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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리엘루스가 키반과 맞붙을때, 셀리는 지휘관에게 작은 시장형 마을에서 잠시동안 휴식을 가지자는 건의를 내놓았다.
그녀가 X-Force에 속한 S랭크의 이능력자임을 사전에 알고 있던 지휘관은, 이라크 서부의 중립 지역 마을이 모두 이슬람교의 수니파라는 사실, 그리고 테러리스트 또한 수니파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잠깐동안의 시간을 허락하였다.
최악의 경우, 같은 수니파에게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아군을 공격하려 한다면 테러리스트들과 민간인들간의 불화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을 당해도, 안당해도 이득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크고 부담스러운것보단 작고 이국적인 물건을 골라야겠다 싶은 그녀의 희망은,
투바바바바바바바-----
티티티팅---!
마을 입구 방향에 설치된 터렛이 내뿜은 거친 격발음과, 험비와 수송용 장갑차 전체를 때리는 쇳소리와 함께 깨지고 말았다.
"뭐지!? 이 마을을 분명 중립 마을인데!?"
셀리와 함께 험비에 탄 이능력자는 이 근방의 지리를 잘 알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듯이 소리쳤다.
-후퇴하여 전열을 재정비한다!-
그 때, 무전기로 모든 차량에 지휘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지휘관의 명령은 매우 정론적이며 상식적이였다.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았으니 일단 후퇴하여 부대를 재정비, 본부에 보고를 올리는게 최우선적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정론적인 결과를 선택한 지휘관도 예상치 못한 재앙이 날라오기 시작하였다.
'응?'
자신 또한 지휘관과 같은 의견이였기에 험비에 조용히 있던 셀리는 방탄 유리 너머로 뭔가 잔상같은게 일어난것 같은 현상을 느꼈고, 뭔가 이상함을 느낀 그녀가 눈을 비비적 거릴려던 찰나,
콰지직!
쇠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장갑차의 윗 천장 부분이 U 자 형으로 찌그러졌고, 그 위로 검붉은 파워 슈츠가 모습을 드러냈다.
"레드 토이! 레드 토이다!"
한 눈에 봐도 알려진 그대로의 생김새를 지닌 레드 토이의 모습에 이능력자들은 재빨리 험비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고, 다른 차량에서도 병사들이 우르르 튀어나와 차량 뒤쪽으로 엄폐하였다.
"멍청한 놈! 이 정도 거리라면 네 녀석이 가진 무기도 쓸모 없다는 기본 상식도 모르는거냐!"
레드 토이의 무기들은 화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런 무기를 사용한다면 본인도 그 폭발의 영향에 의해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미군 소속의 신체 강화 3등급의 이능력자가 날렵하게 험비를 밟고 수송용 장갑차 위에 있는 레드 토이를 향해 날라가며 주먹을 날리려던 찰나,
퍼엉!
순간적으로 레드 토이의 팔이 보이지 않더니 가까이 다가가던 신체 강화 능력자의 머리통이 날라가며 피가 힘의 방향으로 흩뿌려졌다.
"뭐…뭐야……?"
갑작스럽게 일어난 현상에 두 눈이 희둥그래진 병사들은 목을 잃고 부들부들 떨다가 수송용 장갑차 아래로 풀썩 하며 쓰러졌다.
"아, 미안. 원래는 내가 원거리 컨셉인데 느무느무느무~ 욕구불만이라서 말이지. 거기다가 심심함이 겹쳐져서 잠깐동안 원거리 컨셉은 집어치우고 신명나게 놀아보기로 했어."
그렇다. 레드 토이, 진우는 터렛들을 만든 후에 너무 심심해져서 몸부림치다가, 자신의 굳어가는 몸을 풀어준 장난감들을 발견하면서 원거리 컨셉은 잠시 집어치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마 노예가 한 명이라도 곁에 남아줘서 그의 욕구를 풀어주었다면 원거리 컨셉으로 농락했겠지만, 그렇지 않다보니 직접 몸을 움직여서 욕구불만을 최대한 해소하고자 하였다.
쉬익!
쫘아악!
그와 동시에 수송용 장갑차 밑으로 내린 진우는 땅에 닿자마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꼐 붉은 잔상을 남기며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병사의 팔 한쪽이 뜯겨져 나갔다.
"끄아아아아악!!"
쉬익!
짜츠츠측--!
"으아아아악!"
또다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대로 한 병사의 왼쪽 눈덩이가 우악스럽게 뜯겨져 나갔다.
쉬익! 빠가각!
쉬익! 파삭!
"보…보이지가 않…끄어어어어억!"
일반인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스피드로 움직여나가던 진우의 손길이 닿은 이들은 모두 신체의 일부분이 뜯겨져 나간다거나, 팔다리의 뼈가 모두 으스러진다거나, 몸에 구멍이 뚫린채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졌다.
잔인하게도 내버려두면 죽지만, 그 전까진 비명을 지르면서 최대한으로 고통스러워 하게끔 만드는 레드 토이의 악행에, 셀리는 자신의 눈으로 봐도 겨우 잔상만 남는 그의 모습에 지금까지 자신들이 알고 있던 정보가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이대로 도주해봤자 결과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셀리는 강적과 대결하면 무전을 할 수 있을 정도로의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소매 안쪽에 장치된 비사용 스위치를 누르며 자신의 몸을 변형시켰다.
흑갈색의 피부는 더욱 까매진데다 코와 눈동자는 고양이과 동물의 그것처럼 변형되었고, 손과 발 또한 고양이과 동물처럼 변형되었다.
쫘악!
날카로운 손톱으로 군화를 찢어내며 답답한 신발을 벗어난 셀리는 자신의 급격한 변화에 놀란 이능력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당신들 뭐하고 있는거야! 아군들이 죽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여유가 있어!?"
"!!"
그녀의 외침에 공포에 질린 이능력자들도 자신들이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아군들이 학살당한다는 사실에 이를 악물며 이능력을 개방시켰고, 그 모습은 잠시 장갑차 위로 올라가서 살아남은 이들의 숫자를 확인하려던 진우에게 포착되었다.
'호오? 저 여자는 뭐지? 표범에다가 인간을 합친것 같은데? 아니, 그것보다…….'
야생적인 동물과 상당히 뛰어난 미인의 얼굴이 합쳐진것도 꽤나 색다른 기분이였다.
게다가 펑퍼짐한 군복이 터질것마냥 팽창되어 있는 가슴 부위와 툭 튀어나온 엉덩이 라인을 보니 벗겨놓으면 꽤나 볼만한 그림이 완성되겠다 싶은 진우는 노예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시간을 때울 수 있는 장난감을 발견하자 관심을 그쪽으로 돌렸다.
"뭐, 용기는 가상하다만."
후욱!
진우는 이능력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며 자신을 향해 야생동물처럼 날렵하게 다가오는 셀리를 지나치며 그녀의 뒤쪽에 있던 염동력자의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이."
"히…힉!?"
"바이."
파각!
인사와 작별인사를 1초 간격으로 말하며 주먹을 휘두르자, 염동력자의 심장 부위를 관통하였다.
"크…커…헉……."
움찔- 움찔-
촤아악!
팔을 빼낸 진우는 자신이 붙잡은 심장과 연결된 혈관이 강제로 뜯겨지면서 사방으로 피를 뿌리는 모습과 피를 공급하기 위한 생명 활동으로 인해 크게 수축됐다 커지는것을 반복하던 심장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제기랄!"
자신의 힘으론 그에게 대항하는게 힘들다고 여긴 텔레포트 능력자는 최대한 멀리 텔레포트 하면서 몸을 피하였지만, 그리 급이 높지 않은 텔레포트 능력자였기에 그다지 멀리 가진 못했다.
훅!
촤악!
진우는 자신이 든 심장을 텔레포트 능력자의 뒤통수를 향해 내던졌고, 빠르게 날라간 심장은 그의 뒤통수와 부딪히더니 피가 쫙 뿌려지며 그의 머리를 적셨다.
"히…히익!? 피……!"
뒤통수에서 아려오는 고통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뒤통수를 만져본 그는 끈적끈적한 피가 묻어져있자, 자신의 부상인줄 알고 기겁하면서 텔레포트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집중력을 가지지 못하였다.
푸컥!
당황하던 텔레포트 능력자를 향해 용광검을 내던진 진우는 자신의 검날이 그의 뒤통수와 미간을 꿰뚫자, 그대로 자신의 손으로 다시 복귀시켰다.
"이 자식!"
셀리는 군인들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그를 향해 용기있게 달려들었고, 대충 떨거지들을 모두 처리했다 싶은 진우는 살아남은 병사들에게 관심을 가지기 보단, 뻣뻣해진 아랫도리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하였다.
'어차피 놈들이 나의 비밀을 알아낸다해도 파워 슈츠를 다른식으로 만든다거나 벗으면 장땡이지.'
자신의 얼굴이나 신체적 특징을 모르는 이상, 다른 파워 슈츠로 갈아 입어도 누가 알겠는가? 거기다가 이번엔 아예 헤비 파워 슈츠를 만들어서 연대급 기지를 한큐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무기들을 탑재하는것도 나쁘지 않았다.
"캬앗!"
물론, 일단은 눈 앞의 표범과 융합한듯한 외견을 가진 여성을 제압하는게 우선이지만.
솩! 솩!
날카로운 발톱을 마구잡이로 휘두를때마다 공기를 시원스럽게 잘라내는듯한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진우는 느긋하게 뒷걸음질 치며 고개를 비튼다거나 상체를 흔들면서 여유롭게 그녀의 공격을 피해주었다.
퍽!
빈틈을 발견한 진우는 힘을 적당히 빼면서 그녀의 복부를 걷어찼고, 힘을 뺀 덕분에 스피드도 빠지면서 그녀는 발차기한 발목을 붙잡으며 안쪽으로 파고 들어왔다.
"죽엇!"
셀리의 날카로운 손톱은 가면 너머에 있는 진우의 눈동자를 향해 날라갔으나 그는 그녀의 팔을 잡으며 힘있게 반쯤 꺽어놓았다.
"아윽!"
팔이 꺽이면서 관절이 뒤틀릴것 같은 고통을 느꼈지만, 셀리는 오히려 그가 주는 힘의 방향을 역이용하듯이 점프하며 왼발로 그의 귀를 향해 정확히 걷어찼다.
까앙!
상당히 큰 소리가 머리를 덮는 후드처럼 생긴 덮개에서 울려퍼졌다.
귀, 정확히는 달팽이관에게 충격을 준다면 힘이 약하다 해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셀리는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무릎을 꿇는 레드 토이의 모습을 상상하였으나,
"응? 귀가 살짝 간지러웠는데 뭔 일 있었남?"
가면이 숨겨주지 않는 그의 인중 아래쪽에 위치한 입술은 명백한 비웃음이 섞인듯히 반월형 모양처럼 올라갔다.
"!!"
셀리는 몸의 변형만 일어나는 다른 신체 변형 능력자와 달리, 표범처럼 신체를 재구성한 후에는 타격력이 신체 강화 6등급, 반사신경과 기민함은 7~8등급보다 뛰어나거나 그 이상의 민첩성을 보여준다.
거기다가 재생 능력 4등급, 밤에도 낮처럼 볼 수 있는 적외선 시야까지 자동적으로 갖춰지기 때문에 신체 변화 능력 앞에 '변종' 이라는 이름이 붙는 이유다.
어쨌든, 신체 강화 6등급의 힘으로 걷어찼는데도 간지럽다는듯이 어깨를 으쓱이는 그의 모습에 그녀의 고양이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일단 고분고분하게 만들어야 뭘 하든말든 하겠구만."
진우는 그리 말하고선 비틀어잡은 셀리의 팔을 자신의 뒤쪽에 있던, 그녀가 타고온 험비를 향해 크게 휘둘렀다.
후웅! 콰앙!
"카흑!"
상당한 힘이 실려있었는지 그녀의 몸과 부딪힌 험비는 그대로 힘있게 날라가버렸고, 이번엔 수송용 장갑차를 향해 몸이 날라갔다.
후웅! 콰앙!
"카학!"
험비보다 무거운 수송용 장갑차 또한 나동그라지듯이 날라가버렸고, 두 차례의 충격을 가한 진우는 그녀의 몸을 자신의 머리 위로 휘둘렀다.
그녀의 팔 대신에 다리를 잡아서 공격을 가하겠다는 생각으로 행한 일이였지만, 그는 그녀가 외형만 표범처럼 변한게 아니라는것을 예상치 못하였다.
"차아앗!"
"억!?"
고양이과 특유의 균형감각으로 날렵하게 공중제비하듯이 돌던 셀리는 발톱을 세우며 오히려 그 힘을 이용하여 있는 힘껏 진우의 머리를 내리쳤고, '쫘가각' 이라는 소리와 함께 그의 머리위를 보호하던 금속 보호대가 발톱이 향한 방향대로 찢겨져 나갔다.
털썩!
"콜록! 콜록!"
'됐다!'
발톱이 금속을 찢으며, 그 너머에 있는 피부까지 닿은 느낌을 받은 셀리는 온 몸으로 받은 충격으로 인해 거친 기침을 토해내면서도 자신의 공격을 받고 쓰러진 레드 토이의 모습에 승리의 확신을 가졌다.
그녀의 발톱이 가진 날카로움은 8등급의 신체 강화 능력자의 위력과 비등한데다, 날카로움이라는 이점 때문에 적이 생물체라면 8등급 신체 강화자보다 더 큰 피해를 가할 수 있다.
그것을 레드 토이의 정수리를 향해 휘둘렀으니 뇌에 손상을 입고 죽었다는 것을 확신하였다.
'그건 그렇고 원래 알려진 능력과 완전히 달랐어. 레드 토이가 원래 신체 강화자였나? 아냐, 나조차 눈을 쫓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를 가진 신체 강화자였는데 그만한 능력자가 움직이기 불편하기만 한 파워 슈츠를 착용할리가 없잖아.'
고등급의 신체 강화자에게 있어선 파워 슈츠는 자신의 몸보다 약한 주제에 움직임에 제약을 주는 장애물에 불과하다.
물론, 진우가 만든 파워 슈츠는 그런 불편함이 모두 해결되어 있으나, 어쨌든간에 셀리의 상식선으론 레드 토이의 행동은 이해하지 못할 상식밖의 것이였다.
어쨌든간에 레드 토이를 해치운듯한 셀리의 모습에, 도망가거나 공포에 질려있던 병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우와아아!"
"이겼다! 녀석이 죽었다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들 또한 잠시동안이였으나 압도적인 죽음의 공포를 느꼈기에, 괴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병사들, 레드 토이의 죽음에 환호하는 병사들, 셀리를 향해 고맙다고 울먹이는 병사들, 모두 눈물을 흘리며 셀리를 향해 환호하였다.
보이지도 않는 공격이 한번씩 이뤄질때마다 동료들의 신체 일부분이 뜯겨져 나가고, 최대한 잔인하게 죽어갈 수 있는 부위만 집중 공격했기에 그의 공격을 당한 이들은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거나 피를 너무 흘린 쇼크로 사망한 상태였다.
그나마 살아남은 이들은 뼈가 부러진 이들이랄까.
병사들의 환호를 받은 셀리는 레드 토이의 시체를 확인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고, 그의 시체를 살피던중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 어째서 피가 흐르고 있지 않는거지?'
뇌가 손상될 정도의 상처라면 피가 줄줄 흘러서 사막의 모래를 붉게 적셔야 정상이다.
"!!"
순간적으로 불길함을 느낀 그녀가 황급히 발을 차며 거리를 벌릴려 하였으나, 그보다 빨리 레드 토이의 손이 셀리의 발목을 잡는게 우선이였다.
"이…이럴수가……! 어떻게 그 공격을 받고……!"
"안그래도 머리가 간지러웠는데 긁어줘서 고마웠어. 암컷 표범양. 그런데 너무 쎄게 긁어서 그런지 좀 쓰라리네에~?"
벌떡 일어선 레드 토이, 진우는 원래 공격을 받자마자 반격하려 하였으나, 공격을 당하고보니 이대로 쓰러지는척 하는게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기뻐하며 환호하지 않을까 싶어서 일부러 죽은척 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왜냐하면 그 병사들의 환호가 다시 절망으로 변하는 그 감각을 느끼기 위해서.
그런 판단을 공격당하자마자 본능적으로 생각해냈을 정도이니, 그가 가진 가학심과 잔인함이 얼마나 뿌리깊게 뇌에 박혀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였다.
============================ 작품 후기 ============================
다음편은 셀리의 ㄴㅇ씬이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