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25화 (22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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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잠시 시선을 돌려서 쿠르드 독립군의 이야기를 정리하겠다.

며칠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물자를 수송하러 온 쿠르드 독립군은 갑작스럽게 파괴된 삼태극쪽 기지의 모습에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외부의 누군가가 침입하여 전투를 벌인 흔적 때문에 미국이 기습 공격을 가한것이라고 판단한 그들은 더이상 자신들을 승리로 이끌어주던 삼태극의 무기를 받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되었고, 시릭 사령관 또한 그 상실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우울증 증상까지 보일 정도였다.

시릭 사령관은 이 사실을 최대한 숨기려 하였으나, 결국 이 사실은 각지의 쿠르드 독립군에게 전달되어 사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어째서인지 사기가 떨어져있는 쿠르드 독립군의 모습을 확인한 시리아, 터키는 대규모 공세에 들어서면서 쿠르드 독립군을 패퇴시켰고, 나아가 삼족오가 그려진 치우제의 무기 일부를 입수하게 되었다.

그들 또한 쿠르드 독립군이 가진 가공할만한 무기 성능에 깜짝 놀라며 조사에 들어갔으나, 역시나 조사는 실패로 돌아갔다.

소수이긴 해도 치우제의 AK-47를 손에 넣은 시리아와 터키 정부군은 무기의 성능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땅을 침범한 쿠르드 인을 몰아내기 시작하였다.

치우가 만든 2 대의 파워 슈츠가 터키, 시리아 양쪽에서 활약을 하였으나 물량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후퇴할 수 밖에 없었고, 쿠르디스탄으로 다시 돌아간 그들은 지형의 이점을 이용한 게릴라식 작전으로 가까스로 막아낼 수 있었다.

결국, 쿠르드 독립에 실패한 그들은 상당한 피해를 보면서 음지로 숨어들어야만 하였고, 터키, 이라크, 시리아에서 테러 활동을 벌이는 진짜 테러리스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한 그들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우 일행은 며칠동안 계속해서 이라크 서부로 움직였고, 이따금씩 정찰병들의 기척을 확인하면 그것이 이라크 테러리스트든, 미군이든 상관하지 않고 말살하였다.

노예들은 진우에게 어째서 자칫했다간 협조는 커녕 전면전이 일어날만한 행위, 이라크 테러리스트의 정찰병까지 죽여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그는 이렇게 답하였다.

"쟤네들이 우리 소식을 알리면 이라크 테러리스트 놈들이 환영 피켓을 들고 마중나올까, 아니면 알라의 요술봉(RPG-7)을 들고 마중나올까?"

그걸로 모든것이 해결되었다.

페리샤 또한 진우와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신원불명의 일행이 보인다면 대화보다 제압,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면 기습 공격으로 인사하는 것이 테러리스트들의 방식이라는 점이다.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한게 아니냐 싶겠지만, 애초에 협상이나 대화를 통해 일을 해결하려 했다면 테러리스트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계속해서 이동하여 이라크 서부에 도착한 진우 일행이 가장 먼저 발견한것은 사막 모래 위로 이글이글 타오르는듯이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전쟁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50~60명 규모의 작은 마을이였다.

농사라던가 그런것보단 일종의 중간 거점지로 쓰이기 위해 만들어진 작은 시장형 마을인지, 천막을 쳐서 그 아래로 물건을 나열하는 상인들과 짐을 실은 낙타나 조랑말 따위가 곳곳에 보였다.

멀찍이서 그 모습을 확인한 진우 일행은 차량을 모래 언덕 너머로 숨긴후에 미리 준비한 망원경으로 마을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흐응~ 겉으론 전쟁과는 상관없어보이지만 전운이 감도는 그런 분위기의 마을이네요."

용병 생활로 그쪽 분위기를 쉽게 읽을 수 있는 노아가 가장 먼저 소감을 말하였다.

참고로 전원 모두 파워 슈츠의 냉방 기능으로 몸 안쪽이 시원한 덕분에 사막 특유의 무더위(사막의 태양도 뜨겁긴 하지만, 가장 더운건 뜨겁게 달궈진 모래위로 올라오는 열기)를 무시하고 있었다.

"저 중 몇몇은 테러리스트와 관계가 있을겁니다."

뒤이어 말한 페리샤의 주장대로, 저 중에선 반드시 최소 5~6명 이상의 테러리스트 관계자가 숨어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인님. 그러고보니 이라크 테러리스트와 어떻게 접선하실건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자신에게 생각이 있다고 일축하기에 지금까지 조용히 있었던 페리샤는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물어왔다.

"이번에는 '조금' 강압적으로 나갈 생각이야."

말이 조금이지, 아마 보이는 테러리스트들을 모두 족칠게 뻔하리라.

이제는 그가 말하는 '조금' 이라는 말은 천천히 깔끔하게, '제대로' 는 상황마다 다르지만 여유로울때는 최대한 즐기고, 다급할때는 최대한 빠르게 처리한다는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모든 노예들이 느끼게 된 부분이였다.

"쿠르드 독립군처럼 손을 잡는 방법이 꽤 견실하지 않습니까?"

오버테크놀러지 무기를 만들어서 중독시킨 후에 살라딘의 유산을 내놓도록 만든다.

처음엔 페리샤 본인도 살짝 긴가민가 했지만 알아서 유산을 바치는 쿠르드 독립군의 모습에, 이제는 진우가 말한 마약 중독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깨닫게 되면서 오히려 중용하는 입장이 되었다.

"전에는 살라딘의 유산에 대한 정보가 무엇인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조차 모르는 완전 깜깜 무소식 수준이였으니까 일부러 온건책으로 대한거야. 그에 반해 지금은 이것만 찾으면 게임 셋이지."

그리고선 진우는 자신의 손 등 위에 패널에 새겨진 모양을 따라한 다른 손바닥을 박수 치듯이 탁탁 내리쳤다.

"확실히 그렇군요. 나머진 고문을 통해서 하나하나씩 기지를 초토화 시키다보면 알아서 본거지가 나오겠지요."

역시 전직 악의 조직 출신 답게 '타인에게서 사실을 알아낸다 = 고문' 이라는 공식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한 페리샤는 조용히 머릿속으로 여러가지 고문 방법을 떠올리고 있었다. 단지,

"미안하지만 그 고문은 내 담당이네요, 이 사람아."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진우가 당연히 고문이라는 꿀을 남이 빨게 대줄리가 없다는게 문제지만.

"리엘루스."

"예."

"그동안 본모습으로 제대로 놀아본적이 없지?"

"후훗…저 녀석들만 처리하면 됩니까?"

잔인한 성정을 가진 리엘루스는 진우를 자신보다 상위종, 그리고 암컷을 지배하는 수컷으로서 인정했기에 그의 앞에서만 조용히 있을 뿐이지, 머릿속으로는 언제나 자신의 적을 어떻게 뜯어죽여야 최대한 재밌을까 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하루."

"?"

"하루동안 시간을 주겠다. 일단 저기에 있는 놈들부터 처리한 후에 하루동안 마음대로 놀고 와라. 미군을 족치든, 민간인을 족치든, 테러리스틀 족치든 아무 상관하지 않을테니까. 대신에 꽤 높아보이는 테러리스트 녀석 몇 마리를 산채로 잡아와. 너희들도 마찬가지다. 하루치 식량과 식수를 가지고 마음대로 날뛰고 와."

3일 동안 차량에만 앉아있었으니 하루정돈 마음껏 몸을 풀 수 있는 기회와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겠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위해서 노예들에게 하루동안의 자유를 안겨다주었다.

"그럼 저 먼저 가겠습니다."

말을 마친 리엘루스는 꾸드득거리는, 살과 뼈가 뭉쳐지는 소리와 함께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고, 그대로 사막의 모래를 다리들로 빠르게 파내면서 순식간에 구멍을 만들어냈다.

그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계속해서 모래를 파내며 마을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하더니 마을 중심부에서 팍! 하고 튀어나오면서 순식간에 가까이 있던 인간들을 학살하기 시작하였다.

"꺄아아악!"

"으아아악!"

타타타탕--!

여성과 남성들의 혼합된 비명 소리와 함께, 역시나 민간인으로 위장하고 있던 테러리스트들이 AK-47을 꺼내면서 반격하였으나 그정도 공격으론 리엘루스의 두터운 껍질에 흠집조차 내지 못하는 정도에 불과하였다.

그렇게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난무하였지만, 진우로부터 하루동안 날뛰고 오라는 명령을 받은 노예들은 식량과 식수를 나누는데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아 잠깐! 다들 맛있는것만 골라 가져가냐!"

"레이션도 먹다보면 맛있…을거예요, 언니."

"말꼬리 흐리는 주제에 그럴싸하게 말하지맛!"

가장 서열이 높은 이실리아가 먼저 이것저것 빼가자, 나머지는 조금이라도 맛있는 것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싸움이 벌어졌다.

그런 싸움에서 벗어난 이실리아는 우아하게 걸어나와 모래 언덕위에 걸터앉은채로 리엘루스의 학살극을 구경하던 진우에게 다가갔다.

"확실히 앞으로 있을 전투에선 당신없이 전투를 벌어야 하니까 적당한 워밍업이 되겠네요."

"언제나 너희들을 애지중지하면서 대리고 다닐 순 없으니까. 살라딘의 유산을 얻은 후부턴 국제적으로 놀테니 나 없이 고레벨의 이능력자와 전투를 벌여야 할거야."

그녀들에게 하루동안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게끔 만든 이유는 일종의 전투 훈련이다.

지금까진 자신이 주변에서 있어줬지만, 앞으론 동료들과 힘을 합쳐가면서 난관을 해결해야만 한다.

"걱정마세요. 당신과 함께 있으면 상대적으로 약해보일뿐이지, 모두 각자 자기 분야의 전문가들이니까요."

그리고선 그녀는 다소곳하게 무릎을 꿇으며 진우의 목을 살짝 돌리며 농염한 키스를 하였고, 진우는 그녀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껴안으며 몇초동안 서로의 혀를 뒤섞었다.

"잘 다녀와. 다치지 말고."

"걱정마세요."

입술을 땐 이실리아는 빙긋 웃으며 다시 몸을 일으키며 식량을 방금 막 분배한 후배들에게 다가갔다.

잠시 후, 이실리아와 페리샤가 한 팀으로, 노아, 아이리, 하린이 한 팀으로 함께 움직이기로 하였고, 식량 분배와 팀을 짜는 시간동안 순식간에 마을 사람들을 전멸시키고 어디론가 향하는 리엘루스의 방향을 감안하여 각자 다른 방향으로 출발하였다.

그녀들 또한 진우 없이 자신들끼리 손발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기에, 경험과 전투력을 배분하여 적절하게 팀을 짠듯 싶다.

"다녀올께요!"

"식사 거르지 마세요!"

노예들은 한마디씩 말을 남기며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라갔고, 혼자 남게 된 진우는 엉덩이를 털며 몸을 일으켰다.

"으음…역시 하나 정돈 남겨둘걸 그랬나."

언제나 주변이 왁자지껄했는데 갑자기 조용해지니 적당히 나누어서 보낼껄 그랬나 싶은 후회와 공허함이 밀려오게 되었다.

차라리 자신을 증오하는 욕설과 비명 소리가 울부짖는 시끄러운 장소가 몇백배는 더 낫지, 조용한 장소를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그는 입맛을 다시며 전멸시킨 마을을 요새화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얼마 거리가 멀지 않기에 트럭과 험비를 하나씩 날렵하게 점프하여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거대 거미 괴수에 의해 전멸한 마을 중심부로 내려놓았고, 그렇게 모든 차량을 운반한 진우는 거추장스런 가판대들을 모두 치우며 트럭에 있는 재료들로 이 기지의 방위벽이자 경보기 역활을 도맡을 센트리건을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요즘 갑자기 선작수가 휙휙 올라가네요? 예전엔 하루밤 자고 인나서 확인해보면 언제나 선작수가 약 10편정도 올라갔는데 어제편을 올리고 오늘 확인해보니 거의 50~60건이 선작되어 있습니다?

정말로 누군가가 갑자기 선작수를 천단위로 확확 내려서 작가의 맨탈을 붕괴시키려는 함정을 파고 있는건가!!

이런 잔악무도한 양반들 같으니! 아무리 내가 변태라지만 독자들의 함정까지 이토록 변태스러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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