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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일단은 국가의 큰 문제를 처리하는 자리다보니 일본의 국회의원들도 상당수 참석한 상태였지만, 그들에겐 발언권 따윈 주어지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헤이세 총리가 끌고 오지 않았더라면 국회의원들은 모두 안전한 곳에서 숨어 있었으리라.
도쿄의 국회, 이 장소에서는 오직 두 사람만의 목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을 뿐이였다.
"그…그런 조건을 이쪽에서 받아들일 수 없지 않소!"
헤이세 총리는 치우의 입을 대신하여 나온 페리샤가 내뱉은 조건에 반박하듯 소리쳤다.
페리샤가 말한 조건은 이러했다.
1. 일본은 자립이 가능한 최소한의 병력과 무장만을 보유한다.
2. 삼태극에서 원하는 자원을 무한대로 제공할 것.
3. 삼태극의 인원이 일본인을 상대로 폭력, 살인 등등의 범죄를 저질러도 일본 정부에서는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지 못할 것.
4. 일본의 국기를 버리고 삼태극의 문양과 합쳐 새로운 국기를 사용하도록 한다.
국가와 국가간의 조건이였다면 이보다 더더욱 복잡하고 많았겠지만, 삼태극은 전 세계를 정복한다고 말해도 실제론 군림하는것이 목적이였기에 병력을 주둔하여 일본을 통제하려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겨우 4개의 조건이지만, 그 내용은 너무나 과도했다.
최소한의 병력과 무장을 보유하는건 그렇다치자.
그런데 삼태극이 원하는 자원을 무한대로 제공한다? 그랬다가 일본의 경제와 산업이 완전히 무너질지도 모르는데?
삼태극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폭력, 살인등의 범죄를 저질러도 일본 정부가 처벌할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마치 제국주의가 만연하던 시대와 같은 요구조건으로, 현대라면 상상도 못할 조건이다.
거기다가 일본의 국기를 버리고 삼태극의 문양과 합쳐서 새로운 국기를 만들도록 하라니?
국기라는 것은 그 나라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국기를 짓밟고 찢거나 불태운다는 것은 그 국가를 모욕하는 행동이며, 공개적으로 전 세계에 알린다면 충분한 외교적 문제로 발전이 가능한 문제다.
그런데 그 국기를 버리라니? 일본의 국기를 삼태극이 원하는대로 바꾸라니? 일본이라는 국가의 존재의의를 자신들 입맛대로 바꾸는 행위가 아닌가?
첫번째 조건을 빼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인터라, 헤이세 총리는 완강하게 반대하였다.
"우습군요. 삼태극의 주인이신 치우님께서 관대하시게도 여러분들께 스스로 무릎을 꿇고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습니다. 아마 당신들이 그때 순순히 항복을 했다면 우리들도 이러한 조건을 달지는 않았겠지요."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오!"
누가 다짜고짜 항복하라는데 무릎을 꿇겠냐!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헤이세 총리는 간신히 대사를 바꾸어 조건이 너무 심하다는 말을 반복하였다.
"그렇습니까? 아직 싸울 수 있는 힘이 남아있다 이거군요. 좋습니다. 그 의지를 받아들여 지금부터 삼태극은 이 조건을 받아들일때까지 일본의 전 국토에 무차별 공격을 퍼붓겠습니다."
"뭐…뭣……!"
교섭이라는 것은 서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
만약, 일반적인 교섭이였다면 한쪽이 조건을 내밀면, 반대쪽에선 우리쪽이 불리하다 라며 새로운 조건을 내걸고, 이러한 교섭을 반복해가며 서로가 만족할만한 합의점을 찾아 가는게 일반적이지만, 삼태극은 이러한 일반적인 상식을 무시하고 있었다.
내 조건을 받아들여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그럼 받아들일때까지 다시 전쟁이다.
"크윽……!"
문제는 헤이세 총리에겐 이들의 협박에 대항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히로시마에 있는 저항군은 핵 수준의 폭발에 휩쓸려 15% 정도의 생존자만이 간신히 살아남은 상태고, 훗카이도에 있던 저항군은 삼태극의 전함이 나타나 무차별 공격을 퍼부어 와해시켰다.
즉, 일본에 남아있는 군인은 거의 남아나질 않았다는 것이다.
그나마 해군이 많이 남아있지만, 삼태극이 내륙 안쪽을 망가뜨린다면 이들로서는 어떻게 할 답이 없다.
거기다가 삼태극에서 어떤 무기를 사용하는건지 몰라도, 핵 수준의 폭발을 지속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면 해군 전력도 그다지 소용이 없게 되어버린다.
폭발의 영향이 닿지 않게끔 서로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일본의 머리가 원숭이 이하임을 알리는 꼴밖에 안된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항입니까? 굴복입니까?"
페리샤는 혼란스러워하는 헤이세 총리에게 쐐기를 박듯이 빠른 답을 촉구하였고, 헤이세 총리는 의회석에 앉아있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
모두들 겁을 집어먹고 싸우려는 의지와 투쟁이 보이지 않는 겁쟁이들 뿐이였다.
아마 헤이세 총리가 강제로 대려오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 겁쟁이들.
차라리 저들이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이 노예 계약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이라도 보였더라면 헤이세 총리는 다시 한번 전쟁을 각오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안위만을 위하는 머저리들의 모습에, 더이상 저항해봤자 일본인을 죽이는 꼴밖에 안된다는 것을 깨닫은 헤이세 총리는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조건을…받아들이겠소……."
짝! 짝! 짝! 짝! 짝!
그와 동시에 조용히 의자에 앉아있던 치우가 양팔을 크게 벌리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제야 원숭이에서 탈피해 인간의 지성을 가지게 되었군. 솔직히 말하자면 더 저항했으면 학살하는 맛이 날 것 같아서 기대했을텐데 말이야."
"……."
"하지만 나는 마음이 무~~~~~척 약한 사람이라서 항복하겠다고 무릎 꿇은 이들을 학살할 생각이 없단 말씀이지. 진즉에 이랬으면 서로 편하고 좋았잖아?"
"……."
치우가 입을 열었지만, 헤이세 총리는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
'어째서…대체 어째서…이딴 작자에게 이런 힘을 준단 말인가……! 정녕 이 세상에 신이란 없는건가!!'
일본이라는 나라를 다시 한번 대제국의 길로 이끌려고 노력하는 자신들에게 어찌 이런 시련을 준단 말인가.
어째서 저런 패악만을 저지르는 쓰레기같은 작자에게 세계를 향해 싸울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이쪽이 저항할 수 있는 수단은 너무나 미약했고, 반격을 당했다간 정말로 일본이라는 나라가 아프리카 수준의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에 헤이세 총리는 절망으로 속이 타들어갔다.
그 때,
"어이, 총리."
"…예……."
갑자기 치우가 헤이세 총리를 불렀다.
"생각해보니까 국기 문제는 다르게 해결해줄 수 있어."
"……?"
국기 문제를 다르게 해결해줄 수 있다?
왠지 불길함이 감돌았지만, 일단 듣는것만이라면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 판단한 총리를 그의 다음말에 귀를 집중했다.
"2일후에 야스쿠니 신사로 직접 찾아와서 참배하도록. 그렇게 한다면 우리 삼태극의 국기 밑에 일본의 국기를 내다는 형식으로 국기 문제를 해결해주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해라? 그것도 한국인이?
아이리로부터 한국인임을 알고 있는 총리는 한국인이라면 끔찍하게 싫어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라고 종용하는 그의 모습에, 본능적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무슨 짓을 하려 한다는 것을 직감하였다.
"너 혼자만 오는게 아니라 모든 국회의원들과 다 함께 와서 참배해. 그리고 일본 전역에 공개 방송할 준비도 함께 하고."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확인한 그는 치우가 무슨 짓을 하려는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일본 전체에게 모욕감을 주려는 속셈이다.'
분명히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인을 모욕할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족주의적, 제국주의적 사상을 가지고 있는 헤이세 총리는 최소한 일본인의 긍지라 할 수 있는 국기만큼은 더럽히지 않고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무슨 짓을 하려는건지 몰라도 나는…일본인은 절대로 네 놈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거다!'
허튼 저항이라 해도 좋다.
일본인을 향해 모욕감을 느끼게 만들 계획을 담대하게 받아들여,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참배를 하고 떠나기 위해서 헤이세 총리는 미리 참배에 참석할 이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일본은 정식으로 삼태극에게 항복을 하였고, 일본 전역에서는 삼태극의 전함, 지하드가 나타나 여러가지 자원을 회수하는 모습이 일본 전역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들의 자원을 무차별하게 약탈해가는 거대 전함의 모습에, 일본인들은 분개하였으나 누가 먼저 총을 들고 싸우자며 나서지는 못하였다.
그들또한 저항군이 순식간에 소멸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그들이 저항을 하려면 미국같은 강대국이 전면적으로 도와줘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삼태극에서는 일본이 저항할 수 있는 여력을 앗아가겠다는 듯이 군수 공장을 위주로 제작중이던 병기들과 필요한 자원을 몽땅 약탈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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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예……?"
진우의 선행(?)으로 대체 아수라급의 괴수가 인간의 명령을 따르는것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차있었던 펜타곤의 요원, 죠나단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치우의 모습에 한번, 그리고 뒤이어 말한 대사에 두번 놀랐다.
"못 들었어? 일본을 항복시켰다고."
"그…그럴수가……?!"
일주일도 안된 짧은 시간에 벌써 일본을 정복하였다니?
펜타곤의 모든 전력을 쏟아붓는다면 일본에게 항복을 받아내는게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항복을 받아낸다는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원래는 한달에 걸쳐서 천천히 놀려고 했는데 펜타곤이 주최한 대책 회의에 참석해야 하니 힘좀 써봤어. 일단 전리품들도 정리하고 이것저것 뒷처리할게 있으니까 대충 2~3일정도 더 걸릴거야. 그러니 그때동안 더 참아달라는 말을 전하려고 왔지."
"……."
이 전함에 오고 나서부터 못믿을 일 투성이인지라 죠나단은 입을 다물지 못하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아, 혹시 심심하면 내가 재밌는 일 하나 시켜줄까?"
"어떤 일입니까?"
불안하다.
치우의 가면 아래쪽에 개방된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저 미소가 미치도록 불안하다.
"뭐, 별거 아냐. 그냥 잠깐동안의 여흥이랄까?"
별거 아니라며 말하지만, 그의 입가에 번진 웃음은 절대 그런 가벼운 미소가 아니였다.
그리고선 죠나단의 귀쪽으로 다가간 치우는 자신이 말한 '재밌는 일' 혹은 '여흥' 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다.
"!!"
치우로부터 무엇을 할 것인지 상세하게 듣게 된 그는 자신도 모르게 경악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비명을 지르듯이 입을 열었다.
"다…당신은 미쳤어! 미쳤다고!!"
"에엥? 뭐가 문제야? 아~ 얼굴이 공개될까봐 그렇구나? 걱정마. 당연히 얼굴을 가릴 수 있는 가면이라던가 종이 봉투도 무상 제공되거든.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니깐?"
치우는 죠나단이 격하게 반응하는것에 걱정말라는듯이 팔꿈치로 그의 옆구리를 툭툭 찔렀지만, 죠나단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벌레를 만난것처럼 몸을 뒤쪽으로 피하였다.
"지금 당신이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지 알고 있는거야!? 아크로스조차 그런짓은 하지 않아!"
"당연하지. 그랜드 아크, 그 녀석은 지구의 모든 땅을 자신의 의지하에 두는 세계 정복을 원하고, 나는 전 세계가 나를 두려워하고 복종하는 군림을 원하니까. 전 세계 위에 군림할 정복자에게 저항했으니 이정도 처벌은 상관없잖아?"
지금 그는 진심이다.
진심으로 자신에게 저항했으니 일본이 그런 처벌을 받아도 문제 없다는듯이…아니,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이 주장하고 있었다.
"거참, 야스쿠니 신사를 창관으로 개조해서 집단 섹스를 하자는게 뭐 그리 큰 문제인감?"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치우의 모습에, 죠나단은 입술을 으득 깨물며 대꾸하였다.
"일반 시민들을 무작위로 잡아와서 집단 섹스를 하겠다고!? 그딴 짐승같은 짓거리는 죽어도 절대로 안해!"
"그 짐승같은 짓거리는 2차 세계 대전에서 일본인이 한국에게 했던거지. 위안부라는 이름의 성노예로 말이야. 받은대로 되갚아주겠다는데 뭐 문제 있어?"
"그 복수는 당신이 할 자격이 없어!"
죠나단은 정석에 가까운 도덕적인 발언을 하자, 치우는 그에게 더이상 설득을 한다는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도 복수를 하지 않았으니까 그 자격이 넘고 넘고 넘어서 나에게 도달한거지. 싫으면 말라고. 이쪽은 호의로 말했건만."
그가 신경질적으로 손을 휘휘 내저으며 방 밖으로 나가자, 죠나단은 아직도 자신에게 짐승같은 짓거리를 권했다는 충격과 분노가 아직 가시지 않았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치우……. 이 자는 정보부의 판단보다 더 미쳤어……!'
각 조직의 사신으로 파견된 요원들은 추가로 한가지의 임무가 더 붙여져 있었다.
최대한 자신이 맡은 조직의 수장에 대한 성격적인 정보를 모을 것.
외계에서의 침략이라는 영화같은 일이 현실화되는 상황이였기에, 그들의 침략을 막아내려면 모든 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을 해야만 한다.
각 수장의 성격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그들이 협력을 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이 이들의 또다른 임무였지만, 죠나단은 방금전의 일로 인해 치우는 외계인보다 더 위험한 작자라는 사실을 확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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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집단 섹스라면 아이리나 후지미네도 돌려지나요?
A : 그 둘은 '특별 취급' 받습니다. 다행히 돌려지진 않아요~
오늘의 후기는 집단 섹스라는 부분에서 나올법한 여러분들의 의문을 한발 먼저 앞서서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창관으로 만들어 집단 섹스를 하는데, 진우는 함무라비 법전에 의거하여 위안부로 끌려가신 분들을 대신하여 똑같이 일본 여성들을 끌고와 위안부로 쓴다는 훈훈한 이야기이니 걱정 노노해~
에? 그럼 남자쪽은 어떻게 조달하냐고요?
뭐, 딱히 중요한 반전 요소도 아니니까 그냥 의문을 가지지 마시고 다음편을 보시면 알게 되실겁니다.
그럼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