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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언뜻 보면 상당히 시간이 오랫동안 전개된듯 싶지만,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바티칸까지 멸망시키는데 걸린 시간은 30분도채 걸리지 않았다.
교황이 좀비가 되어 신도를 우적우적 씹어먹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다시 치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거짓말처럼 느껴지겠지? 허황스럽다고 느껴지겠지? 합성이라고 여기고 싶지? 30분도 안되는 시간에 세계에서 큰 영향력을 선사하는 두 국가가 초토화 되었다는게 쉽게 믿어지지 않겠지?-
치우는 영상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듯이 입을 열었고, 이내 가면 아래쪽으로 드러난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뭐, 어차피 알고싶지 않아도 알게 될테니 믿으라고 설명해봤자 입만 아플뿐이지. 어쨌든간에, 너희들에겐 두가지의 선택지가 놓여지게 되었다. 나의 의지에 굴복할 것인가,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잔인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그리고, 고급스런 의자에 등을 기대며 편한 자세를 취한 그는 낮게 큭큭 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랜드 아크에게 고한다. 내게 항복한다면 2인자의 자리를 보장하마. 아니, 네가 원한다면 너와 내가 지구를 절반씩 지배하여 자웅을 겨뤄도 좋다. 나는 스스로를 굽히고 들어오는 이들에게 가혹한 지배자가 아니니까.-
미국조차 함부로 건들지 못하는 아크로스의 수장, 그랜드 아크를 마치 자신보다 한참이나 아랫줄로 내려보는듯한 눈빛이 화면 너머에서도 역력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삼태극의 수장, 치우. 이 지구의 지배자가 될 몸이며 모든 이들의 의지위에 군림할 자. 그렇기에 나는 내가 공격할 국가를 향해 이 자리에서 선전포고 하겠다.-
그리고선 어디선가 미리 준비해둔 소형 지구본을 화면 밖의 누군가에게서부터 건내받은 치우는 지구본을 살짝 힘있게 밀어내며 빙글 돌리며 검지 손가락으로 회전하는 구체를 멈춰냈다.
빙그르르르--
탁!
-일단은 일본.-
손가락 끝에 멈춘 국가는 일본이였지만, 치우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듯이 지구본을 돌렸다.
빙그르르르--
탁!
-그 다음은 중국.-
빙그르르르--
탁!
-세번째는 미국이로군.-
지구본을 돌려서 마치 무작위로 아무대나 콕 찝은듯 하지만, 실상은 신체 강화 능력을 이용한 동체 시력을 통해 미리 정해둔 국가를 마치 우연찮게 찍어둔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일본을 정복후, 그 다음은 중국을 정복하고, 마지막으로 미국을 정복하겠다.-
다시 화면 밖의 누군가에게 지구본을 되돌려준 치우는, 턱을 괴면서 방금전과 달리 부드러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는 아까 말했듯이 가혹한 지배자가 아니다. 일본과 중국, 미국의 총리, 주석, 대통령은 전 세계를 향한 공개 방송으로 자신들은 치우님에게 저항할 생각이 없기에 항복하겠다는 발언과 모든 무장을 자진 해체한다면 자애로운 나의 마음으로 지배해줄 아량은 있다. 즉, 나의 공개 성명을 끝낸후에 곧바로 항복 의사를 전달하면 그 어떤것도 파괴하지 않고 지배자로서의 아량과 위엄을 보여준다는 뜻이지.-
세계적인 강대국인 세 국가를 두면서도 방금전에 그랜드 아크를 자신의 아래인것 마냥 내려본것과 똑같은 눈빛을 가진 그는 여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슬슬 마무리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곱게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한다면 인세의 지옥이라는게 무엇인지 똑똑히 알려주지. 좋게 말할때 항복하는것이 현명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것을 잊지 말도록.-
치우는 '현명하게' 라는 부분을 자신의 관자놀이를 검지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며 강조하였다.
-그럼 모두들, 즐거운 하루가 되기를 기원하며 불청객은 이만 사라지도록 하지. 그럼.-
뚝-
그와 동시에 전 세계의 화면들은 원래대로 되돌아왔고, 전 세계의 대다수 방송국에서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태에 모든 광고와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지 않았기에 검은 화면만이 나타났…….
-아 맞다.-
그런데 갑자기 치우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내가 재밌게 봤었던 소설의 주인공이 내뱉었던 대사인데, 이걸로 마무리 짓는다는걸 깜빡했지 뭐야.-
안그래도 갑작스런 사건에 화면을 멍하니 보고 있던 지구의 모든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치우의 모습이 또다시 등장하자 움찔거렸다.
-착한 어린이들은 따라하지 말 것.-
뚝-
그리고 치우의 얼굴은 다시 한번 사라졌고, 지구는 잠시동안 황당함에 조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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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소리지만 삼태극이라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알려지지 못한(공식적으로) 조직의 등장에 전 세계는 비상 사태가 일어났다.
특히, 이스라엘과 바티칸이 정말로 세균 바이러스에 의해 영화같은 좀비들로 인해 괴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게 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중국, 미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것처럼 방위 체제를 확립, 비상 경계 태세를 발령하며 삼태극의 공격을 방어하고자 발빠르게 움직였다.
문제는 거기서 끝이 나지 않았다.
이스라엘에서 생겨난 좀비들은 창귀들과 불가사리의 원호 덕분에 손쉽게 인간들의 방어벽을 뚫고 숫자를 불려나갔고, 수백만에 가까운 좀비때가 인근 중동 국가로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다가 바티칸의 좀비들도 이탈리아를 향해 공격하기 시작하였지만, 다행히도 이탈리아는 정치가들이 재빨리 군대와 경찰들로 하여금 바티칸을 포위하여 차량과 바리게이트로 벽을 만들어서 좀비들을 손쉽게 처치하였지만, 이스라엘에서 불어난 좀비때는 숫자가 너무 많기에 인근 중동 국가들의 피해가 커져갔다.
이에 UN에서는 급히 부대를 파견, 인근 국가에서도 위기감을 가지고 더이상 피해가 늘어나면 큰 일이 생길것이라는 판단하에 서로 손을 합치며 큰 피해를 받으면서 좀비들을 처리하는데 성공하였다.
좀비때의 문제는 처리되었지만, 미국에서 자리잡은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땅인 이스라엘이 초토화되고, 생존자들도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삼태극을 향한 증오심을 불태우며 미국의 전비 강화에 전력으로 협력하기 시작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12억의 기독교 신자들도 삼태극의 행동에 분개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은 삼태극을 '지구의 적' 이라 부르며 아크로스 이상 가는 악의 조직임을 선포하였다.
이에 따라 삼태극의 첫번째 타켓이 된 일본은 삼태극을 적대시하는 이들이 찾아오게 되었고, 중국과 미국은 일본 정부의 협력을 받으며 임시로 일본에 부대를 주둔시켰고, 이능력자 부대도 보냄과 동시에 바이러스 무기에 대한 대응책도 충분하다 못해 넘칠 만큼의 방비를 해두었다.
그렇게 전 세계가 삼태극이라는 존재에 의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위기감에 휩쌓여있을 무렵의 일본 욱일승천의 어느 비밀 기지, 집무실.
"삼태극…치우……."
빛에 반짝이며 찰랑거리는 생기있는 금색의 장발, 갸름하고 얇은 라인과 흑옥같은 눈동자에 매끈한 몸매, 그리고 제대로 모양잡힌 각선미를 지닌 일본인 여성은 심기가 불편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부으으으으응--
그 때, 그녀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음에 폰을 꺼내며 오만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헤이세. 회의는 끝났나요?"
-죄송합니다, 공주님. 아무래도 일이 생각보다 복잡하게 흘러갈것 같아서 며칠동안 찾아뵙지 못할것 같습니다.-
일본의 총리, 야마토 헤이세는 자신을 낮추며 젊은 여성에게 '공주' 라는 칭호로 불렀다.
"상황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군요. 욱일승천은 그동안 내가 관리할테니 당신은 대외적인 활동만 신경쓰세요."
-감사합니다, 공주님. 나중에 시간이 나면 차분히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야마토 헤이세는 자신이 욱일승천에 한동안 손을 때야 할 정도로 바쁘다는것을 알려주는게 목적이었는지 용건을 간단히 하며 그대로 끊어버렸다.
일본인 여성도 그런 총리의 수고를 알고 있었기에 딱히 기분나빠하는 모습은 아니였다.
지금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것은 삼태극이라는 조직과, 그 조직의 수장인 치우였으니까.
"어디서 굴러먹었는지도 모를 잡종 주제에 감히 신의 숨결이 잠든 위대한 나라를 공격하겠단 말이지요?"
그녀는 치우가 이스라엘과 바티칸을 공격할때까진 오히려 기분이 좋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진정한 '신의 자손' 이 여기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짓된 신을 섬기는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을 싫어하다 못해 혐오, 증오하고 있던 여성은 삼태극이 잔인하게 두 국가를 초토화 시키는 모습에 환호성을 내지를 정도였다.
하지만, 치우가 삼태극이 정복시킬 다음 목표를 일본으로 지정하면서, 그녀의 심기가 불편하게 된 것이다.
"흥. 존재하지도 않는 신을 섬기는 국가들을 공격할땐 우리들의 동반자가 될 영광을 줄까 싶었는데 알아서 그 영광을 발로 차는군요."
파치지직!
여성은 기분나쁘다는 듯이 주먹을 힘껏 움켜쥐자, 그녀의 주먹에서 푸른 전기가 파직파직 거리며 사방으로 튀어졌다.
그녀의 이름은 후지미네.
일본에서는 라이진(번개의 신)이라고 불리우는, 일본 왕가의 피를 타고난 젊은 공주님이였다.
후지미네는 대외적으론 번개같은 힘을 다루는 염뇌력자라고 과대포장하듯이 소개하고 있고, 대외적인 활동을 할때도 딱 그정도 수준의 능력만 보였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녀의 능력은 문자 그대로 '번개가 되는 것' 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전기를 사용하는 염뇌력자와 달리, 후지미네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몸을 번개처럼 만들어 수십km의 거리를 단숨에 주파할 수 있고, 실제 번개와 비슷한 전력량의 전기로 적을 순식간에 통구이로 만들어버릴 수 있었다.
거기다가 반경 1km내에 먹구름을 만들어내 자신이 원하는대로 번개를 내리치게 만들 수 있었다.
그야말로 번개가 곧 후지미네 본인과 똑같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범한 일본 왕가의 공주로 태어난 후지미네는 자신이 번개 그 자체가 되는 힘을 얻게 되었을때,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신의 후손이라는 망상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떤 나라든지간에 대부분 신의 자손이 내려와서 그 나라를 만들었고, 신이 신체의 일부분이나 어떤 능력으로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화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으나, 실제로 그 신화의 내용따라 '나는 신의 자손이다' 라고 주장한다면 당연하게도 미친놈이라는 소리와 함께 정신병원에 끌려가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덴노' 라고 불리우는, 자신들이 신의 피를 이어받은 직계 자손이라고 주장하는 왕가가 존재한다.
후지미네는 어릴때부터 자신이 신의 후손이라는 세뇌에 가까운 교육을 받게 되었고, 평범한 이능력자들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번개의 힘을 얻게 되면서 스스로를 '라이진' 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물론, '라이진' 이라는 이명은 일본의 총리, 야마토 헤이세를 통해 나라에서 심사숙고하여 건내준것처럼 꾸몄지만 말이다.
어찌됐든간에, 후지미네는 신의 존재가 함께하는 진정한 신국神國, 일본을 공격하겠다는 치우의 선전포고에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었다.
"감히 주제도 모르고 신의 자손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다니. 그 어리석음, 눈물로 후회하게 만들어드리지요!"
파지지직!
퍼엉!
후지미네는 자신의 집무실에 있는 TV에서 재방송되고 있는 치우를 향해 손을 휘두르자, 강렬한 번개가 TV의 내부 기계를 망가뜨리면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크하하하하하하핫!!
됐어! 됐다고! 이걸로 내 소설을 보는 모든 사람들의 타락이 끝났다!!
저번화의 댓글을 보니 '이정도는 너무 약하다.' , '클리셰하다' , '더 강하게 써라' 라는 말을 쓰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예! 드디어 여러분들은 평범하게 잔인한 장면으로는 감흥조차 일어나지 않는 암흑의 종자들이 된것입니다!!
당신들은 나 수준으로 타락했어! 내 소설을 보면서 평범한 장면으로는 감흥조차 일어나지 않게 됐다고! 우리 모두 다 같이 타락한거야! 으하하하하하하하!!
솔직히 말해서 저는 종교의 순기능을 좋게 보고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교황님도 착한 분이라는걸 알고 있기에 너무 강하게는 못 썼지요.
그래서 제 마음속의 다크함이 제대로 분출되지 못했지만, 일본이라면 그럴 필요성은 없지요.
어쨌든간에 여러분들이 평범한 씬으로는 만족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 저 혼자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우리 모두 밑바닥의 밑바닥, 아웃 사이더의 길을 걸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