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49화 (249/923)

0249 / 0923 ----------------------------------------------

3장

당연한 얘기겠지만, 바그다드에 주둔한 미군 기지가 초토화된 사건은 당연히 세상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이라크 여기저기 퍼진 기지로 도주에 성공한 군인들이 거의 똑같은 증언을 하면서 미국 정부는 더 큰 충격에 받게 되는데, 속칭 '레드 토이' 라고 불리우는 정체 불명의 파워 슈츠 착용자가 혼자서 만들어낸 참상이라는 것이다.

칼 소장은 노장으로서의 연륜덕분에 분위기를 읽어내는데 능하고 그랜드 아크를 실제로 목격하였기에 레드 토이가 가진 그랜드 아크급의 기세를 읽어냈지만, 그러지 못한 이들은 엄청난 하이 테크놀러지 만들어진 파워 슈츠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전차 두 대의 포신을 붙잡아 가볍게 휘두르는 괴력을 보였으니 미국 정부는 살아남은 이들의 정보를 토대로 레드 토이가 근접전, 원거리전 밸런스가 뛰어난 파워 슈츠로 판단하였다.

이게 어찌보면 그랜드 아크보다도 미국에게 더더욱 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세상에는 수많은 이능력자들이 존재하지만, 그랜드 아크나 그를 상대로 싸울 수 있을 정도의 이능력자는 그리 흔한편이 아니다.

그런데 레드 토이는 양산, 혹은 양산이 불가능한 커스텀 파워 슈츠라해도 일단 만들었다는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생산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레드 토이' 의 위험 등급을 상향 조정, 빠르게 조사대와 추가 지원군을 편성하였으나 미군이 정체불명의 세력에게 타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아챈 이라크 테러리스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바그다드에 테러를 가하면서, 그 여파로 미국이 올려준 시아파 수뇌부 대부분이 사망하게 되었다.

시아파로 이루어진 정치가들이 사망하면서 이라크 테러리스트, 수니파의 승리가 거의 확정되었으나 미국은 무력으로 정권을 찬탈한 이라크 테러리스트들을 규탄하며 '정의의 구현' 을 위해 또다시 파병단의 규모를 키워나갔다.

100억 배럴 이상의 유전이 잠든 키르쿠크에서 생산되는 상당한 양의 석유를 싼 값에 얻을 수 있다는것도 매력적이였지만, 이대로 물러선다면 세계 최강대국으로서의 위엄이 무너지게 되어버린다.

이로서 스스로를 이라크 정부군이라 부르게 된 수니파의 테러리스트들은 미국을 적대하며 무기를 모으기 시작하였고, 이라크는 중동의 3번째 핵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참고로 말하자면 1번째 핵은 이스라엘, 2번째는 쿠르디스탄이다.

어쨌든간에 자신의 행동으로 어떤 후폭풍이 일어났는지는 이미 이라크에서 관심을 빼서 알리가 없는 진우는 자신의 전함에서 세균 무기를 생산하면서 불가사리의 몸을 어떻게 만들지 구상하느라 하루라는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다.

"흠. 이정도면 괜찮으려나."

예전에는 키 160cm와 단단한 체구를 지닌 인간형 로봇이였던 불가사리였지만, 이번엔 전략 병기로 탈바꿈 시켜주기 위해 무기를 이것저것 넣다보니 크기가 전차의 2.5배 수준으로 덩치가 커져버리고 말았다.

이제 남은것은 전략 병기로서의 위용을 보여주는것 뿐.

-무기 생산 시설의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었습니다-

그 때, 업그레이드 완료 명령이 뜨자, 진우의 몸은 더욱 바빠졌다.

불가사리 몸 안에 있는 전투 데이터의 블랙 박스를 새로운 몸에 안착시킨 후, 그것의 데이터를 슈퍼 컴퓨터와 연결하여 생산될 기계 병사들의 전투 등급을 상승시켜줄 것이다.

모든 기계 병사들에겐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모두 공중전이 가능하도록 만들 예정이였는데, 마스지드가 텔레포트로 많은 물자를 수송하면 에너지 소비가 매우 크다고 발언하여(살라딘도 이 문제 때문에 지구에 있는 물자를 시간을 들여 조금씩 수송하였다) 병사들이 직접 되돌아올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함이였다.

'일단 인공지능을 너무 높게 잡으면 그만큼 재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니까 적당히 B~A 급으로 잡는게 좋겠지? 장갑이나 유연성, 부스터 개조도 적당히 3~4랭크 정도로 통일하고.'

솔직히 불가사리는 어차피 한국은 다시 돌아올 일이 없으니까 아낌없이 사용하자는 생각으로 만든 괴물이다.

전함 내부에는 상당한 양의 자원이 들어가 있지만, 불가사리 같은 괴물을 계속해서 만든다면 금속과 전자 부품 관련 자원이 금방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기계 병사들에겐 전투 데이터를 수집하고, 격파 당할때 전투 데이터를 보호하는 블랙 박스를 완전히 빼먹을 생각이다.

이렇게 불가사리의 스펙에서 이것저것 다운그레이드 하다보니 이런 시스템 메세지까지 뜰 정도였다.

-고 등급의 인공지능이 얻어낸 전투 데이터를 새롭게 생산될 로봇들의 낮은 인공지능이 모두 소화해내지 못합니다. 새롭게 생산될 로봇의 인공지능이 높을수록 전투 데이터를 받아들일 수 있는 양도 커집니다.-

-현재 생산될 로봇의 인공지능으로는 전투 데이터를 'C' 까지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새롭게 생산될 양산형 기계 병사들의 인공지능은 B.

진우는 인공지능을 올려볼까 싶었지만, 그건 나중에 자원을 얻을 수 있는 구멍이 생긴후에 결정할 일이였다.

일단은 자신의 조직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 숫자가 부족하다는 것을 해결한 후부터 해결해야 하니 말이다.

"지하드 관리."

일단 생산이 어느정도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홀로그램 화면을 기동하여 지하드의 단면도를 확인한 진우는 화학/세균실에 떠오른 수치, 52.8이라는 수치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세균 무기를 만들도록 지시를 내린게 어제였으니, 2일이면 300cc 분량의 세균 병기가 완성된다는데 당연히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간에 무기 생산 공장에도 생산을 지시한 진우는 모든 자원을 써버리면 막상 급할때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을 염려하여, 30% 정도의 자원을 남겨두기로 결정하였다.

그래도 약 120여대의 기계 병사들을 생산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자원을 더 많이 얻기 전까진 이정도로 만족해야만 했다.

'뭐, 어차피 '그 나라' 를 세균 병기로 공격한 후에 자원을 최대한 약탈하면 더 많은 병사들을 양산할 수 있겠지.'

기계 병사들이 어느정도 완성되면 '그 나라' 에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울 정도의 테러를 가할 진우는 그 때를 기점으로 자신의 존재와 삼태극의 발호를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지이이이이이잉---

그렇게 무기 생산 라인이 가동되면서 창고와 연결된 라인을 통해 자원들이 도착하자 수많은 기계팔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진우의 홀로그램에 진한 주황색으로 이루어진 진우의 신호도 있었지만, 전함 내부에 녹색빛의 신호가 4개 더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은 페리샤, 노아, 하린, 아이리의 신호다.

전함의 크기가 워낙 크다보니 각 층의 구분히 확실하다 해도 사람의 기억력으로 모든 층의 구조까지 일일히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고위 간부부터 일반 전투원까지 진우처럼 홀로그램 영상으로 전함 내부의 지도를 볼 수 있는 신호기를 보급해주고 있다.

단, 일반 전투원은 단면도를 통해 전함 내부의 지도는 알 수 있어도 각 시설의 상황 같은건 일절 확인 불가능한데다 자신보다 상위 계급의 간부의 위치를 알아낼 수 없었다.3,4층의 생활 거주 구역만 개방되어 있다.

일반 간부용도 병사용과 거의 동일하며 2,3,4층의 일부분만 개방되어 있는데, 일반 전투원과 일반 간부들은 돈이나 약점이 잡혀 배신할 여지가 있거나 스파이가 위장 잠입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그에 반해 믿을 수 있는 고위 간부용의 신호기는 진우가 가지고 있는것처럼 모든 시설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생산 또한 얼마나 진행되어가는지 알 수 있다. 단지 살라딘의 허가가 없다면 시설 자체를 조종할 수 없다는게 다르달까.

'일단 할거 다 했으니 슬슬 셀리를 조교하러 가볼까나.'

불가사리의 새로운 몸을 완성시키고, 그동안 불가사리가 홀로 분전하며 모은 전투 데이터(모두 적용시키진 못하였지만)를 통해 기계 병사들을 생산하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전력 또한 증강할 것이다.

이제 남은것은 셀리를 조교하여 삼태극의 새로운 전력으로서 가담시키는 일만 남았다.

그 때, 지하드의 단면도와 약간 동떨어진 곳에서 또다른 화면이 떠오르더니 페리샤의 얼굴이 나타났다.

간부용 이상에게만 주어지는 기능으로, 전함 밖이라면 거리의 제한이 있으나 전함 내부에서는 언제 어디서든지간에 이런식으로 서로 통신을 하여 보고를 할 수 있다.

-주인님, 이실리아님께서 의식을 되찾으셨습니다.-

"오? 몸의 상태는 어때?"

-다행히 거의 완치되셨습니다. 애초에 그 캡슐용 치료기가 고위 간부용으로 제작되어 성능도 뛰어난 편이더군요,-

"알겠다. 이실리아용의 신호기를 준비해둬. 아참, 그런데 리엘루스는 아직도 부상이 다 회복되지 않았나?"

자체적인 회복력이 인간보다 월등한 리엘루스가 아직까지도 소식이 없으니 의아하게 느껴진 진우가 물어오자,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일말의 생각도 없이 대답하였다.

-저도 그 문제로 알아봤는데 키반이 사용하던 유물급 대검이 원래 대 괴수용의 효능을 지닌걸로 밝혀졌습니다. 지금 괴수용 치료 시설의 힘으로 치료하고 있는중이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시간이 더 필요할것 같습니다.-

"쯧. 죽어서도 짜증나게 구는 놈이군."

이 분노는 셀리의 몸으로 톡톡히 풀어주리라.

"지금 이실리아에게 가겠다."

-예.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페리샤의 얼굴을 보여주던 화면이 사라지자, 진우는 셀리에게 향하려던 발걸음을 돌리면서 이실리아를 만나고자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였다.

지하드의 단면도를 보아하니 2층에 있던 전투 훈련실에서 아이리, 하린과 함께 훈련시설의 설비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가볍게 몸을 풀고 있던 노아 또한 페리샤의 연락을 받았는지 훈련실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속도를 보아하니 전력으로 뛰어가는것 같은데, 사랑하는 어머니의 부상이 완치되었다는 소식이 반가우니 그럴만도 하였다.

진우도 대충 뒷정리를 하고선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려는지 비상 계단으로 향하진 않았다.

'체신머리 없게 방방 뛰어다닐 순 없지.'

이제는 지구에 유일무이한 우주 전함의 주인이니 그만한 기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는지 천천히 이동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향하였다.

띵-

3층에 도착하자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의료실로 향하던 진우였지만, 이실리아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탁탁탁!!

거의 달려가는듯한 빠른 걸음으로 의료실에 도착한 진우가 가장 먼저 목격한것은 마른 수건 몇 장을 들고 있는 페리샤의 모습과 노아와 함께 미소를 띄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이실리아의 모습이였다.

"아, 여……."

와락!

'여보' 라는 단어를 모두 말하기도 전에 달려들어 이실리아의 가슴쪽으로 얼굴을 파묻으며 그녀의 몸을 와락 끌어안았다.

처음에는 자신과 성행위를 하기 위해 가슴을 애무하려는건줄 알았지만, 진우의 행동은 단지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마치 아이가 어리광을 피우는듯한 모습에, 이실리아는 그의 머리를 토닥이듯이 쓰다듬어주었다.

"다치지마."

그가 내뱉은 대사는 가슴 사이에 얼굴을 파고든 상태에서 말하였기에 목소리가 작긴 했지만 아주 못들을 정도는 아니였다.

"예. 죄송해요, 여보. 다음부터는 무리하지 않을께요."

진우는 아주 어렸을때 부모님들이 빚을 지어서 할머니의 밑에서 자라야만 했다.

나중에 상황이 나아져서 다시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게 되었지만, 그 후에 또다시 상황이 악화되어 돈 때문에 부모님들이 거의 주 단위로 싸워서 분위기가 험악했기에 부모님들에게 애교도, 어리광도 피우지 못한채 누구보다 일찍 철이들어야만 했다.

어차피 접속을 해체하면 사라지는 허상이라도 좋다, 데이터를 삭제하면 지워질 존재여도 좋다.

그는 자신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존재인 이실리아의 품 안에서 그녀의 살냄새를 맡아가며 간만에 느끼는 포근함에 기분좋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 작품 후기 ============================

다음편은 셀리 능욕씬 ㄱㄱ

하지만 연참은 없도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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