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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상처가 벌써 다 나았어?'
아수라급 설표, 플래티나는 진우에게 2~3일이면 된다고 말하긴 했지만, 3일이라는 시간을 꽉꽉 채워서 치료에만 전념해야 회복이 가능한 상처였다.
옆구리가 뚫리고, 등과 복부가 거미 다리로 관통당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그정도 시간으로 완치가 가능하다는게 인간의 기준으론 사기적이지만, 힘이 강한 괴수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가 일반적이였다.
그녀가 놀란 이유는 자신과 호각,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진 괴수를 애완동물로 삼고 있는 수수께끼의 인간이 뿌려준 약품의 힘으로 겨우 하룻동안에 상처가 모두 나았다는 것이다.
그녀도 인간과 괴수들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평범한 의약품으로는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으며, 최악의 경우엔 오히려 크게 덧나거나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남겨준 의약품이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괴수에 대한 연구, 의학이 엄청난 수준으로 발달해 있다는 뜻.
'혹시 인간들의 세계에서는 우리같은 존재를 애완동물로 삼을 수 있는 특수한 방법이 생겨난건가?'
오랫동안 인간과의 교류는 커녕, 톈산 산맥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지 반세기 동안 인간 그림자는 구경도 못해본 그녀는 머릿속에서 떠오른 의문을 해결할 공식을 찾지 못하였다.
자신과 비등한 존재를 애완동물로 삼고 있는 인간, 그리고 인간과 다른 자신들의 신체 구조에도 효과가 줄 수 있는 의약품.
의약품 문제는 욱일승천의 자원을 약탈하면서, 그들이 가진 괴수에 대한 의학 지식을 추가로 얻었기 때문에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리엘루스의 문제는…뭐, 다들 알테니까 생략하겠다.
어쨌든,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는 플래티나는 상처가 완치된 지금 당장 감시를 하고 있는 혈강시들을 처리하고 도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어제 봤던 그 폭발이 자식들과 동족들의 몸 안에서 일어난다면?
"……."
결국, 그녀는 최초의 계획대로 진우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엿보기로 결정하면서 자신보다 재생 능력이 낮은 자식들의 상처를 돌봐주었다.
한편,
'으으…이 녀석들 대체 정체가 뭐야? 마치 시체 같잖아.'
리엘루스를 따라다니며 곁으로 떨어지는 콩고물을 먹으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쫓아왔던 개미귀신 괴수는 꼿꼿하게 서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는 혈강시들의 모습에 본능적으로 두려움에 떨었다.
자신이 콩고물을 먹기 위해 따르던 리엘루스도 사라진 이상, 굳이 여기서 있어야 할 이유도 없었으나 도망갈 찬스를 놓쳐버린 그는 다른 설표 무리들과 같이 혈강시들의 감시를 받게 되는 처지가 되었다.
개미귀신의 감각에는 눈 앞의 혈강시들은 모두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였지만, 조금이라도 도망가기 위해 멀리 움직이거나 땅굴을 파려고 하면 곧바로 각기 다른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던 혈강시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모여든다.
그 상태에서 도망치려고 한 층 더 깊숙히 파려고 한다면 가까이 있는 혈강시가 이쪽을 공격할 기세로 서서히 다가오기 때문에, 개미귀신 괴수는 도주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대체 인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어떤 일이 생겨났길래 인간이면서도 인간의 것이 아닌 신체가 달려있는 놈들이 나타나는거야?'
자신의 상식선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연달아 일어나니, 개미귀신 괴수는 자신이 너무 깊숙하게 발을 담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발을 빼는건 힘들어졌으니 거의 반 자포자기 수준으로 끝까지 가보자 라고 생각한 그는, 자신을 죽이려는 의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유일한 희망으로 삼으며 리엘루스나 그 관계자가 다시 한번 돌아오길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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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해 앞바다.
밝은 조명을 지닌 수십척의 어선들이 때로 모여들며 어둠컴컴한 밤바다를 항해하고 있었다.
한가지 기이한점은 어선들이 하나같이 날카로운 철조망으로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끔 바리게이트를 쳐놨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부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날카로운 작살, 손도끼, 망치, 못이 박힌 방망이를 들며 어떤 방향을 향해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 끝에서는 파랑색과 빨강색의 등이 반복적으로 깜빡거리며 다가오는 경비함 수 척이였다.
"여기는 한국의 영해다! 당장 불법 조업을 멈추고……!"
한국의 경비정에서 불법 조업을 위해 서해안으로 내려오는 중국 어선을 향해 경고를 하였지만, 중국 어부들은 기가 죽기는 커녕, 오히려 이들의 리더격인 한 중국인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죽기 싫으면 꺼져버려!"
작살을 치켜들며 외치자, 다른 중국인들도 거기에 호응하여 한국 경비함을 향해 비웃음 섞인 모욕적인 발언을 퍼부었다.
"소한국 새끼들 주제에 어디서 큰소리야!"
"죽일테면 죽여봐! 우리한테 개기지도 못하는 약소국 새끼들아!"
중국 어부들은 강대국인 중국이 기침을 하면 곧바로 흔들리는 약소국, 그것도 역사 대대로 자신들의 반 속국이나 마찬가지였던 한국인들을 얕잡아보며 되려 큰 소리를 쳤다.
게다가 중국의 압박을 두려워하는 한국 정부에서 불법 어선을 총기류로 사격할 수 없게 막아놨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과 달리 총을 사용하지 않는 한국이 가장 만만하니 대부분의 중국 불법 어선들은 이쪽으로 모일 수 밖에 없었다.
"아오 씨발! 저 개새끼들을 다 쏴죽여버리고 싶은데!"
한국 경비함에서 한 해경이 답답해 미치겠다는 듯이 무기를 내놓으며 기세등등하게 외치고 있는 중국인들을 향해 살기어린 눈동자를 내비쳤다.
"불법 어선들에게 사격하지도 못하다니…씨발…이러다가 북한 군함이 쳐들어와도 진압봉으로 제압해야 할 기세네."
다른 해경은 나지막히 욕설을 내뱉으면서 머리를 보호할 헬멧의 턱끈을 단단하게 조여왔다.
해경들의 중국 어선 제압 방식은 이러하다.
일단 배에서 내려 소형 고속정을 탄다.
소형 고속정으로 중국 어선을 향해 접근하고, 이 와중에 중국 어선에서 사제 폭탄이나 미리 준비한 돌덩어리 등을 던지거나 긴 창을 휘두르며 저항하는데, 해경들은 경찰 방패로 이 공격들을 막아내며 접근해야 한다.
어찌어찌 접근하는데 성공하면 철조망 바리게이트를 뚫고 안으로 진입, 살상력을 지닌 무기를 들고 저항하는 중국 어부들을 죽이지 않고 제압해야만 한다.
여기서 중국 어부가 한 명이라도 죽는다면 중국측에서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정치가들은 그 항의에 깨깽하면서 해경들을 압박하기 때문에 해경들 입장에서는 앞뒤로 조여오니 미칠 지경이다.
특히, 서해에서 활동하는 어부들에게 있어서 중국 불법 어선은 경제적인 위협이 되는 존재지만, 자신들의 부와 재산을 늘리는데 신경쓰는 정치가들에겐 서해안을 중국에게 통째로 넘겨줘도 자신들의 재산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면 그걸로 만족인 상황.
해경이 모든걸 다 잘한게 아니고, 심각한 실수를 저지른적도 몇차례 있었지만, 그래도 이들이 있어야만 중국 불법 어선에 저항할 수 있었다.
"젠장…이거 장난 아닌데?"
"그래, 오늘 아주 날 잡자 개새끼들아."
일단 방탄 헬멧, 방탄복 등으로 중무장하기 시작한 해경들은 수십개의 불빛으로 훤히 드러나 있는 중국 어선들의 모습에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면서 나지막히 혼잣말을 하며 자기 자신을 고양시켜나갔다.
일반적으로 많게 와도 십여척이 전부였는데, 중국 어부들은 오히려 자신들을 잡아가는 해경들에게 보복이라도 하듯이 무기들을 완전히 준비하고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선다면 서해안의 밤바다는 저들의 것이 되어버린다.
서해안의 어부들을 위해서라도 중국 불법 어선들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사명감으로 자기 자신을 무장시킨 해경들이 소형 고속정에 탑승하려던 찰나,
부우우우웅---!!
한국 경비함 뒤쪽에서 강렬한 엔진음과 함께 정체모를 소형 고속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는 검은 천이 가려져 있었기에 어두운 밤바다에서 육안으로 이 것을 발견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였다.
"응? 저건 뭐지?"
밖을 확인하고 있던 해경들중 몇몇은 자신들의 경비함이 왔었던 방향에서 등장한 정체불명의 소형 고속정의 정체가 뭔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온다! 막아!"
한편, 중국 어부들은 해경쪽에서 등장한 고속정이니까 당연히 한국 해경쪽의 전력이라 생각하면서 고속정이 움직이는 방향의 어부들은 사제 폭탄과 돌을 던질 준비를 하였다.
펄럭!
순간, 몸체를 덮고 있던 검은 천이 사라지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잠시 멈춘 해경들, 그리고 중국 어부들의 움직임이 경직되어 굳어버리고 말았다.
고속정의 몸체와 붙어있게끔 단단히 거치된 군용 K6 중기관총과 그것을 붙잡고 있는 동양인 남성.
빠르고 많은 총알을 쏴재껴야 하는 기관총들은 하나같이 총열이 쉽게 뜨거워지기 때문에 총열을 교체하는 것은 탄환을 교체하는 것처럼 중요한 문제였다.
K6 중기관총은 총열과 몸통을 탈착식으로 개량한 기관총으로, 숙련된 병사라면 5초, 혹은 더 빠르게 뜨거워진 총열을 교체하여 아군을 지원할 수 있다.
어쨌든, K6 중기관총의 손잡이를 붙잡은 동양인 남성은 씨익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그대로 중국 어선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투카카카카카카카카----!!
"~~~~~~~!!"
"~~~~~~~!!"
마치 쇠끼리 긁는듯한 엄청난 소음이 일어나면서 중국 어선들을 향해 발사된 중기관총의 탄환은 순식간에 중국 어선들과 어부들의 몸을 걸레짝으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어부들은 공포, 고통에 어린 비명을 내질렀으나, 중기관총이 내는 소음에 섞여 희미하게 들리는 수준에 불과하였다.
부우우우웅--!!
투카카카카카카카!!
고속정은 그대로 방향을 돌렸고, 미쳐 공격하지 못한 다른 중국 어선들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거의 2~3분 동안 중국 어선들을 난사하던 고속정은 멀쩡한 중국 어선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그대로 어둠속으로 사라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해경들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한채로 눈 앞의 참상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이후, 해경은 살아있는 생존자를 수습한 후에 운좋게도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남은 중국 어부를 중국으로 송환시켰다.
하지만, 송환된 어부의 증언에 의해 한국 해경 경비함쪽에서 나타났다는 증언과 한국인으로 보이는 동양인 남성이 한국군 K6 중기관총으로 사격하였다는 정보가 알려지게 되면서 중국쪽은 한국에게 격렬히 항의하기 시작하였다.
거기다가 약소국에게 한 번 얕보이면 안된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에서도 서해안 국경선을 넘지 않는 곳에서 대규모 해군의 움직임을 과시하듯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한국측에서는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체불명의 고속정은 추적하였으나,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아 놓쳐버리고 말았다고 하였다.
당연히 이러한 주장은 중국측에서 받아들일리가 만무.
이 사실을 알게 된 미국과 러시아는 중국쪽이 먼저 잘 못 한것도 있고, 중기관총을 사용한 고속정에 대해서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은데다 언제 삼태극의 공격이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필요없는 군사 활동을 하는 중국을 만류하였다.
하지만, 언제 쳐들어올지 모를 삼태극보단 당장 눈 앞의 자존심을 지키는게 우선이라 판단한 중국에서의 군사적 도발로 인해 한국은 큰 긴장감에 휩쌓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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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중국의 시선을 어느정도 동쪽으로 옮기게 되었어.'
진우와 함께 직접 고속정을 타고 중국 어선을 공격한 페리샤는, 중국군이 톈산 산맥에 신경쓰지 못하게끔 시선을 동쪽으로 끌기 위한 첫번째 작업을 무사히 성공하였다.
적의 옆구리와 뒤를 때리는건 전략 전술의 기본.
그렇기에 페리샤는 중국의 시선이나 군사 활동을 동쪽으로 치우치게 만들어놓고선, 톈산 산맥에 위치한 몬스터들이 중국군의 옆구리를 후려칠 수 있게끔 유도하는 계획을 새워둔 것이다.
물론, 중국이나 미국, 러시아 연합군들도 바보가 아니니 성동격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군사적 가치가 없는 톈산 산맥에는 오히려 시야 밖으로 나가는 결과가 나오리라.
거기다가 리엘루스로부터 땅굴을 파고 빠르게 이동이 가능한 개미귀신 괴수의 존재를 알게 된 그녀는 꽤 쓸만한 패를 얻었기 때문에, 정말로 저들이 성동격서를 철저하게 대비한다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아무리 철옹의 요새라고 해도, 계속해서 방어하는 쪽은 결국 언젠가 빈틈을 만들고 뚫리게 되어있어.'
그리고 인명경시 사상과 중화사상에 찌든 중국인들이 흥분하게 되면 과연 어떤 일이 생길지 내심 기대하게 된 페리샤는,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거대한 판을 만들어내 자신의 계획을 계산하고 있었다.
'후후훗. 뒤를 믿을 수 없는 아군이야말로 가장 큰 적인 셈이지. 자,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해볼까?'
연합군의 시선이 톈산 산맥쪽으로 움직이지 않게 만들고, 압도적인 숫자로 중국 전역을 지키고 있는 연합군의 빈틈을 만들며,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어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계략을 생각하기 시작한 페리샤의 두뇌는 남궁 신조차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진우는 페리샤 없었으면 아마 일본전이 한계였을듯 ㅋㅋ;
슬슬 파워 인플레가 올라가면서 진우의 힘이 강화되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일단 강화는 생각해두고 있지만 그 타이밍은 꽤나 늦게 될 겁니다.
그리고 아마 본문에 있는 중국 불법 어선의 무장을 보면 '말도 안돼. 인간이 저렇게까지 비양심적일 수 없잖아. 어디서 개구라질이냐?'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 장면의 판타지적인 장면은 진우와 페리샤가 나타난 것을 제외하면 0% 입니다. 100% 실화와 현실임.
어쩌다가 진압 도중에 중국 어부가 죽었는데, 그 문제 때문에 중국이 강하게 항의하였다는 기사를 본 이후로 제 머릿속에서 '중국인 = 중화사상' 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었습니다.
중화사상이 없는 중국인들이 오히려 극소수임둥.
PS:진우는 플래티나 치료 기간중에 저거(총질) 한 번 깔짝 하고 나머지는 조교에만 집중할 예정. 쌔빠지게 고생하는건 남궁 신과 아수라를 포함한 진우의 노예들 ㅠㅠ
PS2:내일 향방작계 훈련하러 갑니다...빌어먹을 창박교장...대체 날 언제까지 소환할 생각인거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