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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적 위치 확인! 현재 전방쪽에서 참호를 파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본대는 느릿느릿하게 움직이지만, 수시로 운용하는 수색대는 기민하게 주변을 확인하여 투르키스탄의 병사들이 참호를 파고 이쪽의 공격에 방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좀 더 상세하게 보고하도록. 참호 뒤쪽이나 주변에 특별한 무기는 보이지 않는건가?"
지휘관들은 모두 위구르인들이 이쪽의 공격에 방어하고자 움직일거란 예상은 미리 해뒀다.
게다가 본국에서 위성으로 위구르인이 참호를 파고 있다는 정보를 가져다주었기에, 지휘관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특별해 보이는 무기' 에 쏠려있었다.
"숫자는 대략 8천에서 1만수준이고, 전신 방탄복을 착용한 보병들이 전부라고 합니다. 무장은 충실한 것으로 확인되지만, 그 밖에 특이한 무기는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럴리가 없다. 참호를 파고 있는 병사들은 눈속임에 불과해. 수색대에게 먼 거리라도 상관없으니 주변을 확인하도록."
절대로 보이는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판단하에서 무전병을 통해 더더욱 광범위하게 수색 작업을 펼치라는 지시를 내린 중국군의 지휘관들이였지만, 수색대들이 아무리 넓고 세밀하게 수색을 해봐도, 본국에게 위성 정찰을 요청해도 참호를 파고 있는 위구르 부대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전부에 불과했다.
이대로 군단 하나를 보내서 가볍게 짓밟을 수 있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저건 당연히 미끼, 이쪽에서 움직이는 순간을 이용하기 위한 미끼임을 확신한 지휘관들은 이런저런 토론을 거치기 시작하였다.
"혹시 그 병기가 땅속에 있는것이 아닐까?"
누군가가 가장 현실성 높은 답을 만들어냈고, 병사들을 이용해 땅을 넓게 파봤지만 그냥 쓸모없는 돌맹이 따위가 전부였다.
그렇게 전방에 위구르 저항군 병사들이 미끼라고 판단한 지휘관들이 꼼꼼하게 수색 활동을 벌였지만, 아무리 확인을 해봐도 함정, 무기의 존재가 나타나질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오히려 당혹스러운건 중국군이였다.
10만의 대군을 단시간에 격파한 무기이니까 뭔가 특별한 병기일거라 생각했는데, 그 병기는 보이지가 않고 자신들을 막고 있는 1만여의 보병 부대가 전부이니 당혹스러울 수 밖에.
그렇다면 위구르 병사들이 지닌 무장이 뛰어나서 그런게 아닐까?
하지만, 그정도 수준이 되려면 개인 화력이 진짜, 엄청, 무진장, 세계 최강을 넘어서 우주 최강 수준으로 강해서 한 발 쏘면 전차의 장갑도 뚫리고 10~20명의 병사들이 막 죽어나가야 한다.
그것뿐이랴? 들면서 전력으로 뛰어가도 큰 방해가 없어야 할 정도로 가벼워야 하며, 탄약도 거기에 맞게 휴대하기 쉬워야 한다.
그런데 그런 화력과 편리성을 지닌 개인 화기가 존재한다면 전차는 왜 필요가 있겠는가? 그냥 다 그 개인 화기만 쓰던가 미사일류 무기만 개발하겠지.
중국군의 지휘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위구르의 보병들은 '빨리 우리들을 공격해라' 라는 듯이 참호안에서 이쪽의 공격을 기다리고 있고, 저걸 공격하자니 적이 가지고 있는 비밀 병기가 몹시 신경 쓰인다.
투타타타타타--!!
"!!"
비밀 병기의 존재를 굳게 믿고 있는 지휘관들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때, 위구르쪽 참호쪽에서 거친 발사음이 들려왔다.
당연하게도 모든 중국군과 지휘관들의 시선은 그쪽으로 몰리게 되었고, 참호안에 있던 투르키스탄 병사들은 보란듯이 참호 밖으로 나와서 총구를 대각선 위쪽으로 올리며 도발하듯이 2~3발 정도 사격을 가하였다.
허공을 향해 총탄을 쏴재끼는 위구르 병사들의 행동으로 인해 후방 지역에 있는터라 전방의 상황을 보고로만 들어서 알고 있는 후방의 중국군은, 멀리서 들려오는 총소리에 시선이 모두 그쪽으로 돌려졌고, 전방에 위치한 중국군 병사들은 그들이 자신들을 명백하게 도발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몇몇 생각이 없거나 혈기왕성한 병사들은 그냥 가볍게 짓뭉개버리면 되는건데 왜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투덜거렸지만, 위구르인이 가진 비밀 병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던 병사들은 저들이 일부러 자신들을 도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휘관들도 저들이 도발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10만의 대군을 전멸시킨 비밀 병기의 존재를 알 수 없으니 신중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
대체 어떤 무기를 사용한 것일까? 그 무기는 어디에 숨겨져있는 것인가?
비밀 병기의 존재를 굳게 믿고 있는 지휘관들은 위구르인의 도발에 손쉽게 넘어가지 않았고, 수색대를 더더욱 많이 보내면서 주변의 상황을 확보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 때였다.
쿠드드드드드---
"읏!?"
"지진인가!"
갑자기 어디선가 거대한 진동이 일어났다.
몸이 위아래로 흔들리는것 같은 거대한 진동을 느낀 중국군 병사들은 재빨리 몸을 숙였지만,
드드드드드드…뚝-
거대한 진동은 약 5초동안 이뤄지면서 끝이 났다.
"뭐지?"
"지진이 아냐?"
누가봐도 지진과도 같은 진동이였다.
게다가 그 정도의 진동을 가진 지진이라면 쉽게 진정될리가 없다.
그런데 겨우 1~2초 정도만 거대한 진동이 일어나자 모든 중국군의 머릿속에는 의문이 더해질 무렵,
'어……? 그림자? 아까전만해도 하늘엔 구름 한점 없었는데?'
위구르인들의 도발 사격, 지진같은 거대한 진동으로 인해 정신이 완전히 다른곳에 팔려있던 후방에 위치한 병사들 중 한명이 자신들을 가린 그림자의 존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시선을 뒤쪽으로 돌리자,
"뭐…뭐야!!"
"저…저건 대체 뭐냐고!!"
그와 똑같은 의문을 품은 병사, 지휘관들의 입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비명과도 같은…아니, 비명을 내질렀다.
후방에 위치한 부대에서 약 2km쯤 떨어진 곳.
그 곳에는 수백미터의 높이를 지닌 거대한 산이 우뚝 서 있었다.
그것도 인간같이 팔다리를 지니고 있는 인간 형태로.
"마…말도 안 돼……! 저런게 여기까지 접근하는걸 모를리가 없잖아!!"
한 지휘관이 인간 형태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의 모습에 경악성을 내뱉었다.
그의 말대로, 수백미터나 되는 인간 형태의 산이 여기까지 다가온다면 알고싶지 않아도 모를수가 없는 존재감에 다들 눈치를 챘을것이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이렇게나 가까이 접근하는데 아무도 모를 수 있단 말인가?
실상은 이러하다.
처음에 페리샤의 지시를 받은 투르키스탄 병사들이 시선 끌기를 목적으로 도발 사격을 개시, 마찬가지로 땅속에 거대한 동공 여러개를 만들어놓고 돌격 타이밍을 준비하고 있던 리엘루스를 통해, 그녀의 수족이 되어버린 개미귀신 괴수를 필두로 여러 굴파기에 능한 괴수들을 통해 지진같은 진동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시선을 빼앗는데 성공하면서, 나머지는 남궁 신이 대단위 텔레포트 마법을 통해 자신이 두문불출하면서 연구에 몰입했던 '골렘' 을 이동시킨 것이다.
"후우~ 간만에 힘좀 썼네."
자신이 직접 만든 골렘의 어깨위로 올라선 신은 상당한 양의 마나를 단번에 사용해서인지, 이마위로 흐르는 땀을 훑어내며 아래를 내려보았다.
'꽤나 놀라는 모습들이군. 하긴, 나도 처음엔 이게 왠 미친짓인가 싶었지만.'
아군의 숫자를 조금이라도 늘리는데 여념이 없었던 진우로부터 상담을 받았던 신은, 판타지 마법중에서 골렘을 만들어낼 수 있는 마법이 있냐고 물어왔다.
신은 마나핵을 만들어서 미리 준비한 재료를 통해 아이언 골렘같은걸 만드는 제작형 마법과, 흙이나 진흙에서 골렘을 뽑아내듯이 만들어내는 창조형 마법이 존재한다며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두 마법의 차이를 확인한 그는, 혹시 제작형 마법을 통해 거대한 산을 골렘으로 만들 수 없냐고 물어왔다.
여기서 신의 대답은,
'형님. 저희 세계에서 그런 말씀하시면 마법사들이 돌아이 취급해요.'
그도 그럴것이, 인간보다 2배정도 거대한 아이언 골렘을 만들려면 8서클의 마도사가 필요하다.
제작 마법이 8서클의 것이라서가 아니라, 그 정도의 골렘을 만들려면 8서클 마도사의 마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걸로 끝이냐면 아니다.
마나핵이 흐르는 경로를 만들어서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끔 조정해야 하며, 경로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긴다면 이상하게 팔다리를 휘두르거나, 아예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8서클 마법사들조차 혼자서 할 엄두를 못내서 저서클 마법사들이나 제자들과 함께 조정을 해야 하는데, 그걸 산의 크기로 확대시키라고?
신이 돌아이 취급받는다고 말한것도 최대한 돌려서 말한거다. 실제라면 마법사들이 보물처럼 아끼는 책의 모서리로 찍어낼것이다.
하지만, 신은 무황의 무공을 얻어서 소드 마스터따윈 간단하게 찜쪄먹을 정도의 힘, 그리고 서클과 종류가 다르지만 두 마법사의 지식과 그들을 초월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데서 취미를 가지고 있는 공돌이 기질이 있었던 남궁 신은 안그래도 할게 없었는데 잘 됐다 싶어, 산을 골렘화시킬 수 있는 마나핵과 경로를 짜기 시작하느라 그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마나핵의 경로를 잡아야 하는건 마력을 가진 마법사들만이 가능하지만, 그 마법사들의 체력이 대부분 저질이라서 장시간 작업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위에도 설명했듯이 소드 마스터를 씹어먹을 수 있는 강인한 육체적인 힘을 지닌 남궁 신은 하루종일 자지 않아도 1~2시간의 운기조식으로 10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것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기에, 먹고싸고 운기조식하는 시간 외에는 수백미터 높이의 산을 골렘화시키는 작업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형님은 어째서 이런 높이의 골렘을 원하신건지 모르겠군.'
산을 골렘으로 만들 수 없냐고 직접적으로 물어왔으니 뭔가 원한게 있다고 판단한 신은, 그걸 물어보는걸 깜빡했으나 일단은 눈 앞의 적들부터 처리하는게 우선이였다.
"자, 그럼 평범하게 시작해볼까. 공격해라!"
쿠웅! 쿠웅! 쿠웅! 쿠웅!
신으로부터 공격하라는 명령을 확인받은 거대 골렘은 후방에 위치한 중국군을 향해 걸어나가기 시작하였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때마다 거대한 진동이 울려퍼지는 산으로 이루어진 골렘.
"바…발사! 발사해라! 놈을 막아!!"
명백하게 자신들을 향해 적의를 가지고 접근해오는 거대 골렘의 모습에, 지휘관들은 대체 어떻게 저런 괴물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탐구보단, 일단 공격 명령을 내려서 적의 움직임을 막는게 최우선이라 파악하며 명령을 내렸다.
전방쪽에 위치한 병사들도 거대한 산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에 재빨리 전열을 다듬기 시작하려던 찰나,
후우웅-
마치 노렸다는 듯이 삼태극의 전함, 지하드가 상공에 나타나며 거대한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사…삼태극!!"
이제는 삼태극의 상징과도 같아진 전함 지하드의 모습에, 병사들과 지휘관들의 머릿속에는 위구르인이 삼태극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푸쉬이이익--!!
쉬이익-!
순간, 등장과 동시에 모든 포문이 열려있던 지하드에서 하얀 꼬리를 남기며 공대지 미사일들 수백발이 중국군 전체를 향해 날라가기 시작하였고, 중국군은 어 하는 사이에 그 미사일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쿠콰콰콰콰쾅---!!
"~~~~~~!!"
"~~~~~~!!"
거대한 폭염과 폭음속에 삼켜진 병사들의 비명 소리.
하지만, 지하드에서는 아직 폭염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골출귀, 창귀, 두억시니들이 출동을 시작하였고, 폭염이 완전히 사라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군의 전방과 후방을 잇는 허리 부분에서 거대한 진동과 함께 구멍이 뚫리며 괴수들이 튀어나왔다.
"으아아아악!"
"괴…괴수들이다아악!"
미사일에서 살아남거나 부상을 입은 중국군 병사들은 이미 망가진 진영을 파고드는 괴수들의 습격에 비명을 내질렀으나,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전방쪽은 지하드에서 출동한 골출귀, 창귀, 두억시니들에 의해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후방쪽에서는 지하드의 텔레포트를 통해 이동된 혈강시들과 데스나이트들이 신이 만든 골렘과 합세한 상황.
그야말로 30만의 대군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자! 우리들의 원한을! 증오를! 놈들에게도 알려주는거다!!"
"우와아아아아아---!!"
괴수들로부터 공격받지 않게끔, 삼태극에서 전달해준 무언가의 체액을 몸에 덕지덕지 바른 투르키스탄 병사들도 중국군의 이동을 막기 위해 만들어둔 위장용 참호 밖으로 뛰쳐나가며 멀리서 봐도 어지러운 난전속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작가는 누워서 아무런 대답이 없다. 평범한 시체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