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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일본에 있는 주일미군의 기지는 삼태극의 공격과 동시에 요격 태세를 갖추었지만, 일본 정부에서는 삼태극이 도쿄에 공격을 집중하는척 하면서 전함 자체를 텔레포트 하는 능력을 통해 다른 빈집털이 식의 전략을 방어하는 역활을 맡아달라 부탁하였다.
일본 정부 소속의 군대와 이능력자들은 욱일승천의 부대와 만나지 않게끔 조절이 가능하지만, 주일미군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욱일승천과 부딪혔다간 그대로 3파전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정부의 말도 아주 허황되지 않은게, 이스라엘과 바티칸을 순식간에 이동한 전함의 텔레포트 능력을 통해 성동격서의 방식으로 공격할 의도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직접 부탁했으니 삼태극의 계획이 성동격서가 아니라 도쿄를 정말 철저하게 망가뜨리는 것이라 해도 변명의 여지는 충분.
일단 본국에 지원 요청을 한 각 주일미군의 주둔지는 그렇게 경계 태세를 발령하며 언제든지 공격에 나설 준비를 마쳤으나, 그들은 예상치 못한 습격자를 맞이하게 되었다.
"사격! 놈의 발을 묶어라!"
투타타타타타타--!!
훗카이도의 주일미군 병사들은 기지 내로 침입한 정체불명의 동양인 남성을 향해 무차별 난사를 가하였다.
갑자기 정문을 뚫고 등장한 습격자에 잠시 당황하였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부대 내에 설치한 바리게이트를 사용해 엄폐하며 침입자를 향한 반격에 나선것이다.
채채채채챙!
하지만, 한 자루의 동양풍 검을 들고 있는 동양인 남성은 한 손으로 잔상밖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모든 총알을 튕겨내면서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것 마냥 저벅저벅 걸어나갔다.
"무황투로武皇鬪路"
그리고선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내뱉은 동양인 남성, 남궁 신은 총알을 쉴새없이 막아내면서 내공을 끌어올려 무황이 사용하던 무공을 사용하고자 상체를 흔들며 검을 휘둘렀다.
사악!
허공을 향해 대각선으로 베어지는 검.
몇몇 병사들은 연사로 총을 갈기면서도 저게 뭔 짓거리인가 싶었지만, 그의 검이 휘둘러진 방향으로 하얀색의 반월모양 검기가 형성되더니 순식간에 2m 이상의 크기로 자라나며 미군을 향해 날라갔다.
콰지직!
대각선 방향으로 날라간 검기는 그대로 바리게이트를 삐뚤게 반으로 잘라내면서, 빠른 검기의 속도에 반응하지 못한 미군 두어명의 목과 상체를 갈라냈다.
삭! 슥! 쉬익!
날라오는 총알을 섀도우 복싱을 하는것마냥 몸을 흔들어 가볍게 피하며 검을 대각선, 세로, 횡 방향으로 휘두르면서 검에서 튀어나와 자라난것 마냥 날라오는 2m 크기의 검기가 미군을 덥쳤다.
스칵! 카카카칵!
"으아악!"
"크허억!"
신체 강화 능력자조차 제대로 반응하기 어려운 속도로 날라오는 하얀 검기.
남궁 신은 바리게이트 뒤로 숨는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깨닫은 미군 병사들의 모습에, 휘두르던 검을 멈추었다.
쩌적! 쩌어억! 콰앙!
검기의 난사가 끝나자, 바리게이트들은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며 쓰러졌고, 입구쪽과 가까운 용도불명의 건물은 온 몸이 검기의 공격을 받은 흔적이 역력하게 남았다.
파직- 콰르르르르!
이윽고, 용도 불명의 건물까지 무게를 지탱하던 뼈대가 모두 잘려나가면서 거대한 콘크리트 먼지가 자욱하게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이래야 무황이 가는 길답지."
무황이 창조한 무공중 하나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다수가 자신을 막고 있을때 사용하는 용도, 즉, 자신의 발걸음을 막는 잔챙이들을 처리하고자 개발한 무공이였다.
자신의 길을 막는 바리게이트와 병사들의 잘려진 몸체, 길을 막고 있던 건물까지 부서지면서 순식간에 폐허가 되어버린 풍경에 무황이 만들어내는 길 답다고 혼자 고개를 만족스럽게 끄덕인 남궁 신은 가볍게 고개를 살짝 틀어주었다.
쐐에에엑!
어디선가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날라온 화살촉 모양의 금속이 그의 머리 옆을 지나쳐갔고, 신은 훗카이도 주일미군 기지에 있는 이능력자들이 출동하였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흐음. 기습 공격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신속하면서 냉정한 대응이라니. 과연 미국이라 이건가."
화살촉 모양의 금속이 날라온 곳에는 미군 복장을 하고 있지만, 하나같이 다부진 체격과 군기넘치는 분위기의 모습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온 실력자들이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이능력자들이 자신을 향해 적대감 어린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거기까지다!"
그 때, 염동력자로 보이는 짧은 해병대 머리의 각진 얼굴의 백인 군인이 신을 향해 외쳤다.
"너는 포위당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항복한다면 정상적인 포로로서의 대우를 약속하겠다!"
"……."
그의 말대로 주변에는 어느새 이능력자들이 신을 포위하고 있었다.
아니, 어느새라는 말은 맞지 않았다.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포위하게 내버려뒀으니까.
하지만, 일부러 미군의 이능력자가 자신을 포위하게 내버려둔 신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무공을 사용하면서 무황의 기억이 강하게 새겨진 신은 감히 자신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백인 이능력자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이 세상에서 나를 내려볼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단 한 사람뿐이다. 그러니까 당장 '내려와'"
콰앙!
1보.
쿠구구구구구구구-----
"크헉!?"
"으하악!?"
바닥에 금이 갈 정도로 힘있게 한 걸음을 내걷자, 포위한 이능력자들은 무형의 기운이 자신들의 몸을 내리 누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말도…안…돼……! 이만한 숫자의 이능력자들을……! 이 넓은 범위를…어떻게……!"
누군가가 경악하듯 외쳤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강력한 염동력자라 해도 넓게 포진한 이능력자들을 한꺼번에 억압할만한 힘을 장기적으로 분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콰앙!
2보.
"크허어억!"
"모…몸이……!"
콰직!
공중에서 날아올라 남궁 신을 내려보고 있던 백인 남성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추락하였다.
아슬아슬하게 염동력을 전력 전개하여 충격을 완화시키지 않았더라면 최소 치명상의 충격을 받았으리라.
콰앙!
3보.
"꺼…어억……!"
"꺽……!"
2보때는 모든 이능력자들이 서있는게 힘들 정도의 압력을 받았지만, 3보째는 몇몇 신체 강화자들을 제외하면 모두가 벌레처럼 쓰러진채 숨이 막힐것 같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무협 세계에서 흔히 등장하는 마교의 천마라는 이와 대결을 펼쳤던 무황은, 천마가 사용하던 천마군림보라는 무공이 자신에게 더욱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천마 부분을 무황 부분으로 개명한 자신만의 무황군림보를 창안하였다.
무황군림보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짊어진 무공으로, 공격의 수단이라기 보단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 적의 공격 의지를 꺽는 용도로 자주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여 무황의 모든 경험과 기억을 소화해내지 못하였으나 내공의 힘이라는 측면으론 무황보다 한 수 위인 신은 압도적인 내공을 무황군림보를 통해 모든 이능력자들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콰앙!
4보.
으직- 으직-
꿀럭- 꿀럭-
4보째가 되자 신체 강화자들까지 모두 쓰러졌고, 그 누구도 비명을 내지르지 못하였다.
지금 이들은 몇 배의 중력을 받으며 내장이 몸속에서 으깨져가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실제로 이미 몇몇은 내장과 피를 입으로 토해내거나 내장이 섞인 피똥을 싸며 죽거나 죽어가고 있었다.
"무황군림보는 총 7보. 과연 네 놈들이 피떡으로 되는건 몇보째일까?"
간신히 살아남은 이능력자들은 감히 자신이 허락하지 않은 이가 내려봤다는 굴욕감과 분노로 얼룩진 남궁 신을 향해 살려달라고 입을 붕어마냥 뻥끗뻥끗 거렸으나, 무정하게도 남궁 신의 5번째 발걸음이 내리쳐졌다.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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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흐으으으응~~~! 궁신이는 지금쯤 잘 하고 있으려나?"
간만에 몸을 제대로 풀었다는 듯이 기분좋게 기지개를 피던 진우는 남궁 신이 자신의 명령대로 잘 하고 있을지 생각하였다.
남궁 신의 임무는 주일미군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으로, 남궁 신이 요란하게 미군 기지를 공격, 미군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게끔 억지력을 만드는 것이였다.
페리샤는 욱일승천 그 자체나 마찬가지인 일본 정부가 자기 마음대로 컨트롤이 가능한 일본 자위대와 이능력자들과 달리, 미군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에서 각지의 방어를 맡길것이라 조언하였으나, 그래도 만의 하나라는 것이 있으니 확실하게 쐐기를 박고자 진우가 계획한 일이였다.
"그런데 얘는 왜 이렇게 안나와? 이미 아까 다 죽였구만."
자신이 죽인 이능력자들로 이루어진 시체의 산 정상에 앉아있던 진우는 빈둥빈둥거리며 후지미네가 나타나길 기다렸고, 도주하던 이능력자를 데스나이트의 힘을 이용해 간단히 처리한 이실리아가 쪼르르 달려왔다.
"진우씨는 정말이지 심술쟁이예요."
아키와 함께 진우의 하드 플레이를 받으면서 자신이 죄를 용서받은 이실리아는, 그가 평소와 같은 모습과 분위기가 되자 예전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볼을 잔뜩 부풀리며 귀엽게 토라진 그녀의 모습에, 진우는 가면 아래쪽의 살결을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웃어보였다.
"미안미안. 그래도 가끔씩은 정말 제대로 힘을 써주지 않으면 몸이 굳어버린다고."
대체 후지미네가 무엇을 준비하는건지 몰라도 그녀가 다시 등장할때까지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의 손바닥에서 나오는 따뜻한 감촉에 약간 황홀함이 섞인 미소를 지어보이는 이실리아의 모습에 심술궂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심심하면 아키랑 같이 받았던 내 조교를 다시 한번 받아볼래?"
"여…여기서요!?"
헤이세 총리가 삽질 하면서 1주일의 시간이 남게 되자, 진우는 더더욱 아키와 이실리아가 서로 못볼꼴을 같이 경험한 동지로 만들기 위해 더더욱 거칠게 조교를 하였다.
"흐흐흐. 그러고보면 그 때의 이실리아도 정말 귀여웠지. 모유 관장을 받아서 산처럼 부푼 배를 '히이 히이' 거리며 괴로워하던 그 모습은 정말……."
"꺅! 그만! 그만하세욧!"
누가 듣기라도 하면 부끄러움에 죽어버릴것 같았기에, 이실리아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진우의 입을 틀어막았다.
주변에는 처참하게 죽어나간 시체들이 퍼져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상처럼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걸 보니 이실리아도 진우가 벌이는 살육극에 충분히 익숙해지면서 아주 약간의 껄끄러움도 사라진듯 싶었다.
진우는 한 아이의 어머니라곤 절대 생각되지 않는 이실리아의 귀여운 반응에 낄낄거리며 자신이 조교했을때 그녀의 반응을 가지고 놀려먹었다.
"왔네요."
"음."
그 때, 장난을 치며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두 남녀의 표정이 자신들을 향한 살기를 느끼고 굳어졌다.
파지지직!
번개가 허공에서 날라와 진우와 이실리아로부터 약간 떨어진곳에 떨어지자, 떨어진 바닥은 살짝 깊게 파이면서 그 위로 후지미네의 모습이 드러났다.
"어이가 없군요. 누가 보면 신혼 여행이라도 온 줄 알겠어요."
"어? 몰랐어? 설마 내가 일본 쪽바리들을 상대로 진심으로 상대해줄거라 생각한거야? 이 나라를 공격한건 여흥이야. 물론, 그 여흥 뒤에는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지옥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 콧대. 반드시 제 손으로 꺽어드리지요."
후지미네는 으르릉 거리며 짐승같은 살기를 드러냈지만, 진우는 오히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비웃었다.
"푸핫! 내 실력에 쫄아서 꼬리말고 도망친 개 주제에 입은 요란하시구만!"
"후우. 전략적 후퇴도 모르는 미개한 사람과는 할 말이……."
"그래서 너만 믿고 따르던 이능력자들을 내팽개친거냐? 생존자가 한 50명쯤 남았을때 대체 라이진은 어디간거냐고 울부짖더라고. 배신당한게 불쌍해서 고통도 느낄새 없이 가볍게 양단해줬지만."
그리고선 '요렇게 요렇게' 라고 검을 휘두르는 모션을 취해보이는 진우.
그녀는 그의 행동에 아무런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 표정, 아니, 미소를 지어보였다.
"걱정마세요. 그들은 지금쯤 신의 후손인 저를 도왔다는 명목으로 위대한 애국열사로 대접받고 있을테니까요."
"어휴 씨발 지랄들을 하십니다. 지랄들을 해. 신의 후손? 어떤 나라든지간에 자신들의 나라는 모두 신과 밀집해있거든? 그런식으로 따지면 전 세계의 모든 인구가 신의 후손이지."
"그럴지도 모르겠지요. 하지만, 저는 신의 직계 후손인 덴노의 피를 이어받았습니다. 제가 가진 일반적인 이능력과는 차원이 다른 능력이야말로 그 증거! 잡종이나 마찬가지인 당신같은 똥개가 순혈의 고귀함을 이해할련지요?"
대체 무슨 깡으로 자신이 신의 후손이라고 저토록 굳게 믿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진우는 속으로 그렇게 읊어내리며 시체로 이루어진 작은 산 정상에서 점프하여 땅에 착지하였다.
"하지만 잡종쪽이 유전자 면으로 더 우수하지. 브라질의 여자들 대부분이 예쁜 이유는 브라질에 수많은 인종이 섞여 살았기 때문이거든. 그거 알아? 나는 네가 처음부터 일반적인 이능력자와 다른 돌연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다른 '순혈' 의 덴노들은 존나 못생겼는데 네년 혼자 미인이잖아? 어떤 인종의 씨를 받은거야? 백인? 흑인? 피부가 하얀걸 보니 네 어미가 백인 씨앗을 받았나본데?"
"……."
서로를 향한 도발은 후지미네가 분노를 참지못하며 종지부를 맞이했다.
"…당신에겐 신의 자비조차 아깝군요. 감히 신의 자손인 덴노를 모독하다니. 당신에게는 반드시 지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라? 그건 내 대산데? 모든것을 아끼지 말고 사용해. 나중에 방심했다느니 뭐니 하면서 지랄 떨지 말고."
두 사람은 서서히 전의를 끌어올리며 상대방을 향해 살기를 퍼트렸고, 이실리아는 진우가 자신에게 멀리 떨어지라는 손짓에 한 숨을 내쉬고 데스 나이트들과 함께 멀찍이 이동하였다.
일단 겉으론 토라진척 했지만, 진우가 전력을 쏟아부어 공격한다면 자신은 방해물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바다가 된 국회 정문 앞에서, 두 남녀는 일본의 승패를 결정지을 전투를 시작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주사 맞고 약 먹고 자니까 열은 내리고 감기는 얼추 나은것 같습니다.
머리가 살짝 멍하고 뇌 전체가 지끈지끈거려서 그냥 누워 쉬려는데 글을 쉬니까 손이 근질거려서 도저히 못참겠더군요.
신기한건 멍하고 지끈거리는 이 고통 때문에 글을 쓰는게 오히려 집중이 잘 된다는 겁니다. 아파서 한가지 이외의 생각을 못 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약 중독자들이 금단 현상을 일으키는것처럼, 저 또한 글을 안 쓰면 금단 증세가 일어나나 봅니다 ㅋㅋㅋ
본의 아니게 오늘 쉬겠다고 거짓말을 쳐서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음...그런데 이런 거짓말은 오히려 사람들이 선호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