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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자, 어쨌든간에 일단 앞으로의 일정은 대략 잡혔군."
일단 이스라엘과 바티칸을 좀비 바이러스로 공격한 후, 삼태극의 발호를 알린다음에 한국에 존재하는 영웅을 찾는다.
노예들도 그 부분을 숙지하고 세부적으로 잡아가면서 계획의 틀이 맞춰졌다.
그렇게 어느정도 틀이 거의 잡혀나가자, 진우가 뒤늦게 생각났다는듯이 입을 열었다.
"아참,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그 고위 간부용 신호기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자신들이 원하는 지역으로 마음대로 텔레포트가 가능하다고 하거든? 로봇들이 모두 생산이 내일 완료 되니까 그 때동안 자유시간을 허가할테니 가고싶은데 있으면 마음껏 가도 돼."
"정말요!? 그러면 로마던가 독일이라던가 유럽 여행도 가능해요!?"
"당연하지. 게다가 숙박비가 들 일은 없을걸? 그냥 돌아와서 자면 되니까.
원하는 국가에 마음대로 들어가서 마음대로 돌아올 수 있다니! 노예들은 자신들의 상식선 밖의 능력을 지닌 지하드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특히,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에서만 자란 하린은 언제나 넓은 세상을 동경하고 있었다.
특히 유럽 여행처럼 평범한 여자들이 원하던 여행을 원하던 하린은 하루동안 마음대로 가도 좋다는 말에 얼굴에서 화색이 돋아났다가,
"아…하지만 돈이 없는데……."
이윽고 다시 침울해졌다.
여행지에서 먹고 즐기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지만, 하린에겐 한국 돈이 들어간 통장은 있어도(그것도 지금 제대로 있는지 의심스럽다) 외하…미국 달러조차 없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악의 조직원 마냥 힘으로 해결하면 그건 그것대로 기분이 좀 그렇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 유럽 여행이 아니라, 평소 분위기의 유럽 여행이였으니까.
"응? 유로 없어? 그러면 나랑 같이 가자. 여행비는 내가 대줄께."
"꺄아아! 노아 언니 사랑해요!!"
"켁! 잠깐! 목! 목좀 놔!"
하린은 여행비를 대주겠다는 말에 괴성을 질러가며, 마침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그녀를 격하게 꽉 안았다.
한국을 떠날 일이 없기에 한화만 쌓아두고 있던 하린과 달리, 용병 생활을 통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자신이 번 돈을 국제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미국 달러나 유로로 교환하여 비상금을 축적해둔 노아 덕분에 돈 문제가 해결되었다.
처음으로 아무것도 짊어지지 않은채 순수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 하린은 흥분으로 들떴고, 진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렇게 보니까 평범한 여자이긴 하네.'
여행에 들떠있는 하린으로부터 눈을 돌린 진우의 시선이 노아와 하린을 제외한 노예들을 향해 돌아갔다.
그 눈빛이 '너희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 라는 뜻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실리아부터 차례차례로 대답하였다.
"저는 괜찮아요. 얼굴이 너무 많이 팔려서 노아와 하린양을 따라가면 난리가 날걸요?"
"그러면 잠깐이라도 좋으니 영국으로 돌아가서 평소에 애지중지 여기던 물건이라도 가져오는게 어때?"
"옛날에는 소중했을지 몰라도 지금의 저에겐 그 물건들은 쓰레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예요."
이실리아가 예전에 소중하게 여긴 물건들은 자신의 전남편의 유품, 그리고 그와 함께 찍었던 기념 사진들이였지만, 이제는 쓰레기 더미에 불과하였다.
우연찮게라도 자신의 손에 들어온다면 아예 불로 태워버림으로서 전남편에 대한 모든것을 말살시키겠다는 생각을 품을 정도.
자신을 향한 애정어린 눈빛속에 담겨진 뜻을 느낀 진우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페리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저도 남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전함을 좀 더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싶으니까요. 마스지드, 도와줄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마스지드는 차후에 이 전함을 물려받아야 할 본래의 주인이 전함에 대해 알겠다고 하니 기계적인 음성임에도 불구하고 기뻐한다는것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하지만, 실상은 마스지드의 약점, 혹은 정보를 하나라도 파악하기 위해서였기에 진우도 그 부분을 딴지걸지 않고 스무스하게 넘어갔다.
리엘루스는 아직 부상 회복중이니까 어쩔 수 없으니 패스. 마지막으로 아이리의 차례였다.
"저는 일본에 다녀오고 싶습니다."
"……."
"……."
순간, 회의실안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모두의 말수가 적어졌다.
그녀가 브레이브 워리어, 키반을 막아준 덕분에 부상당한 이실리아를 그나마 안전하게 후송할 수 있었다. 거기다가 기억에 혼란이 찾아온 이후로 명령대로 착실하게 공적을 세워왔기에 조직내에서 어느정도 그녀를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인정하는 분위기일뿐이지, 그녀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머리에 충격을 받아 이상이 생겼다는것은 언제 어느순간에 제정신으로 되돌아와 등에 칼을 찌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유는?"
"욱일승천의 정보를 빼내기 위함입니다. 욱일승천은 조직원이 행방불명되거나 의문사를 하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중요 시설의 위치를 바꾸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새로운 정보를 가져오겠습니다."
아이리 본인도 자신이 이들 사이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타인의 눈 때문에 행동이 위축되는 그런 심약한 성격이 아니였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쿄스케(진우)가 자신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가 욱일승천을 향한 충성심때문이라 생각하였기에, 이번 기회에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무리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일본행을 주장하였다.
아이리가 가진 의도야 눈치 빠른 사람들은 모두 알고는 있으나 상황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진우가 쉽사리 그녀의 일본행을 결정하지 않으리라 예상했지만,
"좋아. 다녀와라."
"주인님!?"
그는 매우 쉽게 아이리의 일본행을 결정지었다.
노예들은 그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려 하였지만, 그 다음 대사에 의해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대신 네 말대로라면 무기는 필요없겠지?"
키리타니 아이리의 강점은 신체 강화 5등급이라는, 세계적으로 보자면 간신히 초인의 영역에 턱걸음 하고 있는 이능력이 아니다.
아수라 등급의 괴수, 낫 족제비의 날카로운 칼날이 달려있는 앞다리로 만들어진 이도류와 그것을 사용하는 검술이 그녀를 무시못할 강적으로 만들고 있다.
역으로 말하자면 그녀에게 신체 강화 8등급의 이능력자까지 베어버릴 수 있는 이도류를 빼낸다면 그녀가 가지고 강점이 사라지면서 평범하게 검술이 뛰어난 이능력자에 불과해지는 것이다.
"물론입니다."
그걸로 자신의 행동에 신뢰를 보증할 수 있다면 아주 싼 편이라 생각한 아이리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검집에서 낫 족제비의 앞다리로 만들어진 이도류를 회의실 테이블위에 올려두었다.
우웅--
진우와 가장 가까이 있는 이실리아가 염동력으로 검을 가져와 진우에게 손잡이가 향하도록 날려주었고, 진우는 자신의 뒤쪽을 손가락질로 가리키며 저곳에 두라는 체스쳐를 보였다.
자신의 신체나 마찬가지인 검을 내준 아이리의 모습에 살짝 고개를 끄덕인 그는 노예들의 활동 영역을 모두 확인하면서 해산을 명령하려던 찰나,
'아 맞다.'
-삼태극-
-조직 레벨 : 1-
-경험치 : 10000/20000-
-보상 경험치 : 20000/20000-
-보유 기지 : 1개[+]-
-조직원 수 : 7명-
'그러고보니 보상 경험치가 다시 채워졌구나.'
예전에 페리샤와 노아의 정찰 명령으로 모두 소모되었던 보상 경험치가 일주일이 지나면서 다시 회복된 것을 확인한 진우는 아이리의 상태창을 확인하였다.
-키리타니 아이리-
-레벨 : 37
-경험치 : 1811650/1941000
-국적 : 일본
-이능력 : 신체 강화 5등급
-랭크 : ??
-나이 : 21
-소속 : 삼태극
-감정 : 사랑 100, 충성 100
-상태 : 기억 혼란
'흐음…대충 경험치를 10만정도 얻으면 레벨업하겠군.'
진우는 보상 경험치 2만 포인트를 전부 사용하여 아이리에게 조사 임무를 내리면서 앞으로 경험치를 그녀에게 어느정도 몰아주기로 결정하였지만, 기억 혼란이라는 문제가 해결되기전까진 레벨업 직전까지만 올려두기로 하였다.
'그건 그렇고 경험치 올리기 졸라 지랄맞네. 그냥 적을 죽이면 경험치를 얻게 해주면 어디 덧나나?'
-손 진우
-레벨 : 6
-경험치 : 45530/80000
-만복도 : 91%
-국적 : 한국
-직업 : D랭크 용병, 삼태극 총수
-공적 : 머셔너리 용병, 12150/2000
-보유 능력 : 신체 강화 10(피부 경질[+] 급소 무효[+]), 파워 슈츠 10(밸런스 아머 숙련[+] 부스터 ON![+]), 기계학 지식 10(시간과 예산을 조금만 더 주신다면[+] 갑옷 제작자[+]), 무기 숙련10(코만도[+] 크고 아름답습니다[+]), 재생 능력 10(중독 회복[+] 스테미너 회복[+]), 의학 지식5(의무병[+]), 강인함 1, 신체 변형 1, 생물학 지식 4
렙은 쪼렙인데 보유 능력은 만렙 저리가라다.
전에도 설명했듯이 이 게임에서는 적을 죽임으로서 경험치를 얻을 수 없고, 오로지 임무를 통해서만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불공평한데 말이지.'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뽑아내는 언더 드림에게 딱히 쓴소리를 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자신이 죽인 적들만 경험치로 환산했어도 레벨이 30~40대까지 찍었을것이다.
등급간의 능력 차이가 높다보니 레벨업을 어렵게 만들고자 하는 의미는 알겠다. 그래도 지금까지 자신이 죽인 적이 몇명인데 아직까지도 겨우 6레벨이란 말인가!
'쯧. 나중에 한번 언더 드림 사이트에 들어가봐야겠어.'
그동안 게임에 집중하는사이에 패치가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진우는 일단 눈 앞의 일부터 처리하기 시작하였다.
"그럼 더이상의 안건은 없는듯하니 이만 해산하지. 그럴일은 없겠지만 무슨 문제가 생기면 너희들에게 통신을 할테니 그렇게 알라고."
"예.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올께요~"
아이리에게 임무를 전달해준 후에 해산 명령을 내리자 볼일이 있는 노예들은 회의실 밖으로 움직였고, 마스지드도 더이상 할 말이 없는지 다시 전함 내부로 사라졌다.
그렇게 회의실 안에는 진우와 자신의 명성때문에 전함 내부에 남기로 한 이실리아만이 남게 되었다.
스윽-
마치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듯이 의자에서 일어선 두 남녀는 서로를 향해 몸을 가까이 다가가더니 입술을 포갰다.
"으움……."
"하웁……."
서로의 혀를 탐하며 음란한 혓소리가 고요한 회의실 안에서 울려퍼졌고, 수십초가 지나고 나서야 서로의 얼굴이 떨어뜨렸다.
"솔직히 말해서 방금전에 말은 나로서도 조금 감동이였어."
그녀가 전남편에 대한 사랑을 거두고 자신을 사랑한다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과거가 묻어져있던 전남편과의 추억을 모조리 쓰레기 취급하는 모습은 진우로서도 헌신적인 사랑에 약간 감동할 정도였다.
"혹시 후회……."
톡-
전남편을 버리고 자신을 선택한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냐고 물어보려 하였지만, 이실리아는 그런 그의 입술에 검지 손가락을 붙이며 뾰루퉁한 표정으로 토라졌다.
"저는 이제 그런 한심한 남자 따윈 생각하고싶지도 않아요. 아니면 뭔가요? 이제는 저같이 과년한 딸자식을 둔 아줌마는 질렸다 이건가요?"
아줌마는 무슨. 몸매랑 얼굴만 보면 아무리 나이를 많게 봐도 30대 초반이구만.
진우는 이실리아가 삐진 표정을 지어보이자 죄스러운 표정으로 아부를 하며 비위를 맞춰주었다.
"그럴리가 있나? 솔직히 이실리아는 가진 명성도 많고, 겉보기에는 아직도 딸을 가진 어머니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잖아.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격에 맞는 중후한 미중년이나 부자랑 결혼해서 편하게 살 수 있는데, 반올림하면 20살 차이나 나는 어린 남자의 아내가 된게 불만이지 않을까 오히려 이쪽이 걱정이지."
"후훗, 그런 아줌마를 열성적으로 공략한게 누군데 그런가요?"
그리고선 자신의 약지 손가락에 끼워진, 진우가 직접 전남편의 반지를 빼내고 끼워준 결혼 반지를 보여주었다.
"전남편, 유 창호를 잃었을때는 정말 신에게 저주를 퍼붓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 신에게 하루하루 감사의 인사를 빌어요. 저의 진정한 인연을 내려주셨으니까요."
이제는 전남편의 이름에 호칭따윈 내팽개친지 오래인 이실리아는 띠동갑보다 더 어린 새 신랑을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고, 진우는 그런 그녀의 미소에 가슴을 잡으며 애무하려 하였지만,
스윽-
그녀는 자신의 가슴에 올려진 그의 손을 부드럽게 밀어냈다.
"급할거 없으니 침대에서 해요. 이제와서 솔직하게 말하는거지만, 딱딱한 바닥에서 하면 후폭풍으로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구요."
"그…그랬어? 앞으로 신경 써줄께."
지금까지 여러 여성들을 능욕했지만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줄은 생각도 못한 진우는 그녀의 꾸중에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가요. 그동안 못한만큼 듬뿍 짜내드릴께요."
이실리아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잡고 리드하듯이 이끌자, 그녀의 리드에 기분좋은 감각을 느낀 진우는 힘에 못이기는척 딸려나가주었다.
============================ 작품 후기 ============================
잠깐 쉬는 타임이 오면서 이제 그동안 못했던 H씬이 주를 이룰겁니다. 셀리도 복종시켜야하지만 이미 공략된 여캐들도 소홀히 하면 안되는 법이지요.
일단 최대한 되는대로 여캐들과 H씬을 한편씩 찍은후에 이스라엘과 바티칸의 공격을 시작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