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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자신의 모든 능력의 봉인이 해체된 아키는 과연 검은 늑대라는 이명이라 불릴만 하였다.
신체 강화의 힘 덕분에 외부의 충격에 좀 더 강해진터라, 얼마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했던 움직임으로 날렵하게 고통에 의해 잠시 실신한 세이지를 이끌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고자 그녀는 검은 갑옷의 습격자가 나아가는 방향의 반대편으로 향하였다.
'끔찍해…….'
얼마전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를바 없었던 동네.
하지만, 검은 갑옷의 습격자가 훑고 지나가면서 평화로운 동네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대부분의 가정집은 지금도 계속해서 생성하여 던지는 폭발성 화염구로 인해 무너져 내렸고, 길거리에서 도망치던 사람들도 공격하였는지 폭발로 인해 찢겨져 나간 시체의 일부분과 불에 그을린 시체들이 여기저기 나동그라져 있었다.
꺄아아아악……
으아아악……
쿠웅! 콰앙!
멀리서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폭음이 계속해서 들려왔지만, 그 소리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안심한 아키는 부축하고 있던 세이지를 조심스래 바닥에 내려놓았다.
"크…윽……."
여전히 등에 큰 상처를 입고,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던 그는 제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여긴……."
"걱정마세요. 일단은 안전한 곳이예요."
안전하다는 그녀의 말에, 진우는 아키의 어깨를 붙잡으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어…어디 다친데는 없지!?"
"예……?"
"상처라던가 어디 문제가 생긴데는 없냐고!"
등에 상당한 부상을 입으면서 고통스러워할법도 한데, 다짜고자 자신에게 어디 다친데는 없냐고 물어보는 그의 행동에 잠시 어안이 벙벙해진 아키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무 문제 없어요. 상처도 없고……."
"하아……."
와락!
그리고선 아키의 몸을 격하게 끌어안은 진우는 그녀의 머리결을 쓰다듬어주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
능력의 봉인이 해체된 지금이라면 살짝 몸부림을 치는것만으로도 그의 품안에서 벗어나다 못해 제압할 수 있는 정도지만, 아키는 자신이 상처입지 않았다는것에 안심하며 자신을 끌어안은 세이지의 품안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어…어째서 이딴 남자의 품안이…이렇게 따뜻한거야…….'
그녀에게 있어서 세이지라는 남자는 최저, 최악의 쓰레기같은 남자였다.
그런데 그런 그가 자신을 걱정해주며 끌어안으니 어째서인지 저항할 의지가 사라지고, 오히려 그 품안의 따뜻함을 더더욱 받아들이고픈 감정을 받게 되었다.
"크헉!"
그 때, 아키가 상처입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던 진우가 뒤늦게 등쪽에서 느껴지는 고통 고통어린 신음성을 내지르며 경련을 일으키듯이 몸을 부르르 떨어대기 시작했다.
"크…그으으윽……!!"
이빨을 꽉 깨물면서 토할것같은 신음성을 내지른 그는 몸을 벌레처럼 비비꼬아댔지만, 조금씩 고통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는지 상처 부위에 최대한 고통이 느껴지지 않게끔 조심스럽게 벽에 기대며 거친숨을 몰아쉬었다.
"후욱…후욱……."
그렇게해서 여전히 고통스럽긴 하지만 어느정도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진 그의 모습에, 아키는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당신, 대체 무슨 생각을 한거죠?"
"…무슨…생각이냐니……?"
고통으로 인해 띄엄띄엄 그녀의 물음에 대답한 진우는, 오히려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째서…집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나를 구해준거죠? 그리고 리미터는 왜 해체한건가요? 당신은……."
"저열하고…비겁하며 힘없는 임산부에게…폭력을 행사하는 3류 악당인데……?"
"……."
중간에 말을 잘라먹고 힘없이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 아키는 입을 다물며 무언의 긍정을 보였다.
"맞아……. 나는 비겁하고 저열한 악당이지……. 하지만…그런 악당이라 해도 좋아하는 사람을 보호하고픈 마음은…있다고……?"
"…그게 저라는 건가요?"
"그거 알아……? 차라리…그쪽에게 원한이 있는 놈들에게…정보를 팔아넘기는 쪽이…더 짭짤하다는거……? 아마 평생…놀고먹을 돈을 받았을걸……?"
"……!"
그렇다. 지금까지 그의 능욕에 정신적으로 지치다보니 생각을 못했지, 그가 자신에게 원한을 가진 악당들에게 정보를 팔았다면 어떤 험한 꼴을 당한다음에 처참히 죽어나갔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나는…평생 놀고먹을 돈보다…내가 어렸을때부터…동경했었던 검은 늑대를 선택했어……."
"이제와서 그딴 변명을 해봤자……."
그가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결과는 바뀌지 않았기에, 아키는 독하게 마음을 먹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여기까진 예상대로군. 젠장…순간적으로 의식이 희미해질뻔 했어…….'
신으로부터 약화의 저주를 받아, 10분의 1~2 수준으로 힘이 약해진 진우는 재생 능력 1~2등급 수준의 힘으로 조금씩 상처가 치료되고 있으나, 여전히 끔찍하게 아픈 고통에 정신이 아득해질뻔한 것을 몇번이나 잡아야만 했다.
'이제 최후의 도박이다. 여기서 아키의 마음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해.'
솔직히 말하자면 진우는 지금 엄청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무슨 소리냐 하면, 그녀가 검은 늑대임을 알게 된 이후부터 그녀의 상태창을 단 한번도 열지 않으면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인데다, 신으로부터 약화의 저주를 받아서 그녀가 독하게 마음먹고 손을 휘두른다면 그대로 즉사할 수 있는 상황.
참고로 진우는 자칭 하드코어 유저로, 화장실이나 식사, 혹은 약속에 의해 나갈때를 제외하면 로드를 하지 않으며, 죽게 된다면 최근 저장을 불러오지 않고 모든 세이브를 지우며 처음부터 하는 그런 사람이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거리를 하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조차 아키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이대로 죽어서 지금까지의 모든 고생이 헛수고가 될 수 있는 상황! 그렇기에 나는 지금 모든 진심을 담은 대사로 아키를 나의 여자로 만들어야만 해!'
그렇기 때문에 진우는 한낱 게임속에서도 불구하고 필사적이 될 수 있으며, 공략 대상을 얻었을때의 충족감과 쾌락 또한 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그는 필사적인 마음이 되기 위해서 신이 보호 마법을 사용해주겠다는 제안을 뿌리쳤다. 아무리 최악의 상황에서도 죽지 않게 된다는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된다면 그만큼 절박함이 줄어들테니 말이다.
"그래서…저 이상한 놈이…습격했을때도…당신의 봉인이 해체되면 어떤 방식으로든지간에…죽을것이 뻔하다는걸 알면서도…풀어주었어……. 흐…흐흐흐……. 뭐…이대로 죽어도…첫사랑이였던 여자와 실컷 몸을 섞었으니…여한은 없지만……."
그리고선 입가의 웃음과 함께 두 눈을 감은 진우는 이미 자신의 죽음이 기정사실이라는 것마냥 모든것을 내려놓은 후련한 미소를 띄었다.
"……."
두 눈을 감고 체념하는 세이지의 모습에, 아키는 손날을 세우며 그를 공격할 자세를 취하였다.
하지만…….
'이대로 손을 내리치면 이 남자는 죽어……. 그 후에 주변의 적당한 잔해를 끌어모아서 무거운 물체로 내리치면 주변 상황이 이러니 다들 사고사로 결정지을거야. 설령, 의심을 한다해도 임산부인 나에게까지 혐의가 돌아올일은 없을테고.'
임산부는 아무리 건강하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속해있다.
그렇기에 아무리 혐의를 줄이고 줄인다해도 임산부인 그녀에게까지 그 의심이 오는 일은 없게 되리라.
머릿속으로 세이지를 죽인 후의 사후처리까지 생각해놓은 아키는, 이대로 손만 내리휘두르면 지금까지 겪은 모든 악몽들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도 손을 내리치지 못하였다.
'그런데…어째서…나는 이 남자를…죽일 수 없는거야……!'
만약, 이 상황이 어제 일어났더라면 아키는 당연하다는듯이 그를 죽였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의 냉대에 상처입고 쓸쓸해하던 자신에게, 오늘은 마치 지금까지와 다른 사람이였던것처럼 어루만져주었다.
겉으로는 그에게 폭력을 당하기 싫어서 그런거라곤 했지만, 솔직히 어느정도 그의 행동에 위로받아 동조한것도 없잖아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지금까지와는 다른 만족스런 충족감을 느낀 성행위.
진우는 자신을 소중하게 어루만져주고 애무해주며 여자로서의 행복을 안겨다주었고, 본인 또한 그의 행동에 동조하면서 얻은 충족감이 느껴지는 쾌락에 만족스러워한건 사실이였다.
남편이라면 그 만족스런 쾌락을 느낄 수 있을까? 겨우 몇분만에 싸는걸로 모잘라 한번에 지쳐 나가떨어지는 남편이?
꼴깍-
남편대신 그가 안겨다준 쾌락을 상상해보니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이 삼켜질 정도였다.
정체불명의 습격자가 나타나기 전까지의 쾌락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최고의 충만감을 느끼게 만들었고, 여자로서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세이지를 죽이고 싶지 않다는 증거중 하나로…….
'나…생각해보니까 이 남자에게 계속해서 존댓말을 쓰고 있어…….'
계속해서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세이지에게 존댓말을 하는족이 편해진 아키는, 분명히 나쁜 사람이긴해도 자신을 위해서 이런 상처까지 입어가며 구해준것과, 위기 상황에 자신이 죽을걸 뻔히 알면서도 리미터기를 해체해준 사실만으로도 그가 근본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상하게 한번 좋은쪽으로 생각하니 계속해서 좋은 부분만 부각되자, 아키는 결국 손을 내리며 살기를 지웠다.
이윽고, 소리가 잠잠해지면서 공중에 떠올라 폭발성 화염구로 폭격을 하고 있던 정체불명의 습격자 또한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한 아키는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일어나세요."
"…어……?"
진우는 자신의 팔을 잡아끌며 부축해주는 그녀의 모습에, 바보처럼 의아함을 감추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여기서 피신하도록 해요. 얘기는 나중에…하웁!?"
그녀가 피신하자는 말과 팔을 잡아끌어주자, 진우는 그녀의 잡아당기는 힘을 이용해 우왁스럽게 끌어안더니 그대로 키스를 가하였다.
"우으읍!? 읍읍!"
'이런 상황에서 무슨 짓을……!'
비록 습격자가 갑작스럽게 모습을 감추긴 했다만, 분명한것은 지금 당장 안전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혀를 농염하게 휘젓기 시작하자, 약간의 힘만으로 간단히 밀쳐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키는 자신의 몸을 끌어안은 그를 뿌리치지 못하였다.
'기…기분…좋아…….'
여자의 혀를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세이지의 혀놀림에 힘이 잔뜩 들어간 어깨와 허리의 힘이 빠지고, 동그랗게 치켜올라간 눈동자들도 사르르 녹듯이 내려갔다.
"푸하앗……! 자…잠깐! 지금 이런 상황에서 키스라니?! 대체 생각이라는게 있는건가요!?"
위에 설명했듯이 습격자가 사라졌다해도 이 곳은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
언제 갑자기 그 습격자가 다시 한번 튀어나올 수 있는 노릇이고, 마구잡이 테러를 막기 위해 출동한 자위대나 이능력자들이 곧 도착할 수 있는 상황.
지금 이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키기는 싫었던 아키는 그의 몸을 밀면서 꾸중하듯이 말하였지만, 진우는 다시 한번 그녀의 몸을 끌어당기며 자신의 품쪽으로 안았다.
"꺗!?"
이미 능력의 봉인히 해체되어 그의 힘 따위는 간단히 무력화시킬 수 있지만, 어째서인지 그가 끌어안는것을 알면서도 저항할 생각도 못한 아키는 따뜻한 남자의 품과 자신의 얼굴이 맞닿자 그대로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고마워……. 나같은 쓰레기를 용서해줘서 정말로 고마워…크흑……."
"아…아직 용서해준다는 말은 아니예요! 다…단지…얘기를 나눠볼 필요성이 있어서…으웁!?"
그의 품안에서 억지로 성난듯한 말투와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진우가 그녀의 얼굴을 양손으로 들어올리며 또다시 키스를 하자, 아키는 자신의 혀가 또다시 농락당하는 쾌감에 성난듯한 표정이 풀어져나갔다.
"하아……."
"후우……."
1분여간의 키스 후, 깊은 숨을 내쉬며 서로의 얼굴을 때어놓은 아키와 진우는 잠시 서로의 눈을 마주보았다.
웅성웅성-
그 때, 검은 갑옷의 테러리스트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리자, 아키는 황급히 자신도 모르게 그의 팔을 잡아 당겨 부축해주었다.
"이…일단 이 자리에서 벗어나도록 해요."
"응……."
이대로 운좋게 살아남은 생존자인척 해도 상관없지만, 어째서인지 세이지와 함께 단 둘이 있고 싶다는 생각과 필요성을 느낀 그녀는 그와 함께 피해 지역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아기의 배까지 때린 상황인데 겨우 이정도로 분위기가 풀리겠냐 싶겠지만, 수정된 내용에 의해 진우는 주로 아키의 뺨을 때리며 폭력을 행사하였고, 말을 듣지 않으면 배를 때리겠다며 협박을 한 수준으로만 그치게 되었습니다.
즉, 이 내용은 배빵을 한 내용과 이어지는게 아니라, 배빵 내용이 삭제된 내용과 이어지는 스토리라는 뜻입니다.
PS:누군지 몰라도 신고한 녀석은 제대로 저를 엿먹이고 싶었나봅니다. 표지 삽화까지 신고해서 바꾸게 만들었네요. 진짜 징하다 징해...어디가서 뭘하든지 최소한 그 집착력으로 성공할만한 인물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