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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지하드의 회의실.
그 곳에서 진우의 노예들과 혈강시의 제조를 마무리 지으려는 신, 전쟁이 다가오면서 충분히 몸을 달궈놓으려던 아수라도 그 자리에 참석해 있었다.
"보고."
"현재 위구르 지역에 위치한 중국군은 괴수 부대들로 대부분 전멸당했습니다. 이쯤되면 거의 공백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페리샤는 회의실에 있는 화면을 조작하여, 세계지도에서 붉은색으로 칠해져있는 중국땅의 서북지역을 하얗게 지워나갔다.
"그러면 괴수들의 조종은 문제 없는건가요?"
욱일승천의 지도자로서 괴수들을 통제하고자 온갖 애를 썼었던 후지미네가 조심스래 입을 열었고, 페리샤 또한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듯이 곧바로 대답하였다.
"일단 리엘루스와 플래티나가 직접적으로 지휘하고 있는 괴수들은 문제가 없지만, 그 둘이 없는 지역을 공격한 괴수들은 기지의 중국군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마을을 찾아 주민들을 습격하였습니다. 임무대로 기지를 습격하였으니 나머지는 자기네들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 싶었다더군요."
땅굴을 팔 수 있는 벌레나 두더쥐류 괴수들을 통해 중국군을 공격하여, 위구르 지역의 중국의 영향력을 없앤후에 독립군 수뇌부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는다.
라는 목표를 가지고 리엘루스와 플래티나에게 통제를 위임했지만, 그녀의 보고대로 제대로 통제가 된 부분은 그 둘이 있는 습격지뿐, 나머지 습격지의 괴수들은 자유분방하게 날뛰어다녔다.
"뭐,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지. 임무 완수후에는 지들 마음대로 움직이는게 문제지만, 그래도 일단 명령대로 자신들의 목표는 정확하게 공격했잖아."
진우의 말대로다.
명령대로 따른다면 계속해서 그 명령을 전달한 지휘자가 존재하면 되는 일.
이번에는 일부러 전력 확인겸 분산시킨거지, 중국의 도시를 공격할때는 모든 전력을 하나로 집중시킬 예정이다.
"그런데 고독이였던가……? 어쨌든 그걸 먹어서 원하지도 않은 지시를 받고 명령대로 따른건데 괴수들의 불만은 없는건가?"
아키는 주로 빌런들을 상대로 싸웠으나, 그녀도 갑작스래 나타난 괴수들을 격퇴한 일이 적지 않다.
특히, 괴수들의 사체로 이루어진 재료들은 가벼우면서도 단단하여 무기나 방어구, 혹은 여러가지 보조 도구들의 재료로서 사용되어왔기에 오히려 그녀쪽이 괴수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리면 귀신같이 선점하려고 달려들 정도였다.
그만큼 괴수들의 성질이 포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 더러운 성질머리를 가진 괴수들이 고분고분하게 따르고 있다는 것이 영 믿기지가 않는듯 하다.
"처음엔 불만이 꽤 많았지만, 적긴해도 손쉽게 인간의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면서 불만이 꽤 완화된 상태입니다. 특히, 지금것이 맛보기였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다음에는 수백만의 인간들이 있는 대도시를 습격할거라 하니 다들 기대하는 눈치라고 리엘루스가 보고했습니다."
괴수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별미는 인간 고기다.
다른 고기들과 달리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각별하다나?
늑대라던가 직접적으로 섭취하는 벌레류라면 어느정도 이해는 되겠는데, 대체 통째로 먹잇감을 삼키는 종류(뱀같은)의 괴수들은 무슨 맛으로 먹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게 사소한 문제지만.
만약, 여기가 일반적인 악의 조직이였다면 어느 한 명쯤은 같은 인간을 먹잇감으로 보는 조직의 분위기에 불편하다는 기색이 있어야겠지만, 이해관계의 집단이 아니라 진우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노예들이다보니 자신들 외의 다른 인간들이 고통스러워하든, 괴수의 먹잇감이 되든 상관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였다.
뒤이어 잠시 숨을 고른 페리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리엘루스가 탈출시켜준 위구르 독립군에게 우리쪽의 제안을 전했습니다. 그들이 우리쪽과 합류하는데 성공한다면 넓은 전선을 커버할 수 있는 어느정도의 병력을 얻게 됩니다."
중국의 땅은 일본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드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데스 나이트들과 로봇 병사들을 이용하여 일본 자위대를 공격하였지만, 중국은 땅이 넓은만큼 인구수도 많아서 총동원령을 선포하면 순식간에 수백만 이상의 병사를 모집할 수 있다.
아니, 물자 문제만 해결한다면 1천만 이상의 병력까지 모집이 가능하리라.
농담이 아니라 13억의 인구수를 가진 중국이라면 정말로 가능한 일이다.
거기다가 중국에서는 너무 많은 인구수를 제한하고자 한 가정에 아이 하나라는 산아 제한정책을 펼쳤었는데, 그 여파로 호적에 등록되지 못한 아이들까지 합하면 15억이 된다는게 중국 현지인들의 반응이다.
한국으로 치자면 민증없이 살아간다는 뜻인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 민증이 없으면 직업을 구하기 매우 힘들지만 중국은 호적이 없어도 직장을 구한다거나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에, 호적이 없는 인구수가 매우 많다.
아무리 다 해도 몇천밖에 안되는 진우 일행이, 호적이 없는 인구수까지 더해서 15억이 넘는 중국을 공격한다는게 얼마나 미친짓인지 위의 설명으로 대충 감이 잡힐 것이다.
페리샤가 괜히 국지적인 좀비 바이러스 살포를 제안하는게 아니다.
어쨌든, 페리샤의 계획은 대충 이러하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살기좋은 중부, 동부, 남부에 몰려있는데, 일단 독립을 원하는 소수민족들을 받아들여 병력을 확충, 괴수 부대와 혈강시, 아직 버리지 않고 남아있는 데스 나이트들과 진우가 새로 제작한 3종류의 로봇들과 함께 인구수가 별로 없는 지역은 최대한 무시하고, 인구수가 많은 지역에 대학살극을 펼친다.
애초에 지배가 아닌 군림을 원하는 진우이기에, 중국의 위에 군림하기 위해선 중국의 인구수를 최대한으로 줄여놓을 예정인 셈이다.
그 와중에 그들이 복수를 꿈꾸든, 자손 대대로 원한을 가지고 있든 상관없다.
중국에 있는 천문학적인 물자들을 모두 손에 얻는다면 삼태극은 단독으로 미국과 전쟁을 치룰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니까.
그 때, 지금까지 조용히 듣고 있던 아수라가 손을 들며 발언권을 가져갔다.
"소승…큼큼, 내가 알고 있는 티베트 저항군이 있소이다. 다들 나라를 되찾고 싶어하지만 힘이 없어서 울분만을 터트리고 있는 이들이지. 그들을 무장시킬 수 있는 무기를 공급해주고, 지금 계획에 참여시킨다면 나름 큰 힘이 될 것이오."
공적인 자리이기에 하오체를 사용하고 있던 아수라는, 진중한 분위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소승이라 말할뻔하고선 헛기침으로 무마시키고 티베트 저항군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티베트에요? 하지만 거기에는 라마가 비폭력주의자라서 그다지……."
페리샤는 티베트 저항군이라 해도 달라이 라마인 텐진 갸초가 전 세계의 수뇌부들과 대화하면서, 평화적인 입장으로 티베트를 독립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폭력으로 독립하려는 저항군의 숫자가 그다지 많은 숫자가 많지는 않을거라 판단하여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분명히 달라이 라마의 뜻에 동의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의 뜻으로 절대로 티베트는 독립될 수 없소. 아무리 많은 국가들의 수장들과 만나봤자 결국 국가간의 문제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안되는 짓거리들 뿐이지. 게다가 중국의 강경 진압으로 인해 달라이 라마의 이러한 행동에 회의감을 품은 이들도 꽤나 있소이다."
아수라는 확신어린 어조로, 중국인들은 외국에서 아무리 떠들어대도 절대로 소수 민족의 독립을 거부할 족속들임을 주장하였다.
한번이라도 소수 민족들의 독립을 인정했다간, 여기저기에서 독립을 요구할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중국에서는 외국에서 아무리 뭐라고 떠들어대도, 귀를 덮고 독립을 요구하는 소수 민족들을 힘으로 탄압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달라이 라마의 행동은 아무짝에도 쓰잘대기 없는 짓거리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중국의 13억 인구(비공식 15억)가 가지고 있는 상품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만약, 달라이 라마의 방법이 먹혀서 외국의 여러 국가들이 단합하여 티베트의 독립을 요구해봤자, 중국에서 '그럼 니들은 우리들한테 뭐 팔아먹을 생각 꿈에도 꾸지마라' 라고 되려 역협박한다면 오히려 상대방쪽이 깨갱하고 마리라.
아수라는 이러한 중국의 횡포를 사람들에게 설파하였고, 오로지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티베트의 독립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삼태극의 존재가 일본을 정벌한 이후, 그는 공공연하게 티베트의 독립은 삼태극의 손에 달려있으며 그들과 손을 잡고 독립을 해야 한다 주장하던 지구상의 유일한 친 삼태극파 인물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잔인하면서도 폭력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삼태극 내에서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고분고분하게 따르고 있는 중인 것이다.
거기다가 페리샤의 계책으로 중국에 주둔하던 미군과 러시아군이 철퇴를 하는 모습에, 이 조직이라면 중국을 멸망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야말로 뼈를 묻을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평소와 달리 정중한 하오체로 설득하는 아수라의 모습에, 페리샤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그쪽 사정에 꽤나 정통하시군요?"
"숨길게 무엇 있겠소. 나는 티베트의 무승이외다. 과도한 살계를 열어 지금은 파계되었지만, 나와 뜻을 같이 하는 티베트 저항군의 숫자가 꽤 있소이다."
어차피 아수라가 가지고 있는 중국인들을 향한 무한한 증오심에서 얼추 예상하고 있었던 진우 일행은 그다지 놀란 표정은 아니였다.
단지 아수라가 승려였다는 사실에서 약간 충격을 먹었을 뿐이지.
"그래서 어느정도 모을 수 있는데? 한 200~300정도 모을 수 있다고 말하면 때찌한다?"
진우가 직접적으로 아수라에게 모을 수 있는 병력의 숫자를 물어왔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아수라는 이내 입을 열었다.
"저항군의 숫자는 400. 무장 정도는 매우 빈약하오."
"쓰으……."
진우는 겨우 400밖에 안되는 숫자냐고 힐책하는 눈빛으로 일부러 과장되게 숨을 들이쉬었다.
"하지만, 무장과 싸워서 독립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해 설명한다면 2천 이상의 병력을 끌어모을 수 있소. 게다가, 현재 티베트는 달라이 라마에 의해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과 교섭을 통해 독립을 꾀하기 때문에, 저항군들도 테러와 무력보단 분신 자살을 통해 전 세계에게 제발 우리들을 봐달라고 소리치고 있는것에 불과하오. 즉, 400명의 저항군들은 티베트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들의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자들이외다."
아수라의 설명에, 모두의 눈이 페리샤를 향해 집중되었다.
과연 쓸만한 전력인지 아닌지를 분석해달라는 눈빛이였다.
"2천의 무장 병력이라면 전선을 유지하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겁니다. 게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400명의 결사대라면…활용 용도가 매우 폭 넓겠군요."
여기에서 소수 민족 저항군들은 주 전력으로서 중국군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한 역할보다는, 아군의 주력이 싸우는동안 옆에서 보조하여 주변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조금이나마 막는 용도로 사용된다.
즉, 주력이 마음껏 목표물을 공격할 때, 방어선을 구축하고 적의 진입을 막는것이 이들의 사용 용도라는 뜻이다.
거기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400명의 결사대라면 어느 방향에서든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였다.
페리샤의 긍정적인 평가로 인해, 진우는 아수라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티베트로 가서 싸우고자 하는 이들을 모두 끌어모아. 이쪽은 방탄복과 무기를 생산할 준비를 해두지."
삼태극은 전력 강화를 위해 기계 병사와 괴수를 이용하려 하기 때문에, 방탄복에 사용되는 재료들은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잉여 재료들을 넉넉하게 사용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덮는 방탄복을 만들어서 아군이 될 소수 민족 저항군들의 전투력을 최대한으로 올리는데 사용된다면 그걸로 만족.
"고맙소! 정말로 고맙소!"
아수라는 지금까지의 폭력적인 행동과 말투를 모조리 지워버리면서 진우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미리 말해두지만, 숫적으로 압도적으로 불리한건 우리야. 깜빡 잘못하면 죄다 몰살이라고. 나중에 불리해지니까 이런건 못 들었다며 지랄발광 하면서 성질 건들면 니놈부터 쳐 죽일테니까 그렇게 알아."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건 싸울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채 중국인들에게 지배당하며 죽어가는 삶이오."
싸우고 싶다고해서 기껏 수고를 끼쳐가며 대려왔건만, 전황이 불리해지니까 이쪽을 탓하는 놈들 따윈 필요없다.
진우는 정말로 죽음을 감수하며 싸울 전사들을 모집하라는 은유적인(?) 표현을 하였고, 아수라 또한 그의 뜻을 알아들었다.
티베트의 저항군건에 대해서는 아수라에게 일임하자, 페리샤는 바로 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싶어서 근질거려하는 그를 향해 설명을 하였다.
"미리 말해두지만, 우리들의 계획을 모두 설명하는건 안됩니다. 중국의 첩자가 있을 수 있는데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작전을 발설하기라도 한다면 모든게 엉망진창이 되니까요."
"알겠소. 삼태극이 우리에게 무장을 준다고만 설명해두지."
아수라는 페리샤의 허락을 받고 회의장 밖으로 나섰다.
뒤이어, 괴수들로부터 적아를 식별시킬 수 있는 방법, 각자의 능력을 살려서 전투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위구르 지역의 중국군까지 공격했으면서 너무 여유를 부리는게 아니냐 싶겠지만, 일단 통신을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공격한것도 있고, 지금까지 삼태극은 공중에서부터 공격을 시작했기 때문에 저들이 경계를 한답시고 위쪽에만 신경을 쓰면 지금 괴수들을 이용한 땅굴 기습 작전이 더더욱 크게 잘 먹히기 때문에 아직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였다.
거기다가 한국을 공격하려는듯이 모여있는 중국군이 다시 원래 자리로 되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리니까 소수 민족 저항군을 받아들일 시간은 충분하였다.
============================ 작품 후기 ============================
슬슬 새끼랑 약지 손가락 대신에 다른 손가락으로 키보드 치는게 익숙해지네요.
욱씬거림도 많이 나아졌으니 슬슬 글을 써야겠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