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451화 (451/923)

0451 / 0923 ----------------------------------------------

7장

쉭-

몸매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검은색의 생체 나노 슈트를 착용한 아키는 짧은 단거리로 텔레포트하여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눴던 병사의 정면에서 나타나, 닌자도를 가볍게 위아래로 휘둘렀다.

쫘악-

몸이 반으로 쪼개지는 징그러운 소리가 울려퍼지는 중국군 시체를 뒤로하며 앞으로 나아간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언가를 확인하더니, 다른 병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는 지휘관 계급의 중국군을 발견하였다.

쉭-

"헉!"

또다시 단거리 텔레포트를 통해 그의 앞에 나타나자 중국군 장교는 본능적으로 권총을 꺼내들었으나,

푹!

"꺼…꺼헉……!!"

그전에 아키의 닌자도가 목을 꿰뚫는게 우선이였다.

"흐음~ 반복 노동같아서 슬슬 지루해지네."

아무리 베고 베고 베고 베어도 중국군의 숫자는 끝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의 능력은 대군을 상대로 학살을 펼치기에 적절하기 보단, 소수를 상대로 한 전투나 암살에 맞기 때문이다.

난전에 들어가서 싸우기보단 흩어져서 도망치는쪽을 추적하는게 좀 더 자신이 활약하기 편하다고 생각한 아키는 중국군 부대 바깥쪽으로 나가기 위해 자신의 경로에 있는 병사들을 가볍게 베어내면서 외곽 지역으로 향하였다.

후우우우우우웅----!!

그 때, 거친 바람이 불면서 흙먼지가 눈에 들어가려 하자, 눈가를 찌푸린 그녀는 바람의 근원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스카카칵-!

"젠장! 쏴! 저 마녀를 죽이라고!!"

그 곳에는 흑단같은 검은 머리를 마녀처럼 휘날리며, 치우의 가면을 착용하여 얼굴을 감춘채로 바람으로 이루어진 칼날을 날려대며 한번에 수십, 수백의 병사들을 토막내고 있는 하린의 모습이 눈에 띄였다.

"진짜 마녀를 만나본적도 없으면서 겨우 이정도로 마녀라고 징징거리는거야?"

이실리아와 아키라는 진짜 마녀를 만났었던 하린은 겨우 수천을 죽인 정도로 마녀라고 칭하는 중국군 병사들을 향해 비웃음을 내보였다.

…수천을 죽인 순간부터 마녀라는 칭호가 어울리긴 하지만, 삼태극 내에선 이정도로는 평범한 축에 끼다보니 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기준선을 가지고 있는듯 싶다.

투타타타타타---

중국군 병사들은 바람의 칼날을 만들어 동료들을 토막내는 마녀를 향해 집중 사격을 가하였지만.

휭휭휭-

퍼퍼퍼퍼퍽!

"끄악!"

"커헉!"

"아악!?"

그녀를 중심으로 물결처럼 휘몰아치고 있는 구체는 총탄의 궤도를 휘게 만들어, 그녀의 뒤쪽을 포위한 중국군 병사들에게 향하였다.

"이것까지 막아낼 수 있나 보자!"

동료의 죽음과 상황이 최악으로 흐르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눈이 뒤집힌, 창귀를 향해 요격할 수 있는 수단중 하나인 바주카포를 든 병사 하나가 기습적으로 나타나 그녀를 향해 발사하였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를 향해 직격으로 날리는게 아니라 근처 땅을 향해 날렸다.

바주카의 폭발력에 휘말리게 만들어, 주변을 보호하고 있는 바람의 장막을 날려버리기 위함이였다.

콰아앙!

"끅!"

하린을 중심으로 병사들이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바주카의 폭발과 가까운 병사들은 폭발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뒤로 밀려나거나 넘어졌다.

개중에는 작은 부상을 입는 이들도 몇몇 있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폭발성 무기를 지닌 병사가 아군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발사한다는 말도안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지만, 지금건은 그만큼 상황이 특수하면서도 지휘관이 제대로 병사들을 통솔하지 못한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군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하린이 자신의 주변에 쳐놓은 장막은 폭염을 간단히 날려보냈다.

'역시 주인님의 작품이야. 아무리 염동력을 사용해도 머리가 개운해!'

염동력을 사용하면 할수록 머릿속이 더워지는듯한 감각을 느끼게 되고, 거의 고갈시키듯 사용하면 바늘로 뇌를 쑤시듯이 아파온다.

그 상태에서 무리하여 계속해서 염동력을 사용한다면 뇌출혈까지 일어나기 때문에, 염동력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것은 힘의 배분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사실.

하지만, 진우가 염동력자들에게 만들어준 슈츠들은 하나같이 정신력 회복이라는 옵션이 걸려있기 때문에, 하린은 마구잡이로 염동력을 사용해도 잠깐동안의 휴식으로 다시 전선에 복귀할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이쪽에서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데 반해, 중국군의 공격은 통용되지 않는다.

중국군에게도 염동력자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그들은 지금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거리고 있는 중이다.

"아하하하핫! 나를 깔봐도 너무 깔봤네! 겨우 이정도 공격이 통용되리라 생각한거야!?"

하린은 아무리 퍼부어도 금새 회복되는 정신력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공격을 사용해가며 중국군 병사들을 학살해나가고 있었다.

그녀가 태풍을 만들어내면 간단한 일이지만, 지금은 아군도 여기저기 섞여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처음부터 사용하면 좋겠지만, 페리샤는 투르키스탄 병사들의 사기를 드높이고, 주력의 한 축으로 써먹기 위해선 그들이 삼태극과 함께 적의 대군을 물리치면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이 한 배를 탄 운명이라는 것을 그들이 느끼도록 지금의 상황을 유도한 것이다.

'흠, 잘 하고 있네.'

아키는 하린의 활약을 뒤로하고 다시 외곽지역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진짜 마녀를 만나본적도 없으면서' 라니……. 설마 우리를 말하는건 아니겠지?'

그녀는 난전에서 활약하고 있는 하린을 향해 눈가를 가늘게하며 노려보았고, 덕분에 하린은 마구잡이로 학살을 하다가 섬뜩한 기운을 느끼게 되었다.

병사들 사이를 누비다가 텔레포트로 빈 공간을 향해 빠져나가기를 반복하여 외곽 지역으로 빠져나간 아키는, 시야를 넓게 보자 어째서 중국군이 제정신을 차릴 수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중국군 입장이였어도 우왕좌왕 했을것 같은 상황인걸?'

그녀의 눈 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판타지같은 풍경이였다.

반투명하고 거대한 장막에 갇혀서 거칠게 회전하는 소용돌이에게 몸이 갈려나가는 병사들과, 장막 밖의 병사들을 향해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병사들.

이미 장막을 부수기 위해 모든 탄약을 다 사용했는지, 손톱이 꺽이도록 긁어대는 병사들에 의해 반투명한 장막 여기저기에서 핏자국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는 자신조차 오싹해질 정도로 수많은 괴수들이 인간들을 학살하고 있고, 자신이 빠져나온 곳에선 투르키스탄 병사들과 삼태극의 로봇 병기들이 중국군을 죽여나가고 있었다.

자신조차 아무런 정보도 없이 중국군과 같은 상황에 처해졌다면 경악을 감추지 못하고 당황했으리라.

투쾅---!!

그 때, 페리샤가 모든 이들에게 30초 후에 골출귀의 집중 포격이 이뤄진다는 상황 보고대로, 후방에서 난전에 섞이지 않고 있던 골출귀들은 아군이 없는 지역을 위주로 등에 달려있는 세 방향의 포신을 통해 포탄을 발사하였다.

콰콰콰콰쾅---

"~~~~~~~~~!!"

거대한 화염과 함께 사람들의 아우성같은 비명소리가 바람 소리를 타고 아주 미약하게 흘렀고, 폭염이 사라지자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듯이 아주 정교하게 적군만 타격한 포탄으로 인해 처참하게 죽어나간 중국군의 병사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으아아아악!"

"도…도망쳐어어!"

그 포격으로 인해 사기와 구심점을 잃어버린 중국군 병사들은 사방으로 흩어져서 도주하기 시작하였고, 삼태극제의 로봇 병기들과 이능력자들은 그런 도망병들을 추적하면서 하나도 남김없이 처리해 나갔다.

"자, 그럼 슬슬 나도 본격적으로 일해야겠는걸?"

과거, 일본에 존재하던 빌런들이 밤거리를 무서워하며 싸돌아다니지 못하게 만들었던 검은 늑대의 칼날이, 지휘 계통을 잃어버리고 도주하는 중국군의 목덜미를 암습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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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바탕에 노란색 줄무늬가 그려진 몸체, 정반대로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가 그려진 머리와 가슴.

여러개의 마디가 붙어져 이어진것 같은 더듬이를 지닌 벌레는 얼굴을 아래쪽으로 숙이고, 중국군 병사들을 향해 대각선 방향으로 배를 들어올렸다.

푸화아아악--!!

치이이이이익!

"끄가아아악!"

마치 스프레이처럼 뿌려진 흰색의 액체가 중국군의 몸에 닿게 되자, 병사들의 피부는 끓어오르듯이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울퉁불퉁해지기 시작하였다.

폭탄먼지 벌레.

방귀 벌레라고도 불리는 이 곤충은 섭씨 몸체 끝에 달려있는 구멍으로 100도의 증기를 뿜으면서 자신을 보호하는 벌레다.

사람의 맨살에 닿으면 살이 부어오르고 몹시 아픈 수준이지만, 괴수화가 된 폭탄먼지 벌레의 분비물은 '몹시 아픈' 수준이 아니였다.

펑! 펑! 펑!

계속해서 부풀어오르던 병사들의 신체는 그대로 펑 소리를 내며 터져버렸고, 그로 인해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흩어져나갔다.

"케르르르륵!"

자신이 만들어낸 참상에 즐거워하듯한 괴성을 내지른 폭탄먼지 벌레는, 리엘루스의 명령에 의해 눈 앞의 먹이를 먹기보단 일단 눈에 띄는 다른 인간들을 공격하고자 시선을 돌렸다.

당장 눈 앞의 인간들만 죽여서 먹이로 먹으면 나머지 인간들이 방해하거나 도망을 치니, 일단 모두 죽여서 그 시체들로 잔치를 벌이는쪽이 더 많이 인간들을 먹을 수 있다는게 리엘루스의 이론.

거기다가 그녀로부터 복종의 저주가 걸린 고독을 먹게 된 괴수들은, 점차 그녀의 명령을 거부하는게 힘들어져가고 있었다.

어쨌든, 리엘루스의 지시대로 인간들을 죽이기 시작한 괴수들은 마구잡이식의 사냥을 시작하려던 찰나,

투쾅! 투쾅! 투쾅!

퍼퍼퍼펑--

"키에에엑!?"

"캬아악!"

갑자기 날아온 전차의 포탄에 의해 괴수 몇마리가 피를 흩뿌리며 괴성을 내질렀다.

어찌보면 가장 정신없어 보이는 전장이였지만, 괴수 토벌이라면 세계적으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중국군이다보니 지휘관들 몇몇이 빠르게 정신을 차려 기갑 부대 위주로 재정비를 마친것이다.

화르르륵---!!

거기다가, 만약에 진군 도중 괴수가 습격할때를 대비한 화염 방사기를 착용한 병사들이 대열을 이루면서 불을 내뿜기 시작하자, 본능적으로 불을 두려워하는 동물들은 화들짝 놀라며 뒤쪽으로 물러서야만 했다.

투쾅-! 투쾅-!

뒤이어 전차들이 또다시 포격을 가하였고, 이런 대규모 난전을 펼쳐본적이 없었던 괴수들은 자신의 능력만으로 돌파를 하려다가 집중 포화를 맞는다던가, 화염 방사기에 의해 견제 당하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투타타타타--

거기다가 아군의 정비된 진열을 확인하면서 거기에 합류한 수많은 보병들의 총탄이 장마처럼 쏟아지기 시작하였고, 급이 낮거나 인간의 총탄에 취약한 약점을 지닌 여러 괴수들이 피나 체액을 토해내며 나동그라졌다.

아무리 이성이 생겼다지만, 불을 싫어하는 괴수들의 본능을 이용하여 시간을 벌고, 기갑 부대가 화력을 쏟아부을 수 있게끔, 그리고 주변 아군에게도 위치를 알려주는 중국군의 전술은 대 괴수전용의 방법으로 매우 뛰어났다.

물론, 불에 면역이 있거나, 엄청난 초고열에만 화상을 입는 괴수들도 존재하지만, 운좋게도 그런 괴수들이 근처에 없었기 때문에 가장 혼란스러워보이는 곳에서 의외로 가장 빨리 진정국면에 들어선 중앙군은 괴수들을 상대로 어느정도 선전을 하기에 이르렀다.

푸화아악--

콰콰쾅!

거기다가 이미 괴수들과 한대 섞인 아군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한 지휘관들에 명령하에, 다연장 미사일이 발사되어 괴수들을 향해 날아가 폭발하였다.

"크르르륵!"

"끄륵……!"

폭발에 섞인 병사들도 사망하였지만, 갑작스런 인간의 병기에 얻어맞은 괴수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다른 전장에서 인간들을 학살하면서 활약하던 리엘루스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폭발음에 깜짝 놀라 뒤쪽으로 몸을 돌리며 8개의 눈으로 전방의 모든 상황을 확인하였다.

'큿! 인간 놈들이 진영을 만들었잖아!'

난전 속에서 둥글게 거점을 만들고, 그 거점을 점차 키워가며 아군을 흡수, 괴수들을 향해 반격해나가는 중국군의 모습을 확인한 리엘루스는 그쪽 지역을 맡은 괴수들을 향해 신경질적인 살기를 퍼부었다.

'하는 수 없지. 내가 직접 쳐부숴야겠어.'

다른 요마급 괴수들에게 명령을 내려도 충분하지만, 아직 저정도 규모라면 자신 혼자서도 충분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점프하고자 다리를 구부리려던 찰나,

"와아아아아---!"

"키륵?"

독특한 냄새와 함께 외곽 지역에서 전신 방탄복을 착용한 병사들이 기합성을 내지르며 달려오는 모습을 발견한 리엘루스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건 투르키스탄 병사들이잖아?'

삐삑- 지잉-

그 때, 8개의 눈 중에서 한 곳에 걸어놓은 신호기에서 홀로그램 영상이 떠오르며 페리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쪽 상황은 확인했습니다, 리엘루스. 투르키스탄 병사들로 하여금 진영을 구축한 중국군의 옆구리를 치라고 명령을 했으니 괴수들로 하여금 그들과 합류해서 함께 박살내세요.-

슬슬 신경써야 할 부분이 적어지면서 보고를 하는데 여유가 생긴 페리샤가 리엘루스에게 지시를 내렸고, 리엘루스는 그런 페리샤를 향해 되물었다.

"잠깐. 그러니까 지금 우리들이랑 인간들이랑 같이 협력을 하라는거야?"

-예. 주인님께서 이리 말씀하시더군요. 괴수를 일반적으로 길들이는건 어렵지만, 함께 싸우는 전우애는 느낄 수 있을거라고 말이죠. 저도 주인님의 말씀에 동감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제 한 배를 탄 아군인데 서로 꺼림칙하게 여기면 사기 문제에도 직결되지 않겠습니까?-

"…일단 명령대로 할께. 그래도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

일단 전신 방탄복에다가 괴수들로 하여금 공격하지 말라는 의도로, 특별한 냄새를 풍기는 액체를 발라두었으니 괴수들이 투르키스탄 병사들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괴수들과 인간이 협력을 하여 공동의 적을 공격한다니?

이러한 상황에서만 펼칠 수 있는 특수한 전술이지만, 리엘루스 본인도 과연 이게 제대로 될련지 의문이였으나, 일단 명령은 받았으니 거기에 따를 뿐이였다.

"캬아아아아아!!"

리엘루스는 회색빛의 두터운 옷을 입고 있으며, 특별한 냄새가 나는 인간을 '절대로' 공격하지 말라는 내용의 울부짖음을 통해 괴수들에게 전달하였고, 그와 동시에 투르키스탄 병사들이 진영을 구축하고 괴수들을 몰아내는 전장으로 도착하였다.

============================ 작품 후기 ============================

늦긴 늦었지만 그래도 연재는 성공.

피곤하니까 저는 이만 골아떨어질께요. 내용상 문제, 오타, 문맥상 오류는 나중에 확인할테니 리플 달아주세요.

그럼 다들 굿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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