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37화 (237/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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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방금전까지 항문이 강제로 확장되는 고통에 기절해버린 셀리의 몸을 어떻게 즐겨야 할까 고민하던 진우는 자신이 부셔버린 벽의 먼지를 온 몸으로 맞으면서 분노어린 심각한 표정으로 인상을 굳히고 있었다.

"브레이브 워리어라……."

그 또한 예전에 검색을 통해 브레이브 워리어라는 미국의 히어로가 있다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어째서 중동으로 갑툭튀하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잠깐. 그러고보니 이 년이 아까부터 키반키반 거리던데 혹시……?'

셀리는 마치 키반이라는 놈이 도착만 한다면 모든게 다 해결될 수 있을것 마냥 그의 이름만을 울부짖었다.

미국의 SS클래스의 히어로, 브레이브 워리어가 중동에 찾아왔다.

'어떤 이유에서 브레이브 워리어가 국가에 의탁하였고, 우리들의 일로 X-Force 에서 파견이 나왔다면…….'

브레이브 워리어가 미국 정부에 의탁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대충 앞뒤는 맞아떨어진다.

브레이브 워리어를 향한 증오심이 들끓어 오른 진우였지만, 가장 중요한점은 일단 부상당한 이실리아를 치료할 치료약을 만드는게 급선무였다.

일단, 여분으로 남아있던 개목걸이형의 이능력자 구속구(레벨 9)를 셀리의 목에 채운후에 혹시나 모르니까 밧줄같은걸로 묶어둔 진우는 브레이브 워리어를 당장에 쳐 죽이러 달려가고 싶었으나, 이실리아를 구하는게 우선이였기에 의약품 재료가 실려있는 트럭으로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만 했다.

'아무래도 '그걸' 써야만 되겠군.'

자신의 파워 슈츠에만 내장되어있는 특별한 기능을 사용하여 브레이브 워리어를 경악과 절망에 이르게 만들어서 천천히 죽여버리겠다는 각오를 다진 진우는 파워 슈츠의 기능에 사용될 희생물인 셀리를 향해 한번 힐끗 노려보고선 작업에 착수하였다.

그로부터 십여분 후, 이실리아의 몸을 안아든 노아가 마을 중심부에 착지하였고, 그로인해 착지 지점을 중심으로 엄청난 모래 바람이 일어났으나 진우는 개의치 않고 노아를 향해 손짓하였다.

"이쪽이다!"

"예!"

진우는 미리 깨끗한 천으로 시트를 새로 깐 침대 위로 이실리아의 몸을 조심스럽게 눕혔다.

"브레이브 워리어에게 발목이 붙잡힌 상태로 여기저기 내동댕이 치듯이 당하셨어요. 아이리 말로는 내상을 입은것 같다고…흑…주인님…우리 엄마 살아나실 수 있는거죠? 그쵸?"

"살릴거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진우는 자신이 의학 지식을 올린것을 다행이라 여기며 미리 제조한 약물을 주시기로 주입시키기 시작하였다.

실제로 그녀 정도의 내상이라면 일단 내장의 상태를 확인하고, 내장이 터졌다면 그것을 봉합해야 하는 엄청난 고난이도의 수술을 해야겠지만, 의학 게임도 아닌데 일반 유저들에게 그런걸 바라는 게임사는 문자 그대로 미친거나 마찬가지다.

"콜록!"

계속해서 내상에 차도가 있는 약물을 주입시키자, 이실리아는 거친 기침과 목구멍에 남아있던 검은 피를 마저 모두 토해내며 의식을 되찾았다.

"하아…하아……. 여…보……?"

"그래, 나야. 조금만 기다려. 지금 좀 더 치료제를 넣을테니까."

"고마…워요……."

"엄마! 힘내세요!"

노아는 의식을 되찾은 이실리아의 모습에 화색이 돌면서 그녀의 손을 붙잡아 격려하였고, 이실리아 또한 딸의 얼굴을 보면서 안심이 되었는지 억지로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계속해서 약을 주입시키던중, 진우는 또다시 주사기를 들다가 눈 앞에 뜬 메세지음에 손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더이상의 약물을 주입시키면 약물 중독으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큿……."

여기서 약물 중독을 일으킨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진우는 주사기를 내팽개치며 침대에 누운 이실리아와 눈 높이가 맞게끔 한 쪽 무릎을 꿇으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처음…보네요……. 그런 심각한…얼굴은……."

"내 여자가 다쳤으니까."

"후후…정말이지…이런 아줌마를 여자로 대해주시다니……."

이실리아는 노아의 손을 부드럽게 밀어내고선 부들부들 떨리는 팔을 진우의 얼굴쪽으로 향하였고, 그는 자신의 가면을 벗어던졌다.

스윽- 스윽-

진우의 뺨을 어루만진 이실리아는 고통에 눈썹을 찌푸리면서도 최대한 밝게 웃어보였다.

"미안해요……. 잠깐…방심해버려서…걱정을 끼쳤네요……."

"미안하다면 부상을 이겨내. 그렇게만 한다면 무슨짓을 하든지 다 용서해줄테니까."

평소와 같은 장난기라곤 조금도 없이, 오히려 고지식함이 느껴지는 목소리와 표정. 이실리아는 다시 한번 말을 이었다.

"후후훗…처음엔…제가 애지중지…키워온 딸아이를 빼앗아가는…도둑놈이라 생각해서…싫어했었는데…그런 당신에게 '여보' 라는 말을…하게 될 줄은…그 때의 난…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확실히 그녀와의 첫인상은 자신의 딸아이를 빼앗아가려는 도둑놈의 모습을 확인하는 깐깐한 장모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

"더이상 말하지 마. 노아는 여기에 둘테니까 휴식에 전념하고 있어. 나는 그 브레이브 워리어라는 새끼를 곤죽으로 만들러 갈테니까."

"여보……."

브레이브 워리어를 향한 증오심이 머리 끝까지 치솟아오른 진우가 몸을 일으키며 밖으로 향하려 하였지만, 이실리아는 그런 그의 팔을 붙잡았다.

병약해진 자신의 팔힘에 몸을 멈춘 진우의 모습에,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그의 모습에 왠지 모를 기쁨을 느낀 이실리아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랑해요. 영원히."

털썩-

"이실리아!?"

그리고선 눈을 감으면서 팔이 힘없이 떨어지자 순간적으로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듯한 충격을 느낀 진우의 두 눈이 희둥그래졌으나,

"호흡이 진정되었어요. 아무래도 약효가 돌아서 잠에 빠지신것 같아요."

"후우……."

황급히 그녀의 상태를 확인한 노아의 목소리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노아 본인도 창백해진 안색이 천천히 혈색이 돌아가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어머니의 모습에 안도감을 느꼈는지 굳어있던 표정이 풀리면서 평소의 미소를 되찾게 되었다.

"푸훗…그건 그렇고 주인님 평소랑은 다르시네요. 평소에는 말을 잘 하시고 상대방을 놀리는듯한 말투를 사용하셨는데, 방금전에는 원래 묵묵한 사람처럼 말이 너무 묵직하시더라구요."

"…원래 너무 당황하면 말수가 적어지는 성격이라서."

진우는 멋쩍은듯이 자신이 내던진 가면을 줏어들고선 다시 착용하였고, 이실리아가 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여유를 되찾으면서 평소의 말투로 돌아왔다.

"자아~ 그렇다면 슬슬 그 브레이브 워리어라는 놈에게 복수하러 가보실까나~ 감히 내 여자를 이 꼴로 만들었으니 그에 상응하는 절망을 안겨다줘야 되겠지?"

그리고선 흑표범 상태가 풀리면서 재생 능력도 사라진 기절한 셀리의 몸을 들어 보이더니 자신의 몸 앞에다가 고정시키더니.

철컥- 철컥- 철컥-

"히익……!?"

쇠사슬같은것이 파워 슈츠에서 튀어나와 셀리의 몸을 파워 슈츠와 하나로 묶는것이 아닌가?

"이 몸의 파워 슈츠에만 내장되어있는 숨겨진 기능이지. 나중에 인질을 잡고 싸워야 할 상황도 많은데 인질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것도 번거롭고, 때문에 손이 비어있기도 하니까 무시못할 강적에게 치명타를 입히기 어려울 수 있잖아? 그래서 그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기능이지. 어때? 꽤 괜찮지 않아?"

아, 돌아왔다.

방금전의 잔뜩 굳어있고 고지식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진중했던 진우가 다시 평소의 능욕마로 돌아온 것이다.

솔직히 방금전의 그 딱딱한 모습이 평소와 다른 무거운 매력같은걸 느꼈었던 노아는 한 숨을 푹푹 내쉬며 그럼 그렇지 라고 자포자기 하는듯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셀리는 진우의 몸에 등을 붙이고 팔을 그의 목을 휘감는듯이 고정되어 알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모습이였는데, 아마 이렇게 제압당한 여자는 평생동안 트라우마가 남게 되리라.

그리고, 그 첫타자는 노아로선 처음보는 붉은 진홍색 머리카락을 가진 검갈색의 피부를 가진 여성이였다.

보아하니 나중에 동료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을 느낀 노아는 그녀가 막내로 들어오면 저런 정신적 공격까지 당했으니 잘 대해줘야겠다며 홀로 다짐하였고, 그런 그녀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우는 부스터를 사용하면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이실리아를 부탁한다!"

"빨리 가세요! 더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다른 동료가 어머니처럼 될 수 있어요!"

푸화아아악--!!

그녀의 외침에 반응하듯이 푸른 불꽃을 토해내며 마하의 속도로 날아간 진우의 모습이 빠르게 점이 되어 사라지자, 노아는 깨끗한 천에 물을 적셔서 이실리아의 몸이 너무 뜨거워지지 않게끔 적셔주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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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앙!

"꺄학!"

자신의 머리통을 잘라내기 위해 크게 스윙하며 날라오는 키반의 대검을 이도류를 X자로 교차하며 막아냈으나, 그 충격까진 감소하지 못한 아이리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몸이 날라가며 땅을 십여번이나 데굴 데굴 구르며 온 몸이 흙먼지 투성이가 되어버렸다.

타다다다다--!

키반이 아이리를 끝장내려고 하자, 공격 명령을 받은 불가사리가 미군으로부터 노획한 돌격 소총을 사격하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티티티티팅!

하지만, 일반적인 소총 따위는 자신의 몸은 물론, 갑옷에게도 흠집 하나 내지 못하였으나, 불가사리의 인상착의가 질리게 들었던 스펙터의 모습과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한 키반은 불가사리를 향해 빠르게 대검을 내리베었다.

후웅!

저레벨의 이능력자를 상대론 무적이였을지 몰라도 자신의 힘 앞에선 가뿐히 잘려나갈 것이라 예상한 일격이였으나, 불가사리는 소총을 내던지고 근접전용 단검으로 자신을 향해 내리찍혀 오는 대검을 막아냈다.

당연하게도 불가사리가 아무리 풀강화된 로봇이라 하여도 SS등급의 히어로인 키반의 검까지 막아내는건 무리.

하지만.

츠캉!

대검을 단검으로 막아낸 불가사리는 압도적인 힘에 의해 몸이 기우뚱거리는듯 싶었으나, 오히려 그의 힘을 이용하여 점프함과 동시에 몸을 빙글 돌리더니 키반의 머리를 발등으로 후려쳤다.

퍽!

"!?"

생각보다 강렬한 충격에 의해 키반의 목이 살짝 휘어들어가면서 고통을 느낀것처럼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그것만으론 그에게 '악' 소리 나올만한 부상을 입힐 순 없었다.

탁!

빠캉!

자신의 관자놀이를 후려친 불가사리의 다리를 성가신 파리를 내쫓듯이 후려치자, 불가사리의 몸이 공중에서 몇바퀴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하자 그 틈을 노린 키반의 발길질이 로봇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츠즈즈즉--!!

하지만, 고통따위를 느낄리 없는 불가사리는 발길질에 날아가면서 균형을 잡더니 약간 불안한 자세로 땅을 긁으며 자세를 잡았다.

'내 공격을 받고도 비명 소리 하나 내뱉지 않는다고?'

그럴리가 없다.

지금까지 자신의 공격을 정통으로 받아낸 적들은 하나같이 고통스런 비명을 내지르거나 비명을 참아내는듯한 소리를 내야 한다.

게다가 고통으로 몸이 휘청거려야 하는데 스펙터는 이정도는 가소롭다는듯이 오히려 날라가는 도중에 자세를 교정하여 땅에 착지하는게 아닌가?

아니, 무엇보다…….

'사람을 걷어찬 느낌이 아니였어.'

대체 이들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 괴수를 조종한데다 자신조차 쉽게 상대하기 힘든 고등급의 이능력자들을 보유하고, 유물 갑옷을 꿰뚫는걸로 모잘라 자신의 몸에 상처까지 입히는 괴이한 무기를 사용하는 수수께끼의 조직.

이정도 수준이라면 미국에서도 조금만 운이 따라준다는 가정하에서 최상위의 조직으로서 군림할 수 있을 정도다.

이만한 조직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는지, 어째서 중동에서 힘을 키우고 있는건지 뒷사정까진 모르지만, 이미 그의 머릿속은 빠르게 이들을 처치하고 셀리를 구출하러 가야한다는 조급함 뿐이였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야근 때문에 늦게 집에 도착해서 늦게나마 글을 올립니다.

야근 때문에 피곤한데도 하루에 한편이 가능하다니...역시 글은 습관처럼 계속 써야만 하는게 정답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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