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45화 (24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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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후웅!

탁!

이번엔 텔레포트에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휘청거리지 않고 사뿐히 땅을 밟은 진우는 페리샤와 얘기를 나누던 민가 안임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섰다.

"아! 찾았다! 주인님 계속 불렀는데 왜 대답을 하지 않으셨어요?"

"어라? 저긴 아까 내가 찾은 곳인데……?"

밖으로 나서자 마침 진우를 찾고 있던 하린과 아이리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아이리는 자신이 확인했었던 장소에서 나오는 진우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것이 아니였기에 의문을 지워야했다.

"무슨 일인데 이리 부산스러워?"

"리엘루스가 돌아와서 보고를 하려고 하는데 주인님이랑 페리샤가 보이지 않아서 지금 근처 한바퀴를 돌고 왔다구요."

하린의 칭얼거림에 그 짧은 시간동안 그런 일이 있을거라곤 예상치 못한 진우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거든. 리엘루스의 상황은 어떻지?"

"브레이브 워리어에게 꽤나 심각한 부상을 입어서 잠시 회복을 하고 왔대요."

사박 사박-

그 때, 진우의 목소리에 마을 한쪽 구석에 있던 리엘루스가 본체의 상태로 비틀비틀 다가왔다.

"상황은 들었다. 부상이 심하다고?"

"…키리릭……."

리엘루스는 작게 머리를 끄덕이며 힘없는 울음 소리를 내뱉었다.

진우는 리엘루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리 하나가 잘려있고, 깊숙히 찔려있는 검상의 모습을 확인한 진우는 그녀에게 한가지 질문을 하였다.

"상체를 인간으로 되돌릴 수 있겠어?"

"조금…아니…많이 힘들긴 하지만…가능은 합니다……."

"그렇다면 이따가 내가 상체를 인간형으로 변신하라고 하면 변신해."

"예…헌데 어째서입니까……?"

"아주 좋은걸 발견했거든. 문제는 거기에 가려면 네 본체로는 힘들다는거야."

함교의 넓이는 충분하지만, 높이가 맞지 않기 때문에 본체에서 부피를 절반쯤 줄인 상체 인간형으로 변신해야 할 것 같았다.

진우의 대답에 반문한건 하린이였다.

"좋은거요?"

"그래. 보게 되면 아주 놀랄만한 좋은거. 하린, 불가사리를 챙겨. 아이리, 새 노예를 대려와."

"옛."

그렇게 진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노예들을 뒤로 하고 이실리아가 누워있는 민가로 향하였다.

"아, 진우님."

노아도 밖에서 다른 노예들이 진우를 찾는것을 들었기에, 그가 갑작스럽게 사라져서 불안해하던 중에 다시 보게 되자 반가움과 어째서 잠시 모습을 감췄는지에 대한 의문이 반쯤 섞인 인사를 하였다.

"노아, 이실리아를 치료할 방법을 찾았다."

"예? 정말요!?"

노아는 어머니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것에 반색하며 일어섰고,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실리아의 몸을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그래. 모두 다 함께 이동할테니까 너도 준비해."

"예!"

준비라고 해봤자 몸만 준비하면 되기에, 곧장 진우의 뒤를 따라나섰다.

밖으로 나서자 리엘루스, 불가사리에게 명령을 내려서 이끌고 온 하린, 그리고 혼절한 셀리를 안아든 아이리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어라? 그런데 페리샤는요?"

"곧 보게 될거야. 리엘루스, 상체를 인간형태로 변형시켜."

"예……!"

꾸드득- 파삭! 파사삭!

"꺄하아악!"

상체를 인간형태로 변형시키면서 상처가 벌려졌는지 피를 쏟아낸 리엘루스는 가까스로 상체를 인간형으로 변신하였지만, 상처의 크기는 최초와 똑같았기에 그녀의 복부는 대검의 크기만큼 구멍이 뚫린 상태였다.

"잘했다, 리엘루스. 고통스럽겠지만 조금만 참아줘. 이제 모두 최대한 좁게 모여."

"??"

영문을 모르겠지만 그녀들이 본 진우는 아무 이유없이 쓰잘대기 없는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니였기에 옹기종기 모였고,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정도로 가까워지자 진우는 하늘을 올려보며 소리쳤다.

"페리샤! 됐다! 그쪽으로 이동시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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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딘님, 다시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이 전함이라면 살라딘님의 육체를 대신할 수 있는 최고의 인조 인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필요없어."

"게다가 전함안에 있는 자체 생산 공장에서는 최고의 병기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신다면 최강의 로봇 군단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필요없어."

"살라딘님은 지하드의 창시자이시자 세계의 주인이 되실 몸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말단 조직원 따위에게 충성을 맹세하신겁니까? 혹시 그가 살라딘님이 기억을 잃은걸 약점 잡아서……."

확!

마스지드의 끈질긴 설득에 짜증이 난 페리샤는 그녀의 목덜미를 붙잡으며 분노어린 표정으로 노려보았다.

"아가리 닥치고 있어. 한마디만 더 하면 그 때는 네 년부터 고철덩어리로 만들어버릴테니까."

"……."

마음 같아선 말로만 하는게 아니라 멋대로 자신을 만들고 마음에 안든다고 버려서 모진 고생을 하게 만든 살라딘에게 충성을 하는 그녀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고철덩어리로 만들고 싶었지만, 이 전함을 운용하려면 그녀의 존재가 필요하기에 꾹 참아야만 하였다.

마스지드가 입을 다물자 페리샤는 자신이 소환됐던 지역을 중심으로 진우가 자신의 노예들을 모으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었다.

'우주에 있는데도 이렇게 깨끗한 화질로 지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니……. 이 전함을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뒈진 살라딘놈은 피눈물을 흘리겠군.'

페리샤는 이미 죽은 살라딘에게 복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이 전함을 자신의 주인인 진우에게 고스란히 바치는것이라 확신하였다.

아마 자신의 전함을 다른 놈팽이같은 놈이 마음대로 운용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면 관짝을 차면서 일어설 정도로 분개하리라.

뭐,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서 사망한지 오래지만.

그 때, 화면 너머로 진우가 모든 노예들을 다닥다닥 붙이고 입을 열며(아쉽게도 소리까진 들을 순 없었다) 무언가를 말하는듯 하자, 마스지드에게 명령을 내렸다.

"저기 있는 사람들 전부를 텔레포트 시키도록. 이건 명령이다."

"…예."

그녀는 불만스럽긴 하지만, 살라딘의 유전자를 지닌 사람에겐 절대 복종하도록 시스템 되어있었기에 순순히 명령에 따랐다.

지이잉--

강화 유리로 이루어진 눈에서 빛이 일어나자, 전함의 텔레포트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지상에 있는 진우 일행을 함교로 이동시켜주었다.

쉬이익--!

"꺄악!?"

"뭐…뭐야!?"

"!?"

갑자기 텔레포트 당한 진우의 노예들은 제각기 당황해하며 비명을 질러댔고, 이미 익숙한 진우는 노예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의문은 나중에! 지금은 이실리아와 리엘루스를 치료하는게 우선이야!"

그는 노예들을 향해 호통을 쳤고, 덕분에 퍼뜩 정신을 차린 그녀들은 자리를 비켜주며 진우가 나갈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페리샤! 위치는!"

"마스지드!"

"…안내하겠습니다. 일단 밖으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지잉-

전투 인원을 최대 1400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거대한 공간이다. 그것을 일일이 말로 알려주는건 불가능하기에 마스지드는 함교 밖으로 나서는 문을 개방시키더니 내부 시스템을 가동하여 천장에 붙어있는 신호등을 반짝여주었다.

"반짝이는 신호등을 따라 가시면 가장 가까이 있는 치료실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의료실에 있는 환자용 캡슐에 몸을 눕히면 자동으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리엘루스! 따라와라!"

거기까지 들은 진우는 신체 강화의 힘까지 사용하며 빠르게 달려나갔다.

타타탁!

빠른 속도로 반짝이는 신호등을 따라나선 진우는 듣던만큼 넓은 함내에서 몇분간 달려간 끝에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자동으로 열리는 문 너머로 마스지드가 말한 환자용 캡슐을 발견하였다.

"후우……."

안도의 한 숨을 내쉰 그는 문이 열려져 있는 캡슐 안에다가 조심스럽게 이실리아의 몸을 안착시켰고,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캡슐의 문이 닫히더니 머리 부분에 위치한 산호 호흡기처럼 보이는 물건이 이실리아의 코와 얼굴을 덮었고, 밑에서부터 연한 파란빛을 자아내는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물이 캡슐 전체를 채워넣었으나, 이실리아는 오히려 전보다 더 편해진 안락한 표정이 되었다.

'정말로 SF물에 나오는 전함이구만. 캡슐형 치료기라니.'

어쨌든간에 급한불을 끈 진우는 뒤이어 힘들게 벽을 짚으며 뒤따라온 리엘루스의 몸체를 부축하며 의료실 안으로 들어왔지만, 큰 문제가 있었다.

"…리엘루스, 아예 인간 형태로 변형할 수 있겠나?"

모든 캡슐은 인간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에 리엘루스가 들어갈 수 있는 캡슐이 없던 것이다.

"여기서 더 이상 변형은…몸에 상처가 커서 불가능합니다……. 주인님…신경쓰지 않으셔도…괜찮습니다……. 재생 능력이 있으니까…상처가 깊은만큼 시간이 걸리겠지만…치료가 가능하니까요……."

"나는 내 노예가 오랫동안 상처로 고통스러워 하는 꼬라지는 절대 못 봐."

조교 도중인 노예의 고통어린 신음성은 대환영이지만, 자신에게 복종하는 노예들이 상처로 허덕이는 모습은 참을 수 없는 진우는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어이! 내 말 들리나! 리엘루스의 크기에 걸맞는 치료 시설은 없는거야!?"

혹시나 싶어서 이쪽의 말이 전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페리샤가 의료실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는지 곧장 기계음 섞인 목소리가 천장 어딘가에 붙어있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주인님, 그 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괴수용 실험실이 있다고 합니다. 괴수를 실험하기 위한 장소지만 그렇기 때문에 괴수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도 존재합니다.-

"가자, 리엘루스."

"…예……."

실험실이라는 것에 거부 반응을 일으켰지만, 진우가 자신의 노예를 실험용으로 사용하는 그런 인간이 아니라는것을 알고 있는 리엘루스는 또다시 천장에서 반짝이는 신호등을 따라 나섰다.

몇 분동안 신호등을 따라가자, 지금까지 지나친 다른 문과 달리 단단한 철벽처럼 생긴 입구를 발견하였다.

철컹!

기계음과 함께 거대한 철벽이 좌우로 열렸고, 그 안에 들어서자 진우로선 생소한 여러 기계들과 강화 유리로 안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거대한 방같은 존재를 확인하였다.

"큿……."

욱일승천의 실험실과 비슷한 분위기를 지닌 실험실 내부의 모습에 나지막한 신음성을 흘린 리엘루스였지만, 진우가 자신의 몸을 가지고 생체 실험을 하는 인물이 아니라는것을 알기에 흔들리는 가슴을 붙잡으며 주변을 확인하였다.

-치료실의 문을 개방하겠습니다.-

철컹!

하나같이 거대한 철문들이였기에 최초에 약간 큰 소리가 동반되는건 필연적인듯 싶다.

어쨌든간에 진우는 안쪽이 어두운 밀실같은 방의 문이 열리는것을 확인하였고, 리엘루스의 몸체를 쓰다듬어주며 입을 열었다.

"문은 열어두마. 변형이 자유자재로 가능한 정도가 되면 다시 되돌아오던가 신호를 줘."

"예……."

실험실에 다시 되돌아온것 같아 불안해하던 리엘루스를 배려하여 문을 열어두겠다고 말해주자, 그녀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열린 문 안쪽으로 향하였다.

타박 타박 타박-

몸체에 붙은 5개의 다리를 쩔뚝거리며 치료실 안으로 들어선 리엘루스의 모습까지 확인한 진우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것이 상처입는것을 싫어하기에 다시 함교로 되돌아온 진우는 페리샤로부터 모든 설명을 듣고 놀라는 노예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구나…페리샤가 살라딘……."

"갑자기 스케일이 커져서 확실히 혼란스럽긴 혼란스럽네."

페리샤의 설명으로 그녀에게 있던 비밀을 알게 되었으나, 다른 노예들의 입장으론 너무 갑작스런 일인지라 혼란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여어, 돌아왔다."

"아, 주인님. 마치 잘 됐네요. 이걸 받아주세요."

"뭔데?"

그 때, 페리샤가 기다렸다는듯이 진우의 가슴팍에 손가락 반마디만한 액정이 달려져 있는 무미건조한 장식물같은것을 붙여주었다.

"원래는 살라딘을 위해 제작된 물건이예요. 지하드 관리라는 명령을 말해보세요."

"지하드 관리."

지이잉-

그녀의 말대로 따라해보자 액정에서 빛이 나더니 진우의 앞에 거대한 홀로그램 화면이 떠오르는것이 아닌가?

홀로그램 화면은 현재 정면에서 보이는 거대한 화면에 나오는 전함의 모습과 동일하였지만, 이쪽은 내부 구조가 훤히 보였다.

-히든 피스, 함선 지하드를 얻으셨습니다. 지하드 관리라는 명령어로 언제든지 함선 내부를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홀로그램 화면을 스마트폰처럼 사용하시면 됩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메세지음.

안그래도 부상자들을 모두 치료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얻은 진우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지하드의 내부 구조를 천천히 확인하였다.

============================ 작품 후기 ============================

전함을 이용한 세계 정복은 리미트 브레이커를 처음 쓸때부터 설정해뒀던 내용입니다.

설정상으론 정상적인 플레이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히든 피스였지만 진우의 주인공 보정빨로 결과물에 비하자면 손쉽게 얻은건 맞음.

가장 쉽게 지하드를 얻는 방법은 초기 설정때 과거를 '탈출한 실험체' 로 시작하는 것. 초기 설정때도 탈출한 실험체도 살라딘의 실험체라는 설정이 존재했습니다.

처음에는 주인공의 과거를 탈출한 실험체로 정할까 싶었지만, 다른 캐릭들도 부각시키고 싶었기에 히든 피스의 열쇠는 페리샤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기 설정때 탈출한 실험체로 정했다면 일단 정신은 달라도 육체는 살라딘의 DNA를 사용한거니까 페리샤와 진우의 성행위는...참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묘한 문제가 되는군요. 자기 자신을 능욕하고 복종시킨다는 캐막장(지금도 막장이지만) 스토리가 되었을겁니다 ㅋㅋㅋ

PS:일찍 올라오니까 연참을 할것 같죠? 안생겨요. 왜냐하면 저도 놀아야 하니까요 ㅎㅎㅎ. 자딸용 소설인만큼 욕망에 충실하다보니 다른 욕망이 더 강하게 갈구되면 그쪽으로 가게 되는 짐승같은 본능을 가진 작가를 탓하지 말아주세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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