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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오늘밤에 아키를 대려오고, 신의 도움으로 마스지드의 본체를 미리 만들어놓은 새로운 육체에다가 안착시켜서 조교하는동안 신 녀석은 여기저기서 악령들을 모아다니고 병력을 모으는동안 노예들도 각자 훈련을 하면서 최상의 신체를 유지시켜야만 해. 한 2~3일 정도면 충분하겠군.'
일주일동안 휴가 시간을 가졌으니 다시 적당한 훈련을 통해 굳은 몸을 풀어야 한다.
그렇게 이실리아와 노아가 머물고 있던 호텔에서 혼자 종이와 펜으로 앞으로의 일정과 일본 공략의 방안, 공략후의 대우등을 구상하고 있었다.
물론, 일본 공략의 전략이나 전술등은 지금쯤 하린, 셀리와 함께 마지막 휴가를 즐기고 있을 페리샤의 두뇌를 이용해야 하지만, 진우도 나름 머리를 쓸 줄알고 있는데다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 후에 최고로 굴욕적인 나날을 보내게 만들 계획은 페리샤보다 진우가 더욱 앞서 나갔다.
참고로 말하자면 리엘루스는 하린 일행에게 갈아입히기용 인형 취급을 당한 부작용 때문인지 혼자 있는게 좋다면서 전함 구석탱이에 콕 박혀있는중이다.
'좋아. 이정도면 얼추 되겠지.'
여러가지 문제에 대한 해결이 적혀진 종이를 보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은 그는, 시계를 보며 아키를 대려올 타이밍을 점치기 시작했다.
"저…주인님……."
그 때, 진우가 일을 다 끝낸듯한 분위기를 풍기자 모습을 드러낸 노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지?"
평소였다면 '왜?' '응?' '뭔데?' 이런식으로 가볍게 대꾸했을테지만, 지금의 진우는 감정의 기복이 전혀 없는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부디 어머니를 용서해주실 수 없으실까요? 벌이라면 제가 대신해서라도 달게 받을께요."
"……."
"어머니께서 저토록 힘없이 계시는건 처음이예요. 더이상 저런 엄마의 모습을 보기가 너무 안쓰러워서……."
확실히 지금의 이실리아는 그야말로 '넋이 나간 표정' 이라고 밖에 표현이 되지 않았다.
처음으로 진우에게 뺨을 맞은 충격이 너무 컸는지 그녀는 생기가 없는 안색과 힘이라곤 조금도 없는 텅빈 동공으로 허공을 쳐다보고 있으며 살짝 입을 벌리고 있는것이, 주변에 파리가 있었다면 죽은 사체라고 해도 오해할법도 한 모습이였다.
'확실히 충격이 크긴 컸나보네.'
하지만, 이정도 벌은 내려야만 하는 필요성이 있었다.
이실리아는 필요 이상으로 아키를 혐오하듯이 싫어하고 있는데다, 자신을 빼앗긴다는 불안감을 노골적이 비춰냈다.
문제는 이러한 그녀의 행동이 다른 노예들에게도 영향이 간다는 것이다.
삼태극이라는 조직은 진우의 변태적인 성욕에 정복당한 노예들이 모인것이지만, 그 노예들의 각기 다른 가치관을 하나로 모아준 구심점은 이실리아인 만큼, 그녀가 아키를 싫어한다면 다른 노예들도 아키를 꺼려하게 되리라.
아니, 자칫하다간 내부 분열까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렇기에 여기선 아키와 이실리아가 오랜 갈등을 풀고 화해할만한 계기가 필요하기에 자신이 악역을 맡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실리아가 멋대로 행동한 일에 대해 추궁한것은 그 과정으로 돌입하는 시작점이랄까?
어쨌든간에 여기서는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알려주는쪽이 좋으리라.
"겨우 그 말을 하려고 온건가?"
"……!!"
처음으로 듣는 지독하게 차가우면서도 사무적인 목소리.
노아는 왕성한 성욕과 변태적인 성격이 더해졌을 뿐, 기본적인 바탕은 활발하다 못해 지랄같은 진우가 이토록 싸늘하게 대꾸하는 모습은 처음이였는지 나름 충격을 받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딴 쓰잘대기 없는 소리가 할 말의 전부라면 이만 가보도록. 나는 지금 좀 바쁘니까."
"…예……."
결국, 진우가 엄청나게 화가 났다는 사실만 재확인하게 된 노아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어머니를 달래야만 하였다.
'노아에겐 살짝 귀뜸해주고 싶지만 저 모습을 보면 사실을 말해줄지도 모르니까…….'
지금 이실리아의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나 처량했다.
위에 설명한것마냥 기본적으로 넋이 나간 모습이였지만, 여기서 조금만 충격이 더 가해진다면 정말 눈물을 폭포처럼 쏟아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나도 이렇게 괴로운데 피가 이어진 자식인 노아는 더 심하겠지.'
지금까지 자신에게 복종한 이후, 모든것을 바치며 헌신해왔던 모습을 당연히 기억하고 있는 진우조차 보고있기 괴로운데 노아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찌 하겠는가?
이번에는 이실리아의 돌발 행동이 아키의 자존심을 긁으면서 본래 구상했던 계획보다 더 손쉽게 아키의 마음을 얻었지만, 다음에도 이런 돌발 행동이 긍정적인 작용으로 돌아올 수 있을것이라곤 생각치 않았기에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물론, 상황에 예상과 다르게 급변하면서 지시된 명령대로 이행하지 않고 임기응변을 하는건 좋다. 상황이 달라진 이후부터는 자신의 계획또한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는 뜻이고, 그것을 판단것은 현장에 있는 개개인의 능력에 달려있으니까.
거기에다가 이대로라면 아키와 이실리아의 대립구도가 생겨버릴테니 미래를 위해서 지금은 꾹 참고 진심으로 화가 난 연기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 1초 1분같은 시간이 흐르면서 오후 8시가 되자, 더이상 참지 못한 진우는 아키를 대려오겠다는 말을 남기며 밖으로 나섰고, 그가 나가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지금까지 참아온 슬픔이 터진 이실리아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흐흑…노아야…나 어떻게 하니……? 진우씨가 나를 버리면…더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어……."
"걱정마세요, 엄마. 지금까지 엄마가 주인님을 위해서 모든것을 바치고 헌신했던것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알 정도예요. 잠깐 화가 나서 그러시는걸테니 조금만 참으세요. 제가 어떻게든 주인님의 화를 풀어볼께요."
"흐아아아앙~~~!!"
딸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진우가 자신의 뺨을 때리면서 '실망이다' 라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이실리아는 통곡과도 같은 울음소리를 토해내며 눈물을 흘려댔다.
노아가 손수건을 주면서 어떻게든 엄마를 달랠려고 하였으나, 그녀의 통곡같은 울음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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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어디 아픈데 없어? 어깨라도 주물러줄까?"
"뭐 드시고 싶으신게 있다면 뭐든지 말하세요."
"엄마엄마~ 이것도 드셔보세요."
가족들의 애정공세 덕분에 여왕 부럽지 않은 안락한 생활을 보내게 된 아키였지만, 진우의 젊고 탄탄한 육체와 맞닿았을때 느꼈던 그 포근하면서도 행복함이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이 그리워하였다.
평소라면 가족들의 애정공세에 기분좋은 미소를 지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겠지만, 자기 스스로에게 행복한 여자의 삶이라고 속여왔던것을 자각한 아키는 몸을 일으켰다.
"오전때 일 때문인지 너무 피곤하네요. 먼저 일찍 잘께요."
"그래? 하긴 그런 일을 겪었으니 어쩔 수 없지."
"편히 주무세요."
일단 겉으로 엄청 피곤한것처럼 보여주자, 가족들도 더이상 아키를 붙잡아 둘 수 없는지 침대가 있는 안방으로 보내주었다.
호텔들은 대다수를 원룸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여기는 안방과 거실이 있는걸보니 꽤나 비싼걸 잡은듯 하다.
철컥-
이윽고 안방으로 몸을 감춘 아키가 문까지 닫자, 남은 가족들은 기다렸다는듯이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입을 열었다. 첫번째는 장남 신페이였다.
"아버지, 어머니가 내일이 결혼 기념일이라는 사실을 모르시나 본데요."
신페이가 히데에게 물어오자, 히데는 살짝 주름진 얼굴로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지금까지 결혼 기념일을 내가 잊어먹으면 잊어먹었지, 아키가 잊은적은 지금껏 단 한번도 없었어."
"상황이 좋지 않네요. 어제의 일도 있는데다, 오늘은 테러까지 당하셨으니……."
"으음……."
스즈네의 말대로, 어제는 이상하게도 가족 전체가 마치 그 날에 걸린것마냥 신경이 날카로웠고, 오늘은 갑작스런 테러까지 당하였으니 당연히 결혼 기념일을 생각할 정도의 여유가 없을거라 판단한 것이다.
"아빠. 이런 때 일수록 결혼 기념일같은건 더 잘 챙겨야 해요!"
"저도 스즈네랑 같은 생각입니다. 힘드니까 그만큼 더 이런 기념일을 잘 챙겨야하죠."
"좋다. 아키에게 내일을 절대 잊을 수 없는 날로 만들어주자꾸나."
그렇게 지쳐 일찍 잠든 아키를 제외한 가족들은 내일 결혼 기념일날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날로 바꿔주기 위해 함께 머리를 짜냈다.
그리고, 밝은 귀 덕분에 잠 옷으로 갈아입으며 가족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아키는 남몰래 비웃음 섞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서 내가 진우씨에게 오늘 밤에 와달라고 부탁한거야.'
더이상 사랑도, 애정도 없는 가족들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았던 아키는 다음날이 결혼 기념일인것을 기억해내면서 오늘 밤에 와달라며 진우에게 부탁하였다.
'이게 있으면…….'
자신의 위치를 알린다는 신호기를 애정이 듬뿍 깃든 손길로 만지작거리던 아키는 시계를 한번 보았다.
'오후 8시 10분. 아마 밤늦게쯤 오시겠지?'
탁탁탁-
그 때, 창문가에서 뭔가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아키는 발코니에서 창문 너머로 자신을 바라보는 진우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아……!"
자신도 모르게 나지막한 신음성을 내뱉으며 황급히 달려가 잠긴 창문을 열어주자, 두 남녀는 서로의 몸을 끌어안으며 격렬한 입맞춤으로 인사하였다.
"하움……."
"으움……."
문 바로 너머에 가족들이 내일 있을 결혼 기념일을 계획중인데, 정작 자기 자신은 다른 남자와 밀회를 즐기는듯한 상황이였으나 아키는 충분히 키스의 감각을 느낀 이후에 고개를 떨어뜨리며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거렸다.
"와주셨군요……."
"당연하지. 나는 내 여자에겐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아."
"아아……."
그가 자신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서로의 체온이 느껴지자, 아키는 그가 약속을 지켜주었다는 사실과 이실리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또한 그에게 선택받았다는 사실에 감미로운 감탄사를 내면서 그의 품에서 애교피우는 고양이마냥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아키."
그 때, 진우가 그녀의 어깨를 붙잡으며 진중한 표정과 목소리로 눈을 직시하였다.
"정말로, 이게 마지막 기회야. 보다시피 나는 성격이 이래서 한 여자로는 만족을 하지 못해. 아마 앞으로 더 많은 여자들을 네가 겪었던 그 경험을 통해 내 노예가 될거야. 정말로 나를 따라도 되겠어?"
"……."
한 여자로는 만족할 수 없다.
이 부분이 아키로서는 상당히 마음에 걸렸다.
몇몇 국가에서는 일부다처제가 가능하다지만 일반적으로 전세계는 일부일처제를 체택하고 있고, 일본또한 그 일부일처제의 국가였으니 말이다.
한 남자의 여자가 아닌, 한 남자를 섬기는 여자들중 하나가 된다는것이 유일하게 마음에 걸렸지만, 이 부분은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었다.
'이실리아도 이 사실을 모를리가 없겠지. 그렇다는건 그녀도 진우씨의 이런 부분까지 모두 받아들였다는 뜻……! 이실리아도 받아들인것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는 없어!'
아니, 애초에 자신의 딸까지 범한 진우의 행동을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모녀가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금기까지 범한 이실리아였다.
"예. 하지만, 소소한 욕심을 부리자면 다른 여자들보다 조금만…아주 약간만이라도 저를 더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저를 잊어주지만 않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고마워, 아키. 평생 후회하지 않게 해줄께."
그렇게 문 하나로 가족 몰래 밀회를 즐기던 아키는 빨리 여기서 나가자고 보챘다.
"저는 언제든지 준비가 됐어요. 제가 사용하던 무장은 당신과 함께 숨었었던 안가에다 보관했으니 거기만 잠깐 들렀다 가면 돼요."
"음…그런데 말이지. 이렇게 그냥 가면 좀 재미없지 않아?"
"예……?"
그리고선 자신을 향해 씨익 웃어보이는 진우의 모습에, 아키는 본능적으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뭐, 이 다음편은 굳이 말 안해도 다 무슨 내용인지 아시겠지요. NTL이든, NTR이든 '그 장면' 이 있어야 남의 여자를 먹는맛이 있지 않겠습니까? ㅋㅋㅋㅋ
어쨌든간에, 이제 곧 전쟁부분을 쓰게 되면 각 캐릭터들의 활약이랑 최대한 개연성있는 전개를 써야 하니 솔직히 나름 고민도 좀 하고 긴장도 하는중입니다 ㅎㅎ;;
지금까지는 진우가 몇몇을 제외하면(그랜드 아크, 브레이브 워리어 키반)을 제외하면 거의 듣보잡들이랑 싸웠을 뿐, 이제부터는 정예급 이능력자들하고만 싸우게 되니까 그만큼 이능력 전투를 박진감 넘치게 써야 하는데...소설가로서의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는게 문제입니다.
일단 첫번째 작품인 무쌍연희 - 맹장전은 어떤 작가의 글에 리플로 이것저것 따지다가 '답답하면 니가 써보시던가' 라는 답변에 빡돌아서 즉흥으로 쓴거고, 루나틱돈 - 어둠의 장은 템포 조절에 실패와 삭제 크리...
제가 저 스스로를 자주 2류 마이너 소설가라고 자칭하는 이유가 이런 소설가로서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개연성 있게 쓰려고 열심히 노력중이고, 주인공이랑 주변 인물들을 최대한 '사람답게' 묘사하려 하고 있습니다.
제가 판타지, 무협 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등장인물의 마인드들이 너무 납득이 가지 않게 극단적인 부분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극단적이여도 그만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개연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저는 개연성 부분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데(언제?) 저에게 있어서 개연성의 정의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지 않고 납득을 하는 전개' 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은 게임 시스템에 의한 법칙이라고 설명하면서, 되도않는 변명과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자질구래한 설명을 늘어놓는 방식을 생략하였습니다.
뭐, 그래도 이해 못하고 싫어하시는분이 없잖아 있긴 있지만요.
어쨌든 제게 있어서 가장 큰 기쁨은 여러분들이 제 소설을 보고 재밌다라고 말해주는것입니다.
일을 다녀온 후에 글을 쓰면서 힘들어도 여러분들이 '재밌다' 라는 리플을 남겨주시면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샘솟거든요.
PS : 리플 구걸인척 하면서 악플 못남기게 분위기 잡는거 절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