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403화 (403/923)

0403 / 0923 ----------------------------------------------

6장

당연한 얘기겠지만 폭동은 손쉽게 제압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애초에 이 폭동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아수라가 갑작스럽게 사라지면서 전면을 커버할 이능력자가 없어졌기에 진우를 비롯한 정예 간부들의 막강한 화력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생체 나노 슈츠는 기본적으로 그녀들이 착용하던 파워 슈츠보다 매우 얇고 가볍지만, 훨씬 뛰어난 방어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폭동들의 빈약한 공격 수준으로는 제대로 타격을 주는게 어려웠다.

거기다가 페리샤로부터 연락을 받고 숫자가 어느정도 채워질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범죄자들은 파워 슈츠의 힘과 파괴되지 않은 객귀들을 이용해 폭동 무리의 옆구리를 타격하면서 폭동들의 숫자를 줄여나갔다.

너무나 일방적인 싸움.

오히려 어떻게 싸웠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쪽이 잔인해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학살끝에, 폭동 무리는 결국 와해되고 말았다.

신으로부터 이 폭동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아수라' 라고 자칭하는 노인을 포획했다는 보고를 확인한 진우는 이미 폭동이 와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폭동에 참여하지 않고 숨어있던 시민들까지 찾아내 잔인한 학살극을 펼쳤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일본 서부 지역은 수십만명이 사망하였고, 동부 지역은 진우가 풀어놓은 데스 나이트들에 의해 백만이 조금 안되는 사상자가 발상하고 말았다.

그의 행보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감히 죽이지 않고 살아있게 둔 것 만으로도 자비를 베풀었는데, 그 자비를 정면으로 뿌리친 일본인들의 행태(?)에 분노한 진우는 살아남은 일본인들을 옛날 일제강점 시기 때, 젊은 청년들을 강제 징용을 했던것처럼, 아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잡아내 마약에 현혹된 일본인들을 죽였던 함정 안으로 밀어넣었다.

특히, 이번 폭동때 자위대 일부가 참여했다는 점을 빌미로 자위대를 완전 해체하고 무기를 압수하여 최소한의 방어조차 못하게 만들었다.

이 일로 인해 일본인들은 자연 발생한 괴수들의 공격에 반격은 커녕, 살아남는것만 생각해도 부족할 정도로 위험속에서 살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인들의 모든 저항을 뿌리부터 끊어버리게끔, 페리샤를 통해 확보하여 감옥에 쳐박아둔 일왕 일족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일로 후지미네의 마음을 완전히 꺽어주지.'

그동안 자신의 명령에 익숙해지고, 복종시키게끔 여러가지 명령을 내렸던 후지미네를 완벽하게 복종하는 노예로 만들 계획을 실현시키기에 앞서, 폭동 무리를 진압하고 범죄자들에게 단단히 경고를 하는등, 다시 일본인들이 일어서지 못하게끔 전보다 더더욱 잔인한 피의 철퇴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

위구르 지역은 원래 도시뿐만 아니라 넓은 강가나 드넓은 평야에서 부족 형식으로 작은 무리를 이룬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중국군은 천연 자원을 채취하는 지역, 도시 외에는 방어를 도외시하고 있었는데,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얻는 비용이 너무나 적은지라 이러한 소수부족은 괴수들의 위협속에서 살아남고자 끼리끼리 모여 연합체를 만들어야만 했다.

해발고도 3600~4000, 길이 2000km, 넓이 400km.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톈산 산맥에는 오아시스나 강을 중심으로 위와같은 사정으로 함께 살아가는 연합 부족이 존재한다.

서로 힘을 합치고, 세상에 나가기 힘든 저등급의 이능력자들을 주축으로 한 자경단 덕분에 그나마 안전하게 살게 된 톈산 산맥의 위구르족 사람들은 요 근래에 너무나 불안하였다.

그 이유는

-괴수들의 습격이 없다.-

라는 사유에서였다.

아마 전후 사정을 모른다면 괴수들의 습격이 없다는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왜 불길하게 여기냐 싶겠지만, 위구르 부족민들은 자신들이 괴수들에게 있어서 도시에 있는 사람들보다 잡기 쉬운 사냥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도시로 가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도시에 거주지를 두기엔 너무나 가난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겨우 나무나 돌 울타리로 주변을 둘러쌓고, 몇십명의 자경단이 전력의 전부인 그들은 언제나 괴수들의 위험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지혜를 터득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 괴수들이 공격을 해오지 않자, 마치 폭풍 전야와도 같은 불안감에 휩쌓일 수 밖에.

하지만, 괴수들이 그들을 공격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크워어엉!"

"캬아아아!"

높은 고도로 인해 겨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높은 고저차로 추운 기온으로 인해 서리와 눈이 녹지 않고 쌓인 구릉지.

그 곳에서 거대한 갈색빛의 거미와 일반적인 곰보다 2~3배 정도 거대한 붉은색의 곰이 난투극을 벌이고 있었다.

스삭-!

압도적으로 긴 앞다리의 리치를 이용해 거리를 벌리고 괴수화 된 곰을 공격하기 시작한 리엘루스의 공격 앞에, 곰 괴수는 앞다리로 쳐냈으나 이내 계속되는 연쇄 공격에 불리함을 느꼈는지 입을 벌리며 리엘루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크와아앙!!"

콰아아아--

곰 괴수가 기합성과 같은 울음소리를 울부짖자, 입에서부터 공기가 압축되어 포탄처럼 날라가 리엘루스의 몸을 향해 날라갔다.

파앙!

재빨리 왼쪽 앞다리를 세워서 얼굴쪽을 방어한 리엘루스는 공기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그 곳을 중심으로 소복히 쌓인 눈이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팔에서 느껴지는 작은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크워어어!"

그 틈을 노린 곰 괴수는 일반적인 곰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거의 날라오다시피 점프하며 달려들어 무게를 실어낸 발톱을 이용한 일격으로 몸통을 짓이기려 하였다.

푸욱!

"쿠아아악!"

하지만, 이미 그런 곰 괴수의 공격을 눈치채고 있었던 리엘루스는 당황하지 않고 오른쪽 앞다리를 세워 올리며 곰 괴수의 복부를 뚫어냈다.

쿵! 콰르르르!

팔을 강하게 휘둘러서 곰 괴수를 날려보내자, 피가 하얀 눈을 새빨갛게 만들고 땅과 부딪힌 몸으로 인해 거대한 홈을 만들며 나동그라졌다.

"크르르륵……!"

콰악!

"!!"

나동그라진 곰 괴수는 고통속에서도 다시 몸을 일으키려 하였지만, 그와 동시에 머리 바로 옆으로 날카로운 앞다리가 땅을 강하게 찍으며 흙파편이 얼굴로 튀어나갔다.

"키르르르르---"

죽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얼굴 바로 옆에다가 날을 찍고 8개의 눈알로 내려보는 리엘루스의 모습에, 곰 괴수는 전의를 상실하고 일으키려던 몸을 다시 낮추었다.

항복의 표시인 것이다.

-네비게이션.-

콰가가가각-

제압에 완료한 리엘루스는 흥미를 잃었다는 듯이 다리를 회수하며 누군가를 부르는듯이 입을 열자,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흙먼지와 함께 개미 귀신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헤헤, 부르셨습니까요 누님.-

마치 인간처럼 두 개의 거대한 집게 끝 부분을 비비적 거리며 간신배 포스를 풍기는 목소리로 대답한 개미 귀신은 부상을 입고 자세를 낮추고 있는 곰 괴수의 모습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 녀석이 이 곳의 지배자 맞지?-

-예, 맞습지요.-

-그리고 네가 알고 있는 최고의 강자고?-

-예입.-

리엘루스는 다양한 능력을 지닌 괴수들을 상대하면서 경험을 쌓고, 힘으로 굴복시켜나가는 일종의 '도장 깨기'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처음 만난 개미 귀신 괴수는 겉보기처럼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비굴한 성격인지라, 자신보다 강한 존재가 어디서 사는지 확실하게 파악하고 약한 괴수들이 사는 곳에서 함정을 파고 자신과 동급, 혹은 야생 동물들을 먹잇감으로 잡아먹으며 살아왔다.

덕분에 이 근처의 지리는 물론, 드넓은 톈산 산맥에서 자신들만의 영토를 가지고 있는 강력한 괴수들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 정보의 정확도는 지하드가 모을 수 있는 정보보다 더더욱 정밀한 수준이나, 문제는 활동 영역이 정해져 있다보니 아주 넓지는 않다는 것이다.

-크윽…네 놈들의 정체가 뭐냐……?-

요마급의 힘을 가지고 이 구릉지를 자신의 영토로 삼았던 곰 괴수는 자신과 비등한 기운을 가진 리엘루스와 겨루면서 본능적으로 그녀가 실력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다가 자신을 죽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일격을 먹이지 않는 모습은 곰 괴수에게 있어서 이해하지 못 할 행동이였다.

-어이, 너.-

곰 괴수는 리엘루스의 정체를 물어왔으나,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엔 너무 이르다 싶은 그녀는 곰 괴수의 질문을 무시하고 자신의 질문을 말하였다.

-이 근처에 너보다 강한 녀석이 어디에 있지?-

-……?-

곰 괴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인간, 혹은 그 이상의 지능을 보유하긴 했어도 자연의 본능을 간직하고 있는 괴수들은 먹지도 않는 먹잇감을 사냥하는건 장기적으로 봤을때 큰 문제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상대방을 공격할때는 반드시 먹잇감, 혹은 힘을 키우기 위한 용도로만 공격하지, 재미로 공격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그런데 리엘루스는 그런 일반적인 괴수들의 상식을 파괴하는 존재였다.

어디서 튀어나온지 모를 강자인것은 둘째치고, 먹지도 않을 상대를 공격하여 영역을 침범한걸로 모잘라 자신이 쓰러뜨린 괴수보다 강한 강자를 찾아 나서려 한다.

만약, 곰 괴수가 인간이였다면 '시대 착오적인 도장 깨기냐' 라고 따져물었으리라.

-빨리 말해. 뜸들이면 내장과 뼈가 녹아내릴 독을 집어넣을테니까.-

-여기서 동쪽 방향으로 가면…….-

물론,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아무리 짐승으로서의 본능과 괴수의 흉폭성을 가지고 있다지만, 압도적인 실력의 차이를 느낀 상황에서 목숨을 내던질 정도로 멍청한 존재가 아니였다.

재빨리 목숨을 부지하고자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강한 괴수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괴수들끼리는 자기네들 언어로 대화가 통하지만, 인간들은 그 언어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멀리서 이 광경을 봤다면 종이 다른 괴수들끼리 '키르르' '키에엑' '크르릉' 거리는 진풍경에 넋이 나갔으리라.

-네비게이션, 확인해.-

-알겠습니다요, 누님!-

곰 괴수로부터 또다른 강자의 소식을 알게 된 리엘루스는, 주변 정찰용으로 쓸만한 개미 귀신 괴수에게 먼저 선행하여 주변 지형을 알아내라는 명령을 내렸다.

콰가가가가가---

땅속으로 들어간 개미 귀신은 그녀가 말한 방향으로 이동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너.-

-?-

마지막으로, 곰 괴수에게 용건이 남아있던 리엘루스는 거미줄을 뽑아내려는듯이 항문에 힘을 가하자, 사람 주먹만한 검붉은 구체가 튀어나왔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야성의 감각이 '가까이 가서는 안된다' 라고 울부짖었지만, 리엘루스는 그 구체를 곰 괴수에게 넘겨주었다.

-먹어.-

다짜고짜 이유없이 먹으라며 검붉은 구체를 건내주자, 곰 괴수는 떫떠름한 모습(입이 벌려지고 고개를 살짝 삐딱하게 세웠다)으로 거부감을 표시하였다.

-하…하지만 정체도 모르는 그런걸…….-

-아니면 내장이랑 뼈가 녹아내리는 고통을 겪어보시던가.-

-…….-

먹지 않으면 당장 죽여버리겠다는 듯이 8개의 붉은 눈알이 살기로 번들거리자, 곰 괴수는 두꺼운 가죽과 털로 추위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냉기가 등줄기를 타고 좌르륵 올라가는 감각을 받았다.

결국,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똑같다고 생각한 곰 괴수는, 죽기살기로 덤벼도 대항이 불가능한 리엘루스의 협박에 결국 검붉은 구체를 먹어야만 하였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사는 괴수들은 결국 이와같은 리엘루스의 협박에 대부분 검붉은 구체를 먹어야만 하였고, 곰 괴수 또한 그 협박에 굴하고 말았다.

꿀꺽-

구체는 입 안에 들어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녹아내렸다.

씹기도 전에 그냥 녹아내려 액체가 된 구체를 먹은 곰 괴수는 평범한 물맛에 불과하였지만, 억지로 먹은게 영 찜찜한 표정이였다.

-엎드려.-

-뭣? 그게 무슨 말…….-

곰 괴수는 다짜고짜 엎드리라는 말에 대체 그녀가 뭘 하고 싶은건지 이해를 하지 못해, 결국 무엇을 원하는건지 물어보며 따지려 하였으나,

'윽!? 어…어째서…이상하게 저 명령에 따르고 싶어지는거지……?'

갑자기 리엘루스를 향한 저항, 반항심이 사라지고 그녀를 향해 복종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였다.

본능적으로 방금전에 먹은 검붉은 구체에서 뭔가 있다는 것을 직감한 곰 괴수는 먹었던것을 게워내려 하였지만, 이제와서 게워낸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결국, 곰 괴수는 이게 아닌데 라는 표정으로 리엘루스의 명령대로 엎드리고 말았다.

'흐음~ 흑마법이라는거 정말 쓸모 많은데?'

아무리 리엘루스가 무력으로 굴복시킨다 하더라도 인간, 혹은 그 이상의 지능을 가진 괴수들이 그녀의 불합리한 명령대로 따를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준비하는동안 남궁 신이 가진 전생의 기억중, 흑마법사의 기억을 이용해 무림에서 사용하던 고독과 비슷한것을 만들어냈다.

내용은 매우 심플.

음고와 양고가 있는데, 양고를 복용한 이들은 음고를 복용한 이에게 복종하게 된다.

리엘루스는 미리 음고를 복용하였고, 때문에 양고를 복용한 괴수들은 흑마법의 저주로 인해 그녀의 명령대로 따라야만 했다.

만약 강인한 정신력으로 고독의 명령을 거부하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된다면 저주가 발동하여 몸속에서 폭발이 일어나 내장을 터트리고 만다.

제 아무리 강한 괴수라 하더라도 내장까지 단련하는건 불가능.

괴수들에게 마법이니 뭐니 해봤자 이해를 못할게 분명하기에, 리엘루스는 자신이 아수라급의 괴수이며, 상대방을 복종시킬 수 있는 특수한 구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거짓말을 쳤다.

너무 허황된 내용인지라 처음엔 믿지 못하였지만, 그녀가 말하는대로 행동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느낀 곰 괴수는 리엘루스가 갈무리한 기운을 해체하고 아수라, 그것도 상위권의 힘을 지닌 기운을 내보이자 결국 명령대로 따르겠다고 복종하는 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말하자면 개미 귀신에겐 고독을 먹이지 않았는데, 고독을 쓰기엔 너무 아까운것도 있다만 비굴한 성격 덕분에 목숨을 구걸하고자 알아서 복종하고 있기 때문에 딱히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어쨌든, 이런식으로 벌써 6마리의 요마급 괴수들을 복종시키는데 성공한 리엘루스는 페리샤의 조언대로 인간을 공격하지 말라는 명령과 함께 또다른 강자들을 찾아 톈산 산맥을 돌아다니며 괴수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습득해나가기 시작하였다.

진우가 일본인들의 폭동을 강제 진압할때, 리엘루스는 자신만의 세력을 만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허어...동생놈이 군대간지 벌써 2주가 되었다니...

시간이란게 정말 빠르긴 빠르네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