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69화 (269/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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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일본에서 라이진 후지미네가 치우를 향해 전의를 잡을 무렵, 영웅들의 조직, 펜타곤의 극비 시설에서도 삼태극과 치우에 대한 문제로 논의가 일어나고 있었다.

"틀림없군…이건 지하드가 분명해."

70~80대의 나이로 보이는 하얀 백발의 노인은 펜타곤의 실질적인 리더, 머리에 큰 흉터가 있는 스킨 헤드의 흑인이 가져온 영상, 바티칸 상공위에 떠오른 지하드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하드는 살라딘 본인만이 움직일 수 있는 함선이 아니였습니까?"

흑인 남성은 노인을 향해 정중한 목소리로 물어왔고, 노인은 그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 부분 때문에 당황스럽다네. 분명히 살라딘은 그 때 죽었어."

"그리고 살라딘이 연구하던 실험체들도 모두 회수, 폐기 처분했지요."

흑인 남성은 확신어린 목소리로 노인의 말에 덧붙였다.

"맞다네. 살라딘의 잔해는 모두 지워버렸는데…대체 어떻게 지하드가 움직일 수 있는건지, 그리고 치우라는 자가 어떻게 지하드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군."

노인은 혼란스러움에 머리를 손가락으로 꾸욱 누르며 뇌에 자극을 가하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상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가면 너머의 피부색은 분명히 동양인의 것이겠지?"

"예. 피부 색은 동아시아, 중국이나 한국, 일본인의 것과 거의 동일합니다. 어떤 국가의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기이하군. 정말 기이해……. 삼태극이라는 조직이 대체 살라딘의 유전자로만 사용이 가능한 지하드를 운용하는지는 상상조차 가지 않아. 아니, 애초에 어떻게 지구 밖 우주에 있는 지하드의 존재를 알아챈건지, 도달했는지도 모르겠군……."

노인은 살라딘의 유전자로 만들어졌지만, 그 어떤 이능력을 가지지 못해 자살 테러용으로 전 세계 퍼진 실패작들의 존재까진 모르는듯 하였다.

"지금와서 그 이유를 분석해서 정답을 알아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일단은 외계인의 침략에 맞설 '방패' 를 만드는게 우선이지 않겠습니까?"

"…그건 그렇군. 그것이 내가…아니, 우리들이 살라딘을 배신한 이유니까."

노인은 한 때,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살라딘과 함께 함선을 탈취하는데 동참한 인물중 하나였다.

처음엔 외계인의 함선으로 지구를 수호하자는 살라딘의 주장에 적극 동참, 지하드라 개명된 함선을 인간식으로 시스템을 바꾸고 시설을 개조한 것이 바로 흑인 남자앞에 있는 노인이였다.

하지만, 살라딘이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의 수호라는 사명보단 세계 정복의 야욕을 드러내게 되자, 거기에 실망하게 된 노인과 몇몇 동료들은 살라딘을 배신하면서 모든 경계 시스템과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

덕분에 살라딘은 갑작스런 기습을 받아 사망하게 되었고, 살라딘을 배신한 이들은 펜타곤에 영입되어 지금까지 외계인의 침공에 맞설 병기들을 개발, 생산해왔다.

"참, 말이 나온김에 프로젝트 이지스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95% 정도 완성되었다네."

"그렇다면 이지스의 성능은 지하드와 따지자면 어느쪽이 유리합니까?"

"이지스와 지하드라……."

노인은 흑인 남성의 질문에 잠시 눈을 감고 곰곰히, 그리고 냉정하게 양쪽의 성능을 비교하였다.

"특수 능력은 지하드가 앞서는군. 지하드는 외계인의 함선이 가진 방어용 실드와 살라딘이 포획한 염동력자들의 뇌를 이용한 염동 실드 시스템, 그리고 텔레포트 능력자들의 뇌를 사용한 텔레포트 시스템은 도저히 똑같이 재현할 수 없었으니."

살라딘은 이능력자들의 힘이 육체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뇌' 가 가진, 과학적으로 분석이 힘든 힘을 통해 발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지하드의 염동력으로 이루어진 실드와 텔레포트 능력은 살라딘이 붙잡은 이능력자들의 뇌를 척출하여, 그 뇌를 보호액이 가득차있고 함선의 시스템과 연결된 강화 유리에 안치시켜두면서 뇌가 사용하는 이능력으로 기동된다.

거기다가 외계인의 과도한 실험으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염동력자와 텔레포트 능력을 지닌 동료들의 뇌를 척출하는 잔혹한 살라딘의 모습 때문에, 노인과 그의 의지에 함께 하는 동료들이 살라딘을 배신한 이유이기도 하다.

흑인 남성도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그런짓을 하고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였다.

"오히려 그 부분은 재현하지 않으셔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전함의 성능면으로만 따지자면 이지스가 더 위라네. 아무런 방해나 추가 지원없이, 1:1로 지하드와 이지스가 전투를 벌인다면 십중팔구는 이지스의 압도적 승리라고 장담할 수 있지."

하지만, 노인의 말은 지하드가 텔레포트로 후퇴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의 설명이였지만, 노인과 흑인 남성은 그 오류를 찝어내지 않았다.

"1:1로도 압도적이라면 2:1로는 가뿐하게 완승하겠군요."

"당연하지. 2대의 이지스라면 지하드가 달로 도주하지 않는 이상은 간단히 승리할 수 있다네. 아니면 2대를 따로 운용하여 지하드가 우주로 도망칠 것을 대비하는 것도 괜찮고."

한 때, 살라딘의 동료이자 외계인의 실험으로 외계인이 가진 하이테크놀러지의 기술을 가진 노인은, 살라딘을 배신한 이후에 평생을 바쳐 외계인의 침략에 맞설 수 있는 방패를 만들어왔다.

그것이 펜타곤의 극비 시설에서 건조중인 2대의 이지스 전함이다.

"그래도 일단은 삼태극과 대화를 해볼 예정입니다."

"곱게 말로 해결할 수 있을만한 인물로는 안 보이던데."

"그렇다해도 지하드가 가지고 있는 전력과 소모전을 펼치는건 미래지향적으로 봤을땐 그다지 옳은 판단이 아닙니다."

"하긴…이지스가 전투에 특화된 전함이라면, 지하드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이 가능한 만능형 전함이니까. 일단은 외계인의 침략에 대해 설명해서 협력을 받아낼 수 있다면 훨씬 수월하게 침략을 막아낼 수 있겠지."

노인도 지하드가 합류한다면 상황이 훨씬 더 호전될 것이라 여겼는지 그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였다.

"나는 이만 남은 5%를 완료시켜야 하니 이만 일어나겠네. 최악의 경우엔 지하드를 파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니 빨리 이지스들을 건조해야지."

노인은 그렇게 몸을 일으키며 어디론가 사라졌고, 펜타곤의 리더인 흑인 남성은 삼태극과 접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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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삼태극의 발호에 거대한 혼란을 겪게 되었고, 모든 국가들은 바티칸 상공에 있던 거대한 함선이 사라지자 그 흔적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진우 일행은 우주로 올라와서 유유자적하게 다음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다.

"하루에 세번 가능하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사기적이군요."

페리샤는 3번뿐이지만 지구 어디로든지 이동이 가능한 텔레포트 기능을 가진 함선, 지하드의 위용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다.

이런식이라면 공업 지대나 군사 기지를 폭격하여 빠르게 사라지는 테러가 가능하게 되고, 급할거 없이 천천히 저항하는 세력들을 공격한다면 종국에는 전 세계가 전의를 상실하면서 항복하게 될테니 말이다.

"비록, 세 국가뿐이지만 대국적으로 보자면 지구상의 모든 국가를 향해 선전포고를 하였으니…주인님?"

페리샤는 팔짱을 끼며 허공을 향해 눈을 고정시킨 진우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왔다.

"…잠시 사이오닉 가동실에 다녀오지."

"예?"

"혹시 유전자 재배열 문제인가요?"

이실리아가 물어보자, 진우는 턱을 한차례 끄덕였다.

"이제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싸워야 하니까 내 능력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싶어서. 그럼 다녀오지."

그렇게 말하며 노예들을 뒤로하고 회의실에서 나선 진우는 곧바로 유전자 재배열실을 향해 걸어가면서 자신의 상태창과 메세지를 확인하였다.

-이스라엘에게 괴멸적인 피해를 가하여 국가로서의 존속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면서 사실상 멸망 되었습니다.-

-바티칸의 모든 민간인들과 성직자들을 전멸시켰습니다.-

-손 진우

-레벨 : 29

-경험치 : 1039936/1120000

-만복도 : 100%

-국적 : 한국

-직업 : 삼태극 총수

-보너스 포인트 : 11

이스라엘과 바티칸을 멸망시키면서 얻게 된 경험치는 994406.

사실상 100만에 가까운 경험치였다.

6에 불과한 레벨은 29레벨로 폭업. 보너스 포인트가 2레벨마다 1포인트씩 오르니까 11포인트가 주어졌다.

경험치가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30레벨이 되면서 12포인트를 받아낼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거기까진 도달하지 못하였다.

'이제는 나조차도 진심으로 상대해야 할 적들이 나오겠지. 게다가 외계인의 침략에 대응하려면 장난스러운 특성들을 모두 수정해야해.'

자신의 적이 세계 정복에 저항하려는 강대국과 선의 조직들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외계인의 침략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진우로서도 확실하게 능력을 재수정해야만 하였다.

지잉-

엔진실과 함께 있는 사이오닉 가동실에 도착한 진우는 자동문의 입구를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전함이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을 확인하게 되었다.

파츠츠츠츠츠츠--

1층부터 4층까지의 높이를 지닌 반투명한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기둥의 위아래쪽에서는 주먹만한 구체들이 중앙을 향해 모이고 있었다.

그리고, 기둥 중간에는 초록색의 거대한 구체가 스파크 같은 소음을 토해내며 주먹만한 구체들을 흡수하면서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것이, 장난으로라도 구체를 향해 뛰어들면 몸이 분해될것 같은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뭐, 어차피 반투명한 기둥으로 보호 되고 있으니 자살하고 싶다며 뛰어들어봤자 추락하는게 우선이겠지만.

'아차, 지금은 이런걸 볼때가 아니지.'

꽤나 SF적인 장관인데다가, 대체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건지 의문이 들었으나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기에 주변을 두리번거린 진우는 한쪽 구석에 위치한 문을 확인하였다.

딸칵- 철컹!

"허?"

다른 문과 달리 스위치를 누르면서 개폐하는 형식의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선 진우는, 상당히 큰 실내가 3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는 모습과 사람이 누울 수 있는 거대한 캡슐과 수많은 뇌가 보존된 강화 유리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이건……."

그러고보니 사이오닉 가동실에는 유전자 재배열실뿐만 아니라 텔레포트, 염동력 실드 구동실도 함께 존재한다.

만약, 마스지드가 진우를 진정한 주인으로 모셨다면 여기서 튀어나와 이 시설의 내용을 설명해주었을 것이다.

"혹시…지하드가 사용하는 텔레포트와 염동력 실드는 이 뇌의 힘으로 사용하는건가?"

얼추 정답을 맞춘 진우는, 일단 스킬과 특성을 새롭게 정리한 후에 천천히 확인하기로 결정하면서 거대한 캡슐에 몸을 눕혔다.

"뭐, 지금은 이런것에 신경쓸때가 아니니깐……."

캡슐 안쪽에 위치한 ON 이라는 스티커가 붙여진 스위치를 누르자, 캡슐의 입구가 닫히면서 거의 밀봉에 가깝게 밖과 차단되었다.

-유전자 재배열을 통해 지금까지 선택한 능력 포인트를 모두 회수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 재배열은 오로지 단 한번만 가능하게 됩니다. 정말로 스킬을 초기화 시키겠습니까?-

-YES, NO-

"당연히 YES."

지금까지는 자원이 부족하고 반 재미삼아 특성과 포인트를 선택했지만, 이제부터는 철저히 게임을 공략하기 위한 전투력 특화 능력만을 선택하기로 결정한 진우는 포인트 하나를 선택하는데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적들도 진심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주인공도 진심으로 스킬 재분배 하게 되었습니...

으어어어어어어...눈 아파아....

아니, 정확히는 아프다기 보단 눈이 엄청 피곤할때의 그 느낌이 계속해서 느껴지네요. 덕분에 글 쓰는데 집중이 안되서 진짜 혼났음.

내일 안과라도 가봐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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