웃음 소리를 토해내며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칫! 아직도 일어날 체력이 있었나!"
릭 소위는 다시 한번 날렵하게 몸을 움직이며 그에게 접근하며 주먹을 날렸…….
퍼엉!
…지만, 오히려 북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릭 소위의 상체가 대포라도 맞은것처럼 터져나갔다.
투두두둑--
부들 부들……
살점과 뼈조각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 상체가 '터진' 릭 소위의 하체는 피를 뿜으며 부들부들 떨다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
"……."
"……."
방금전까지만 해도 이겼다고 생각하며 기뻐하던 이능력자들은 그대로 경직된 채로, 몇몇은 바보처럼 입을 헤 벌리며 다물줄을 몰랐다.
쉬익!
순간,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진우의 몸이 붉은 잔상을 만들어냈고, 그의 모습은 4명의 텔레포트 이능력자가 몸을 숨기고 있던 전차 뒤쪽에서 드러났다.
"할로~?"
"헛!?"
"앗?"
스칵!
텔레포트 능력자들은 깜짝 놀라며 본능적으로 정신을 집중시키며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하였지만, 용광검이 그들의 목을 갈라내는게 먼저였다.
툭- 데구르르르--
순식간에 4 명의 텔레포트 이능력자들의 목이 날라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은 이능력자들은 아직까지도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우왕좌왕거렸다.
"얼라료~? 님들 분위기 왜 이럼? 아까처럼 환호하던 그 모습이 다 어디로 간거임? 응?"
고개를 갸웃거리며 명백하게 비웃는듯한 표정으로 다가온 진우는 또다시 잔상만을 남기며 남은 텔레포트 능력자들이 숨은 전차로 이동하였다.
"피…피해!"
텔레포트 능력자들은 황급히 사방으로 흩어지며 순간이동하였지만, 진우는 왼 팔을 뻗자 팔 아래쪽에서 총열이 튀어나오더니 총알을 발사하기 시작하였다.
타타타타타타--!
"끄악!"
"커헉!"
정확, 신속하게 몸을 움직이며 텔레포트 사방으로 흩어진 텔레포트 능력자들의 머리와 몸을 걸레로 만든 진우는 황급히 본능적으로 모여서 거대한 염력장을 만드는 염동력자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였다.
푸슈우욱--! 쉬이이이익!!
백팩에 내장된 작은 미사일들이 하늘로 솟구치면서 그대로 급강하하여 염동력자들을 향해 날라갔으나, 거대한 염력장에 의해 미사일들이 공중에 멈추게 되었다.
"크…윽……! 모…모두 천천히 방향을 바꿔……!"
"어이쿠, 내가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것 같았어효?"
쉬익!
자신의 남아있는 한쪽 견장을 잡아던져서 염동력자 사이에 내던지자, 칼날이 튀어나온 견장은 그대로 다시 튕긴 공처럼 둥실 떠올랐다.
"제…제기랄……!"
"우…움직일 수가……!"
"누구…든지 좋으니까 제발……!"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췄다간 폭파될 미사일 다발이 계속해서 앞으로 날라가기 위해 불빛을 토해내고 있는 상황인지라 누구도 거기에서 손을 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체 강화 능력자들을 죽였던 함정이 터지려고 하자 염동력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소리를 외쳤다.
퍼엉! 푸슈슈슉!
화약 터지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칼날이 사방으로 뿌려지며 옴짝달싸도 못하는 염동력자들의 몸에 틀어박혔고, 그와 동시에 염력장이 사라지면서 수많은 미사일들이 그들의 몸을 고깃덩어리로 짓이겼다.
콰콰콰쾅!
"크윽! 쿨럭! 쿨럭!"
후방에서 상황을 관전하고 있었기에 폭발의 영향을 약간만 받은 텔레파시 능력자는 그 충격 때문에 거친 기침을 연신 토해냈다.
덥썩-
그 때, 폭발의 화염을 뚫고 다가온 진우가 유일하게 남아있는 생존자의 멱살을 잡아챘다.
"헤이, 아까처럼 또 승리의 환호성을 내질러야지? 아까전에 날 존나게 후드려 패던 릭이라는 놈을 응원했을때의 그 목소리를 어디로 갔어?"
"어…어째서……."
"응?"
텔레파시 능력자는 고통속에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기침을 토해내며 자신의 의문을 말하였다.
"어째서…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일부러 당한거지……?"
"흐음…원래라면 지옥에 가서 물어보라고 했겠지만, 한 때는 적에게 자신의 비밀을 모두 토해내는 3류 악당을 동경했던 몸이니 이번만 특별히 알려주지."
그가 텔레포트나 염동력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진우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일부러 공격을 당해준 이유를 알려주었다.
"아까 그 분위기 느꼈나? 릭이라는 놈이 나를 두드려 팼을때의 그 고조감을 말이야. 거기다가 내가 쓰러지니까 다들 이겼다라고 생각하며 아예 긴장을 놓을 정도였지."
잠시 목을 쉬게 한 진우는 흥분하기 시작한 어조로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 죽어가던, 일방적으로 당했던 적이 갑자기 압도적인 능력을 내면서 릭이라는 놈을 죽였을때의 반응 봤었어!? 아주 죽여줬다고! 다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상황이 반전되면서 그들이 느낀 당혹감! 그리고 차례차례 동료들이 죽으면서 느껴지는 절망감을! 승리에 도취되어 있던 눈빛이 절망과 고통의 눈빛으로 바뀌는 그 순간을! 카하하하하하핫!"
"크…크윽……."
텔레파시 능력자는 그제서야 자신들이 그의 손아귀 위에서 놀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악마 새끼……!"
일부러 희망을 안겨다주고, 그 희망을 다시 빼앗는것을 즐거워하는 진우의 모습은 그야말로 악당 수준이 아니라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였다.
게다가 그는 일부러 신체 강화자에게 당해주면서 다른 이들로 하여금 근접전에 약하다고 판단하게 만들 정도로 영악했다.
"큭큭큭. 꽤나 즐거웠다. 솔직히 한가지 말하자면 너희들이 릭이라는 녀석을 응원했을때는 저어어엉~~~~말 참기 힘들었어. 너희들의 고조되어가던 희망을 당장이라도 깨고 싶어서 몇차례나 그 녀석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일부러 포기하는것도 꽤나 고역이였거든. 뭐, 그래도 너희들의 반응 덕분에 참아낸 만큼의 보답은 받았지만 말이야."
"개……!"
퍽!
그가 욕하기 위해 입을 열려 하였지만, 진우의 펀치가 그의 머리통을 박살내는게 우선이였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참상이 마음에 든듯이, 양 팔을 벌리며 폐를 최대한으로 넓힌다음, 매케한 냄새와 시체의 피 냄새가 섞이는 향기를 크게 들이마시며 음미하였다.
"스으으읍-- 푸하아아아~~ 절망과 공포가 남아있는 맛깔난 공기…진짜 참을 수 없구만. 이 컨셉으로 밀고가길 잘했어."
원거리 캐릭터의 컨셉으로 나아가길 잘 했다고 스스로 자화자찬한 진우는 후퇴한 전차들을 마저 처리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 하였으나, 바람의 흐름이 약간 거세지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미군 부대가 후퇴한 방향에서 거대한 토네이도들이 생성되더니 전차와 헬기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하였다.
"야, 페리샤. 혹시 네가 하린이를 부른거냐?"
파치치치치--
그의 물음과 동시에, 스파크 소리와 함께 약간 멀리 떨어져 있었던 페리샤가 모습을 드러냈다.
"예. 만약 쿠르드 독립군과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자원을 끌어모아야 자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군의 세력도 약화시켜야 하니 일석이조라 생각하여 독단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처음에 대부대를 발견한 페리샤는 계속해서 스텔스 모드로 모습을 감춘채 그들을 감시하였고, 진우가 자신이 정한 '놀이' 를 즐기는 모습에 하린으로 하여금 퇴각하는 미군을 처리하게끔 무전을 날린 것이다.
"좋아 좋아. 잘 했어. 네가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당연한거겠지. 아참, 나머지 녀석들은 뭐하라고 지시했어?"
"리엘루스로 하여금 하린을 도우라 명하였고, 아이리와 이실리아님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본부에서 방어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후속 공격을 대비한 페리샤의 결정이 마음에 든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고, 자신이 파괴하고 남은 전차들을 처분하기 위해 토네이도가 몰아치는 방향으로 몸을 옮겼다.
============================ 작품 후기 ============================
오늘 2연참을 사용하고 내일 휴재를 소환한다!
왜냐하면 내일 향방예비군 훈련을 가야 하기 때문임!
향방은 당일치기니까 훈련 갔다와서 쓰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하시겠지만, 한번 군복을 입으면 그 날은 모든 만사가 다 귀찮아지는 병에 걸린터라 어쩔 수 없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