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446화 (446/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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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하리셴 무캄이 정한 결전의 장소는 저번에 10만의 중국군을 처리할때와 똑같은 곳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평야지대에서 50km 앞쪽이다.

그 보고를 들은 페리샤는 리엘루스에게도 전장의 위치를 설명하는 한 편, 동 투르키스탄의 위치를 확인 가능한 위성의 해킹을 시작하였다.

이미 10만의 중국군을 처리할때도 중국쪽과 타국의 위성을 해킹을 했었던 그녀는, 예상했던대로 더 많은 위성이 동 투르키스탄의 지형을 확인할 수 있는 궤도로 몰려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번엔 나를 도와줘야겠어, 마스지드."

"걱정마십시오."

진우의 취향으로 개조되어 인간의 피부와 엘프귀를 가지게 된 마스지드는 지하드의 시스템을 동원하여 페리샤의 백업을 시작하였고, 동 투르키스탄의 지형을 확인하는 위성들의 해킹을 시작하였다.

그 밖에도 무인 스텔스기를 이용한 정찰에 대비하면서 레이더망과 요격용 미사일을 준비시키는 등, 적이 위성이나 스텔스기를 이용하여 이쪽의 계책이 실행할때 그 누구도 삼태극의 개입을 알아볼 수 없게끔 만들었다.

참고로 저번에 이동해왔던 중국군 10만때는 자신들쪽이 압도적으로 이길거라 생각했는지, 스텔스기는 보이지 않았었다.

아마 기름 낭비라 생각했겠지.

이제 남은건 지상으로 이동하는 옵저버들이다.

공중으로 이동하는 전투기나 스텔스기들은 지하드의 레이더망을 피할 수 없지만, 지상은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험지속으로 들어간 소수의 인간까지 찾아낼 순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동 투르키스탄의 지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수색대를 포함하여 사람이 숨어있기 쉬운 요지로 이동하여 지상으로 이동할 옵저버들의 존재를 처리하는건 매우 중요한 임무나 마찬가지.

수색 분대 하나마다 두억시니 한 기를 배치시켜줬지만, 옵저버들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50기의 두억시니와 20기의 창귀가 언제든지 수색 분대의 지원 요청에 의해 지원을 나갈 준비를 해두었다.

'이제 남은건 전략의 세밀화.'

동 투르키스탄이 어떤 비밀 병기로 아군을 전멸시켰는지 알 도리가 없는 중국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띄엄띄엄 일정 병력마다 간격을 두고 이동하는 방식, 혹은 넓게 포진하여 사방에서 조여오는듯한 방식을 사용하여 진군할 것이다.

아니면 위의 두가지를 적당히 혼합하는 형태로 진군해올지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절대로 한 곳에다가 전력을 집중시키지 않을거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되도 상관없다. 골출귀들로 일제 사격을 통해 폭 넓게 타격한 이후에 괴수 부대를 보내면 끝이야.'

그것도 안되겠다 싶으면 직접 지하드의 미사일 폭격으로 타격을 입히는것도 나쁘진 않다.

아직 이쪽에는 일본에서 약탈한 화약이 무궁무진하게 많기 때문에 미사일이나 관련 무기들은 얼마든지 생산이 가능하다.

그렇게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적들을 공격할 수 있을까?' 라며 적의 진군 방식에 따라 여러가지 방법을 연구하고, 아군의 공격에 대응하는 중국군의 반응 또한 분류하여 주인님인 진우가 즐거워할만한 학살쇼를 연구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신은 대체 어디 간거지?'

진우와 대화를 나누고 뭔가 힌트를 얻었던 신이 두문불출한지도 꽤나 시간이 흘렀다.

어찌보면 아군중에서 최강의 전투력을 지닌 간부인데, 이렇게나 오래 모습을 보이지 않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될 무렵,

"아, 여기계셨군요."

호랑이도 제 말 하면 나타난다는 속담대로 남궁 신이 함교로 모습을 드러냈다.

페리샤는 간만에 얼굴을 드러낸 신을 향해 눈쌀을 가볍게 찌푸렸다.

일종의 왜곡된 자부심같은게 아니라, 지하드의, 아니, 삼태극의 모든것을 알아야만 거기에 따라 계획을 짤 수 있는 페리샤에겐 남궁 신의 행방불명은 꽤나 큰 문제였기 때문이다.

"어딜갔다 이제 오신건가요? 주인님과의 대화에서 뭔가 힌트를 잡은건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읏……."

마치 뼛속까지 쿡쿡 찌르는듯한 페리샤의 날카로운 안광에, 신은 할 말이 없다는듯이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진우와 대화를 나누면서 기존 마법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되어, 거기에만 푹 빠져있던터라 위구르가 동 투르키스탄의 이름으로 독립하였고, 거기에 삼태극이 끼어있다는 사실, 그리고 중국군의 10만 군세를 처리한 것도 모두 전함으로 돌아와서 우연찮게 만난 이실리아로부터 모두 알게 되었다.

이실리아도 페리샤와 같은 생각이였는지, 어디 한 곳에 빠져있는것도 발전을 위한 계단이니까 상관없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있어야 한다며 부드럽게 책망하였다.

신 또한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기에, 일단 페리샤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솔직하게 사과하였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명심하겠습니다."

신이 가진 종합 전투력은 진우를 초월할 수 있을 정도다.

마음만 먹으면 뭐 어쩌라고 식으로 나갈 수 있지만, 그정도까지 막나가는 성격이 아니고, 진우의 노예들을 모두 주모님처럼 여기는 그는 자존심을 굽히며 사과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처음해서 용서할 수 있는 실수와 처음해도 용서할 수 없는 실수가 있는 법입니다. 다음부터는 좀 더 주의해주세요."

"예."

"그건 그렇고 방금전에 저를 찾아 오신것처럼 보였습니다만?"

그렇게 그동안 두문불출했던 일을 용서받은 신은, 바로 페리샤를 찾아온 용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실리아님께 자세한 사정을 들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대규모 병력을 보낸다고 하더군요."

"지금 그 건으로 생각하고 있었죠. 신님 또한 이번 공격에 투입될 예정이고요."

하지만, 신은 진우와 비슷한, 사악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이번에 주군의 조언 덕분에 꽤 재밌는 결과물을 만들었습니다만, 이번 공격때 사용해도 괜찮겠습니까?"

"…그 부분, 자세히 얘기해주세요."

일단 남궁 신에게 마법에 대해 배우면서 호신용 매직 애로우를 시전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마법이라는 학문이 사용 용도에 따라 무궁무진하다는 것은 페리샤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이능력의 세계도 아직 그 끝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마법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

어떤 마법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남궁 신이 곧바로 공격에 활용하겠다는 대사가 나올 정도의 내용이라면 들어서 나쁠것은 없었다.

그렇게 신과 여러가지 대화를 나눈 페리샤는, 다시 한번 마법이라는 학문에 감탄을 하면서 여러가지 응용이 가능하게끔 신이 최근 빠져있었던 연구 결과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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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같은 시각 지하드 내부의 휴게실.

그 곳에는 노아를 필두로 한 젊은 노예들이 힘없이 앉아있었다.

"하…하하하……. 예전에는 몰랐는데…엄마의 벽이 이리도 높았구나……."

노아는 자조섞인 웃음을 힘없이 뱉어내며, 이실리아와 아키가 가진 벽이 얼마나 높은지 세삼 깨닫게 되었다.

"그러게요……. 간신히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하린의 말대로, 젊은 노예들은 필사적으로 헌신하고 봉사하면서 이실리아와 아키라는 벽을 넘어서진 못해도 위협을 가할 수 있을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 두 유부녀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곧바로 힘의 균형은 다시 그녀들쪽으로 기울게 되었다.

"대체 누가 젊은 청춘의 사랑이 불타오른다고 한거야? 뒤늦게 불타오르는 아줌마들의 연심이 더 뜨겁잖아."

셀리가 이건 불공평하다는 표정으로 투덜투덜거렸고, 뒤이어 후지미네도 힘없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몰라도 페리샤님에게 우리쪽의 노력이 뺏기는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아! 맞아! 저번에 보니까 주인님이 우리에게 이런걸 가르켜줬다면서 페리샤에게 복수하겠답시고 벼르더니 하루종일 페리샤의 방에서 안 나왔었어!"

"속였구나, 페리샤!!"

그렇게 자신들이 페리샤에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젊은 노예들을 페리샤와 뒤늦은 연심으로 불타오르는 아줌마들을 향해 비겁하다며 고래고래 떠들어댔지만, 이내 모두가 약속이라도 하듯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으우우…어떻게 하죠, 언니……. 주인님의 애정을 차지하려고 노력할때마다 이실리아님이랑 아키님의 벽이 더더욱 거대하게 느껴져요오……"

하린이 울먹거리며 입을 열자, 노아 또한 마음같아선 울고싶은 심정인지 입을 다물려고 입술을 꽉 깨물다가, 결국 분노를 토해내고 말았다.

"애초에 아이까지 낳은 아줌마들이 그렇게 귀여운게 문제라고! 대체 뭐야 그 아줌마들! 아줌마라면 아줌마답게 뽀글머리에다가 주름지고 나잇살 가득먹은 뱃살이 출렁거려야 할거 아냐!"

일반적인 한국식 아줌마들의 모습을 이실리아와 아키에게 강요하는 노아.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분노를 토해내는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다.

마치 20대 초반 여성을 그려놓고선 "이 사람은 애까지 낳은 40대 유부녀입니다" 라고 주장하는 일본 미소녀 만화같은 불합리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40대, 50대가 되어서도 날씬한 몸매와 미녀의 축에 들어갈 수 있는 괴수같은 아줌마들이 몇몇 있긴 하다.

그런데 왜 그 괴수들이 하필이면 두 명이나 자신들의 앞을 막는거냔 말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실리아가 유럽에서 유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배경과 한 남자만을 사랑하는 애절함, 그리고 그 남자의 복수라 할 수 있는 아크로스를 향해 싸우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40대 후반의 아줌마라고 보기엔 눈이 희둥그래지는 미녀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그런 어머니의 딸인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때문에 부담스러워하거나, 혹은 즐길때도 있었지만, 오늘만큼 그 어머니의 미모가 증오스러운 날은 없었다.

오히려 자신이 나이를 먹어도 어머니처럼 단아한 미모를 지닐거라는 일종의 증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런데, 이실리아와 아키가 단 한 번의 가벼운 코스플레이를 통해 간신히 좁혀놓은 격차를 확 벌려놓자, 결국 어머니를 향해 욕설을 퍼부을 수 밖에 없었다.

"맞아! 그 나이에 타이즈에다가 동물귀 꼬리 복장이라니! 나잇값좀 해야지!"

"게다가 귀여워보이려고 작정한 그 목소리는 또 어떻고요! 아주 남자를 홀릴려고 작정했다니깐요!"

노아가 분통을 터르리자, 셀리와 후지미네도 거기에 끼어들었고, 네 여성은 한 마음이 되어 이실리아와 아키를 실컷 뒷담화하기 시작했다.

"나이 먹어놓고선 자기 딸이랑 비슷한 남자한테 여보 여보~ 하는게 부끄럽지도 않나!"

"흐응~"

"애를 낳고서도 주인님이 좋아하실만한 조임을 자랑하는걸 보면 어디서 요가같은거라고 한게 분명해요! 다 늙은 아줌마들이 주책 아녜요 이건?"

"음음~"

"늙었으면 세대 교차를 위해서 젊은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줘야지! 치사하고 더럽다!"

"그렇구나~"

"솔직히 검은 늑대인 아키님을 꽤나 동경했었는데 그 환상이 다 깨졌지 뭐예요? 다 큰 아이를 둘이나 낳고 늦둥이까진 가진 아줌마가 이제와서 젊은 남자에게 꼬리치는게 얼마나 불여우같던지! 검은 늑대가 아니라 검은 여우로 이명을 바꿔야해요!"

"헤에~ 그렇게 생각했었구나~"

"……."

"……."

"……."

"……."

순간, 지금까지 자신들의 뒷담화에서 적당히 후렴구를 넣었던 존재들을 눈치챈 네 여성은, 마치 기름칠이 안된 기계 인형처럼 끽끽 거리며 목이 천천히 목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꺽여들어갔다.

그곳에는 이실리아와 아키가 자신들을 향해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솔직히 우리가 너무 심했나 싶어 진우씨가 좋아할만한 시츄를 생각해서 왔는데……."

"기왕 선물할거 서프라이즈하게 모습을 감추고 있었건만…후후…후후후후후훗……."

총원 1700여명이 사용할만한 휴게실은 여러개가 있지만, 모두 하나같이 100~200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하며, 들어올 수 있는 입구도 여러곳이 있다.

젊은 아이들이 휴게실에 모여있는것을 확인한 이실리아와 아키는 자신들이 너무 장난이 지나쳤다고 생각해서 사과겸, 진우가 좋아하는 시츄나 봉사할때 좋아하는 포인트를 알려주려고 왔었다.

도중부터이긴 하지만, 자신들을 향해 험담하는 모습을 지켜본 이실리아와 아키는, 뒷담화 하느라 주변을 둘러볼 기회가 없었던 네 명의 여성을 향해 웃으며 다가왔다.

"어…엄마……. 이…이건…그…그러니까……."

"후후후……. 그렇구나아~ 우리 노아가 엄마인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아아~~"

"이 분노…간만이네……. 검은 늑대 시절에 이 도발을 당했으면 정말 나도 모르게 함정으로 자진해서 빠져들 정도로 이성을 잃었을거야."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전혀 웃고있지 않다.

아니, 오히려 적을 찢어발기려는 살기어린 눈빛을 담고 있었다.

"마스지드. 누구도 나갈 수 없게 문을 모두 잠가."

철컹! 철컹! 철컹!

이실리아의 목소리에 입구가 금속으로 된 격벽이 올라오면서, 순식간에 휴게실은 입구도, 출구도 없는 밀실이 되었다.

"우리 노아가 이능력이 나랑 등급이 똑같아지니까 꽤나 우쭐해진것 같구나. 이번 기회에 같은 등급의 힘을 가지고 있어도 힘의 높낮이가 있다는것을 '톡톡히' 새겨줄께."

"내 명성도 꽤나 낡아버렸나보네. 옛날같았으면 아무리 사람이 없는 곳이라 하더라도 감히 내 뒷담화를 하는건 빌런들은 꿈도 꾸지 못했었는데 말이지. 왜 빌런들이 내 그림자만 봐도 두려워했는지 알려줄테니 다들 열심히 참아보렴."

"아…아아……."

압도적인 살기에 힘없이 주저앉아버린 네 여성은 자신들도 모르게 뒷걸음질치며 도망치려 하였으나, 이미 모든 문은 격벽에 의해 막힌 상태였다.

그 날, 할 일이 없어 빈둥빈둥거리던 진우는 갑작스럽게 기우뚱거리기 시작한 지하드의 모습에 깜짝 놀랐지만, 마스지드가 녹화해둔 영상을 확인하고선 조용히 네명의 여성을 향해 살아만 있기를 빌어주었다.

============================ 작품 후기 ============================

전편을 쓰다가 엄청난 실수를 해버렸습니다.

"다음편에서 '그 설정' 을 써야지."

라고 전전편을 쓸때 생각했었는데, 일 갔다가 퇴근하니까 '그 설정' 이라는 부분을 까먹어버렸습니다.

머릿속으로는 '뭔가 중요한건 놓친것 같은데...생각이 안나네?' 라고 의아해하면서도 일단 글을 쓰긴 썼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어서 상관없겠지 라며 넘겨짚었습니다.

그런데 리플을 보니까 '그 설정' 에 대해 생각났어요...

위성 대책 능력에 관한 내용이였음...;;

리플보고 이제서야 생각나버린 작가의 두뇌를 욕하시기 바랍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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