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86화 (286/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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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진우가 노예들의 몸을 즐기며 3일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남궁 신은 자신을 인정해준 진우에게 누가 되지 않게끔 열심히 실력을 갈고 닦고자 열심히 용병일을 하였다.

그동안 신과 그의 아버지는 계속되는 가치관 차이로 인해 불화가 거듭되기 시작하였고, 아버지의 병을 고쳐야 한다. 병원에 가자. VS 느낌이 안좋은 사람이 주도한 돈은 만지고 싶지 않다. 라는 대립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4일째. 드디어 진우가 원하던 '이벤트' 가 시작되면서 최상의 '스토리' 가 전개 되기 시작하였다.

3일때 마지막 의뢰에서 괴수의 공격으로 인해 약간 높은 곳에서 넘어지며 몸 전체가 충격을 받게 된 신은, 움직이는데 큰 지장은 없을 정도이긴 해도 괜히 무리하다가 몸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기에 다음날은 쉬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해서 머셔너리로 향하지 않은 덕분에 4일째 점심때쯤에 쳐들어온 강호파의 조폭들과 맞딱뜨릴 수 있게 되었다.

민태식으로부터 신이 어디선가 파워 슈츠를 구했다는 보고를 들은 강호파의 고위 간부들은, 어떻게 파워 슈츠를 구했는지에 대한 의문보단 감히 자신들을 건든 댓가를 치뤄야 한다는 생각으로 신체 강화 이능력을 가진 간부를 파견한 것이다.

그리고 이뤄진 전투는 남궁 신의 승리로 돌아갔다.

신이 가잔 재능도 재능이였지만, 애초에 파견된 신체 강화 이능력자 간부는 1등급밖에 되지 않는 수준에 불과하였기에 지하드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하향 조절됐지만) 파워 슈츠의 힘 앞에 무릎 꿇고 만 것이다.

신은 이딴식으로 보복성 공격을 한 강호파를 향해 복수를 다짐하였지만, 여기서 또다시 신의 아버지가 뜯어말리며 때리니까 때리고, 맞았으니까 복수하는 피로 물든 사슬은 쉽게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참으라는 식으로 설득하였다.

하지만, 그 다음날(5일째)에도 또다시 강호파의 조폭들이 찾아와서 또다시 난동을 피웠다.

이번엔 2등급 신체 강화를 가진 강호파의 고위 간부로, 이번엔 신 또한 파워 슈츠에 상당한 피해를 받으며 간신히 격퇴할 수 있었다.

신은 오히려 자신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듯이 복수를 다짐하는 강호파 조폭들의 모습에, 인내심의 한계가 끊어졌다.

신의 아버지는 또다시 그런 그를 말렸으나,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일방적으로 복수심을 가지는 족속들 따위에겐 그런 정론따윈 필요 없다며 복수를 위해 뛰쳐나갔다.

용병 일을 하면서 파워 슈츠를 수리해주는 기술자의 위치를 숙지하고 있었던터라, 늦은 밤이 되자 어느정도 수리된 파워 슈츠를 이끌고 강호파가 관리하는 건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였다.

비록, 가면을 쓰고 있고 파워 슈츠를 사용하는 용병들은 상당히 많기 때문에 경찰쪽에선 범인을 쉬이 잡아내지 못하였지만, 강호파는 본능적으로 신이 자신들을 공격한 것임을 직감하였다.

일반적으로 조폭들은 누군가에게 우습게 보이면 조직의 위신, 힘이 약화되기에 반드시 보복을 하려는 입장을 취하지만, 그 예외적인 존재가 있다면 바로 이능력자들이다.

1~2 등급의 미약한 힘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의 조폭들이 가진 힘으로는 엄청난 피해를 겪어야만 한다.

그리고, 파워 슈츠의 능력으로 그런 이능력자들과 같은 존재가 된 남궁 신은 조폭들이 조직원을 기계마냥 생산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조폭들의 팔다리를 분지르며 철저하게 강호파의 피해를 장기화 시켜나갔다.

원래라면 여기서 빚은 커녕, 오히려 보상금을 내주며 일부러 더 큰 피해가 나지 않게끔 만드는게 정답이지만, 남궁 신의 문제는 단순한 채무 관계 문제가 아니였기에 더더욱 복잡하였다.

강호파의 뒤를 봐주며, 남궁 신의 파멸을 원하는 재벌 3세인 김건호가 남궁 부자가 자살할 정도로 괴롭게 만들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여러가지 뒷돈을 받아왔기에, 이제와서 남궁 부자의 문제를 끝내기엔 받아먹은게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문제는 이대로 내버려두기엔 피해가 너무나 커져가고 있다는 것.

거기다가 다음날(6일째)이 되어도 계속해서 강호파를 괴롭히기 시작하자, 계속해서 급증해가는 피해에 결국 강호파의 회장은 김건호에게 사정을 알리게 되었다.

가난뱅이에 불과한 남궁 부자에게 그런 파워 슈츠가 존재한다는게 뭔가 작위적인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김건호의 목적은 남궁 부자, 그것도 남궁 신의 파멸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김건호는 적이 많은 대기업마다 경호원으로 고용하는 이능력자에게 큰 보수를 주며 남궁 신의 파워 슈츠를 부수도록 명령하였다.

그리고 진우가 말했던 7일째의 점심.

드디어 희망으로 가득찬 남궁 신의 삶에 다시 한번 절망과 어둠이 내려올 '스토리' 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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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남궁 신이냐?"

"…네가 건호 놈이 보낸 부하냐?"

금발로 염색하고 귀와 입술에 작은 고리형 피어싱을 뚫은 화려한 차림의 난폭한 인상을 지닌 남성이 건들거리며 남궁 부자의 집에서 남궁 신을 맞이하였다.

아버지의 고리타분하며 패배주의적인데다 현실적으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원론적인 잔소리를 귀찮게 느끼면서 강호파에게 피해를 줄땐, 진우가 선물한 승합차에서 먹고 자면서 숙식을 해결하였다.

그러다가 또다시 강호파가 관리하는 건물을 공격하려다가, 그 건물을 관리하던 조폭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들이 전해받은 내용을 말하였는데, 그 내용은

"김건호가 보낸 해결사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

였다.

순간, 머릿속으로 조폭과 김건호가 연계되어 있던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지금 당장은 아버지를 인질로 잡고 있는 해결사를 처리해야만 했기에 이렇게 돌아온 것이다.

"어쭈? 3류 양아치 새끼들을 조지더니만 꽤 간덩이가 커졌나본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기저기 얻어터지느라 바쁘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감히 자신의 질문을 질문으로 되받아친 신의 말투가 마음에 안드는듯이, 난폭한 인상의 남자는 고개를 좌우로 까딱이며 몸을 풀었다.

"쿨럭…쿨럭……! 신아……!"

그 때, 남자의 협박에 의해 자신의 방에서 박혀있어야만 했던 신의 아버지가 기침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조폭들과 함께.

"아버지!"

예전에 자신을 괴롭히던 민태식과 몇몇 조폭들이 아버지를 강제로 끌고 오자, 신은 분노어린 표정을 지으며 이빨을 악 물었다.

"개자식들……! 실력으로 안되니까 인질로 협박하는거냐!"

"인질? 그건 약자가 강자를 이기기 위한 비열한 수작이지. 너따위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인질까지 사용하면 오히려 이쪽이 비참해진다고."

난폭한 인상의 남자는 이지후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20대 초반때 신체 강화 이능력이 개화되었으나 그 사실을 속이고 뒷세계로 들어온 인물이였다.

그의 신체 강화 등급은 4.

세계적으로 노는 범죄 집단들이 보자면 쓸만한 중간 보스급에 불과하지만, 이능력의 숫자와 질이 떨어지는 한국에서는 이정도만 해도 엄청난 보수와 함께 여기저기서 모시려고 안달일 정도다.

그러다가 가장 마음에 드는 조건을 제시한 김건호에게 고용된 이지후는 고용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자를 처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자신의 능력에 높은 자신감을 지닌 이지후는, 자신이 말한대로 남궁 신처럼 파워 슈츠의 힘 따위만을 믿고 까부는 떨거지를 상대로 인질을 사용한다는 것은 오히려 비참해지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저건 네가 도망가지 못하게 만들 족쇄지."

"쿨럭! 쿨럭!"

어찌됐든간에 인질로 잡힌것은 분명하기에, 신의 아버지는 뭐라 말하려 하였으나 기침이 나오면서 말문을 열지 못하였다.

"……."

비록, 가치관과 의견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자신이 사랑하는 부모님이자 이상적인 가장이였던 아버지를 버리고 도망갈 수 없는지 신은 결연어린 표정과 함께 자세를 취하였다.

"그럼 네 녀석을 때려눕히면 모든게 다 해결된다는 뜻이군."

"니 주제에?"

쉬익-!

"!!"

순간, 단련된 일반인의 동체 시력을 지닌 신은 잔상만을 남기며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이지후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자세를 취하던 팔을 세우며 방어에 나섰다.

콰드득!

"크학!?"

하지만, 오히려 신이 방어한 부위를 향해 손날을 세워 힘있게 내리휘두르자, 쇠가 구겨지는 소리와 함께 파워 슈츠의 팔등 부분이 우그러졌다.

와직! 우득!

뒤이어 발등을 휘두르며 신의 옆구리를 걷어차자 또다시 쇠가 구겨지는 소리와 함께, 신의 머릿속으로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크으으읍!"

탁! 후우웅!

엄청난 고통이 온 몸을 엄습해왔지만, 용병 생활을 통해 악바리 근성이 생긴 신은 이지후의 다리를 한 손으로 붙잡으며 반대쪽 손을 휘두르며 그의 머리통을 내리찍으려 하였다.

스피드는 압도적으로 밀리지만, 그래도 힘대결로 가면 승산이 있겠다 싶은 신의 일격.

우직!

하지만, 이지후는 오히려 신의 팔목을 붙잡더니, 오히려 힘을 가하자 그대로 팔목 부분이 으스러졌다.

"끄아아악!"

지금까지 갑옷으로 보호받던 부위가 공격 당하자 비명을 내지른 신의 모습에 이지후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여간 파워 슈츠만 쓰면 지들이 무슨 무적인줄 아는 새끼들이 많다니까."

어줍잖은 파워 슈츠를 사용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파워 슈츠의 힘을 자신의 힘으로 착각하는 녀석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들을 상대해본 경험이 풍부한 이지후는 파워 슈츠 사용자들을 한번에 무력화시킬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심장 부위를 주먹으로 쳐내면서 충격을 가하는것.

콰지지직!

"꺼…흐억……!"

아무리 튼튼한 갑옷이라 해도 일점으로 집중된 충격까진 완화시켜줄 수 없는 노릇.

신은 갑옷을 타고 자신의 가슴에 충격을 가하는 일격을 속수무책으로 맞더니 타액을 토하듯이 내뱉으며 그대로 꼬꾸라지고 말았다.

몇 번 안되는 공격으로 신을 무력화시킨 이지후는, 자신의 명령을 수행하고자 일단 파워 슈츠의 겉부분을 뜯어내며 신을 밖으로 끄집어냈다.

그가 받은 명령은 두 가지.

남궁 신이 사용하고 있는 파워 슈츠를 박살내면서 목숨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충격만을 가하는것.

'뭐, 적당히 쳤으니까 죽지는 않겠지.'

심장에 충격을 가하긴 했지만, 그래도 적당히 힘조절 했으니 상관없을거라 생각한 이지후는 신이 사용하던 파워 슈츠를 무차별적으로 짓밟고 뜯어내며 수리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뜨리기 시작하였다.

콰직! 우드득! 콰창!

"아…안 돼……! 그…그만둬……!"

어둠으로 점칠된 자신의 삶에 한 줄기의 빛이 되어주고,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파워 슈츠가 망가져가는 모습에 신은 이지후를 향해 기어가려 하였으나,

퍽!

"컥!"

이 때를 노린 민태식이 신의 복부를 힘껏 발등으로 후려쳤다.

"크하하하핫! 어떠냐, 이 씨발새끼야! 존나 꼴 좋다!"

퍽! 퍽! 퍽!

"크흑! 아악!"

파워 슈츠를 착용한 신에게 이빨이 날라가는 수모와 고통을 겪어야만 했던 민태식은 드디어 복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자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서기 시작했다.

"네…네 이놈……! 어찌 은혜를…원수로 갚는단 말이냐…쿨럭! 쿨럭!"

신의 아버지는 불구로 만들려던 것을 참고 몸 성히 보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식으로 은혜를 복수로 되갚는 민태식을 향해 호통을 쳤다.

"이 영감 진짜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거였어? 이거 완전 등신 아냐?"

"푸하하하하하!"

"킥킥킥킥!"

단지 후환이 두려워서 복수를 적당히 하고 싶고, 그렇다고 무작정 물러서자니 자존심이 상하니까 그런식으로 체면을 세워주고자 만든 작위적인 대사인줄 알았던 민태식 패거리는 석기 시대 마인드를 지닌 신의 아버지를 비웃었다.

그리고선, 이미 전투 불능 상태가 된 신을 무시한 민태식은 거친 기침을 토해내는 신의 아버지에게 다가가더니 그대로 복부를 힘껏 걷어찼다.

퍽!

"케헥!"

충격을 받으면서 기침과 비명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오며 역겨운 토악질같은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민태식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발길질로 쓰러진 신의 아버지를 향해 다가갔다.

"여보세요. 요즘 세상이 무슨 60년대도 아니고 그딴게 통용될거라 생각하셨어요? 그럼 이것도 용서해보시죠?"

퍽! 퍽!

"커헉! 크악!"

민태식은 멱살을 붙잡고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휘두르며 신의 아버지를 구타하기 시작하였고, 이미 몸속이 병에 의해 썩어가고 있던 그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검은 피를 토해내고 말았다.

"우웨에엑!"

"아 씨발!"

검은 피가 검은 양복 안쪽에 있는 와이셔츠를 더럽히자, 민태식은 자신도 모르게 무릎으로 신의 아버지를 걷어차고 말았다.

"쿨럭…끄…울럭……."

가슴쪽으로 받은 충격에 의해 쓰러진 신의 아버지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검은 피를 연신 토해내기 시작하였지만, 그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없었다.

"아…아버지……!"

신을 제외하면.

"어딜 가려고! 나와 해야할 면담이 아직 안 끝났거든!"

전에 겪은 수모를 보복하고자 몸을 일으키려던 남궁 신을 향해 다가간 민태식은 그대로 그의 머리채를 붙잡으며 얼굴에다가 무릎을 꽂아넣었다.

"으아악!"

코가 뭉개지면서 코피가 터져나오자, 고통어린 비명을 내지른 신은 그대로 다시 쓰러지고 말았다.

"부…부탁이야! 아버지에게 약을…약을 가져다줘……!"

하지만, 신의 눈은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아버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목을 부여잡고 검은 피를 토해내며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누가봐도 보통 일이 아니라 생각되었지만, 이지후는 파워 슈츠를 완전히 망가뜨린후에 보수를 받고자 어느새 떠난 뒤였고, 민태식은 자신의 원한을 풀어내는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퍽! 퍽퍽퍽퍽--!

"씨발 새끼! 네 녀석 때문에 오른쪽 어금니가 완전히 날라가버렸다고!"

"갈비뼈가 부러져서 병신될뻔 했잖아!"

민태식과 그 패거리들은 신의 아버지가 베풀어준 은혜를 완전히 잊어먹었는지, 약을 아버지에게 가져가달라는 신의 부탁을 완전히 무시하며 자신들이 받은 고통을 되갚아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후우. 씨발. 이제야 좀 속이 풀리네."

"끄…으윽……. 부…탁…이야…아버지…에게…약을……."

결국, 몇 분동안 계속된 구타로 인해 몇개월동안의 요양을 받아야 할 정도의 부상을 입은 신은 고통어린 신음 성을 내뱉으면서도 아버지에게 약을 가져다 달라는 소리를 반복하였다.

분노가 풀리고 나서야 신의 아버지쪽으로 시선이 가게 된 민태식 패거리는 그의 아버지에게도 분풀이를 하고자 다가갔다.

"어?"

"응?"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두 눈을 부릅뜨고 고통스럽다는 표정으로 '굳어'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눈동자에는 빛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고, 벌려진 입으로는 검은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형님. 이 늙은이 죽은거 같은데요?"

"엉? 죽었다고?"

부하의 보고에 눈쌀을 찌푸리며 다가온 민태식은 발끝으로 신의 아버지를 툭툭 건들였다.

"어이, 노땅. 어이~~"

하지만, 민태식의 발끝이 몸을 칠때마다 굳은 나무토막마냥 몸이 흔들리기 시작하였고, 그는 귀찮은 일이 생겼다는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으나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꺼려하는 것은 김건호로부터 '남궁 부자가 자살하게끔 괴롭히는'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아~ 옘병. 진짜 뒈져버렸잖아?"

"뭐…어……?"

의식의 끈을 아슬아슬하게 붙잡고 있던 신은 민태식의 중얼거림에 자신도 모르게 되물어보았다.

"야. 어쩌냐? 니네 아버지 뒈져부렸다?"

"아…버지가……?"

민태식은 쓰러진채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남궁 신을 향해 불량스러운 자세로 앉으며 꼴좋다는 식으로 이죽거렸다.

"이게 다 아버지 말마따라 니 탓이야. 니 탓. 폭력으로 우리를 억압해서 생긴 복수의 고리라고."

"이열~ 형님 어휘력좀 쩌시는데요?"

"그치? 내가 원래 어릴때부터 나서서 발표하는건 아주 개쩔었거든!"

사람을 하나 죽여놓고선 시덥잖은 농담따먹기를 하는 민태식 패거리의 모습에, 잃어가던 의식을 강제로 붙잡은 신은 이를 악물며 분노를 불태웠다.

"그래도 용서해줄거지? 그치? 니 아버지는 아마 '폭력으로 이루어진 복수는 폭력으로 되돌아오는 법' 이라면서 용서해주셨을걸?"

"……."

신의 눈빛이 점점 살기를 띄기 시작하였지만, 민태식은 이미 자신의 힘으로 몸을 일으킬 수 없는 그의 상태를 알고 있기에 계속해서 이죽거리며 비아냥거렸다.

"내가 너희 아버지에게 용서 받아서 나중에 보답해줄려고 용서와 관련된 문장 몇개 알아놨거든? 이 상황에 딱 맞는 용서에 관한 문장을 말해줄께."

그리고선 마치 장엄한 연설을 하려는듯이 오만하게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용서는 최고의 복수다. 나는 네가 나에게 최고의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줄께. 자, 네 입으로 '용서한다' 라고 말해보라고."

"키키킥! 어우 나 복수 당해서 오늘 밤 못잘것 같아~"

"낄낄!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진짜 최고의 명언이네. 용서는 최고의 복수다. 캬아~"

민태식과 그 패거리들은 자기네들끼리 낄낄거리며 '용서' 라는 단어를 마구잡이로 사용하였다.

"뭐해? 복수 안할거야? 최고의 복수를 할 기회를 주겠다는데 왜 용서를 안하는건지 도통 모르겄네잉~"

순간, 신의 표정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 작품 후기 ============================

진우가 사라진 7일동안의 스토리는 마음만 먹으면 5~6편 찍어낼 수 있는 소재거리입니다.

하지만 흐름을 위해 일부러 질질 끄는건 괜찮아도, 편수를 늘릴려고 질질 끄는건 못봐주는 성격인지라 설명 형식으로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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