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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가벼운 종이는 특성상 흉기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종이가 수십여장 이상 겹쳐지게 된다면 책으로 내려치는것과 버금가는 파괴력을 낼 수 있다.
짝!
"컥!"
100장의 만원권이 묶여있는 돈다발로 손찌검 맞듯이 얻어맞은 민태식은 무기가 된 종이가 얼마나 무서운이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딱!
파워 슈츠를 착용한채로 힘있게 지폐 다발로 민태식의 뺨을 후려친 남궁 신은 그의 입안에서 빠져나온 이빨이 벽에 부딪히며 작은 소음을 만들어냈지만, 그 미세한 소음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으으윽……."
"끄윽……."
그리고 여기저기 널부러진, 위압감 조성을 위해 검은 양복으로 통일된 조폭들이 고통어린 신음성을 토해내며 애벌래처럼 몸을 꿈틀거리고 있었다.
"야."
짝!
신은 지폐 다발을 휘두르며 멱살을 잡아 올린 민태식의 얼굴을 후려쳤다.
"칵!"
"내가 돈 안주겠다고 했냐?"
짝!
"악!"
"니들이 지랄하지 않아도 그 더러운 빚을 다 갚을 예정이거든?"
짝!
"케헥!"
"그런데 성실하게 돈을 갚으려는 사람에게 이딴식으로 보복하려고 해?"
짝! 짝! 짝!
"카학! 으아악!"
민태식은 복수를 위해서 조직원 20~30명을 동원하고, 쇠파이프나 각목등으로 무장시킨채로 신의 집을 습격하였다.
하지만, 낌새를 눈치챈 신이 미리 파워 슈츠를 착용하면서 맞이하며 조폭들을 힘으로 때려눕혔고, 집 밖과 안쪽 마당(이라고 부르기 부끄러울 정도로 작지만)에는 검은 양복의 조폭들이 흙으로 더럽혀진채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처음 민태식은 신의 아버지를 인질로 잡으려 하였지만, 집이 워낙 좁은 곳인지라 파워 슈츠를 장착한 신이 상체를 좌우로 크게 흔들면 아무리 넓게 퍼져도 의미가 없을 정도였다.
결국, 모든 조폭들이 때려눕혀지고 유일하게 남아있던 민태식은 도망가기전에 신에게 붙잡혀 이런 수모를 겪고 있는 것이다.
계속된 돈다발로 이루어진 폭력에 어금니 몇개가 날라가면서 고통을 호소하자,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신들을 깔아뭉개고 괴롭히던 악당의 고통에 가학적인 쾌락이 섞인 미소를 지어보인 신의 손은 자비심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만…쿨럭……! 그만하거라……!"
그 때, 방안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신의 아버지가 못참겠다는 듯이 신을 향해 호통을 쳤다.
"예? 왜요?"
신은 자신의 행동을 꾸중하는듯한 아버지의 모습에 사춘기 시절에도 보이지 않았던 반항적인 태도와 찌푸린 표정으로 응답하였다.
"네가 지금…크흐흠……! 무슨 짓을 하는건지 알고 있느냐! 네가 그토록 증오하던 폭력으로 상대를 억압하고 있지 않느냐! 쿨럭! 쿨럭!"
억지로 기침을 참아내며 신의 폭력적인 행동을 꾸중한 아버지는 말을 끝내자마자 마른 기침을 연신 토해내야만 하였다.
"제가 증오하던 폭력이라구요? 제가 지금 약자를 괴롭힙니까? 아무 이유없이 시비를 거는걸로 보이세요? 이 새끼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들을 때리고 즐거워하던 쓰레기였다고요! 그런 놈에게 복수를 하는게 무슨 '폭력' 입니까!"
신의 반응을 정상적이였다.
지금까지 자신들을 무던히도 괴롭히던 조폭들을 상대로, 힘이 생겼기에 힘의 법칙을 되돌려주는건 누구나 생각할법한 통쾌한 복수였으니까.
게다가 타인을 억압하고 핍박하는 '악당' 을 상대로 복수하는것 뿐이지, 지금까지 약자를 괴롭힌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에 신의 울분어린 외침은 아버지의 이상론에 대한 답답함이 서려있었다.
"그럼 이 새끼들이 우리들을 괴롭힌건 그냥 무시하자고요? 이 개새끼들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두 눈 뜨고 겪으면서도 아버지는 분하지도 않냐고요!"
"폭력으로…쿨럭……! 이루어진 복수는…결국 폭력으로 되돌아오는 법이다……. 아무것도 낳지 못해! 쿨럭! 쿨럭!"
"크으윽……!"
신은 아버지의 기침어린 호통에 이를 악 물며 머릿속으로 이대로 민태식 패거리를 반불구로 만들까, 말까를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제…제발 살려주세요……. 저…저도 위에서 시킨거라서…어쩔 수가 없었다구요……!"
민태식은 이때다 싶어서 손이 발이 될 정도로 싹싹 빌기 시작하였다.
이내 무언가를 결정한 신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면서 민태식의 몸을 거칠게 내려주었다.
아버지의 사상과 아버지의 가치관을 뼛속까지 박혀있는 남궁 신은 분노보다 이성을 앞세우는데 가까스로 성공한 것이다.
"꺼져. 그리고 니 윗대가리들에게 전해. 돈은 갚는다. 하지만, 너희들이 정한 이자는 뺀 원금만 갚겠다고."
조폭들이 마음대로 정한 이자를 무시하고 원금만 갚겠다는 그의 주장에, 평소 같았으면 지랄한다고 윽박질렀을 민태식이였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의 손아귀에서 풀려난것에 기뻐하였다.
"가…감사합니다! 빨리 일어나! 빨리 가야 한다고!"
간신배 같은 표정과 함께 신음성을 내는 부하들을 닥달한 민태식은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후다닥 사라졌다.
하지만, 달동네 아래로 내려가는 그의 표정은 분노와 치욕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씨발 새끼! 감히 나에게 이딴 모욕을 줘……!? 반드시 오늘 일을 후회하게 만들어주겠어……!'
나름 정예로 꾸민 부하들을 총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깨진 민태식은 더이상 이 일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겼다고 판단, 위쪽에 보고하여 지원을 받기로 결심하였다.
'두고보자! 반드시 네 놈의 그 면상을 깔아뭉개 버릴테니까!'
남궁 신의 아버지 덕분에 불구가 될 뻔한것을 면하였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남궁 부자를 향한 증오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모기처럼 생긴 초소형 로봇에 의해 감시하고 있던 진우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 판에 박힌 현대물 판타지를 자신의 입맛대로 바꿀 계획의 마지막을 장식하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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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출장이요?"
"그래. 중요한 일이 생겼거든. 한…최소 3일, 길면 일주일은 걸릴거야."
대여료와 용병 등록비를 수금하러 온 진우는 3~7일 사이로 중요한 볼일 때문에 다른 곳에 가봐야 한다는 소식을 신에게 알려주었다.
추욱-
지금까지 어둡고 절망만 가득찼던 자신의 삶에서 이토록 희망찬 빛을 향해 이끌어준 은인을 한동안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소식에 신은 추욱 늘어지면서 의기소침해졌다.
딱!
"아약!"
"누가 보면 애인인줄 알겠다 짜샤. 난 게이는 커녕, 남자끼리 맨 살을 부디끼는것을 상상하는것만으로도 토악질이 나오니까 그딴 표정 짓지마."
신의 뒤통수를 후려친 진우는 불만어린 표정으로 매섭게 노려보았지만, 이제 매서운 표정을 풀며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이제와서 말하기엔 조금 이른것도 같지만, 파워 슈츠의 성능이 있다고 해도 겨우 일주일만에 그정도 실적을 얻게 된것은 온전히 네 재능이야."
-남궁 신-
-레벨 : 3
-경험치 : 6911/8000
-국적 : 한국
-이능력 : -
-랭크 : -
-나이 : 25
-소속 : E급 머셔너리 용병
-감정 : 호감 100, 존경 94
일주일만에 일반인의 신분으로 E랭크 용병이 되었고, 1레벨에 불과하던것이 3레벨(뭐가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로 성장한 상태였다.
기회를 얻으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빡세게 일한것도 있지만, 파워 슈츠의 성능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면서 맹수급 괴수들 따윈 이젠 아무렇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경험치와 실력을 얻게 되었다.
'적당하게 얻은 전투 경험치, 나에 대한 호감도는 100, 그리고 조폭을 향한 선전포고. 여기서부터는 내가 남궁 신의 곁에 있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방패막이가 되어줘야만 한다. 그렇기에 여기서는 든든한 방패막이 역활을 해주던 내가 사라져줘야만 최고의 베스트 시나리오가 완성되지.'
다음 이벤트가 일어날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줬으니, 여기서는 남궁 신이 받을 '불행' 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존재가 잠시동안 이탈해야만 한다.
그리고, 진우가 선택한 이탈 방법은…….
"큼큼……! 그러니까…음……."
지금까지 막힘없이 할말 못할말 다 했었던 진우가 갑자기 말문을 쉽게 열지 못하자, 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뭐 잘못 먹었나 싶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가 출장을 다녀온 후에…크흠…파트……."
그리고선 이를 악물고 두 눈을 질끈 감은 진우는 고개를 반대쪽으로 크게 획 돌리며 짜증을 부리듯이 말을 이어나갔다.
"파트너로서 최소한 쓸만한 고기 방패 수준은 된 것 같으니 다음부터 이 몸을 위해 죽기살기로 버틸 각오를 해두는게 좋을거다!"
"…아……?"
"네가 지금까지 한 의뢰는 준비 운동에 불과해! 내가 하는 일은 수준 자체가 다르니까! 나중에 우는 소리 해봤자 절대 봐주지 않을테니 그렇게 알아!"
홱!
거기까지 말한 진우는 끝까지 얼굴을 보이지 않은채로 몸을 홱 돌리더니,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 ……! 형님! 잠깐만요!"
갑작스런 통보에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신은 황급히 따라왔다.
"왜 따라와!"
"그…그 말…출장 다녀온 이후부터 함께 파트너가 된다는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려면 생각하던가! 출장을 다녀왔는데 부상을 입어서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고 해도, 절대 봐주지 않고 고기 방패로 써먹을테니 대비 확실히 해두라고!"
목청을 높이며 화내는것처럼 대꾸한 진우는 더더욱 빠르게 걸어나갔고, 자신이 그의 파트너가 되었다는 확신을 얻게 된 신은 그제서야 따라가는것을 멈추었다.
빠른 경보로 건물쪽으로 턴하면서 그의 몸이 사라지는것을 지켜본 신은, 최소 3일, 최대 일주일 후에 자신이 존경하던 진우와 함께 용병으로서 활약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순수하게 기뻐하였다.
특히,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인정받아본 기억이 없었던지라, 존경하던 사람이 등뒤를 맡길 수 있는 상대로 자신을 평가해주었다는 것에 감격어린 표정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변 사람들은 혼자서 기묘한 표정을 짓고 몸을 떠는 그의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는지, 한번씩 힐끗힐끗 쳐다봤으나 신의 머릿속에는 기쁨과 희열로 가득차 있었다.
부르르르르--
그 때, 신의 주머니에서 진동으로 맞춘 휴대폰이 부르르 울리기 시작하였다.
-아까 다 말하지 못했는데, 출장 임무 도중에는 휴대폰을 사용할 정도의 여유가 없으니 휴대폰을 꺼둘 생각이다. 나와 함께 일하면 한동안 바빠질테니 그동안 네 부모님을 잘 챙겨드려라.-
진우의 메세지를 읽은 신은 마지막 내용을 읽는 도중에 또다시 휴대폰이 진동을 일으키며 메세지가 추가로 하나 더 도착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이번에도 진우의 메세지였다.
-아무리 파워슈츠가 있다지만 일반인으로서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 그정도 실력을 쌓은건 온전히 네 재능이다. 몸을 함부로 굴리지 마라. 너는 이보다 더 크게 성장하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실력자가 될 재목이니까. 이 메세지를 끝으로 내 휴대폰의 전원은 끌테니까 닭살돋는 메세지 문자 보내지 마라.-
"킥킥…정말이지 솔직하지 못한 형님이시라니까."
진우의 평소 심성이 짓궃고 험학해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성격은 다른 사람들을 잘 챙겨주는 리더로서의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였다.
"그러고보니 츤데레라는게 정말 있긴 있었네. 소설이나 만화에서 튀어나온것 같은 츤데레잖아?"
겉으론 욕하고 난폭한 말만 내뱉었지만, 그 안에는 자신을 인정해주고 걱정하는 내용이 숨어있었다.
게다가 목소리에서도 진심으로 모욕하겠다는 비아냥과 뉘앙스가 조금도 섞이지 않았기에, 신은 진우와 함께 다니면 최소한 심심할 일이 없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자신을 인정해준 진우를 향한 존경심이 상승하면서 호감 100, 존경 100의 수치를 달성하게 되었고, 그것을 몰래 확인한 진우는 지금까지 신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 계획을 위해 지하드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꿈과 희망을 맛보았으니, 다시 한번 절망감에 빠질 차례.
이미 모든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구상한 진우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흐름을 조율하기 위해 지하드로 텔레포트 된 이후에도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계획을 디테일하게 꾸며나갔다.
============================ 작품 후기 ============================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여러분들께 솔직함을 듬~~~뿍 담아서 진실만을 얘기합니다.
얼마나 솔직하냐면 여러분들이 마음에 안들면 선작 테러 당할것을 각오하고 뻑↗유↘ 를 시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하지만 현실은 간신배 포스)
뭐, 그정도로 막장이였다면 애초에 글을 내렸겠지만요 ㅋㅋㅋ
어쨌든간에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댁들은 악마들이라는 말을 하려구요.
기껏 선작수 내려가서 '야후~ 이대로 마이너로 돌아가자~ 아싸 조쿠나~' 하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까 다시 선작수가 12208(전편 등록시 12183)로 올라갔지 뭡니까?
하하하하 독자님들 이 새...하하하하 내려간 수치를 회복하긴 커녕 오히려 더 올라갔어 하하하하
...올라가려면 올라가고 내려가려면 내려가든가 사람 괜히 설레게 만들고 말이야. 팍씨.
오늘도 2류 작가의 2류 마이너 소설, 리미트 브레이커의 상황은 혼돈과 카오스입니다.
PS : 개의 신이 이 소설을 좋아합니다.
개의 신 : 하하 개판이네
PS2 : 원래 이 내용은 2편에 걸쳐서 천천히 진행하려고 했지만, 남정네들만 등장하니까 제 멘탈이 버텨주질 못하기에 1편으로 압축했습니다.
겨우 남자들만 출현하는데도 내 맨탈에 금이 가는데 BL물은 개뿔 BL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