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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삼태극이 내부적으로 더 강한 스펙을 지닌 로봇 병기들을 양산, 좀비때와 달리 컨트롤이 가능한 혈강시를 제조하여 1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사용할 병력을 만들며 조직의 힘을 강화하는 동안, 중국 정부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군비 경쟁을 하듯이 여러가지 무기들을 양산하고, 병사들도 실전형 훈련을 하도록 주도, 중국 내의 가장 강력한 이능력 집단이며 무술집단인 정무맹에게도 삼태극이 공격해올 경우엔 군부와 함께 힘을 합쳐서 대항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거기다가 미국에 버금가는 군사 강국인 러시아에게도 지원 요청을 받는등, 생각보다 수월하게 협력을 받아낼 수 있었다.
여기에는 삼태극의 치우가 보통 미친놈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그가 일본에서 벌인 짓거리를 통해 국가와 국가간의 신경전이나 이익 문제가 중요한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손을 잡고 삼태극의 공격에 대응하기로 결정하였다.
특히, 치우에 의해 모욕을 받은 릴리야는 특수부대 출신으로 이루어진 자신의 최정예 부대원들을 이끌고 정무맹에 합류하면서,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들에겐 큰 화제거리가 되어주었다.
그렇게 중국은 삼태극이 어느 방향에서 공격해오든 충분하게 방어할 수 있는 전력과 방어망을 갖춰나갔고,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강구책도 하나둘씩 마련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물론, 진우는 좀비 바이러스를 쓴다면 너무 재미없어진다고 남아있던 것들을 몽땅 폐기한지 오래지만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혈강시 제조를 시작한지 5일째를 맞이한 신은 한손에 들어오는 작은 수첩에다가 그동안의 연구 내용을 적고 있었다.
그동안 불안정한 진법도 이것저것 손보면서 조금씩 완성도를 갖춰나가던 그는, 5일동안의 혈강시 제조를 실패하면서 얻은 경험치로 독고무린이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독고무린은 단순히 10만명의 피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그가 비전문가라서 잘 못 알고 있는 사실이였어. 세계 정복을 꿈꾸던 암중세력들이 멍청한것도 아니고, 사로잡은 이들을 죽이지 않고 피를 계속 만들게 해서 뽑아냈다면 수많은 사람들을 납치하면서 들킬일은 없었을거야.'
독고무린이 있던 무림의 세계에서는 의학이 그리 발전하진 못하였지만, 원리는 몰라도 피가 부족하면 충분한 식사와 휴식을 통해 다시 보충된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수준은 된다.
제대로 된 지식을 배우지 못한 일개 농부도 알고 있는 사실을 세계 정복을 노리는 암중세력의 지도자들이 모를리가 없잖은가.
그렇다면 그들이 반드시 사람을 죽이면서 피를 모아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혈강시를 만드는데 필요한 진정한 재료는 10만명분의 '생명력' 인 것이야. 진법은 단순히 피를 하나로 모으는게 아니라, 그 피와 함께 빠져나간 생명력을 한 점으로 모으기 위한 부분이였던 것이고.'
10만명분의 생명력을 하나로 모아 혈강시를 만드는 것. 그렇기 때문에 피를 쏟는 피해자들은 반드시 '죽어서' 생명력을 토해내야만 했다.
하지만, 독고무린처럼 진법이나 사술에 관심이 없고 무공에만 신경쓰는 무림인들의 눈에는 생명력을 모으는 작업이나 피를 모으는 작업이나 똑같이 보였던 것이다.
거기다가 자신의 무공을 배우고 진화시키는데 여념이 없었던 독고무린에겐 사술 따위에 눈길조차 돌리지 않았으니, 독고무린의 기억에만 의존했어야 했던 신은 새로운 사실을 알아냄과 동시에 또다른 문제에 봉착하였다.
'하지만 생명력을 모으는 진법은 만들기가 어려워. 진법에 관심이 없었던 독고무린의 기억만으로 더이상 진행하는건 불가능해.'
단지 똑같이 생긴 진법을 그리는것으로 끝이 아니다.
각 부분마다 주입되야 할 내공, 기운, 혹은 다른 무언가를 충족시켜야만 하는데, 어느 세월에 그걸 알아낸단 말인가.
그런데 다른 부분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튀어나왔다.
암살자이면서 흑마법사였던 루오 메시벨.
그의 전투 방법은 두가진데, 암살을 할때는 철저하게 원거리전으로 저주를 내린다던가 독을 사용하지만, 전면전에서는 자신이 평소 만들어둔 언데드 몬스터들을 전방에 내세우면서 안전하게 캐스팅하여 공격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안전에 민감했던 흑마법사들의 특성상, 루오 또한 자신의 신변을 보호할 언데드 몬스터를 만들거나 자신을 강화시킬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하였고, 그 '여러가지 방법' 중에서 생명력을 끌어모아 자신의 마나로 변환시키는 마법진이 떠오른 것이다.
마법사로서의 실력은 평범할지 몰라도, 자신의 안전, 강화에 대한 대비책은 초일류였던 루오의 기억을 통해, 불확실한 진법에 매달리기보단 기억이 뚜렷한 마법진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모든 진법을 지우고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한 신은, 마법으로 강시를 만드는 기이한 상황에 잠시 실소를 지어보였다.
'정말이지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군. 이능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세상에서 살다가 이능보다 더 이능적인 힘을 사용하게 되다니.'
자신만 깨끗하게 살면 모든게 다 해결될 줄 알았던 옛날의 자신이 지금의 모습을 본다면 혐오할 것이다.
하지만, 소수의 힘없는 이들이 정의롭고 깨끗하면 오히려 더욱 처절하게 짓밟힌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게 된 신은, 혈강시를 제조하는데 소모되는 인간들의 모습에 큰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삼태극이 중국을 정벌하고 미국으로 칼끝을 돌린다면, '그 들' 이 자신들을 막고자 나설것이다.
자신이 미래의 지구를 구할 영웅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최강, 최대의 히어로 조직, 펜타곤이.
그 때가 된다면 그들에게 물어볼 것이다.
어째서 자신들을 내버려뒀냐고.
자신의 힘을 각성시키기 위해서 아버지가 처참하게 돌아가시고 자신조차 망가져가는 모습을 정녕 지켜보기만 했냐고 말이다.
거기다가 다른 전생의 기억들이 자신의 몸을 지배하려던 것을 복수와 증오심으로 가까스로 이겨냈었던 그는, 그 기억들에게 잡혀먹힌다면 본능적으로 남궁 신이 아닌 전혀 다른 무언가가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남궁 신이 아닌 무언가가 되었다면 과연 가족을 파멸시킨 원흉들에게 제대로 복수할 수 있었을까? 아니, 펜타곤쪽에서 제대로 처분을 해주기는 했을까?
혈강시의 제조를 위해 진법을 지우고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한 신은 하루 빨리 중국을 정복시키고, 자신과 자신이 흙탕물을 마셔가며 충성하기로 맹세한 주군의 앞길을 막는 펜타곤을 향해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의문들을 모조리 쏟아붓고 싶다는 일념하에 손을 빠르게 놀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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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이 일본의 욱일승천 기지를 개조한 혈강시 제조장에서 마법진을 그릴때, 모든 노예들은 전함에 있는 훈련장으로 모여서 새로운 무장을 확인하고 있었다.
상의, 하의, 장갑, 부츠 등등, 모든 것이 하나로 일체화된 은색의 타이트한 슈츠.
두껍다거나 둔중해보이기는 커녕, 여름용 티셔츠도 이것보단 두꺼울 정도의 극도로 얇은 슈츠였다.
푸슈웃-
훈련장 위에서 빛을 발하는 형광들의 빛에 반짝거리는 은색의 슈츠를 완벽하게 착용하자,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은색의 슈츠는 더더욱 타이트하게, 아주 약간의 빈틈도 없이 완벽하게 몸과 하나가 되었다.
"신기하네요? 바람 구멍 하나 없이 꽉 끼는데도 전혀 답답하지 않아요. 오히려 맨 몸으로 있는것 처럼 시원한데다 움직이는데 아무런 방해가 없어요."
아키는 예전부터 몸에 착 달라붙는 레오타드같은 옷을 입고 활동해왔기에, 몸에 달라붙으면서도 환기가 잘 되어 땀이 나지 않으며 움직임에 방해가 없는 은색의 슈츠를 아주 높게 평가해주었다.
모든 노예들이 자신이 가져온 은색의 슈츠를 입는 모습을 확인한 진우는,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그녀들의 모습에 눈요기가 되는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하린."
"예?"
갑작스럽게 자신을 부르는 그의 모습에, 하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하였다.
"저쪽 끝에서 여기까지 달려와봐. 염동력은 사용하지 말고 평범하게."
"예."
그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자신의 노예들을 쓰잘대기 없는 일로 괴롭히는 못된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하린은 진우가 가리킨 훈련장 끝을 향해 가볍게 달려나갔,
후웅!
"꺅!?"
콰당!
"하린 양!"
"아앗!?"
순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게 되면서 본인이 더 깜짝 놀란 하린이 균형을 잃고 거칠게 바닥에 나동그라지면서 다른 여성들이 하린을 걱정하며 달려가려 하였지만, 진우가 손을 들며 제지하였다.
"아야얏…어라? 아프지가 않네?"
일단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리면서 머리를 최우선적으로 보호한 하린은 자신이 들어도 엄청난 소리가 울려퍼졌기에 고통에 대한 후폭풍을 대비하였으나, 이상하게도 조금도 아프지 않은 상황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흠. 역시 육체적으로 강화되었군."
"주인님! 이런거라면 미리 말씀해주셨어야죠!"
혼자서 뭔가 당연하다는듯이 말하는 진우의 모습에, 하린이 토라진 표정으로 따져들었다.
"미안미안. 무의식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
그는 무척 미안한 모습과 함께 사과하였지만, 그녀는 여전히 입을 세모꼴로 뾰족하게 만들며 듣기 싫다는 듯이 고개를 홱 돌리고 있었다.
노예의 귀여운 반항에, 진우는 그녀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손을 서서히 아래쪽으로 내려보냈다.
"대신에 사과의 의미로 이따 방에 혼자 찾아와."
"아……! 예!"
지금가지 진우는 여러명의 여성들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단면서 2~3명씩 불러왔었다.
솔직히 그의 무한한 체력으로 인해 노예들쪽이 먼저 넉다운 됐었지만, 그래도 여자로서의 욕심과 본능이 혼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기고 싶다는 섭섭함을 가지고 있었던 하린은 자신 혼자 방으로 찾아오라는 대답에 바로 표정이 풀려버렸다.
그렇게 하린의 시범 운용을 노예들에게 보여준 진우는, 자신이 만든 은색의 슈츠가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이건 내가 새로 개발한 생체 나노 슈츠다. 아무런 문양이 없어뵈여도 나름 각자의 특성에 맞게 커스텀화 시켜놨으니 성능은 문제 없을거야."
생체 나노 슈트는 그야말로 현재 개발중인 신형들의 4~5대 분량을 만들 수 있는 기계식 재료가 소모되었다.
거기다가 생체 슈트에도 필요한 재료도 거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분량을 가지고 있었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로봇들을 만드느라 소모율이 장난 아니게 된 기계식 재료였다.
다행히, 추가로 일본에 주둔시킨 범죄자들에게 내린 지시로 금속과 전자 부품, 혹은 관련 완제품들을 모으라고 전한 덕분에 어느정도 부족한 부분을 때울 수 있었다.
이 얇은 슈츠를 보자면 대체 그 어마어마한 분량의 재료들이 몽땅 어디로 사라진건지는 모르겠지만, 애초에 그런걸 일일이 따지면 게임의 제작 시스템 전체를 갈아엎어야 하니 귀찮게 개연성 따지기를 포기한 진우는 자신의 대사에 눈을 동그랗게 뜬 노예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역시 잘 이해는 안 되겠지? 셀리, 지금 당장 변신해봐."
"에? 그렇게 하면 옷이 찢어질텐데요……."
변신을 하면 기본적으로 손과 발에서 손톱들이 튀어나온다.
일단 변신을 끝낸 후에는 다시 안쪽으로 갈무리 할 수 있으나, 일단 변신을 할때면 무조건 손톱과 발톱들이 꺼내지기 때문에, 그녀는 언제나 변신을 위해서 쉽게 내던질 수 있는 신발을 신거나, 그렇게 하도록 개조했어야만 했다.
괜히 이 얇디 얇은 슈츠가 자신의 날카로운 손톱들에 의해 찢어질까봐 의기소침하게 입을 열었지만, 진우가 그런 당연한 문제점을 생각 못 할리 없었다.
"옷이 찢어지는건 무시하고 그냥 해 봐."
"그럼……."
꾸우욱!
몸을 살짝 웅크리면서 흑표범의 형태로 변신하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그녀의 슈츠가 거기에 맞춰지면서 체형이 변화되고, 가장 문제 되는 손톱과 발톱도 슈츠가 변형되면서 마치 맞춤형 장갑을 끼듯이 완벽하게 감싸안았다.
"우와?"
셀리는 변신을 하면서 생겨난 체형 변화로 인한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자, 신기하다는 듯이 몸을 가볍게 움직여보았다.
"대단해요! 오히려 예전보다 중심이 생겨난…어라?"
뭔가 기분이 묘한다.
진우의 음흉한 미소, 그리고 주변 동료들의 기묘한 표정.
"에…에에에에!?"
그 시선의 끝을 따라가보니 자신의 엉덩이 골반 위쪽에 슈츠로 만들어진 꼬리가 생겨났다!?
"예~전부터 마음에 걸렸단 말이야. 흑표범으로 변신을 하는데 꼬리가 없으니까 변신하다 멈춘것 같아보였거든. 하아~ 이제 속이 확 뚫리네."
"……."
"……."
"……."
묘한데서 장잉(잉여)정신을 보여주는 진우의 모습에 노예들은 잠시 할 말을 잃었지만,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의 눈빛이야 많이 봐왔기에 가볍게 무시해주고 각 생체 나노 슈트에 들어간 성능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 작품 후기 ============================
동생놈이 군대 가기전까지 카운트 일주일.
막상 보내려니까 좀 쓸쓸하네요.
그래, 군대 가기전에 롤 많이 해두렴...나중엔 휴가 나올때 빼곤 못 할테니깐...
오늘도 저는 글을 후다닥 싸재끼고 동생의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옆 방으로 꺼져주겠습니다.
PS:동생과 저는 말을 막 험하게 하지만 대부분 장난임. 오히려 진짜 진심으로 싸울때는 욕을 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