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452화 (452/923)

0452 / 0923 ----------------------------------------------

7장

인간은 대부분 곤충류, 절지 동물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인간의 미적 기준으론 징그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따금씩 그런 외향에 매력을 느껴서 개나 고양이 대신에 벌레나 거미등을 기르는 특이 취향자들이 존재하지만, 말 그대로 특이 취향이기 때문에 숫자는 지극히 소수일 수 밖에 없다.

거기다가 그런 징그러움을 이용하여 몇몇 공포, SF 영화에서는 벌레를 거대하게 만들어, 그 혐오감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거대화된 괴수, 그것도 곤충 계열 괴수들은 하나같이 혐오의 대상이나 마찬가지다.

그것은 페리샤의 명령에 따라 크게 우회하여 중앙군의 옆구리를 향해 공격해 들어가는 투르키스탄의 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늑대, 곰, 이런 류의 동물들이 거대화된건 그냥 넘기겠는데, 곤충류나 절지류 괴수들이 인간보다 더 거대해진 것은 아무리 척박한 지형에서 살아온 인간에게도 두려움, 혐오감을 느끼도록 하는건 충분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그보다 수천만배는 더 혐오스럽다!

"다시 한번 말한다! 괴수들은 아군이다! 실수로라도 공격해서 적으로 돌리지 마라!"

한 부대장이 전원에게 지급된 통신기를 통해 절대적인 주의사항을 전달하였고, 그와 동시에 투르키스탄 병사들의 움직임을 확인한 지휘관들이 재빠르게 전차들을 이동시켜 진형을 지킬 방벽을 만들었다.

일반적이라면 아주 훌륭한 전술이라고 칭찬받아 마땅하다.

적들은 모두 돌격 소총, 경기관총만 가지고 있을뿐, 대전차용 미사일이나 강력한 화력을 지닌 무기들을 지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가 평범한 위력이였다면.

투쾅-!

방벽을 만든 전차들은 아군 진영을 향해 돌격해오는 투르키스탄 병사들을 저지하기 위해서 포탄을 날렸고, 폭발의 화력을 견디지 못한 투르키스탄 병사들의 몸은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널부러졌지만, 전신 방탄복의 방어력 덕분에 강펀치로 어디 한 부위에다가 두들겨맞은듯한 고통을 느낀게 전부였다.

투쾅-!

"!!"

그 때, 앞으로 달려나가던 투르키스탄 병사는 자신쪽으로 조준된 전차의 주포에서 불꽃이 토해지자, 본능적으로 자신의 왼팔로 안면을 방어하였다.

콰지직!

콰앙!

고개를 숙이거나 몸을 옆으로 돌리면 끝이지만, 그랬다간 상황모르고 뒤쪽에서 따라오듯이 달려오고 있는 동료들의 몸체에 포탄이 박힐거라는 계산을 화재시의 괴력처럼 엄청난 속도로 계산해낸 병사의 희생 덕분에 포탄은 그의 팔에 맞고 궤도가 약간 수정되어 바닥에 폭발해 동료들의 몸을 쓰러뜨리는게 전부였다.

문제는,

"끄아아아악!"

일반인이나 불과한 그의 팔이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깨째로 완전히 꺽여버렸다는 것이다.

어깨 전체가 뒤틀리는 고통에 눈물을 흘리고 입에 거품까지 물게 된 그의 모습에, 몇몇 병사가 부상을 입은 그를 뒤쪽으로 후송하려 하였다.

하지만, 부상을 입은 병사는 그런 동료들의 도움을 뿌리치더니 눈에 핏발을 잔뜩 세운채, 멀쩡한 오른손으로만 총을 붙잡고선 중국군을 향해 돌진하였다.

"죽인다! 죽일거라고! 빌어먹을 중국인들을 하나라도 더 죽일거란 말이다아악!"

중국인을 향한 증오로 끓어오르는 부상 투혼.

그보단 약하지만 몇몇 병사들도 충격을 받으면서 여러가지 부상을 입었으나, 자신들의 손으로 중국인들을 학살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후송을 거부하였다.

"으아아아아아!!"

중국군을 향해 가까워질때마다 투르키스탄 병사들의 살의는 광기가 되었고, 그들이 아군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괴수들조차 자신들도 모르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움찔하며 반격 태세를 취할 정도로 위협적인 살기를 내뿜게 되었다.

가장 먼저 포탄을 뚫고 유효 사거리 내에 도착한, 단단한 체구와 일반인치곤 뛰어난 근력을 지닌 병사들이 경기관총으로 전차들을 향해 사격을 개시하였다.

투드드드드득--!!

카카카카캉--!

콰앙!

철갑탄까지 사용한 삼태극제 경기관총의 관통력으로 인해 방벽을 만들기 위해 세워둔 전차들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구멍투성이가 되었고, 포탄이 보관된 부위까지 공격당하면서 거대한 폭발과 함께 몸체가 / 모양으로 올라갈 정도로 크게 요동쳤다.

"끄아아악!"

"아악!"

전차를 엄폐물 삼아서 투르키스탄 병사들을 향해 총탄을 쏟아부었던 병사들도 그 폭발에 휘말려버렸고, 간신히 만들어진 진형은 저지선을 돌파한 투르키스탄 병사들에 의해 엉망이 되어버렸다.

자신들이 가진 무기들을 사용하여 거리를 유지, 집중 사격을 가하면 충분히 중국군을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힐 수 있었지만, 투르키스탄 병사들은 그런 상식적인 전술대신에 냉병기 시대의 전술처럼 적진으로 파고들어와 난전을 벌인다는 선택지를 선택하였다.

그런데, 그들의 광기어린 기세를 정면으로 맞딱뜨린 중국군 병사들은 본능적으로 이들이 반쯤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뒈져버려!!"

"죽어! 죽어! 죽어어!!"

하나같이 소총에 총검을 달아둔 투르키스탄 병사들은 매서운 기세로 중국군 병사를 향해 무참하게 찔러내기 시작하였다.

푹!

"꺼헉!"

"죽어! 네놈들도 형처럼 죽으라고오오!!"

푹! 푹! 푹! 푹! 푹!

중국인들을 향해 평화 시위를 벌이다가 무장 경찰들에게 얻어맞아 사망한 형의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보면서 도망쳐야만 했었던 투르키스탄 병사는, 자신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중국군 병사의 복부를 총검으로 무차별하게 쑤셔박았다.

"이 원숭이 새끼들이!!"

퍽!

그 때, 신체 강화 능력을 지닌 군인이 일반인따윈 한 손으로 죽일 수 있는 괴력으로 투르키스탄 병사들을 향해 후려쳤다.

단지 반격만 가했으면 모르겠지만, 그가 내뱉은 원숭이 새끼라는 단어가 주변 병사들의 이목을 끌게 만들었다."

"으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다가오는 투르키스탄 병사가 총검으로 그의 몸통을 찔러내듯이 달려왔으나, 신체 강화자는 총검을 끌어당기면서 딸려나오는 투르키스탄 병사의 얼굴을 후려쳤다.

부웅- 콰당!

공중에서 한바퀴 빙글 돌며 추락한 병사는 전신 방탄복 덕분에 살아남은듯 싶으나, 충격을 모두 흡수하지 못한탓에 몸을 꿈틀꿈틀거리며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죽어어어!!"

뒤이어 다른 병사가 총검으로 찌를 기세로 달려나왔고, 신체 강화자가 그를 향해 반격하고자 주먹을 휘두르려던 순간,

와락!

의식을 되찾지 못해 꿈틀거리던 병사가 기습적으로 눈앞에 있는 신체 강화자의 발목을 잡아당겼다.

"윽!?"

갑자기 끌어당겨진탓에 잠시 균형을 잃고 움찔한 순간, 어느새 총을 땅바닥에 내던진 투르키스탄 병사가 신체 강화자의 등 뒤에 올라탔다.

"이 새끼들이! 진짜로 원숭이가 된거냐!!"

일반인의 힘으로 아무리 덤벼봤자 신체 강화자를 이기는건 불가능하다.

게다가 그는 3등급의 신체 강화자.

일반인 수십명과 줄다리기를 해도 이길 수 있는 괴력의 소유자다.

훙!

자신의 등뒤에 매달린 병사의 손목을 붙잡고 잡아당기면서 내던진 신체 강화자였지만, 그를 타켓으로 잡은 수십명의 병사들이 계속해서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으윽! 이것들이!"

다가오는 투르키스탄 병사들을 치고 때리고, 잡아 내던지기를 반복하던 중, 한 투르키스탄 병사가 다시 한번 그의 등뒤로 올라타더니,

푸욱!

"끄아아아아아악!!"

손가락으로 그의 눈을 강하게 찔러넣었다.

휘청!

눈에서 느껴지는 고통으로 인해 발버둥치던 그는, 발밑을 잡고 있던 병사들이 몸을 일으키듯이 그의 다리를 들어올리자 볼품없이 땅에 나동그라졌다.

뒤이어 총검을 지닌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와서 그의 눈과 비명을 지르는 입 안쪽을 향해 마구잡이로 찔러넣기 시작하였고, 발버둥치면서 꺽꺽 거리던 신체 강화자는 이내 팔다리를 추욱 늘어뜨리며 사망하고 말았다.

"끄아아아악!"

"아아악!"

다른 중국군 병사들도 그보다 더 심한 공격을 받고 있었다.

총검으로 목을 찌르고선, 다른 동료들과 함께 목덜미에 손가락을 쑤셔박고 뜯어올리는 자들.

괴성을 지르며 개머리판으로 머리가 터질때까지 내리치는 자들.

장교로 보이는 중국군은 흠씬 구타시키고선 알몸으로 만들더니, 투르키스탄 병사들중 몇몇이 들고 있었던 날카로운 장대로 항문부터 입까지 쑤셔박고선 병사 2~3명이 그 장대를 중국군을 향해 과시하듯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키이이……."

"크릉……."

처음엔 인간들이 자신들의 전투에 끼어들어서 짜증을 내던 괴수들이 대다수였지만, 짐승 이하로 추락하여 잔인한 광기를 내뿜고 있는 투르키스탄 병사들의 모습은 기가 질리게 만들었다.

"히히…흐히히히히! 중국인의 피다! 내장이다고! 크히히히히히!!"

반쯤 정신이 나간듯이 갈라진 복부에서 내장을 마구잡이로 꺼내, 소꿉장난하듯이 조물딱 거리며 즐거워하는 투르키스탄 병사.

"크캬하하하핫! 먹어! 쳐먹으라고!"

"까…끄가아아악……!"

몇 명의 투르키스탄인이 강제로 중국군 병사의 아가리를 강제로 벌리고, 다른 병사가 그의 입 안에 돌맹이들을 집어넣었다.

그렇게 더이상 들어갈 수 없을만큼 돌맹이들을 채워넣자, 다른 투르키스탄 병사들이 중국군의 팔을 붙잡아 강제로 무릎꿇게 만들어 고정시켰다.

바우우웅!

그리고 다른 병사가 중국군의 아가리를 향해 개머리판으로 후려쳤다.

빠그그그극!

"끄우우우욱!!"

입안 가득 돌맹이가 쑤셔 넣어져있던 병사는 이빨이 부서지는 고통에 괴성을 내질렀지만, 투르키스탄 병사는 그의 비명 소리에 오히려 살의어린 미소를 띄며 개머리판으로 후려쳤다.

쫘악- 쫘아아아악--!

"아아악! 끄아아아아악!"

"아파!? 아프냐고! 니들도 우리 아버지 눈깔을 뽑아냈잖아! 아프지?! 아파 죽을것 같지!?"

다른 동료들에게 팔다리를 제압을 부탁한 다른 병사는 평소 가지고 다니던 행운의 부적같았던 단도로 중국군 병사의 눈을 천천히 도려내면서 한이 섞인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자신들이 가진 전신 방탄복의 압도적인 방어력을 믿고 있는 투르키스탄 병사들은 마치 텔레파시를 나눈것처럼, 적의 저지선을 뚫기 위한 최초의 사격을 제외하고선 백병전으로 들어가 중국군 병사들을 고문하듯이 죽여나가기 시작하였다.

덕분에 많은 숫자의 중국군이 죽어나가는건 아니지만, 잔인하게 아군을 죽이는 투르키스탄 병사들의 모습과, 그들을 향해 반격을 가하기 위해 총탄을 쏟아부어도 상처 하나 줄 수 없는 전신 방탄복에 의해 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저게…인간들의 원한인가……?"

괴수들을 향해 공격 명령을 내린채, 어떻게 하나 지켜보고 있던 리엘루스는 투르키스탄 병사들이 보이고 있는 원한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감각을 받았다.

괴수화가 되면서 이성과 동시에 흉폭성을 얻게 된 괴수들은 자신들조차 오싹해지는 살기를 지닌채, 중국군 병사들을 고문하듯 죽여나가는 투르키스탄 병사들의 모습에 얼어붙은듯이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

"대체 중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막장이길래……."

솔직히 말해서 리엘루스에게 중국이란 나라는 '평생 다 먹어도 모자랄것 같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초대형 국가' 정도의 인식밖에 없었기 때문에, 투르키스탄 병사들이 중국인들을 향해 보이는 원한은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의문이 품게 만들기 충분했다.

"키릭?"

그 때, 리엘루스의 8개의 눈알중, 위쪽을 향해 박혀있는 눈알 몇개가 뭔가를 발견했다.

'새?'

흰 날개를 지닌 새같은게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데, 너무나 새하얀 순백의 날개를 지닌데다, 기감에 민감한 새들은 시끄러운 인간들의 병기 소리에 이 지역 근처조차 다가올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흰 날개를 지닌 새는 마치 노리고 있듯이 이쪽으로 오고 있는게 아닌가?

'아냐, 저건 새가 아냐! 너무 빨라!'

그런데 새의 모습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면서, 새의 날개를 지니고 있지만 날개를 지닌 존재는 명백하게 인간형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쒜에에에엑---!!

"!?"

리엘루스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날개를 지닌 존재는 마하의 속도로 급강하 하였고,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급강하하는 소리 덕분에 괴수들도 뭔가 눈치를 채고 위쪽을 올려다보았다.

후우웅--!

하지만, 마하의 속도로 내려온 날개의 주인은 날개를 오무리며 몸을 빙글 돌리더니, 땅에서부터 약 1m 정도의 높이에서 순백의 날개를 활짝 펴 올렸다.

화아아아아악---

"!!"

"!!"

중국군 병사들을 학살하던 투르키스탄인, 투르키스탄 병사들에 의해 사기를 잃어가던 중국군, 그리고 괴수 부대들은 날개가 펼쳐지면서 생긴 거대한 풍력에 압도당하여 광기어린 전장이 잠시동안 진정되었다.

샤프한 이미지의 단발 비대칭 헤어와, 마치 누군가가 물감으로 그린듯이 선명한 녹색의 머리색과 눈동자색, 그리고 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듯이 새하얀 피부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단련되어 건강미가 느껴지는 체구.

하지만, 거기에 어울리지 않게 선이 얇은 이목구비를 지닌 여성에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호소력을 지닌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모두 멈추세요! 저의 이름은 이벨 키에라! 펜타곤의 다섯 리더중 한 명입니다!!"

그녀는 펜타곤의 다섯 리더중 한 명이자, 칼리 제국에 의해 고향별, 시라누 행성에서 탈출에 성공한 유일한 생존자, 이벨 키에라였다.

============================ 작품 후기 ============================

이벨이 등장한 이유는 다음편에서 설명할 예정.

아아...간만에 삘이 타서 정신없이 쓰다가 새벽대까지 글을 써버리다니...이제 졸려서 죽는 일만 남았는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