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359화 (359/923)

0359 / 0923 ----------------------------------------------

5장

한 때 이러한 화두가 이능력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랜드 아크가 홀로 한 국가를 공격한다면 어떤 상황이 일어날까?-

이 화제는 순식간에 사그라지게 되었는데, 권위있는 이능력 연구자들은 그랜드 아크가 공격하는 국가가 선진국이라면 하루도 안되어서 사망한다는 공통적인 결론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능력이라는 것은 순전히 재능과 정신력의 싸움이다.

아무리 고레벨의 이능력자라 해도 정신력이 약화되면 자신보다 급이 낮은 이능력자의 공격에 당하거나 패배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하기 때문에, 이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과학자들은 그랜드 아크가 홀로 싸운다면 그를 제압할 한 방의 위력을 가진 무기는 없어도 계속해서 꾸준하게 공격하다보면 정신적 피로도가 누적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등급의 이능력자가 타격을 입히는건 불가능하고, 사기가 최고로 고조된 8, 9등급 이능력자라면 정신적 피로가 누적되어 약화된 그랜드 아크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정론이다.

하지만, 종합적인 전투력이 그랜드 아크보다 강한 인물과 아수라 급의 괴수, 대 이능력전 경험이 풍부한 S랭크 이상의 이능력자 2명이 그랜드 아크급의 이능력자와 함께 날뛴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이 멤버 구성을 듣게 된 이능력 과학자들은 일단 '그런 말도 안되는 구성은 공상 과학 소설에서조차 이뤄지지 못할 구성' 이라며 비웃음을 날린후에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런 구성이 현실로 이뤄진다면 최소한 국지전으로 그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

콰창!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몸체가 찌그러진 전차가 '후웅' 하는 거친 바람 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날아올라 9층짜리 빌딩 건물의 중간 부분에 쳐박혔다.

콰가가가각!

무언가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전차의 몸체가 바닥을 긁으며 바리게이트와 그 뒤에서 사격하던 보병들을 향해 휘둘러지면서, 휘둘려진 전차의 몸체에 인간의 피와 살점, 내장 조각이 달라붙는다.

이미 몸체가 찌그러질대로 찌그러진 두 대의 전차를 휘두르며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것들을 치워나가자,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공간을 파고들며 화살처럼 정면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투쾅! 투쾅!

아군이 학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전차들이 치우를 향해 포탄을 발사하였으나, 전차를 세워서 몸체로 막아낸 그는 완전히 너덜너덜해진 전차들을 좌우로 내던지면서 용광검을 뽑아내 크기를 최대로 늘려나갔다.

스컥!

검기까지 사용하면 더더욱 넓은 범위까지 공격할 수 있겠지만, 검기 부분으로 공격하면 베어내는 손맛이 느껴지지 않기에 크기만 늘린 그는 전차들과 병사들을 썰어가며 무차별적으로 전진해 나갔다.

"젠장! 젠장젠장젠장!! 저런걸 어떻게 막으라는거야!!"

지휘부에서는 삼태극의 치우로 보이는 이가 부하들과 함께 포위진의 옆구리를 공격해오니 막으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그들의 모습을 목격한 이들은 하나같이 그런 명령을 내린 지휘부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두 대의 전차를 나무 젓가락처럼 휘두르며 마구잡이로 휘두를때마다 엄폐물 뒤에 숨어있던 병사들은 피떡이 되고 전차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끔 뭉개진다.

지금은 전차들을 버렸지만, 유물로 보이는 검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치우를 상대로 2초 이상 버티는 이들은 전무.

그야말로 마치 평지를 걷는듯한 속도로 중국군이 치우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리는 모습에, 장교들은 비명같은 목소리로 병사들을 독려하였으나 자신들의 힘으로는 치우를 상대하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거기다가…….

쿵쿵쿵쿵쿵!

"키이이이이익---!!"

치우가 정면의 전차를 처리하자, 그의 옆을 지나치며 거미 괴수가 평원을 가로지르는 야생마보다도 빠르게 달려들며 낫처럼 다리 안쪽이 예리한 앞다리를 휘두르며 일본 시민들이 대피하느라 도로 위에 방치해둔 차량 뒤쪽에서 엄폐하고 있던 중국군 병사들을 '쓸어' 냈다.

리엘루스가 정면을 청소하며 달려가자, 그 뒤를 따라 나머지 네명은 그녀가 움직이기 편하게 정돈시켜주는 도로를 달려갔다.

쉬익!

그 때, 리엘루스의 8개의 눈알중에서 하나를 노리고 날이 제대로 선 나이프가 날라오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위협적인 공격임을 깨닫으며 앞다리를 가로로 세워 나이프를 막아냈다.

"중국군의 이능력자들이 모인 모양입니다."

리엘루스의 움직임이 방어를 위해 둔해지자, 정면을 확인한 신은 모두에게 들으라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의 말대로 정면에는 시민들이 버리고 간 다양한 차량들 너머로 수백명이 넘는, 무장이라곤 다양각색한 근접무기가 전부인 특수 부대 복장의 중국군이 진격로를 막아서고 있었다.

어째서인지 몰라도 다른 국가들과 달리 유난히 신체 강화자가 많이 각성하는 중국(전 세계의 신체 강화자 중에서 60% 이상이 중국인)의 군 소속 이능력자들의 모습에서 중국 지휘부가 이능력자들을 따로따로 배치하는것보단 한 자리에 모이게 만들어 정면으로 치우 일행을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그 시간을 벌기 위해서 퇴각시킬 수 있었던 부대에게 계속해서 사수를 명령한듯 싶다.

"우리를 상대로 결의를 다진 모양인데 미안하게 됐군."

평소같았으면 아싸 조쿠나! 라면서 다짜고짜 중국 이능력자에게 달려들며 난전을 즐겨야 당연한 진우는 착 가라앉은 표정으로 자신들을 죽이기 위해 모인 그들을 향해 고개를 내저으며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담았다.

"안타깝게도 오늘의 나는 진심으로 싸우기로 결정해서 말이지. 페리샤, 사출하라."

-사출 개시.-

진우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페리샤는 마스지드에게 지시를 내렸고, 마스지드는 지하드의 격벽을 열어 진우 일행이 있는 방향으로 무언가를 발사하였다.

슈우우우-- 쿠우웅!

아무런 특색이 없는 차가운 금속색의 네모난 박스형태의 물체.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정면으로 추측되는 부분이 스피커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이였다.

박스 형태의 물체는 총 3개. 그것들은 지하드에서 튀어나와 중국군 이능력자 주변으로 떨어졌고, 각자 불시착 추락하듯이 마구잡이로 떨어지면서 대각선 방향으로 기울어진것도 있었다.

찌이이이잉--

"큭!?"

그 때, 3개의 금속색 물체에서 뭔가 기묘한 공명음같은것을 내뿜기 시작하였고, 중국군 이능력자들은 왠지 모를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었다.

"EIEW다!!"

누군가가 이 기분나쁜 무기력감을 몸으로 알고 있는지 비명처럼 소리를 질렀고, 그제서야 사태의 중요성을 깨닫은 중국군 이능력자들은 일단 EIEW 파장의 범위 밖으로 이동하려 하였지만,

콰아아아-!

이실리아가 부스터를 사용하며 우왕좌왕 도망치려던 중국군 이능력자들의 머리위로 이동하였다.

"스으읍--"

크게 심호흡을 한 이실리아는 허리쪽에 위치한 양손을 뭔가 퍼올리는듯한 손모양을 하며 팔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드드드드드드---

"으아아아악!"

"아아아아----!!"

그녀의 손이 허리에서 배, 가슴쪽으로 올라갈때마다 치우를 공격하기 위해 모인 중국군 이능력자들은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어떻게든 저항해보려 하였지만, 방어를 완전히 도외시하고 공격에만 모든 염동력을 집중한 이실리아는 지금은 능력이 제한된 수많은 이능력자들을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지금 이 지역의 공명하고 있는 EIEW 파장은 7등급의 이능력까지 무력화시키는 수준이였기에 이실리아는 그 영향을 받지 않고 중국군을 들어올렸지만,

"하아앗!"

마찬가지로 그녀와 마찬가지로 8등급이거나 그 이상의 이능력자들은 이실리아의 염동력을 저항하는걸로 모잘라, 그대로 이실리아를 공격하고자 점프하였다.

스컥!

"커헉!?"

그 때, 푸른색으로 유형화된 반월 형태의 검기들이 이실리아에게 영향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날라와 공중에 떠오른 이실리아를 향해 점프한 신체 강화자들의 몸을 베어냈고, 공중에선 쉽게 방향을 바꿀 수 없었기에 신체 강화자들은 갑작스럽게 날라온 검기에 몸이 토막난채로 이실리아의 힘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투쾅!

뒤이어 사태의 중요성을 깨닫은, 멀찍이서 이능력자들의 공격에 방해가 되지 않게끔 진을 친 중국군 쪽에서 전차들이 포탄을 날렸으나, 자신의 염동력을 저항하던 이들이 처리되면서 훨씬 수월하게 중국군 이능력자들을 들어올리게 된 이실리아는 팔을 빙글 돌렸다.

"으아아악!"

"끄아아아악!"

그녀의 팔동작에 따라 마치 파도처럼 휩쓸려져 이실리아의 정면을 방어하는 거대한 고기 방패가 된 이능력자들이 비명을 내질렀으나, 이미 발사된 전차의 포탄은 그들의 몸과 부딪히며 폭발을 일으켰다.

원래는 일반인 수준의 인간은 포탄이 관통해야겠지만, 이실리아가 은근히 고기 방패의 형태대로 염동력 실드를 둘러 씌웠기 때문에 가능한 폭발이였다.

"싫어! 이렇게 죽기 싫다고오오!"

"엄마! 엄마아아아!!"

이실리아가 무슨 짓을 하려는건지 이해한 이능력자들은 이렇게 허망하게 죽는 상상은 하지 못했는지 죽기 싫다고 외치거나 엄마를 외치며 절규했다.

"후훗. 마지막 자비를 베풀어 고통 없이 죽여드리지요."

마치 사악한 요녀처럼 살기가 어린 매혹적인 웃음을 보인 이실리아는 자신의 영향력에 들어온 이능력자들을 거꾸로 세워두며 더더욱 높이 올리기 시작하였다.

중국군 이능력자들은 이실리아를 향해 욕설을 지껄이거나 살려달라고 애원하거나, 어린애처럼 울면서 난리가 났지만, 그녀는 머리위로 올린 두 팔을 아래로 휘둘렀다.

퍼퍼퍼퍼퍽!

강력한 힘에 의해 머리부터 추락한 이능력자들은 머리가 터지거나 목뼈가 부러져 사망하였고, 삼태극의 야망을 꺽기 위해 일본에 원군으로 파견된 중국군 이능력자들은 그렇게 전멸하였다.

…….

…….

…….

뭔가를 해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어나간 아군 이능력자들의 모습에, 멀리서 진을 치고 있던 중국군은 눈 앞의 현실을 믿지 못하고 멍한 표정을 지은채 병사와 장교들,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였다.

"말했잖나. 진심으로 싸운다고."

진우에게 있어서 진심으로 싸운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힘을 활용하는것도 있지만, 자신이 가진 자원도 거기에 속한다.

자신이 지닌 힘과 도구들을 사용하여 적에게 빈틈을 주지 않고 타격을 입힌다.

그가 가상현실 게임을 즐긴것이 이게 처음이라면 전력을 다해 달려들었겠지만, 여러 세계관, 장르의 게임을 즐기면서 '전력을 다한다' 라는 의미가 다른 사람들과 달라진 진우는 자신이 가진 자원을 활용하는것까지가 '진심' 을 다한 공격이였던 것이다.

"수고했어, 이실리아."

피곤죽이 된 중국군 이능력자들의 시체 밭으로 다가온 진우는 땅에 착지한 이실리아의 허리를 휘감으며 안아주었고, 사랑하는 남편의 품안에 안기게 된 이실리아는 약간 힘든 표정을 지으며 살포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 이제 다시 공격을 시작하죠."

"쉬지 않아도 되겠어?"

진우가 약간 걱정되는듯이 물어왔지만, 그녀는 미소를 지우지 않고 고개를 천천히 내저었다.

"이정도로 나가떨어질 정도라면 세계를 정복할 지배자의 아내로서 부족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예전에도 말했듯이 저는 당신에게 보호만 받는 동화속의 공주님같은 역할은 싫어요."

"……."

이실리아의 대견할 목소리에, 진우와 신은 감탄을, 아키는 자신과 똑같은 소리를 한 그녀의 모습에 무언가를 깨닫은듯 싶었다.

'그렇구나. 나와 이실리아가 본능적으로 서로를 싫어했었던건 일종의 동족혐오였던거야. 사랑하는 남편에게 사랑만 받는 동화속의 공주님, 철창속의 애완동물이 되기보단 아무리 힘든 고난이 있더라고 남편과 함께 고난을 이겨내는 것. 그러면서도 남편을 위해 순종하고 내조하는 것. 이 모든게 나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과 가치관이 똑같았어.'

설마 자신이 동족혐오라는 것을 겪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한 아키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지만, 입가를 검은 두건으로 가리고 있는지라 그녀의 표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쿠르르르--

그 때, 이능력자들이 순식간에 몰상당한 것을 목격한 중국군이 후퇴를 시작하자, 그 모습을 확인한 진우는 고개를 좌우로 까딱이며 뚜둑 소리를 자아냈다.

"허쭈? 나도 꽤나 얕보인 모양이구만. 감히 이 몸에게 선빵을 치고서 불리해지니까 튀어?"

이능력자들의 도움 없이 현대 병기로는 치우에게 타격을 입힐 수 없다고 판단한 수뇌부는 포위진이 무너지겠지만, 아군의 피해를 줄이고자 후퇴를 명령하였으나 오히려 그 선택이 진우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감히 자신에게 어금니를 드러내놓고서는 불리해지니까 곧바로 꽁무니를 빼겠다?

진우는 이실리아의 몸을 부드럽게 밀어내면서 용광검을 투척하려는 자세와 함께 투창을 쥘때처럼 파지법을 바꾸고 힘껏 팔을 휘둘렀다.

쒜에에에엑--- 스석-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날라간 용광검은 포신을 이쪽으로 향하며 도주하던 전차의 몸통을 갈라내며 부드러운 물건을 잘라내는듯한 소리가 낮게 울려퍼졌다.

뒤이어 전력으로 달려나간 진우는, 자신의 눈으로 보기엔 굼벵이가 기어가는듯한 속도로 후퇴하던 중국군의 후열에 도착하였고, 자신을 향해 조준하려는듯이 포신을 움직이는 전차의 몸체를 발로 올려찼다.

빠캉!

쇠가 구겨지는 거친 소리와 함께 축구공마냥 허공을 향해 올라간 전차는 공중에서 두어바퀴 돌면서 추락하였고,

"피…피해!"

콰지직!

병사들은 비명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개미때마냥 사방으로 흩어졌지만 재수없게도 전차의 몸체가 후퇴하기 위해 움직이던 수송용 차량의 운전석 부분을 뭉개버렸다.

구겨지고 깨진 수송용 차량 운전석에서는 아무런 비명 소리 없이 피가 흘러나왔다.

타타탁!

그리고선 용광검을 자신의 손안에 소환한 진우는 무슨 생각인지 중국군을 제쳐두고서 앞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그를 향해 치우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그는 뭔가 생각이 있는지 당장 공격이 가능한 중국군 병사들을 무시하며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이윽고, 포위진을 무너뜨리고 후퇴하던 중국군의 선두 부분을 발견한 그는 눈알을 빠르게 굴리면서 가까이 있던 대형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콰콰콰콰콰---!

콘크리트 벽이 갈려나가는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너무나 갑작스럽고 재빠른 그의 행동에 선두에 있던 병사들은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이 상황을 이해시켜주거나 명령을 내려줄 명령권자를 찾아 고개를 이리저리 휘둘렀다.

콰아아앙--

"건물이 무너진다!"

그 때, 치우가 들어간 빌딩이 폭삭 주저앉았다.

1층에 있는 모든 벽과 기둥을 용광검으로 베어버린 것이다.

콰앙!

폭삭 주저앉은 건물의 잔해를 뚫고 나온 그는 미리 눈여겨봤던, 자신이 목표로 삼은 빌딩의 뒤쪽에 위치한 15층짜리 건물을 향해 힘껏 점프하더니 손으로 콘크리트 벽을 박고 또다시 점프하기를 반복하여 15층 건물 옥상에 도착하였다.

"흐읍!"

콰차차차창!

자세를 낮추고 발목에 힘을 축적시키고 점프하자 그가 있던 건물의 창문이 깨져나갈 정도의 충격이 가해졌지만, 진우의 눈은 폭삭 주저앉고 있는 목표로 한 빌딩이였다.

"크하아앗!"

콰아앙!

그대로 건물의 외곽선 부분을 힘껏 걷어찬 치우의 공격에 의해 제자리에서 무너져가던 빌딩이 그가 걷어찬 방향으로 쓰러져나갔다.

"으아아아아악!!"

건물이 자신들의 머리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며 무너져 내리는 모습에, 병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전력으로 뛰어나갔지만, 빌딩은 수십명의 병사와 전차, 수송차량 몇대를 깔아뭉개버리고 말았다.

탁!

무너져내리던 건물의 벽을 붙잡고있던 치우는 또다시 병사들을 무시하더니 삼거리, 사거리에 있는 큼지막한 빌딩들을 같은 수법으로 무너뜨리며 무조건 직진만이 가능하게끔 길을 틀어막았고, 선두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장교가 그의 의도를 깨닫게 되었다.

"서…설마…우리가 도망치지 못하게 퇴로를 끊는건가……!?"

장교의 목소리에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던 다른 병사들과 장교들은 설마 설마 하는 심정이였지만, 그가 삼거리나 사거리 길에서 무조건 직진만 할 수 있게끔 빌딩을 계속해서 무너뜨리는 모습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반격을 위해 진을 짜야하는가, 아니면 퇴로를 위해 무너진 건물 잔해를 밟고 가야 하는가.

병사들과 하급 장교들은 지휘관들의 명령을 기다렸지만, 이미 삼태극에게 반격을 가하기 위해 결집한 이능력자들이 모두 전멸하였다는 소식을 듣게된 그들은 지휘관용 차량을 버리고 사람이 오갈 수 있는 골목길로 도주하였다.

콰직! 콰카카카카---!

그리고, 멀리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아군 전차와 차량이 하나같이 어디 하나가 뭉개진채 허공을 날라오르고, 전투 헬기들은 공격다운 공격도 해보기전에 아키의 수리검에 의해 조종사들이 사망하면서 공중에 몇바퀴 돌다가 건물 벽에 몸통이나 꼬리가 부딪히며 추락과 동시에 폭발을 일으켰다.

"이…이런곳에서 죽고싶지 않아!!"

이미 지휘관들도 도망친 마당이였기에, 병사들과 하급 장교들도 사람만이 오갈 수 있는 골목길로 도주하기 시작하였다.

전차 안에 있던 전차병들은 아군이 도망가는 모습에 전차를 버리고 그들과 함께 골목길로 도주하였고, 이로서 사실상 중국군의 대부분이 더이상 전략적인 작전 수행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제가 깜빡하고 못 쓴 내용이 있는데, 후지미네가 삼태극에게 포로로 붙잡힌 사실은 당연히 사기 유지를 위해 비밀인 상태입니다.

현재는 부상으로 인해 요양중이라는게 대외적인 입장임.

그건 그렇고 요즘따라 만성적으로 피로하네요. 그렇다고 카페인 음료 마시기는 싫고...

일단 뇌에 당분이라도 충전시켜주게 초콜렛 위주의 간식거리를 사야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