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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
"……."
"……."
평소와 같이 생활하고 있던 도쿄의 모든 시민들은 잘 못 보고 싶어도 잘 못 볼 수 없는 거대한 우주 전함이 자신들의 머리 위에 떠있는 모습에 순간적으로 모든것이 정지한것 마냥 얼어붙고 말았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거대하면서도 육중한 쇳덩어리의 모습에 압도된 그들은, 경고 사이렌이 울려퍼지게 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비명을 지르며 근처 대피소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모든 시민분들은 근처 대피소로 몸을 피신하십시오! 이건 훈련이 아닙니다! 실제 상황입니다! 다시 한번……!-
사이렌과 함께 경고 방송이 사방으로 울려퍼지기 시작했고, 미리 경계령이 내려져 있었던 도쿄의 군대는 신속하게 반격을 위해 병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모습을 나타낸 것은 전투기들이였다. 일단 수십여대의 전투기들만 보이지만, 이제 곧 삼태극이 도쿄를 공격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곳에 주둔한 전투기들까지 다 합친다면 500여대가 넘는 전투기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리라.
이들의 목표는 전함 지하드를 격추시키는것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다른 주둔군들이 도착하기전까지 시간을 끄는 성격이 강했다.
어쨌든, 전투기가 모습을 드러낼때까지 가만히 있던 지하드도 멀찍이서 날라오는 전투기들의 존재를 눈치챘는지, 도쿄 상공에 모습을 나타낸 이후로 첫번째 움직임을 보이게 되었다.
위이이잉-
기계음과 함께 지하드의 각 격벽이 열리더니 마치 벌집처럼 육각형의 구멍이 여기저기 생기기 시작했다.
푸화아아악!
그리고 그 안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등 부위에 거대한 푸른 불꽃을 토해내며 빠른 속도로 모습을 드러낸 대 전략 병기, 불가사리 1호였다.
마치 벌집을 지키는 말벌처럼, 본거지를 공격하려는 일본의 전투기들을 향해 날라간 불가사리의 네모난 하체의 장갑이 슬라이드 식으로 내려지자, 수많은 유도 미사일들이 하얀 연기를 토해내며 화살처럼 쏘아져 나갔다.
전투기들은 당연히 정면에서 날라오는 유도 미사일들을 향해 발칸을 사용하면서 회피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눈앞에서 자신들을 격추하기 위해 날라오는 유도 미사일들쪽에 시선이 팔려버린 전투기의 파일럿들은 자신들을 향해 팔을 올리고 있던 불가사리의 행동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철컥!
팔의 장갑이 개폐식으로 열리자 마치 게틀링같은 형태의 원형을 이룬 구멍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구멍들은 붉은 빛에 물들기 시작했다.
피치치치치치칫--!
전투기 조종사들은 들을 수 없겠지만, 불가사리의 팔에서 불길함이 느껴지는 작은 소음과 함께 붉은 빛의 무언가가 빛의 속도로 쏘아져나가며 회피 운동을 하던 전투기들을 향해 날라갔다.
콰아아앙!
빛의 속도로 날라오는 붉은 빛에 닿아버린 전투기는 그대로 폭발.
하지만 불가사리는 양 팔을 뻗으며 각기 다른 방향의 전투기를 조준하며 레이저 게틀링을 발사하기 시작하였고, 아무리 빠른 속도에 민감하고 적응된 전투기 파일럿들이라 해도 빛의 속도로 날라오는 레이저를 보고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가진 이는 없었다.
쿠콰콰콰콰쾅!
불가사리의 팔에 달린 레이저 게틀링에 의해 순식간에 전투기들이 붉은 폭염을 토해내며 전기 폭파.
자신의 임무를 마친 불가사리는 지하드의 호위 임무를 맡았는지 전함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전함 여기저기에 생겨난 육각형 구멍에서 진우가 생산했었던 기계 로봇, 창귀들이 기다렸다는듯이 부스터를 사용하며 전함 밖으로 빠져나오며 지하드에서 중앙의 통제, 지휘를 맡은 페리샤의 명령에 따라 각지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대피소는 이쪽입니다! 다들 빨리 피신하십시오!"
전투기들이 순식간에 전기 격추되는 모습을 본 인솔자 역의 군인은 일반 시민들을 향해 손을 휘저으며 목청을 높였다.
이미 도로는 완전 마비 상태로, 차를 끌던 사람들도 차를 버리고 두 발로 뛰어야 할 정도로 대피하려는 시민들로 바글바글거렸다.
그 때,
쐐에에에엑!
귀가 찢어질것 같은 바람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촤차차차차차착!
살이 갈려져 나가는 소리가 대피소를 향해 달려가던 사람들중 후방에 위치한 이들은 어째서인지 조용해진 뒤쪽의 공기에 고개를 돌렸다.
"꺄…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그리고 뒤이어 울려퍼지는 사람들의 비명.
방금전까지 사람들을 인도하며 대피소를 알려주던 병사, 그리고 가장 뒤늦게 대피열 꼬리에 붙은 사람들이 모두 조각조각 토막난 시체로 변해있으니 당연히 비명이 나올법도 했다.
"꺄하하하하하핫!"
그 때, 너무나 즐겁다는듯한 여자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사람들은 당연히 그 웃음소리의 근원지를 따라갔고, 고개를 위쪽으로 치켜들며 상당히 높은 빌딩 옥상에 있는 여성을 발견하였다.
"욧차~"
귀여운 기합성과 함께 빌딩에서 뛰어내린 여성은 마치 중간에 중력이 가벼워진것처럼 낙하 속도가 줄어들더니 가볍게 착지하였다.
붉은 악귀처럼 생긴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에 그 정체를 아는 사람은 없었지만, 누가봐도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건 알 수 있을 정도로 살기가 맴돌고 있었다.
"아아~ 이런 기분이였구나아~ 어째서 욱일승천이 그렇게 우리나라에다가 테러질을 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좀 되네."
가면으로 얼굴을 숨기고 있었지만, 그녀의 정체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대표하는 S랭크의 이능력자, 이하린 이였다.
진우와 상당히 오랜 시간을 함께 다니면서 그의 사상에 물들게 된 그녀는, 무저항의 시민들을 향해 반격당할 위험도 느끼지 못한채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붓는다는 것에 즐거움이 서린 미소를 지어보였다.
휘익!
쿠웅! 쿵!
뒤이어 온 몸을 빈틈없이 갑옷 형태의 방탄 조끼와 부츠, 안면 전체를 코팅 처리한 방탄 유리와 일체화 되어있는 방탄 헬멧을 착용한 20여명의 사람이 병사가 하린의 주변에 쿵쿵 거리며 착지하였다.
"어차피 바퀴벌레 마냥 끈덕지게 살아남아도 지옥을 경험하게 될테니 저를 만난걸 평생에 한두번 찾아올까말까 하는 행운이라 여기세요. 거기다가 우리쪽 '조상님들' 의 울분도 풀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윈윈이네요."
지이이잉-
그리고선 손등에 새겨진 불길한 검은 빛이 감도는 검은색 마법진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고, 하린은 손을 살짝 흔들며 자신의 주변에 있는 '조상' 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자, 마음껏 울분을 푸세요, 조상님들. 여러분들이 증오하는 일본인이랍니다~"
장난스런 말투와 함께 명령을 내리고 몸을 살짝 뒤쪽으로 움직이자, 20여명의 방탄복 병사들은 한 손으로 검은 연기같은게 일렁이는 돌격 소총을 한 손으로 시민들을 향해 조준하였다.
"그럼 발싸아~"
장난스러운 목소리의 명령.
크카카카카카카카캉!
그리고 투박한 증오와 살기가 느껴지는 강렬한 쇳소리.
투파바바바바바박!
"꺄아아아아악!"
"살려줘어어어어!"
귀가 찢어질것처럼 거친 쇳소리와 함께 검은빛의 탄환이 쏘아져 사람들의 몸에 구멍을 만든걸로 모잘라, 그대로 관통하여 뒤쪽에 있는 사람까지 맞추자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비명을 내지르며 무작정 앞으로 뛰쳐나갔고, 이상한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니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앞쪽의 사람들도 겁을 집어먹고 무슨 일인지도 모른채 무작정 앞으로 뛰쳐나갔다.
"아아~ 기분 최고네에……. 어째서 주인님이 이런 명령을 내리셨는지 이해가 되는걸."
옛날의 그녀였다면 일반 시민들이 학살당하고 있는 상황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진우에게 복종하며 그의 사상을 일방적으로 주입당하면서 자신과 같은 진우의 노예들을 제외한 인간의 생명은 지나가는 개새끼보다 못한 수준으로 격하되었기에, 지금의 이 상황을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인것 마냥 즐겁게 미소지어보였다.
콰앙! 쾅!
"흐흥~ 다른 언니들도 열심히 하나보네. 나도 질 수 없지!"
멀찍이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에 묻어져나오는 폭발음이 들려오자, 하린은 다른 노예들보다 더 열심히 해서 반드시 진우에게 칭찬받겠다는 일념하에 남궁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마법진을 이용해 데스 나이트들을 지휘하였다.
"자! 그럼 대피소까지 가도록 하죠! 거기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을지 기대 되네요! 꺄하하하하하핫!"
진우에게 옮은것마냥 광기어린 웃음을 내보인 하린은, 조만간 자신을 찾아올 이능력자를 상대하기 위해 데스 나이트들을 지휘하며 길을 막는 일반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난사를 명령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숨어있을 대피소를 향하고자 도망치는 사람들의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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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삼태극의 전함으로 인해, 이미 도쿄쪽으로 운항하고 있던 전철은 도쿄역에서 멈추지 말고 그대로 지나치라는 지시를 받았는지 도쿄역 근처까지 다가왔는데도 불구하고 속도를 줄일 기미가 없었다.
저벅 저벅-
그 때, 건장한 체구의 붉은 악귀 가면을 한 남자가 목을 좌우로 까딱거리며 철로에서 자신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전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한동안 힘을 풀파워로 내질 않아서 좀 거시기 한데 잘됐구만."
경박한 음성과 함께 오른쪽 어깨를 빙글빙글 돌리며 굳은 근육을 풀어준 그는, 자세를 잡더니 손바닥을 펴올리며 오른손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푸하하하핫~ 저거 진짜 웃긴 얼굴인데?"
남자는 전철의 앞유리에 있는 기관사가 기겁을 하는 표정을 봤는지, 낄낄 거리며 웃어재끼면서도 끝까지 철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미 속도를 늦추기엔 너무나 늦어버렸기에 기관사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눈 앞에서 벌어질 참상으로부터 현실 도피하였고, 전철의 앞부분이 남자의 손바닥과 만나면서.
콰장창!
전철 전체가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몸체가 선로에서 벗어나며 잠시 몸체가 허공에 붕 뜨더니 그대로 추락하여 나동그라졌다.
전 속력으로 달리던 전철과 부딪혔음에도 불구하고, 한 손으로 막아새웠음에도 불구하고 미동은 커녕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펼친 손바닥으로 주먹을 말아쥐었다.
"흠흠. 오래 쓰지 않아서 꽤 녹슬었나 싶었는데 아직 쓸만하네."
그리고선 남자는 자신에 의해 엄청난 충격을 받고 뱀처럼 꾸부정하게 몸체가 선로에서 벗어난 전철의 대참사를 무시하고 자기 할일만 하기 시작했다.
스르릉-
검집에서 환두대도를 꺼낸 남자, 진우는 예전에 남궁 신을 영입하고 잠깐동안 정치가들을 암살하면서 얻은 경험치로 1급으로 각성한 용광검의 능력치를 확인하였다.
-용광검
-종류 : 도검류
-유물 등급 : 1급
-해모수가 살아생전 사용한 도검. 검으로서의 능력도 출중하지만, 태양신의 아들인 해모수의 권능이 깃들어 있으며, 그 힘은 작은 태양을 만들어낼 정도.
-경험치 -/-
-현재 능력 : 검으로서의 능력(+5), 6m 거리의 검기 형성, 거리 무시 복귀 가능, 폭뢰탄爆雷彈 생성 가능, 무기의 크기 변형 가능, 검날에 영구적인 화염의 기운이 생성, 핵 수준의 파괴력을 지닌 작은 태양의 생성 가능(하루에 한번)
"어디보자아아~~"
마치 늙은이같은 말투로 말꼬리를 흘린 진우는, 검의 크기를 변형시키고자 정신을 집중하였고, 그가 원하는 수준의 크기로 성장한 환두대도는 더이상 환두대도가 아니라 3m 높이와 더이상 날 부분도 엄지 손가락보다 더 굵어져서 몽둥이에 가까운 대검으로 바뀌었다.
'더이상은 커지지 않는군, 여기가 한계인가.'
하지만, 크기는 바뀌었어도 검 전체를 은은하게 감쌓고 있던 타오르는듯한 태양빛의 색은 조금도 희석되지 않았다.
후웅!
가볍게 손목을 비틀어 몽둥이에 가까워진 용광검을 휘두르며 옆으로 꼬꾸라진, 엄청난 충격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된 전철의 앞 부분을 내리베었다.
스칵!
"스칵?"
콰직이 아니라 스칵?
이미 검이라고 부르기 어려워진 대검이라서 타격감을 알아보려고 휘두른거지, 절삭력은 조금도, 1%도 기대하지 않은 상태였다.
고철이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전철의 조종실 부분을 내리친 용광검을 조용히 위쪽으로 올려보자,
"헐."
자신도 모르게 헐 소리를 내고 말았다.
용광검의 굵기와 동일한 자국이 전철 앞부분에 선명히 남아있는 것이다. 둔기로 내려쳤다면 타격 부위 근처가 찌그러졌겠지만, 여기에는 그런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검으로서의 능력(+5)' 의 효과.
'과연 1급 유물이라는건가.'
이제서야 1급 유물의 진정한 힘을 알게 된 진우는, 그랜드 아크가 사용하던 분쇄기에 대항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였다.
솔직히 분쇄기는 공격 면적이 엄청 넓고, 면적이 넓은 만큼 그랜드 아크의 괴력을 소화해낼 수 있다.
그에 반해 용광검은 평범한 환두대도에 불과하였기에, 타격의 면적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무기쪽에선 압도적으로 이쪽이 불리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아니, 오히려 모든면에 앞선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랜드 아크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베어낼 수 있다.
"나중에 세계 정복이 제일 쉬웠어요 라는 책이나 내볼까."
실없는 소리나 내뱉은 진우는 대검으로 변한 용광검을 어깨쪽에 기대며, 자신의 부하들이 산발적으로 테러를 가하고 있기에 검은 연기와 폭발음이 쉴새없이 퍼지는 도쿄로 향하였다.
============================ 작품 후기 ============================
존내 먼치킨이 된 주인공이지만, 그런 주인공에게도 위기는 찾아온답니다. 극 후반부 얘기지만.
어쨌든 더워요! 무쟈게 더워! 어제 비가 내렸는데도 더워!
글을 쓰다가 뇌가 녹아버릴것 같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정도로 덥습니다. 애초에 저는 몸에 열이 많아서 더위는 느무느무 싫어요.
개인사 이야기를 좀 하자면 어머니께서 워낙 추위를 잘 타시는 분인지라 여름에도 저를 안고 이불까지 꽁공 싸매시고 주무셨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그 부작용인듯 합니다.
어쨌든 여름은 진짜진짜 싫습니다. 에어컨 틀고 싶어도 전기비가 무서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