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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하아…대체 나 어떻게 되어가는거지…….'
자신의 방으로 일단 돌아온 아이리는 계속해서 심해져가는 두통에 식은땀을 흘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은 이곳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위화감, 진우의 얼굴을 볼때마다 떠오르는 낯익으면서도 그리움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인상의 남자가 계속해서 떠오르고 있었다.
어떻게든 머리를 진정시키면, 어째서인지, 누구를 향한것인지 알 수 없는 혐오감이 미친듯이 올라오면서 구역질을 일으킨다.
평소같았으면 의무실로 가서 대체 무슨 상태인지 확인이라도 해뒀을테지만, 어째서인지 본능적으로 의무실로 가면 안된다는 외침 때문에 혼자 괴로워하던 아이리는 자신의 머리를 싸매며 혼자 괴로워하고 있었다.
'흐음~? 정말로 기억을 되찾으려고 하나보네?'
그리고, 회의실에서 도청한 덕분에 아이리의 상태를 확인한 마스지드는, 아주 약간의 계기만으로도 충분히 기억을 되찾게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다.
'잘만 사용하면 욱일승천이라는 조직과 연계할 수 있는 좋은 말이 될 수 있겠는걸.'
이슬람 세력권의, 그것도 세계 정복을 노리던 악의 총수에 의해 만들어진 마스지드는 애초에 일본이 저지른 패악 따윈 관심없던지라, 욱일승천의 힘으로 진우 일행을 처리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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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급한대로 끌어모은 마나를 이용하여 마법의 힘을 통해 세 사람의 정신을 연결시키는데 성공한 신은, 페리샤와 진우로부터 마스지드의 본체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렇기에 신은 마나를 끌어모으고자 훈련실에서 가부좌를 틀고 내공 심법을 운기하고자 자세를 잡았다.
정신 세계에서 10년이라는 세월동안 갇혀 지낼때 마나와 내공을 한꺼번에 모을 수 있는 내공 심법을 창안한 신은, 자신의 현 상황이 조금 웃긴지 피식 웃음을 지어보였다.
'독고무린으로 살아갔을땐 대우주의 기운을 느끼는것으로 깨닫음을 얻게 되었었는데……. 지금은 우주 자체에 올라와 있는 상태라니 상황이 꽤 웃기게 되었는걸?'
무황 독고무린의 삶이였던 무림 세계에선 초고수의 경지에 이른 이들은 하나같이 대우주의 기운을 느끼고,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냄으로서 화경과 현경으로 가는 첫걸음을 때게 된다.
그런데, 신은 그 대우주의 기운을 직접 우주에서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깨끗하다. 티 한점 느껴지지 않는 맑음이 느껴져.'
솔직히 까고 말하자면, 현재의 지구는 첩첩산중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가도 깨끗한 기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환경이였다.
아마존 한 가운대라면 또 모르겠지만, 우주의 기운은 지구라는 작은 행성 따위가 지닐 수 없는 끝없이 광활하면서도 매우 높은 순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무림인이 내공을 모으거나, 마법사가 마나를 끌어모으는것은 일종의 가공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에 내포되어있는 기氣를 받아들여 자신의 몸에 맞게끔 불순물을 정제하고 가공하는 행위이며, 이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무림에서는 문파가 갈리게 되고, 판타지 세계에서는 마탑이라는 이름으로 종파가 갈리기도 한다.
내공의 힘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끔 여러가지 실험을 해보긴 했지만, 마법의 사용 방법은 마나를 기준으로 잡힌 상태인지라 내공으로 마법을 사용하게 만들려면 모든 마법의 구동 회로를 전부 바꿔야만 했다.
그나마 성과가 있다면 흑마법과 일반적인 마법을 한가지 종류의 마나로 사용할 수 있게끔 통합하는데 성공한 것이랄까?
어쨌든간에 자신이 창안한 내공 심법을 운기한 신은, 엄청나게 몰려오는 대우주의 기氣에 미간을 찌푸렸다.
'으웃!'
그야말로 폭포처럼 밀려오는 기의 물결.
만약, 신의 단전이 조금만 더 작았더라면 몸이 버티지 못할 정도였다.
"푸하아!"
일반적으로 내공 심법은 아무리 빨라도 30분 이상 운기해야 하지만, 순도 높은 대우주의 기운이 파도처럼 밀려와서 단전과 마나 서클을 채워버렸기 때문에 1분만에 운기조식을 멈추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게…진정한 대우주의 기……!'
무황 독고무린 시절에는 대우주의 기를 느끼면서 잘난척하듯이 그 위대함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였지만, 직접 우주에서 운기조식을 해보니 자기 좋을대로 대우주의 기를 논하던 무황을 후려치고 싶을 정도였다.
'엄청나다! 온 몸에서 활력이 넘쳐 흐르고 있어!'
겨우 1분동안 이루어진 운기 조식만으로 텅 비어있던 단전과 마나 서클이 가득 채워졌다.
솔직히 지구에서 운기 조식을 하며 내공과 마나를 채워나갔다면, 전생의 기억들이 가진 전성기 시절의 실력까지 회복하는데 최소 반년 이상이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우주에서 직접 운기 조식을 하면서 순식간에 전성기 시절의 실력을 회복하게 된 신은, 간단하게 파이어 애로우 마법을 시전해보았다.
딱!
파이어 애로우는 2서클의 마법으로, 1서클의 기본 마법인 매직 애로우의 속성 부여판이다.
8서클 대마법사의 실력을 지닌 신은 단지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도 2서클의 공격 마법을 시전하였지만, 정작 놀랄 일은 그것이 아니였다.
'이것이…우주의 기로 이루어진 마법의 효과인가……!'
손가락을 튕긴 손 위로 등장한 파이어 애로우는 그 크기도, 기세도 2서클 마법의 한계를 넘어서 있었다.
'위력은…….'
쉬익!
자신의 의지대로 날라가는 파이어 애로우는 미리 새워둔 인간형 더미를 향해 날라갔고,
콰아앙!
대폭발을 일으키며 더미를 파괴하였다.
'강하다! 2서클의 마법으로 절대 나올 수 없는 파괴력이야!
원래 파이어 애로우 라는것은 화살 형태의 마법 구체를 날려보내, 적을 찌름과 동시에 마법의 불로 지져내는 것이 전부다.
물론, 정통으로 맞으면 공격당한 부위 안쪽이 불로 지져지는 극심한 고통을 받기 때문에 그 위력은 나름 강한편이긴 하지만, 수류탄 같은 폭발을 일으킬 정도는 절대 아니였다.
'무공의 위력도 올라간것 같지만…힘조절이 실패하면 전함 자체가 부서질지도 모르겠군.'
무공을 사용하는데 자칫 힘조절에 실패했다가 전함이 파괴된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신은, 무공은 일단 지구에 내려가서 적과 대면할때 써보기로 결정하였다.
'어찌보자면 천고의 기연이군. 그 어떤 마법사나 무림인도 우주로 직접 올라온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을거야.'
아니, 애초에 우주로 올라올 능력도 없거니와, 설령 올라온다손 쳐도 우주가 진공 상태라는것을 알리 없으니 올라오자마자 죽을 확률이 100% 였을터.
어쨌든간에 우주의 기가 지닌 압도적인 위력도 놀랍지만, 이 힘을 언제든지 지하드를 통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였다.
'지하드가 있다면 나는 계속해서 우주의 기를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무공이나 마법 또한 그 기운에 맞게끔 개조하는게 낫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자신의 무공이나 마법에 어울리도록 기운을 가공하여 사용하지만, 대우주의 기 그 자체는 가공하지 않는 순수한쪽이 몇배는 더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법이나 무공을 대우주의 기에 맞게끔 개조하는쪽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한가지 문제는…….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일단은 눈 앞의 일부터 차근차근 처리하도록 하자.'
현재 신에게 주어진 명령은 마스지드의 본체를 찾는 것.
'매직 아이.'
뿅-
속으로 나지막히 주문을 중얼거리자, 신에게만 보이는 주먹만한 구체가 튀어나왔다.
유령처럼 벽을 통과할 수 있는 매직 아이는 마법사들이 정찰용으로 자주 쓰는 마법인데, 이에 대한 방비책도 연구된 터라 중요한 시설을 정탐하는데는 큰 쓸모가 없는 마법이다.
하지만, 마법이라는것이 없는 이 세계에서는 최고의 정탐꾼이였다.
'이 세계의 관점으로 보자면 정말 개사기네 나란 존재는…….'
신체 강화자의 힘에도 밀리지 않고, 염동력 비슷한 힘도 사용 가능하며, 마법의 힘으로 투시, 마인드 컨트롤 등등의 능력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그 힘조차 대우주의 기를 통해 강해진 상태이니, 그랜드 아크만한 수준의 적이 두세명이여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무럭무럭 솟아오를 정도였다.
'일단 마스지드라는 로봇의 존재부터 확인하자.'
마스지드의 모습을 얼핏 한번 봤었던 신은 그녀의 하체가 길다란 전선줄 같은것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매우 무식한 방법이긴 하지만 그 전선줄을 따라가는 방법으로 핵심 중추를 확인하기로 결정하였다.
일단 함교쪽으로 매직 아이를 이동시킨 신은, 두 눈을 감으며 매직 아이가 보여주는 모습을 두 뇌에 담기 시작했다.
훈련실에서 이동한 매직 아이는 모든 벽을 무시하며 함교를 향해 일직선으로 이동하였고, 함교 근처에 위치한 마스지드를 확인한 신은 그녀의 하체에 달려있는 전선줄을 따라가기 시작하였다.
'음…이거 점점 깊숙하게 들어가는데.'
함교에서 본 마스지드와 똑같은 로봇은 각 중요 시설마다 하나씩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 로봇들의 하체와 이어진 전선줄도 합류하면서 더더욱 함선 내부로 깊숙하게 들어가고 있었다.
'본의 아니게 내부 구조를 알아보는군.'
전함 내부 구조를 본의 아니게 알게 된 신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더더욱 복잡해지는 내부 구조에 굳게 다짐하게 되었다.
'절대로 적이 전함 내부에 타격을 입히도록 만들면 안되겠다.'
이만큼 복잡한 내부 구조를 수리할려면 엄청난 자원과 시간이 들 것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였다.
그렇게 대우주의 기운을 통해 더 넓은 시야, 더 긴 지속 시간을 지닌 매직 아이는 드디어 종착지에 도착하게 되었다.
'찾았다.'
성인 남성 수십이 들어설 수 있는 넓직한 공간, 사진으로 얼핏 봤었던 슈퍼 컴퓨터같은 거대한 기계, 그리고 그 기계와 합쳐져 있으며 하체 전부가 전선줄로 이루어진 기계 인형.
'이게 바로 마스지드의 본체로군. 방비가 엄청난걸?'
일단 이 공간의 외벽은 두꺼운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능력을 상쇄시키는 걸로 예상되는 기계 장치들이 득실득실 거리고 있었다.
만약, 신이 일반적인 클레어 보얀스(투시 능력)의 소유자였다면 외벽 안의 상황을 알아내는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법의 힘으로 일반적인 이능력 대책 수단 쯤이야 가뿐하게 무시가 가능한 신은, 매직 아이의 위치를 이동시켜 주변 공간을 파악하면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두었다.
'기계 덩어리면 기계 덩어리 답게 주인의 명령에나 따를 것이지 감히 주인에게 저항을 해?'
마음같아선 지금 당장 매직 아이가 확인한 공간으로 텔레포트하여 간단하게 부수고 싶었지만, 마스지드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고 있는 신은 일단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진우와 페리샤에게 보고하기로 결정하였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좀 짧습니다. 여기서 다음 내용을 집어넣자면 분량이 너무 길어져버려서 호흡 문제로 일단 끊어내기로 결정함.
어쨌든간에 저번화 공지를 보신 많은 분들이 '이거 루나틱돈 아님?' 이라고 생각하시더군요.
뭐, 판타지 + 던전 + 이종족의 조합으로 그렇게 생각하시는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제가 구상하고 있는 설정은 루나틱돈과 완전히 다른 시스템과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참, 루나틱돈 써달라고 부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저에 의해 단련되거나 깨우치게 된 여러분들의 항마력은 강인할지 몰라도 조아라 운영자들의 항마력은 여러분들 기준으로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애초에 파리 충간씬이 등장하자마자 하루만에 경고 먹었는데 그보다 더 심한 루나틱돈을 쓰면...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