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344화 (34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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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방금전에 공중에서 날아올랐다. 시체들을 불러일으킨 능력은 미지수이긴 하지만, 기본 베이스가 되는 이능력은 염동력일 확률이 높아.'

온 몸이 우락부락한 돌덩이로 이루어져있어 얼핏보면 무식해보이는 리쿠의 모습이였지만, 그는 다양한 이능력자들을 보고 겪고 대처해온 베테랑 답게 지극히 '상식적인' 답안을 이끌었다.

손에는 검이 한자루 들려져 있었으나, 몇몇 염동력자들은 염동력의 이미지를 강화시키기 위해 직접 검을 휘두르며 염동력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부류도 존재한다.

여기서 해골로 이루어진 적의 부대가 총구를 겨누기 시작하자, 그가 내놓은 정답은.

"모두 난전으로 들어간다!"

방금전처럼 난전으로 들어가, 대체 무슨 원리인지 몰라도 왠만한 장갑은 꿰뚫는 적의 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적의 공격력은 매우 강하지만, 근접전에 대처하는 능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접근전으로 몰고가면 방금전처럼 이쪽이 우위를 점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가장 위험해보이는 남궁 신이라는 삼태극의 간부는 자신이 직접 공격하여 아군이 난전으로 파고들 시간을 벌어주고자 발을 움직였다.

쿵! 쿵쿵!

온 몸이 돌로 변하고, 힘이 강해지며 몸이 약간 길어질 수 있는 신체 변형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 복합 능력자인 리쿠는 양팔을 X자로 가리며 남궁 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아앗!"

데스 나이트들은 원한이 강하여 그만큼 뛰어난 공격력을 가지고 있지만, 살아생전에 뛰어난 격투 실력을 가진 이들이 몇 없었기에 근접전은 매우 취약하다.

누가 대체 그 빠른 시간에 데스 나이트들의 약점을 알아챈건지 궁금했었는데, 일본 이능력자들에게 난전을 펼치게끔 명령하며 미확인 위협 요소인 자신을 공격하려는 리쿠가 자신이 찾던 지휘관임을 알게 되었다.

"본 월."

어쨌든간에 적 이능력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하자, 가볍게 검지 손가락을 까딱이면서 나지막히 마법의 명칭을 읊어냈다.

츠가가가가각--!!

"!!"

갑자기 바닥에서 솟아나듯이 튀어나온 거대한 뼈의 장벽.

마치 사람의 갈비뼈를 거대화시킨 듯한 장벽이 튀어나왔다.

"뭐…뭐야 이거!?"

뼈의 장벽은 놀랍게도 넓게 퍼져서 좁혀오던 모든 일본의 이능력자들을 가로 막았고, 너무 각자 떨어지면 아군과의 협조가 불가능한터라 적당히 아군이 적과 가까워졌을때 텔레포트 하려던 텔레포트 능력자들은 텔레포트의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그들이 놀랄 일은 남아있었다.

"메이크 우든 골렘."

쩌적- 쩌억-

데스 나이트들이 있는 방향의 숲쪽으로 무언가를 읊어내자, 수십, 아니, 수백그루의 나무들이 찌그러지기 시작하였다.

사람보다 훨씬 높게 솟아올라있던 나무들이 평균적인 인간의 키 수준으로 내려오게 되자, 거기서부터 나무들은 인간의 형체로 이루어져 나갔다.

"마…막아! 저 녀석을 막아야 해! 텔레포트 능력자들은 저 자를 막아!"

"하…하지만……."

뼈 사이로 그 모습을 목격하고 본능적으로 불길함을 느낀 리쿠가 텔레포트 능력자들에게 뼈로 만들어진 장벽 너머로 이동하여 남궁 신을 공격하도록 지시하였지만, 그들도 왠지모를 불길함을 느끼고 있었던터라 장벽 너머로 넘어가는 것을 꺼려하였다.

설령, 넘어간다고 해도 아군이 뼈의 장벽을 부순 후에 들어갈 요량인데, 이능력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힘껏 장벽을 두들겨도 부서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큭!"

그런 텔레포트들의 생각을 읽은 리쿠는, 직접 갈비뼈처럼 생긴 장벽을 향해 몸을 날리듯이 뛰쳐나갔다.

"크하아아앗!"

콰앙!

콰직!

모든 힘을 짜내듯이 실어낸 몸통 부딪히기.

그 공격이 통하였는지 그가 부딪힌 장벽은 크게 금이 나갔다.

쾅! 콰앙! 콰드드득!

그렇게 두어차례 더 부딪히자, 그가 부딪힌 뼈의 장벽에 구멍이 생겨나게 되었고, 장벽 안쪽으로 들어온 리쿠는 이미 인간의 형태에 거의 완성된 나무들의 모습을 확인하고서는 남궁 신을 향해 덮치듯이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앗!"

남궁 신은 숲 방향으로 손을 뻗고 있는 상황.

리쿠는 지금 지금이야말로 남궁 신을 공격할 절호의 찬스라 여기며 그를 향해 달려들며 주먹을 휘둘렀으나,

쉬익!

순간, 검을 쥐면서 놀고 있던 그의 한쪽 손…아니, 어깨 전체가 사라진듯한 착각이 일어났다.

스컥!

뒤이어 무언가가 베이는 소리가 들려오게 되었고, 리쿠는 갑자기 몸이 공중에서 빙글빙글 도는것처럼 시야가 어지러워졌다.

툭-

그리고 땅에 쓰러진 리쿠는 대체 무슨 공격을 당한걸까 싶어 눈알을 뒤룩 뒤룩 굴려보았고, 그의 눈에는 자신을 향해 경악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격해! 지금 이 자가 하려는 짓이 완성되면 상황은 최악으로 움직이고 만다!'

라고 말하고자 입을 열었으나, 그의 입은 뻥끗뻥끗 거리기만 할 뿐 이였다.

거기다가 다른 이능력자들까지 경악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자신들을 향해 시선이 집중되자,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그는 자신의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툭-

그 때, 남궁 신이 리쿠의 뒤통수를 살짝 쳐서 시선을 돌려주었고, 그는 이능력이 풀려가며 돌로 이루어진 피부가 사라져가고 있는데다 목 위로 피가 분수처럼 솟아오른 자신의 육체를 보게 되었다.

'저…저건…마…말도 안 돼……! 이런건 말도……!!'

그는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였으나, 서서히 눈 앞이 어두워지면서 의식을 잃어가게 되었다.

"서…선생님……."

그의 지도를 받아 ESP 학교를 졸업하여 국가에 채용되자마자 큰 활약을 보여주었던 한 젊은 이능력자가 리쿠의 죽음에 힘없이 입을 열었지만, 그 목소리에는 힘과 분노가 느껴지지 않았다.

리쿠는 목이 잘려나간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아니, 남궁 신이라는 삼태극의 간부가 뒤통수를 차서 시선을 바꿔주지 않았다면, 피 분수를 내며 힘없이 쓰러진 자신의 몸을 보지 못하였다면 그는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으리라.

아무리 절삭력이 강한 염동력자라 해도, 아무리 속도가 빠른 신체 강화자라 해도 상대방이 죽음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낸 남궁 신이라는 괴물에, 이능력자들은 그가 불길한 짓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손쉽게 달려들지 못하였다.

"음. 이제 완성됐군."

쩌적!

그런 일본 이능력자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눈 앞의 작업에 몰두한 신은 어느새 우락부락한 덩치를 지닌 인간형태의 나무로 이루어진 골렘을 완성하였다.

신의 전생이 살았었던 판타지 세계에서는 골렘이 두 종류로 만들어져 있는데, 하나는 마력의 핵을 넣어서 영구적으로 기동하는 골렘과, 마법으로 그 자리에서 불러일으키는 소환수용 골렘이다.

소환수용 골렘은 그 자리에 있는 자연의 재료(돌, 나무, 진흙 등등)을 사용하여 골렘을 형성하는 것으로, 그냥 마법만 시동하면 끝이 아니라 재료들이 인간의 형태를 이룰때까지 집중하고 마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주지 않으면 도중에 형태가 무너져버리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마법사들은 골렘을 '절대로' 안전한 후방에서 소환하는게 당연한 상식이였으나, 이미 초인의 영역에 들어선 남궁 신은 골렘 생성을 하면서도 자신을 공격하는 적에게 반격까지 할 수준의 능력이 되었다.

쿠웅- 쿵- 쿵-

수백여 그루의 나무들이 많이 뭉툭하긴 하지만 인간의 형태로 만들어지면서 묵직한 발걸음과 함께 데스 나이트들의 곁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몸통과 다리는 인간형이 맞지만, 양 팔은 팔꿈치 이후부터 머리통보다 훨씬 더 거대한 해머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때, 누구로부터 무전을 받은 이능력자 하나가 주변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후퇴해!"

갑작스런 후퇴 명령.

그와 동시에 그들의 뒤에서 수십여대의 공격 헬기가 모습을 드러내자, 이능력자들은 무슨 의도로 후퇴 명령을 내렸는지 깨닫으면서 재빠르게 후방으로 이동하였다.

각자 이능력자다보니 후퇴도 신속하였고, 사라진 그들의 모습 너머로 사격 준비를 마친 수십여대의 전차가 숲 방향을 향해 포대를 겨누고 있었다.

-발사!-

무전을 통해 각 조종사들에게 발사 명령이 내려지자, 공격 헬기에서는 미사일이, 전차에서는 포대에서 거친 불꽃을 토해내며 포탄을 쏘아냈다.

'이능력자들만으론 힘들다고 판단한건가. 빠른 대처 능력이군.'

이능력자들이 아무리 뛰어나다지만, 현대의 병기 또한 그에 못지 않은 파괴력과 화력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단 부딪혀서 폭발만 일으킨다면 이능력자들도 타격을 입을만한 무기가 무궁무진하다.

적의 지휘관은 이쪽에 텔레포트 이능력자가 없다고 판단, 화력전으로 타격을 입힐 생각인듯 하지만,

'생각은 좋았다만.'

남궁 신은 가공할 동체 시력 덕분에 느릿느릿하게 날라오는 미사일과 포탄을 보며 여유있는 미소와 함께 빠르게 마력 회로를 가동시키기 시작했다.

"텔레포트."

쉬익!

콰콰콰콰쾅!

남궁 신 뿐만 아니라, 수백의 데스 나이트들과 우든 골렘들까지 한꺼번에 모습이 사라졌으나, 그와 동시에 포탄과 미사일을 폭발을 일으켰다.

전투 헬기와 전차들이 또다시 뒤이어 공격하려던 순간,

쉬익-!

갑자기 전차 앞에 폭발안에 갇혀 있어야 할 데스 나이트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신의 명령으로 사격하려던 자세 그대로.

"사격."

크카카카카카카카캉!

귀의 신경까지 깍아낼것마냥 거친 쇳소리가 울려퍼졌고, 지근거리에서 데스 나이트들의 사격 공격을 받은 전차들은 단단한 전면 장갑에 구멍이 뚫려져나갔다.

쾅! 콰콰쾅!

뒤이어 전차들은 폭발을 일으켰고, 지근거리에서 전차의 폭발을 맞이한 데스 나이트들은 그 충격에 잠시 뒤로 밀려나갔다.

"우든 골렘, 돌격."

하지만, 그 폭발을 기막으로 막아낸 남궁 신은 수백의 우든 골렘들에게 돌격 명령을 내렸고, 가장 선두에 서던 우든 골렘은 자신들의 진로를 막는 파괴된 전차가 거슬리는지 해머처럼 변한 팔로 야구 선수마냥 휘둘렀다.

콰아앙!

엄청난 소리와 함께 고물로 변한 전차가 허공에서 몸체를 빙글빙글 돌리며 추락하였고, 길이 뚫리자 우든 골렘들은 후방에서 대기중이던 적의 병사들을 향해 돌진하였다.

분명히 멀리 떨어져 있었던 적의 군세가 갑자기 아군 전차쪽으로 이동하자, 깜짝 놀란 헬기 조종사들은 아군과 떨어진 데스 나이트들을 향해 미사일을 겨누었다.

하지만, 그들의 조준과 동시에 전면을 보고 있던 데스 나이트들이 전투 헬기들이 있는 방향으로 총구를 겨누며 사격을 시작했다.

크카카카카카캉!

전차를 보호하고 있는 부위중 가장 단단한 전면 부위를 뚫어버린 총탄이다.

그런 총탄을 전투 헬기들이 견뎌낼리 만무하였고, 데스 나이트들의 사격에 의해 많은 수의 전투 헬기들이 추락하면서 폭발을 일으켰으나 신으로부터 명령을 받은 데스 나이트들은 쉴틈도 없이 헬기들을 사격을 가하였다.

우습게도 전생에선 최강의 근접전용 언데드 몬스터였던 데스 나이트가 현대의 병기를 가지게 됨으로서 그 역할이 바뀌게 된 것이다.

"확실히 수백대의 우든 골렘을 만드는건 조금 부담스럽군."

페리샤가 이쪽 전선의 데스 나이트들이 밀리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텔레포트를 통해 날라온 신은, 수백대의 우든 골렘을 만들고 적의 포격을 피하고자 대단위 텔레포트까지 하면서 소모된 마나가 슬슬 부담되는지 안색이 굳어졌다.

거기다가 헬 파이어까지 날리고, 주일미군 기지도 부수고, 일개 개인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훨씬 벗어난 활약을 보인 신이였지만, 아직 이정도로는 일본의 항복을 받아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고 우주에 가자고 할 순 없는 노릇이지.'

독도에서 일본 도쿄 상공으로 텔레포트 1회, 우주로 가서 다시 지상에 내려온다면 만약의 사태때 우주로 대피할 수 있는 퇴로가 끊기게 되어버린다.

우주의 기운보단 못하지만, 그래도 생명의 기운이 강한 곳이라면 어느정도 땜빵은 가능하다.

'일본에서 가장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지역이라…….'

쾅! 크카카카카카캉! 퍽! 콰직!

사방에서 전투가 일어나고 있었지만, 그 혼돈의 폭풍 한 가운대서 혼자 여유있게 무언가를 생각하던 신은, 자신의 마력을 보충할 수 있는 지역을 생각해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TV에서 본적이 있었다.

일본에는 유명한 자살 명소가 있어, 그 곳으로 들어가는 초입 부분에는 죽기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경고 표지가 있다는 것을.

'거기가 아마…후지산림이였던가?'

전파의 통신이 불가능한 지역이라 일반인이 한번 깊숙히 들어갔다간 다시 나오는것이 매우 힘들어, 일본의 자살 명소중 하나라고 한다.

정확히 후지산에서 어느 위치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일단 후지산까지 가면 답을 찾을 수 있을거라 확신한 신은 소모된 마력을 채우고자 페리샤에게 보고한 후에 전함으로 텔레포트, 그리고 전함의 지도를 이용해 후지산으로 순식간에 이동하였다.

============================ 작품 후기 ============================

이번주는 꽤나 바쁘네요.

아버지 제사일에 야근에, 거기다가 이번주 토요일에 시골로 내려가야 합니다 ㅡㅠㅡ

참고로 말하자면 저랑 제 동생은 시골이 진짜 너무너무 싫습니다.

안좋은 추억만 가득할 뿐, 좋은 추억이 하나도 없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제게 '시골로 내려가자' 라는 말은 '지옥에 가자' 라는 말과 똑같습니다.

예전같았으면 시러용 이라고 했을텐데 이제는 집안의 가장이다보니 싫다고 하면 갈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ㅠㅠ

그렇다고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느냐? 애초에 시골에는 컴퓨터도 없어서 글도 못 써요...

하아...노트북을 하나 사야 하나...그런데 시골 하루이틀 내려가는데 노트북을 사기엔 좀 과소비같고...

어쨌든 주말에는 글을 못 쓰니 그렇게 알아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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