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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진우는 자신이 한동안 조교실에서 나오지 않을거라고 얘기하면서 그동안의 모든 일은 페리샤에게 위임하였다.
어차피 평소 할 일에서 최고 결정자가 바뀐 것 뿐이였기에 페리샤는 아무런 부담감없이 받아들였지만, 뭔가 생각났는지 그가 조교를 위한 도구들을 챙길때 한가지 건의를 하였다.
그 건의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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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베이징 인근 중국 주둔군 기지.
도심과 동떨어진 곳에 지어진 기지지만, 워낙 인구수가 많다보니 그야말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불과하였다.
그 때, 도심과 주둔군 기지의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건물 옥상에서 한 동양인 여성이 자신의 몸체만한 금속 상자를 내려놓았다.
"자, 저게 너희들이 처리해야 할 곳이야."
달칵-
사사사삭-
그리고선 입구를 열자, 상자 안에 있던 것들이 밖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끼끼긱--"
"끼이익--"
상자안에서 나온 것들은 일반인의 기준으로 징그러운 괴생물체였다.
불가사리와 비슷한 몸체와, 그 몸체 아래쪽으론 손가락 반마디 크기의 촉수들이 십수개가 쉴틈없이 움직이며 흐느적 흐느적 거리고 있었다.
여기까지였으면 그냥 변종 생물쯤으로 여겼겠지만, 몸체는 불가사리와 비슷하면서도 그 덩치는 어린 아이들 머리통만하고, 선명한 진홍색을 띈 징그러운 몸체와 촉수가 쉴틈없이 움직이니 일반인이 보면 바로 비명을 지를 괴생물체로 보일 수 밖에.
"야! 너희들 가만히 있지 못해! 차렷!"
그 때, 동양인 여성은 정신없이 움직이면서 옥상 여기저기를 우왕좌왕 거리는 괴생물체들을 향해 낮게 소리쳤다.
"끼기긱~"
"끼긱~"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건지, 괴생물체들은 비웃는듯한 울음 소리를 자아내며 촉수들을 모아서 凸 모양으로 형태를 취하였다.
동양인 여성은 이마위로 튀어나오려는 실핏줄과 분노를 간신히 잠재우고선, 이 괴물들을 통제할 마법의 대사를 내뱉었다.
"자꾸 그러면 너희들 엄마한테 이른다?"
"끼익!"
"끼끽!"
엄마한테 이른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천방지축으로 날뛰던 촉수 괴물들은 순식간에 모여들어 대열을 맞추고선 순식간에 3대 지랄견에서 군견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촉수 괴물들의 숫자는 총 6마리.
덩치들은 약간씩 달랐지만, 모두 똑같은 생김새와 똑같은 형태를 지닌 촉수 괴물이였다.
게다가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고, 상대방을 비꼬는 지능까지 보유하고 있다.
인간이 아닌 생물체가 그정도의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촉수 괴물들이 가진 전투 능력에 따라 인류에게 크나큰 위험으로 다가오게 되리라.
"저기 보이는 기지 보이지? 저 안에 있는 모든 인간들을 너희들 능력껏 알아서 처리해. 적에게 들킨 상태에서 시간을 끌면 원군이 올테니까 조용히 처리하던가, 아니면 빠르게 적을 처리하고 후퇴하던가 너희들 마음대로 해."
"끼기긱-!"
"끼긱!"
간단명료한 명령.
촉수 괴물들은 마치 경례를 하듯이 촉수 몇가닥을 꼬아서 자신의 머리(?) 쪽으로 경례 자세를 취하고선 스르륵거리며 건물 벽을 타고 내려갔다.
그렇게 건물 아래로 내려온 촉수 괴물들은 중국군 기지로 이동하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동양인 여성, 이 하린은 살짝 불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제대로 하기는 할까……?"
그녀의 명령을 받고 이동하는 괴생물체의 정체는 완전히 성장하여 후지미네의 직장과 일체화에 성공한, 진우가 만든 촉수 괴물이 생산해낸 생물체였다.
참고로 진우도 촉수 괴물이 자신의 새끼를 태어나게끔 설정은 하긴 했지만, 어떤 형태의, 어떤 능력을 지닌 괴물들이 튀어나올지는 모르고 있었기에 간단한 성능 테스트를 시작해야 했다.
성능 테스트를 하면서 알아낸 사실은,
1. 돌고래보단 위, 사람보단 아래의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즉, 머리 좀 나쁜 인간이라고 봐도 된다.
2. 모체인 후지미네의 영향 때문인지, 전기를 발현하는 특수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 최대치는 아직 파악이 안된다.
3. 촉수의 끝은 날카로워서, 촉수를 여러차례 꼬아 적을 공격하면 강철을 뚫을 수 있는 관통력이 생긴다.
4. 일반적인 소총을 십수발 직격으로 맞으면 죽을 정도로 내구도가 약하다.
5. 몸이 매우 유연해서 일단 머리만 어떻게든 비집어 넣을 수 있다면 어떤 곳이든 이동이 가능하다.
6. 자신들의 어미인 후지미네에게 절대적인 충성심을 가지고 있다.
7. 1km안의 거리에 후지미네와 함께 있다면 그녀의 생각이 뇌파로 전달되어 명령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 떨어지면 뇌파가 끊어져서 자신들의 판단하에 움직인다.
8. 개체차가 조금씩 나긴 하지만, 대부분 장난끼 넘치는 어린 아이 같은 성격을 띄고 있다. 그 때문인지 테스트용으로 잡아온 중국인들을 죽일때도 장난치는듯한 성격이 강했다.
9. 후지미네와 같은 조건으로, 동족끼리만의 제한적인 텔레파시가 가능하다.
10. 몸체 중앙에 자세히 확인해야만 보이는 작은 눈이 존재하며, 360도로 움직이며 어둠속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다.
일단 알려진건 이 정도 수준으로, 이번 기회에 새로운 전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촉수 괴물들의 실력을 확인하고자 무작정 중국군 기지를 공격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지금까지 어떤 작전이든 최대한 효율적으로,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며 계획을 짰던 페리샤의 머리에서 나온것 치곤 너무 무성의하고 엉성한 작전이였지만, 어차피 후지미네가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기만 하면 알아서 태어나는 존재들이다.
삼태극에게 가장 귀중한 금속류와 기계 부품류 재료는 조금도 들어가 있지 않고, 언제든지 시간만 충분하면 계속해서 생산이 가능하니, 페리샤로선 굳이 머리를 써가면서 효율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였다.
'일단은 수도를 방위하는 곳이야. 꽤나 상위의 이능력자들이 있을텐데……. 뭐, 알아서 하겠지.'
만약,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한다면 함께 귀환하기 위해 전함으로 되돌아가지 않은 하린은, 중국인인척 위장하면서 적당히 중국의 밤문화를 즐기기 위해 발걸음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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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사사삭-
6마리의 촉수 괴물들은 여러개의 촉수들을 흐느적 흐느적 흔들면서 중국군 기지로 이동하였다.
흐느적 거리는 촉수와 달리, 성인 남성이 달리는 속도만큼 빠르게 움직인 촉수 괴물들은 순식간에 군 부대 전체를 둘러싼 철조망 한 구석에 도착하였다.
저벅 저벅 저벅-
"!!"
그 때, 부대 내를 순찰하는 경계병 2명이 존재를 드러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삼태극이 공격해올지 모르는 상황이였기에, 병사들의 얼굴에는 따분함과 지겨움 대신에 약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철컹 철컹-
병사들은 철조망의 어딘가가 뚫리지는 않았는지 손가락으로 철조망 구멍을 잡아 앞뒤로 흔들어 보였고, 뭔가 이상한 부분이 없는지 손전등으로 확인해가며 외곽 지역을 천천히 돌고 있었다.
정리가 안된 풀 숲에 몸을 납작하게 엎드려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숨기고 있던 촉수 괴물들은 병사들이 자신들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치자, 촉수들을 이용해 철조망 위로 간단하게 넘어갔다.
그리고 두 마리의 촉수 괴물들이 조심스래 뒤를 따라가면서 날렵하게 점프하더니 촉수들을 송곳의 모양으로 뭉쳐놓고선 그대로 중국군 병사의 목을 향해 날라갔다.
푸축-!
푸욱!
"꺼…꺼억……!?"
"끄헉……!"
순식간에 목이 꿰뚫린 병사들은 죽기직전 발악으로 총의 방아쇠를 당겨서 적의 침입을 알릴려 하였으나,
촤악!
목을 꿰뚫은 촉수들을 양쪽으로 힘껏 휘두르자, 병사들의 목이 찢겨져 나가면서 그들의 행동은 무위로 돌아서고 말았다.
"끼-"
"끼깃-"
간단하게 두 명의 병사를 처리한 촉수 괴물들은 따로따로 흩어지면서 인간들을 모두 죽이고자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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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하아암~"
내무실이 있는 건물 안, 2층에서는 두 명의 불침번 보초가 실탄 장전된 총으로 무장한채 하품을 길게 늘어뜨렸다.
러시아, 미국이 원군으로 있었을때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삼태극의 위험이 좀 무섭긴 했지만은 그래도 3개 강대국의 군대가 모여있으니 어느정도 안심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러시아와 미국군이 빠져서 오로지 중국군의 힘으로만 삼태극을 상대해야만 했기에 자고 있는 도중에 자신도 모르게 죽어버리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싶어 불안감에 휩쌓여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병사들이 몇몇 있었는데, 이들도 그 부류에 속하는 이들이였다.
거기다가 상층부에서는 숨기고 있지만, 위구르 지역으로 보낸 30만의 대군과 연락이 끊기고, 마치 노렸다는 듯이 인공 위성도 몇시간동안 움직임을 멈추고 다시 기동하니, 위성으로 감시하던 부대가 증발해버렸다는 사실이 병사들 사이에서도 퍼지기 시작하였다.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서 하품이 쩍쩍 나오지만, 이건 다른 병사들도 마찬가지였기에 군기가 빠져다기보단 과도한 긴장감으로 인해 생겨난 어쩔 수 없는 현상이였다.
긴장감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나날이 오랫동안 지속되니, 가만히 불침번을 서는 병사들은 눈이 수시로 꿈뻑거리며 고개가 위아래로 흔들기를 반복하였다.
차라리 움직이는 외부 경계가 졸음을 쫓아낼 수 있어서 그쪽 상황이 훨씬 나을 지경이다.
평소같았으면 조용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겠지만, 너무나 졸려서 그럴만한 상황이 아닌지라 무료하면서도 따분하고, 졸음이 미친듯이 몰려오는 보초병들의 눈에 유일하게 들어오는 빛은 1층에 있는 지휘통제실 근처에 있는 전등이 2층 계단을 타고 올라오는게 전부였다.
파칙-
뚝-
그 때, 불침번 병사들의 눈에 유일한 빛이 사라졌다.
"정전인가?"
갑자기 모든 빛이 사라지면서 눈앞이 깜깜해지자, 불침번을 서던 병사 하나가 재수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지통실로 내려가서 상황 파악좀 해 봐."
"……."
"어이, 내 말 안들려? 지통실로 내려가라고."
"……."
상등병(중국군 기준으로 상병+병장)인 병사는 열병(이등병+일병)인 부사수가 자신의 말을 무시하자, 상등병은 팔을 휘저으며 자신과 가까이 있었던 열병의 옷을 잡아냈다.
'응? 뭔가 좀 축축한데? 이 새끼 혹시…….'
"너 지금 자냐? 이 새끼 완전 미쳤네?"
침을 흘리면서 자는거라 판단한 상등병은, 아무리 피곤하고 졸려도 그렇지 선임인 자신이 눈을 뜨고 있는데 침을 질질 흘려가며 잠을 자는 열병의 몸을 두들겼다.
퍽! 퍽!
"일어나. 일어나라고 새꺄."
소리를 빽 지르면 모두 깨버릴테니, 낮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열병의 몸을 주먹으로 때려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을 자는 열병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하, 이 새끼가 진짜 미쳤구만? 너 지금…웁!?"
순간, 그의 입으로 굵직한 무언가로 뭉쳐진 덩어리가 자신의 입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푸푸푹-
"~~~~!!"
입안으로 들어온 무언가가 그의 입 천장을 뚫으며 뇌까지 파고들어갔고, 순식간에 뇌까지 침범한 그것들은 뇌를 마구잡이로 헤쳐내며 된장으로 만들어냈다.
툭-
뇌가 곤죽이 된 병사가 힘없이 쓰러지려 하자, 입 안으로 들어간 무언가는 재빨리 빠져나와 시체를 밀어서 등을 기대는 자세를 취하게 하였다.
그의 곁에는 그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는 열병의 시체가 있었고,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불침번 두 명이 벽에 등을 기대고 자는 듯한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사사사삭-
불침번을 처리한 촉수 괴물은 내무실 하나 하나를 돌면서 촉수들로 병사들을 조용히 처리하기 시작하였고, 자신들이 쉽게 건들 수 없는 이능력자들의 기운을 느낀 촉수 괴물들은 이능력자가 있는 내무실은 과감하게 포기하고선 일반 병사들만 철저하게 처리해나갔다.
왜에에에에엥---
"헉!?"
"뭐, 뭐야!?"
그 때, 다른 건물에 있던 중대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비상용 벨을 울리기 시작하였고, 정전과 관계없이 울릴 수 있도록 설계된 비상용 벨에 의해 병사들은 화들짝 놀라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끼깃-!?"
생각보다 빠른 인간들의 움직임에 당황한 촉수 괴물들은 황급히 건물 밖으로 나가서 인적이 드문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였고, 재빨리 철조망을 타고 기지 밖으로 도주하였다.
촉수 괴물들은 인간들을 많이 죽이지 못했다고 생각하였지만, 겨우 6마리의 촉수 괴물들은 잘 훈련된 병사 20~30여명을 짧은 시간내에 처리하고 작은 몸집으로 손쉽게 탈주에 성공까지 했다.
아마 대단위 공격이 가능할 정도의 숫자였다면 이보다 더 많은 전과를 올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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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괜찮군요. 몸집은 작고 기민한데다 인간을 간단하게 죽일 수 있는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니."
촉수 괴물들에게 부착시켜둔 초소형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페리샤는 생각보다 쓸모가 많은 촉수 괴물들의 모습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게다가 식량과 후지미네라는 모체만 건강하면 생산은 간단하니, 이쪽이 사용할 수 있는 말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이 페리샤에게 즐거움을 안겨다주고 있었다.
'특히 전선줄을 끊어서 정전을 일으킨다는건 자기들끼리 스스로 알아낸 사실이야. 교육좀 잘 시키면 잠입용으로 꽤나 쓸만하겠는걸?'
페리샤는 자신과 함께 앉아 자신의 항문에서 태어난 촉수 괴물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던 후지미네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괜찮으시다면 한 100마리 정도만 더 얻고 싶군요. 한동안 열심히 먹어주셨으면 합니다만?"
"예? 100마리요? 농담하시는거죠?"
아이 머리통만 한 촉수 괴물이 태어날때마다 항문에 자극을 가하여 절정에 달하게 되는 후지미네다.
솔직히 그녀가 자력으로 낳을 수 있는 촉수 괴물은 5마리로, 그 이상이 되면 허리가 풀려서 제대로 힘을 가할 수 없게 된다.
참고로 6마리째는 후지미네가 절정으로 넋이 나가 있을때, 촉수로 구멍을 벌려서 스스로 튀어나온 놈이다.
6마리째가 항문을 벌리고 튀어나올때 느꼈던 자극적인 절정감은 거의 쾌락반 고통반이였기에, 솔직히 말하자면 100마리나 태어나게 만들라는 것은 그녀에게 무모한 짓이나 마찬가지였다.
"호오. 그래서 안되겠다 이건가요?"
하지만, 페리샤가 눈가를 가늘게 뜨면서 싱긋 웃어보이자,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낀 후지미네는 그녀의 박력에 눌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후지미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제안에 승낙하는 모습을 보이자, 채찍을 꺼냈으니 이번엔 당근을 꺼내보였다.
"주인님이 조교를 끝내시고 나오셨을때, 그 분을 놀래킬 수 있는 선물이 될 겁니다. 당신도 아시다시피 주인님은 특이한 여성을 좋아하지요. 아마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 한동안은 후지미네님만 줄창 찾으실지도 모르지요."
"그…그럴까요?"
"예. 잘만하면 노아님보단 못하겠지만, 하린 양과 관계는 역전시킬 수 있을지도?"
"!!"
하린을 넘어설 수 있다는 말에 후지미네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말아졌다.
이 하린.
후지미네는 시집살이를 한적이 없었지만, 성격 고약한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의 마음을 그녀때문에 느끼고 있었다.
일본인에게 좋은 감정이 없고, 자신이 적대하던 욱일승천의 지도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후지미네를 계속해서 갈구고 갈구고 갈궈대다보니, 그녀와 단 둘이 함께 남는것이 무서울 지경이였다.
노아는 모두가 다 함께 뭉쳐야 뒤늦은 연심으로 불타오르는 아줌마들을 상대할 수 있다면서 차별을 두지 않고, 딱히 일본에 대해 나쁜 감정이 없는 셀리와는 친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하린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였다.
그런데 삼태극 내의 파워 게임에서 하린을 넘어설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후지미네의 전의는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예! 열심히 먹을께요! 그만큼 먹으면 살이 좀 많이 찌겠지만…그래도 노력은 해볼께요!"
"살 문제는 제가 삼태극의 기술력으로 간단하게 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페리샤!"
후지미네를 채찍과 당근으로 가볍게 유도한 페리샤는, 책략가의 미소를 지어보이며 하린에게 촉수 괴물들과 함께 전함으로 귀환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흠…그런데 계속 촉수 괴물, 촉수 괴물 이렇게 부를 순 없고……. 뭔가 이름이나 코드네임같은게 필요할것 같은데……."
새로운 전력이 될 촉수 괴물들을 계속 괴물이라고 부르자니 너무 무성의하다고 판단한 페리샤는 자신의 주인님이 조교를 끝내고 돌아올때까지 쓸만한 이름을 생각하기로 결정하였다.
'대체 무슨 조교를 하려고 하시길래…….'
자신들에게조차 조교실의 상황을 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기에, 얼마든지 확인이 가능한 위치에 있는 페리샤는 그의 명령에 따라 조교실쪽으론 시선도 돌리지 않고 있었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주인님이 제대로 작심한 것 같으니 제 아무리 아수라급의 괴수인 플래티나도 결국 복종할 수 밖에 없으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 분이 다시 나오셨을때의 반응이 세삼 기대되는걸?'
아마 진우는 자신이 만들어놓고서도 지금쯤 깜빡하고 있을것이다.
그 상황에서 새로운 전력과 전략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촉수 괴물들을 선물하면 꽤나 볼만한 표정을 지어보이리라.
============================ 작품 후기 ============================
젠장...연휴의 부작용은 왜 항상 야근으로 연결되는걸까요...
차라리 '야근할래?' 라고 말하면 낫기라도 하지, '너 야근해' 라면서 그냥 결정시키는건 진짜 적응이 안됩니다.
...그런데 야근할래? 라면서 은근하게 압박하는것도 짜증나긴 짜증나겠네.
야근을 주깁시다. 야근은 나으 원쑤
PS:원래는 조교씬 끝내면 등장할 스토리였지만, 스토리의 흐름상 살짝 조교씬을 끊어주고 바깥의 상황을 보여주는 역할로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다음편부턴 다시 조교씬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