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34화 (234/923)

0234 / 0923 ----------------------------------------------

3장

이실리아와 페리샤의 협공을 맞이한 키반, 노아 일행과 맞붙은 X-Force 대원들.

가장 먼저 이변이 찾아온쪽은 노아와 X-Force 대원 쪽이였다.

루부타의 환상을 각자만의 방법으로 해결한 노아 일행이였지만, 루부타가 살아있는한은 눈을 뜨면 방향 감각이 완전히 엉망이 된 시야가 보이기 때문에 여전히 눈을 감은채로 전투를 치뤄야만했다.

어릴때부터 검의 길을 걸어와 기감이 뛰어난 아이리는 얼추 어느정도 적의 공격, 회피를 읽어낼 수 있었으나, 염동력을 지속적으로 내뱉었다가 빨아들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줘야 적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노아와 하린은 서로 등을 붙인채로 적이라 판명되는 존재는 무조건 공격하였다.

일단 자신들의 주변으로 다가오면 강력한 공격으로 일점사를 퍼붓고, 협공을 취하려고 해도 아이리가 루부타를 붙잡고선 절대 떨어지지 않으니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

해리슨은 발리스틱 나이프를 사출시켜서 원거리로 공격하고 아벨 또한 자신의 몸에 내장된 무장으로 공격하였으나, 해리슨의 발리스틱 나이프는 씨알도 먹히지 않고 아벨의 원거리 무기는 감을 느낀 하린이 바람의 막을 자신과 노아를 중심으로 펼치면서 궤도를 휘어버린다.

정황상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노아 일행쪽이 불리하지만, 그 불리함은 압도적인 방어력을 가진 파워 슈츠로 커버하면서 비등하게 싸우는 중.

하지만, 양쪽 모두 확실한 한 방, 혹은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부족했다.

그리고, 그 '계기' 는 노아 일행에게 손을 들어주었다.

노아 일행과 X-Force 대원들이 혈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에서 약 500m 벗어난 곳.

기이잉--

'등록된 아군 정보 확인 완료. 노아, 하린, 아이리, 인식 확인.'

총탄에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모래색의 낡은 천쪼가리를 뒤집어 쓴 로봇, 불가사리는 어디선가 격렬한 전투가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 조심스래 근원지를 찾아온 후, 자신의 몸에 내장된 시야 확대를 통해 미국 군복을 입고 있는 싸우고 있는 여성들의 정체를 확인하였다.

그동안 여러가지 격전을 치뤘는지 펄럭이는 천 너머로는 장갑의 일부분이 크게 훼손되어 있는것이 드러났고, 다른 부위들도 크게 일그러지거나 폭발에 의한 그을림이 묻어나오면서 전체적으로 노후화 되었다는 인상을 주고 있었다.

미군을 죽여야만 하고, 그 죽여야만 하는 미군이 아군과 싸우고 있으니 당연히 불가사리는 아군을 도와 미군을 처리한다는 선택지를 선택하였다.

일단, 노아 일행과 싸우는 미군쪽 이능력자들의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에 불가사리는 모래색의 천을 뒤집어쓰며 뜨거운 모래 사막 위로 엎드렸고, 미군 이능력자들의 능력을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초기의 불가사리였다면 무작정 사격하며 달려들었겠지만, 수많은 격전끝에 인간과 같은 판단력을 지닌 불가사리는 기회가 된다면 적의 정보를 우선적으로 알아내는것을 중요시 여기게 되었다.

이윽고, 해리슨이 쿨타임이 빠른 텔레포트 능력자, 아벨은 자신과 같은 기계(약간 다른것 같지만), 루부타는 아이리의 검에 베일것 같으면 몸을 꾸불텅하게 만들어서 회피하는데다 한번 공격을 가하면 신체 강화 5등급으로 등록된 아이리가 주르륵 밀려나가니 신체 변형과 아이리보다 강한 신체 강화자라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여기서 가장 먼저 죽여야 하는 상대는…….

철컥-

조심스럽게 포복전진을 하여 저격 포인트까지 움직인 불가사리는 베테랑 저격수들이 전부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로 깨끗하면서도 흔들림없이 견착하며 총구를 겨누었다.

게다가 일반적인 저격수들은 저격총 위에 달린 망원경을 통해 저격하지만, 불가사리는 총구의 궤적만 계산한다면 굳이 망원경을 쓰지 않고도 초장거리 저격이 가능하기에 목표로 삼은 대상과 주변인들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총구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뒈져랏!"

X-Force 내에서 S랭크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해리슨은 자신들의 공세를 쉽사리 막아내는 노아 일행에 모습에 짜증이 났는지 인상처럼 험악한 말을 지껄이며 아이리의 뒤쪽에서 나타났다.

"!!"

쉬익!

아이리는 자신의 뒤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약간 놀랐으나, 해리슨이 텔레포트 능력자라는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기에 놀라는것과 동시에 허리를 반쯤 비틀며 오른손을 크게 휘둘렀다.

일부러 아이리의 시선을 끌고자 큰 소리를 내며 나타난 해리슨은 처음부터 공격을 할 의지가 없었다는듯이 이미 뒤쪽으로 점프하며 후퇴한 상태였고, 그 빈틈을 노린 루부타의 주먹이 길게 뻗어나오면서 아이리의 얼굴을 쳐냈다.

빠캉!

"크읏!"

자신보다 한단계 높은 신체 강화 능력자, 거기다가 신체를 마음대로 변형하여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회피하거나 공격하는 루부타의 주먹에 처음으로 클린 히트를 당하였으나, 얼굴을 가린 바이저가 막아준덕분에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

쩌컹!

하지만, 얼굴을 가린 바이저에서 금속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갈라지기 시작하였고, 얼마 안가 반으로 쪼개지며 아이리의 미모가 드러났다.

'뭐야? 생각보다 엄청난 미인이잖아?'

하나같이 얼굴을 가리고 있기에 얼굴이 알려지면 큰 일이라도 나던가 추녀라서 얼굴을 가린거라 예상했던 루부타는 동양적인 얇은 선이 도드라지는 미인인 아이리의 모습에, 이만한 미녀가 대체 뭐가 부족해서 이런 중동땅까지 왔는지 이해하지 못하였다.

퍽! 타앙!

"게헥!"

아이리의 외모에 루부타의 시선이 고정될 때, 그의 귓가에서 살이 박히는 소리와 아주 약간 뒤늦게 도착한 총성음, 그리고 비명 소리에 깜짝 놀랐다.

"해…해리스으은!"

계급은 달랐지만, 마음이 맞는 친구였던 해리슨이 경악스런 표정과 함께 총탄이 미간을 뚫고 관통하는 모습에 경악성을 내뱉었다.

'지금이다!'

대체 누가 자신들을 도왔는지 몰라도 자신보다 급이 높은 루부타가 경악하며 시선을 팔고 있자, 그 작은 틈을 놓치지 않은 아이리는 빠르게 그를 향해 달려들며 양 손에 쥔 일본도를 X자 형태로 베어냈다.

촤악!

"크헉!"

신체 강화 10등급인 진우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아수라급의 요괴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일본도는 아주 잠깐동안 한눈을 판 루부타의 가슴팍을 크게 갈라내는데 성공하였다.

"핫!"

확실하게 그의 목숨을 끊어내야 한다고 생각한 아이리는 몸을 날리며 그의 명치 부근에 검을 쑤셔넣었다.

"큭…제…제기랄……!"

"자신보다 급이 낮다고 얕보니까 큰 코 다친거다. 멍청한 미국놈."

지금까지 자신을 압도하였기에 동료의 죽음에 깜짝 놀라는 '여유' 를 가진 루부타를 조롱한 아이리는 상체를 들어올리며 팔을 위로 쭉 벋었고, 멍치 부근에서 찔려진 일본도는 그대로 루부타의 머리까지 깔끔하게 갈라냈다.

이라크로 파견나온 X-Force의 대원들은 전원이 공격 방향으로 특출난 인재들이였고 노아 일행 또한 공격력 뛰어났기 때문에, 불가사리라는 계기로 인해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밸런스가 부서지면서 노아 일행에게 유리하게 되었다.

우아하게 검을 휘두르며 피를 걷어낸 아이리는 노아와 하린을 향해 소리쳤다.

"환상을 쓰는걸로 예상되는 적을 죽였습니다!"

"좋아! 잘 했어!"

눈을 감고 아벨에게 공격을 퍼붓고 있던 노아와 하린을 두 눈을 뜨며 혼자 남은 아벨을 집중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후웅!

탕탕탕!!

공기가 일그러질 정도의 힘을 가진 바람의 칼날과 럭비공처럼 궤도를 바꾸며 날라오는 총탄이 자신을 집중 공격하자, 아벨은 이렇게 된 이상 모두 다 같이 죽기로 다짐하며 최악의 사태때 동귀어진을 하기 위해 스스로 자진하여 설치한 자폭용 폭탄을 기동시켰다.

시간은 2분. 2분동안 어떻게든 버텨서…….

"엇!?"

"앗!?"

그 때, 노아와 하린이 깜짝 놀라며 공격을 멈추면서 아벨의 뒤쪽으로 시선이 모여졌고, 아벨 또한 갑작스런 그녀들의 행동에 조심스래 등뒤를 확인한 순간.

파지지직!

"너…너는……!"

출발하기전에 숙지해두었던 스펙터와 동일한 인상착의를 지닌 불가사리가 자신의 등 뒤를 공격하여 명치 방향으로 관통하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휘익!

폭탄을 뜯어낸 불가사리는 곧바로 멀찍이 던지면서, 곧바로 근접전용 나이프로 아벨의 미간을 꿰뚫었다.

콰직-

금속을 찢어내는 소리와 미간에 구멍이 뚫린 아벨은 뇌까지 관통한 나이프에 의해 뇌사가 되면서 쓰러지고 말았다.

콰앙!

이윽고, 전선이 끊어진 폭탄이 작동 오류로 상당히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자, 노아 일행은 갑작스래 나타난 구원군에 놀라면서도 그의 명치에서 뽑혀져 나온 폭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면 자칫했다가 동귀어진 당해서 죽었을것을 생각하니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어……? 너 혹시…불가사리……?"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노아는 천쪼가리 너머로 뭔가 익숙한 얼굴이 보이자, 그 얼굴의 주인을 조심스래 불렀고 아이리와 하린 또한 그녀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정말로 비행기 폭발후에 미군을 상대로 싸우다가 파괴된줄 알았던 불가사리의 모습이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걸어. 뒤로 걸어. 뒤로 포복."

혹시나 싶어서 노아가 불가사리에게 명령을 내리자, 불가사리는 그녀의 말대로 앞으로 걷고 뒤로 걷다가 뒤로 포복하였다.

"어떻게 된거지……? 불가사리가 어째서 살아있는거야? 게다가 방금전의 그 능력은 대체……."

노아가 알고 있는 불가사리는 명중률 높은 터렛에 불과하였다.

게다가 미군을 상대로 단순무식하게 싸우는 모습에 얼마 지나지 않아 파괴되어 분해당할 운명이라 생각했는데, 인간보다 더 민첩한 운동능력으로 아벨을 단숨에 처리하고, 자신들이 모르고 있던 폭탄까지 제거하니 노아로선 어이가 없을 지경이였다.

"보아하니 방금전에 저를 도와 텔레포트 능력자를 처리한것도 불가사리로 보입니다."

아이리의 말이 정말이라면 불가사리는 혼자서 X-Force 대원 둘을 처리한게 아닌가?

대체 일이 어찌된건지는 모르겠다만, 일단은 진우에게 이 사실을 전하는게 우선이라 생각한 노아는 슈츠에 내장된 무전기를 사용하여 진우에게 무전을 날렸다.

"주인님, 주인님."

-하흑! 아아앙!-

-왜? 나 지금 바빠.-

노아는 처음듣는 여자의 신음성에 깜짝 놀랐지만, 아마 운나쁘게 걸린 여자라고 생각하며 신음성을 무시하고 불가사리에 대해 보고하였다.

-앙? 뭔 헛소리여? 걔가 왜 살아있…네?-

지금까지 관심을 끄고 있던 로봇 명령 패널을 확인한 진우는 정말로 불가사리가 살아있다는 표시가 뜨자, 그도 당황감에 뻥찐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단 걔 내쪽으로 대리고 와 봐.-

-그만!! 제발 그만…흐크으응……!-

마지막으로 여자의 신음성을 끝으로 무전이 끝났고, 노아는 진우의 명령을 하린과 아이리에게도 전달해주었다.

세 여인은 불가사리에게 따라오라는 명령을 내리며 자신들이 떠났던 시장형 마을로 향하였고, 수십여분이 지난후에 X-Force 를 원호하기 위해 기지에서 달려온 이능력자들은 이미 시체가 되어 모래 먼지가 뒤덮혀진 시체 세 구를 발견하게 되면서 크나큰 소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노아쪽은 정리 끝, 그리고 불가사리의 합류.

아오...오늘 아침부터 머리가 농담 아니게 '깨질것처럼' 아파오네요.

지금도 계속 욱씬욱씬거리는데 이유를 모르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

그래도 하루에 한편은 반드시 연재해야 하는 '습관' 을 기르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두통을 무시하고 억지로 글을 썼습니다.

...솔직히 전 이번편은 온갖 쌍욕을 먹어도 변명할 말이 없네요. 어떤 비판이든지 묵묵히 받겠습니다.

너무 심하다 싶으면 이번편만 리메이크 하구요.

어쨌든 저는 너무 머리가 아파서 일찍 자러 가보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