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297화 (297/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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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진우와 이실리아가 가볍게 몸을 즐기고 있을때, 남은 여자들은 어느새 끼리끼리 모여서 도쿄로 내려가면 어떤걸 할지 의논하고 있었다.

역시 여자는 여자인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장소 + 자신의 방이 주어졌다는 상황 이라는 공식 덕분에 자신의 방을 취향따라 치장할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 너도 화장품 그거 쓰고 있었어?"

"언니도요? 그럼 살때 같이 사면 되겠네요~"

하린은 저번 로마때부터 그래왔지만, 더이상 자신을 억압하는것이 없다는 해방감에 싱글싱글 웃으며 노아와 걸즈 토크를 누리고 있었다.

"으읏…나는 거미라서 혼자 남아있어도 전혀 쓸쓸하지 않은데……."

그리고, 한쪽에는 혼자 있으면 쓸쓸할테니 같이 놀자는 말과 함께 강제적으로, 이마 전체를 가리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거기에 어울리는 보이쉬한 복장으로 한 숨을 내쉬는 리엘루스가.

"다들 얼굴을 너무 훤하게 드러내면 안 되요. 혹여라도 누가 알아볼 수 있으니까."

다른 한쪽에는 도수없는 안경을 쓰고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인솔자처럼 이것저것 챙겨주는 페리샤가.

'도쿄라…….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이민갔을때는 이런 놀자식의 분위기가 아니였었지?'

처음으로 '해외 여행' 을 한다는 분위기에 살짝 들뜬 셀리가 진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왜 다들 제 방에서 자리를 깐겁니까."

남궁 신의 방에서.

"응? 당연하잖아? 혼자 멋대로 도쿄로 향하면 곤란해지니까 미리 짐꾼을 찜해두는거야."

"맞아 맞아. 대놓고 이능력을 쓰면 다른 사람들한테 걸린다고."

노아가 당연하다는 듯이 오히려 되묻자, 그 곁에서 하린이 추가타를 넣었다.

"아……?"

8서클 대마법사의 기억과 경험을 통해 머리를 쓰는거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남궁 신은 노아와 하린의 대사에, 각성 이후 처음으로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내가 왜?"

신의 나이는 25. 노아의 나이는 22.

조직으로서는 후배이긴 해도 여기가 군대도 아니라는 사실과, 황당함에 방금전까지 했었던 존댓말을 반말로 전환한 신은 불만어린 표정으로 노아를 노려봤다.

하지만, 노아는 이미 신을 짐꾼으로 써먹을 최고의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너 해외 여행은 처음이지?"

"……."

"게다가 달러랑 유로도 없지? 아니, 애초에 엔화로 바꿀만한 돈은 있기나 있니?"

"……."

"짐꾼해주면 용돈줄께. 콜?"

"마음껏 부려먹히겠습니다."

노아의 펀치에 넉다운된 신은 고개를 떨구며 다시 존댓말로 돌아가버렸다.

솔직히 신은 마법의 힘으로 적당히 지나가는 사람을 현혹하거나 의식을 끊게 만들어 지갑을 가져가거나, 혹은 돈을 내지 않고 마음껏 물건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노아의 말은 코웃음을 치며 넘겨도 된다.

하지만, 가벼운 기분으로 즐겁게 해외 여행을 즐기고 싶은데 굳이 그런식으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던 신은, 일용한 양식…이 아니라 용돈을 받기 위해 노아에게 고개를 조아릴 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아이리는 혼자 도쿄로 이미 내려간 상태였지만, 솔직히 아이리는 다른 이들과 친하게 지내려는 의지가 없었기에 다른 여성들도 그런 그녀의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고 있었다.

"어라, 뭐시여? 왜 다들 여기 있당가?"

이실리아의 질내에 한 발 시원하게 싸재낀 후, 뒷처리하고 다른 노예들을 찾아나선 진우는 신의 방안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노예들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타났다.

"짐꾼 고용중이예요. 사야 할 물건이 많은데 대놓고 이능력을 쓸 순 없잖아요? 그래서 용돈주면서 짐꾼으로 써먹으려고요."

"……."

"……."

노아의 대답에 신은 뭔가 갈구하는듯한 눈빛으로 진우를 향해 올려보았지만, 진우는 그런 신의 마음을 배신하고 말았다.

"용돈 넉넉히 줘라."

"예에~"

"……."

주군으로부터 버림받은 신은 여자들의 짐꾼으로 여기저기 끌려다닐 자신의 운명에 한 숨을 내쉬었다.

'미안하다. 솔직히 나도 노아한테 돈 받아서 쓰거든.'

재산 자체로 따지자면 이실리아가 노아보다 훨씬 많지만, 이실리아의 재산은 대부분 영국 왕실에 묶여있다보니 그녀가 찾아다 쓰면 곧바로 티가 나버린다.

그에 반해 노아는 여기저기 분산하면서 보관했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은터라, 삼태극 조직원의 개인 사비는 그녀가 모두 댄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삼태극으로서의 공식적인 활동이 아닌, 개개인간의 사적인 활동에서는 진우도 노아를 쉽게 터치하지 않았다.

물론, 노아 또한 자신의 주인인 진우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끔 배려있게 돈을 건내주면서 겉으로 티 하나 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일로 문제가 발생한적은 없었다.

"다들 여기 있었네? 슬슬 출발해야지?"

그 때, 롱 원피스 차림으로 간단하게 꾸민 이실리아도 다들 신의 방에 머물러있는걸 확인하였는지 뒤늦게 도착하였다.

'했네.'

'했다.'

'한번 했네'

'가볍게 한번 한 것 같은데?'

진우의 사정과 동시에 행복한 절정감을 느낀 그녀는, 홍조로 살짝 붉어진 얼굴이였다.

신은 그 차이를 못 느낀듯 싶었지만, 진우의 품속에서 몇십, 몇백번이나 절정에 달했던 경험을 가진 노예들은 자신들이 몸치장을 하는 도중에 이미 한 차례 성행위를 했음을 직감했다.

"엄마도 우리랑 같이 가요. 짐꾼도 있으니까 편하게 즐기기만 하면 돼요."

"…그런 말은 본인이 없을때나 합시다, 쫌."

나지막히 투덜거리는 신이였지만, 아쉽게도 그에게 발언권이란건 주어지지 않았다.

그의 불만은 가볍게 무시하며 각자 살 화장품, 개인 용품등의 내용과 뭐하고 놀지 쉴새없이 조잘조잘 거리는 여자들의 모습에, 진우는 셀리를 향해 입을 열었다.

"흐음~ 셀리도 보아하니 같이 놀고 싶은 표정인데?"

"에!? 그…그게……."

그의 말대로, 활발한 성격의 셀리는 어릴땐 남자 여자 따지지 않고 활동적으로 놀았지만, X-Force에 영입된 이후부터는 대외적으로 욕을 먹지 않게끔 조신스럽게 굴어야만 하였고 휴가를 보낼때도 언제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끔 주의해야만 했다.

거기다가 X-Force 내에서는 미국 최강의 이능력자들이라는 자존심 때문인지 이런식의 걸즈 토크에 끼어본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그럼 아까 말은 취소. 노아네랑 같이 놀고 있어."

"그래도 될까요?"

말은 걱정스러운듯 하였지만, 그녀의 표정은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여기서 '응, 실은 구라야' 라고 하면 어떻게 변할지 사뭇 기대가 되었지만, 자신은 노예들의 인권(?)을 대우해주는 인격적인(!!) 주인이기에 여기선 관용을 베풀기로 결정하였다.

"그래도 돼. 노예들끼리 반목하지 않고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데 내가 왜 말려?"

"가…감사합니다!"

셀리는 고개를 꾸벅이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고, 진우는 신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싱긋 웃어보이더니…….

"1인분 추가요."

"……."

신은 주군이고 뭐고 일단 한방만 전력으로 후려치고 싶다는 욕망에 잠시 몸을 내던질뻔 하였다.

"그럼 제가 이쪽으로 가면 밸런스가 맞겠네요."

그 때, 노아와 함께 있던 이실리아가 쪼르르 다가오더니 진우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어라? 간만의 나들이인데 나랑 같이 있어도 되겠어? 뭐 따로 사야할것도 있잖아?"

"당신이랑 같이 데이트하면서 사도 문제 없잖아요?"

그러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더니 한쪽팔을 껴안듯이 매달렸다.

방금전의 사탕발림이 아주 제대로 먹혀들어갔는지, 평소보다 몇배는 더 강한 애교를 피우는 그 모습에, 노예들은 눈꼴시렵다는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누가 보면 아직까지도 신혼 초긴줄 알겠네.'

진우와 이실리아의 근처만 핑크빛 무드가 깔려있는 모습에, 노아는 엄마의 뒤늦게 불타오르는 사랑을 말릴 각오가 되어있지 않은지, 그대로 한 숨을 내쉬며 모른척 넘어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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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익-

인적이 드문 뒷골목으로 텔레포트 한 진우와 이실리아는, 균형을 잡기 위해 무릎을 살짝 굽히며 중심을 잡은 후에야 몸을 제대로 일으킬 수 있었다.

"하아~ 정말 꿈만 같네요. 원하는 나라로 마음대로 갈 수 있다니."

하지만, 이실리아는 계속 진우의 한쪽팔에 안겨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것 마냥 입가의 미소가 떨어지질 못하였다.

아직까지도 진우의 사탕발림으로 인해 감미로운 행복에서 벗어나지 못한듯 싶었다.

참고로 그녀는 평소와 인상이 완전히 달랐는데, 도수가 없고 테가 얇은 안경을 쓰면서 평소와 달리 이지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평소에는 기나긴 금발 생머리를 돌돌 말아서 비녀와 핀으로 고정시켜두었던 머리카락을 그대로 풀어내면서 굴곡진 웨이브 롱헤어 스타일로 되어 있었다.

"왜요?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도수없는 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에메랄드빛 눈동자의 모습이 평소와 다르게 더더욱 아름답게 느껴진 진우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천천히 내저었다.

"아냐. 그냥 평소랑 분위기가 좀 달라서."

"후훗."

평소에는 부드러우면서도 자상한 느낌을 주는 이실리아였지만, 안경을 쓰고 머리를 풀어낸다는 효과로 인해 도도하면서도 이지적인 분위기로 탈바꿈한 외모와, 몸매가 드러나는 회색빛의 롱 원피스를 입은 지금의 그녀는 평소보다 더욱 안아주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자, 그럼 어디부터 가실건가요, 여보?"

"응? 화장품이라던가 그런거 안사도 돼?"

"그런건 나중에 해도 상관없어요."

자신보다 먼저 남편인 진우가 즐기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실리아의 마음씀씀이가 돋보이는 장면이였다.

"아, 그러면 타코야키 먹어볼까? 나 그거 좋아하거든."

"타코야키?"

한국인인 유창호와 결혼하면서 한국 문화에는 어느정도 빠삭하지만, 일본쪽은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이실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밀가루 반죽에다가 문어 다리 넣어서 굽는 간식거리야. 맛이라던가 식감이라던가 여러가지로 딱 내취향이라서 한국에 있었을때도 틈만 나면 먹었거든."

"흐음~ 그런 간식거리라면 저도 먹어봐야겠네요."

일단 먹어보고 맛있으면 자신의 요리책에 추가하기로 결정한 이실리아는 진우의 팔을 다시 한번 잡으며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노아 일행도 적당히 인적이 드문곳에서 텔레포트하여 쇼핑을 즐기며, 악의 조직으로서 세상을 정복하려는 하수인이 아니라 모든것을 내려놓고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관광을 즐기기 시작하였다.

한편, 혼자 따로 먼저 도쿄로 향하여 탐색기를 통해 큼지막한 붉은 원을 수색하고 있던 아이리는 신호기에서 통신을 알리는 소리가 울려퍼지자, 사람이 없는 곳에서 향하였다.

"여기는 아이리. 무슨 일입니까?"

-저에 대해 알고 있겠지만 다시 한번 인사하겠습니다, 아이리 양. 당신도 알고 있다시피 저는 지하드의 인공지능, 마스지드입니다.-

아이리에게 통신을 건 것은 마스지드였다.

그녀가 혼자 떨어져나올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마스지드는, 지금까지의 퉁명했던 반응이 거짓이었던것처럼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아이리를 대하였다.

"……? 추가 명령같은게 내려진건가요?"

마스지드는 지금까지 어쩔 수 없이 한다는 느낌이 팍팍 들정도로 불만어린 인공지능이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통신을 할 이류를 찾지 못한 아이리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는 상황.

-저는 당신과 거래를 하고자 당신이 혼자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거래?"

-당신에게도…아니, 당신들에게도 그다지 나쁜 거래는 아닐겁니다. 제가 원하는 거래는 지하드와 욱일승천의 동맹. 그리고 그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당신이 잊어버린 기억을 되찾아드리지요.-

============================ 작품 후기 ============================

선빵은 마스지드!

차후의 상황 설명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일단 기대하시라! 라는 말만 해두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그냥 이렇게 후기를 마무리하면 재미없으니까 여러분들의 기대심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어드지요.

이번 아키 조교는 배빵의 체험판 버젼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배빵은 써본적이 없어서 아키를 상대로 연습좀 해보고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지 확인해보자는 의미가 강합니다.

물론, 다른 노예들에게도 배빵 조교를 하면 차기작을 쓰는 의미가 없으니까 아키에게만 국한시킬 예정입니다.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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