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472화 (472/923)

0472 / 0923 ----------------------------------------------

7장

전자기기가 가득한 곳에서 건장한 체구의 남성은 자신의 바지춤을 내리자, 거대한 물건이 벌떡 튀어나온다.

당연히 여성이라면 갑작스래 나타난 남성기에 깜짝 놀라야 정상이건만, 그의 앞에 있는 여성은 오히려 다소곳하게 무릎을 꿇으며 소중한 것을 만지듯이 손가락으로 남자의 남성기를 살짝 쥐면서 자신의 얼굴쪽으로 고정시켰다.

여성은 천천히, 마치 사랑하는 애인을 위해 키스를 하려는듯이 입술을 오무리면서 남자의 남성기, 귀두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쪽-

귀두, 그것도 요도를 향해 쪽 소리가 나게 입술을 가져갔었던 여성은, 이내 딥키스를 하듯이 입술을 포개며 혀 끝으로 요도 부분을 집중적으로 자극해나갔다.

그렇게 민감한 요도 부분으로 집중적인 자극을 받은 남자는 여성의 머리를 부드럽게 밀어냈고, 여성의 혀에서는 타액인지, 쿠퍼액인지, 혹은 둘 다인지 몰라도 액체로 이루어진 실이 길게 늘어뜨려졌다.

"자, 이걸로 복종의 맹세도 마무리 지었으니 끝."

"아웅~ 아우우웅~"

플래티나가 워낙 저항이 강렬한지라, 모든 노예들이 보는 앞에서 복종의 키스를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었던 진우는 아쉬워하는 그녀를 뒤로하며 함교 위치한 자신의 의자에 앉았다.

"그동안의 보고를 듣도록 하지. 페리샤."

"예."

일주일동안 완전히 국제 정세에 손을 놓아야만 했었던 진우는, 자신이 조교실로 들어가기전에 페리샤에게 모든걸 일임하였다.

확장, 발전, 전쟁의 자유, 그야말로 모든것을.

한마디로 절대권력을 잡은거나 마찬가지였지만, 애초에 이 집단 자체가 진우 하나만 보고 들어온 이들이 대부분이였기에, 페리샤는 그를 배신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보단 조금이라도 군세를 확장하고자 노력하였었다.

"일단 중국군의 모든 물자를 회수하는데 성공하였고, 옵저버 제거를 통한 정보 통제도 제대로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연락이 안되니 결국 원정군이 전멸하였다고 판단한 중국군은 이번엔 방어를 위해 군비를 확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긴. 하루라도 연락이 안되면 문제가 생기는게 군대인데 며칠동안 깜깜무소식이면 바보라도 눈치를 챘겠지."

건강하게 입대하여 무사히 제대한 진우는 심층적으로 깊숙하게까지는 몰라도 기본적인 군대의 생리는 알고 있었다.

애초에 억지로 간다, 라는 마인드로 불만이 있었고, 밀리터리 매니아도 아니였기에 그냥 병사의 삶, 그 이상, 그 이하도 보내지 않았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회수한 자원으로 밸런스에 맞게끔 골출귀, 두억시니, 창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숫자는?"

"각각 100대씩 늘어날 예정입니다."

원거리형 포격 전문 로봇인 골출귀는 700, 근접전용인 두억시니는 500, 다양한 상황에서 전력 운용이 가능하며, 공중과 지상 모두 활용이 가능한 창귀는 800대가 있었다.

이 중 두억시니와 창귀가 적의 공격을 받고 몇 대 파괴되었지만, 파괴된 부품을 최대한 회수하여 재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즉, 거의 전력 손실이 없는 상황에서 100대씩 추가로 더해진다는 것은 큰 전력 강화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외의 군수 물자들 중에서, 우리쪽이 사용할 식량이나 기본적인 생활용품의 생산을 위한 물자를 약 10% 정도만 우리쪽이 가지고, 나머지는 투르키스탄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음음. 잘했어."

30만이나 되는 대군의 군수 물자다.

당연히 그 양 또한 어마어마 하고, 거기서 10%를 가졌다는건 여기서 인원수가 3배 가까이 불어나도 거의 반평생 자급자족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투르키스탄에서도 자신들을 잊지 않고 공평하게 물자까지 나눠주는 삼태극의 모습에 감격하였다.

모두 가져가도 할말이 없는데, 자신들이 사용할 분량만 나누고선 나머지는 모두 맘대로 쓰라고 안겨다주니, 처음으로 받은 외부 사람의 호의에 감격하는건 당연지사.

거기다가 삼태극의 선물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제부터 중국을 상대로 한 대규모 전쟁이 시작될겁니다. 아마 일본전과는 규모부터가 다를테지요. 그래서 지금까진 돌격 소총과 경기관총을 지급해주었으나, 그걸로 부족하다 여겨져서 중국군의 무기를 분해, 재생산하여 다양한 무기들을 보급해줄 생각입니다."

원래 예상했던것 보다 더 병력수가 많아지고, 활용도가 높아진 투르키스탄에게 좀 더 강력하고, 여러가지 상황에서도 활약할 수 있게끔 다양한 무기를 제공해주기로 결정하였다.

"응? 그냥 미사일을 만들어서 사방에다 쏘는 쪽이 더 편하지 않아?"

"그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미국쪽에서 다시 한번 개입을 하려고 군대를 움직이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러시아는 반쯤 중국의 행태에 질려서 발을 뺀 상태니 그렇다 쳐도, 다음 차례가 확실시 된 미국은 반드시 이번 기회에 우리들을 처리하려고 칼을 갈고 있습니다. 즉, 어떤 방식으로든 지하드가 등장하는 순간, 미국군은 곧바로 이동을 개시하겠지요."

중국과 서로 얼굴을 붉히며 헤어졌다지만, 결국은 공공의 적을 상대로 싸워야만 하는 입장이였다.

특히, 중국군의 물량과 미국군이 가진 전투력이 더해진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절대적으로 무시 못 할 수준임이 분명하기에, 미국은 투르키스탄이 삼태극과 손을 잡았음을 거의 반쯤 단정하고 있는 상태인지라 언제든지 다시 한번 군대를 중국으로 진격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중국전에는 지하드를 쓰지 않고 우리들이 가진 병력과 투르키스탄 병사들을 이용해 공격을 해야 한다고?"

"예. 겉으로는 이 모든게 투르키스탄 정부가 중국에게 복수하기 위해 갈고닦은 노력의 산물처럼 보여야 하고, 그렇게 되게끔 투르키스탄 총리인 하리셴 무캄이 우리들과 손을 잡았다는 것을 아직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에겐 '우리들이 필사의 각오로 만든 결과물이다' 라고 알리는겁니다."

"병사들 입단속은 철저히 해야겠군. 계속해봐."

"병사들쪽은 일단 어째서 입을 다물어야 하는지 인지 시켜줬습니다. 어쨌든, 지하드가 전력으로서 사용될 타이밍은 미국이 우리쪽의 개입을 눈치채고 중국쪽에 원군을 보낼때입니다. 이미 서로의 패가 드러난 상황이니 지하드를 꽁꽁 숨겨두기만 할 순 없는 법이지요."

일단 여기까진 고개를 끄덕인 진우였지만, 이내 또다른 의문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이벨이라는 그 외계인년이 여기서 듣고 본 것을 펜타곤에게 알려줄텐데?"

"솔직히 그 부분 때문에, 주인님 명치를 진짜 있는 힘껏 쎄게 때리고 싶지만…때려봤자 제 손이 아플테니 참도록 하지요."

"큼큼."

왠만해선 진우에게 험한 말은 안 쓰는 페리샤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라면 조용히 입다물고 있는게 상책이다.

"일단 새로이 생산되는 무기들이 모두 완성 되기전까진 약간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미국이 잠시동안이라도 좋으니 외부로 시선을 돌리지 못하게끔 내부적으로 혼란을 일으킬 필요성이 있습니다."

"투르키스탄이 우리와 손을 잡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혼란? 그런게 쉽게 되겠어?"

조용히 진우와 페리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노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오자, 페리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예전에 미국에서 이능력자와 비 이능력자간의 싸움이 있었다는건 다들 아실겁니다."

진우는 설정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고, 젊은 노예들은 옛날에 그런 일이 있었지 수준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실리아와 아키는 그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몸서리가 난다는듯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땐 정말 어떤 의미론 지옥이였죠……."

"미국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였어요. 내가 살던 도쿄에서는 시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모든 이능력자들에게 전자 팔찌같은걸 채워서라도 엄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공공연하게 주장했으니까요."

당시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 두 유부녀의 경험담에, 진우는 크게 파고들지 않고 페리샤에게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그래서, 그 싸움을 다시 한번 벌리자 이거야?"

"예.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이능력자들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거나, 공권력을 무시하는 히어로들의 자유분방한 행태에 불안해하거나 싫어하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그런 그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서 시민들과 이능력자들의 싸움을 크게 벌려놓는다면, 중국과 전쟁을 치루기 전에 미국의 움직임을 하루라도 늦춰지게 만들 수 있겠지요. 이 계획은 무기 생산을 위해 잉여 시간이 남아도는 지금 밖에 기회가 없습니다."

미국의 움직임을 막는다.

안그래도 중국의 수많은 병력과 땅을 공격하는것만 해도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데, 미국의 지원으로 인해 장기전으로 흐르게 되어 병력의 피해가 지속된다면 약탈로 자원을 얻어야만 전선의 유지가 가능한 삼태극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날테고, 그렇게 된다면 결국 패퇴라는 쓰라린 경험과 함께 훗날을 기약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즉, 이번 전쟁의 강약은 미국의 참전 여부에 따라 달려있다는 뜻이다.

전략만 잘 짜고, 삼태극이 가진 텔레포트를 이용한 기습 작전을 이용한다면 여러모로 편해지겠지만, 적들도 바보는 아니기에 텔레포트 기습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을 어느정도 준비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자국 내부에서 큰 문제가 생기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군대를 밖으로 돌릴 수 없게 되고, 그 시간을 이용해 중국군을 최대한 처리하면서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엉망진창으로 만들면 미국이 뒤늦게 도착해봤자 게임 오버다.

삼태극의 목적은 지배가 아니라 정복.

중국의 항복 선언을 받기 위해서 싸울 뿐이지, 영토를 얻고 다스리면서 정치를 할 생각따윈 추호도 없기에 미국의 지원군이 조금이라도 늦는다면 파괴 활동만 하는 삼태극에겐 큰 이득인 셈.

게다가 무기와 병기의 생산을 위한 시간동안 놀기만 하면 비효율적이라는 페리샤의 주장에 진우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좋아. 그러면 무엇부터 해야 하지?"

진우의 허락이 나오자, 페리샤는 자신이 계획한 플랜 A와 플랜 B, 플랜 C를 설명하였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플랜 A는 이능력자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찾아내어, 그들을 이용하여 세력을 키워서 반 이능력자 세력을 만든다는 것이다.

플랜 B는 위와 같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 할 경우, 조직원 중 한 명이 직접 그러한 목적의 수장이 되어 세력을 만들어 분탕질을 친다.

플랜 C는 막상 미국에 와보니까 플랜 A와 B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일 때, 남궁 신이 세뇌 마법으로 억지로 그러한 생각을 하게끔 유도시켜서 세력을 만드는것이 플랜 C다.

세뇌하면 쉽긴 하지만, 생각이 단조롭게 변하기 때문에 남궁 신이 계속해서 방향을 잡아줘야 하는지라, 중국전에도 남궁 신이라는 최고의 전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문제점이 나오기 때문에 플랜 C는 진짜 진짜 답이 안나올때 사용해야 하는 방법이였다.

"그렇다면 일단 플랜 A를 위해선 발품 좀 팔아야겠구만."

"이쪽에서 이능력자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자들 중에서 영향력이 강한 이들을 추려놓겠습니다. 솔직히 반쯤 휴가나 마찬가지죠."

"음음. 확실히 그렇겠지. 아, 그런데 페리샤도 가끔씩은 휴가도 보내지? 너무 많이 일을 하는데 힘들지 않아?"

페리샤가 없으면 삼태극이라는 조직 자체가 제대로 흘러가지 않을 정도였기에, 지금처럼 쉴 수 있는 시간에는 조금이라도 쉬는게 좋겠다 싶은 진우는 그녀에게 이번 기회에 쉬라고 말하였지만,

"예? 이정도 일은 그냥 반쯤 놀면서 하는건데요? 거기다가 마스지드가 있어서 힘들다고 느낀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어…그래……?"

"그리고 예전에 모셨던 리피 아가씨의 투정을 받아내는 것 보단 훨씬 난이도가 쉽습니다. 그 분은…그 분은…으으으으……."

그랜드 아크의 딸, 리피 에스텔을 모셨던 페리샤는 그녀의 끊임없는 투정이 다시 기억났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진짜 놀고 먹는 수준이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지시대로 정확하게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누가 텃세를 부리지도 않고 사이좋게 한 남자의 노예가 되어 하하호호 웃으며 지낸다.

거기다가 새로운 주인이 된 진우는 가끔식 통제가 안되서 한 숨이 나올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진지하게 해야 할 일과 장난쳐도 될 일을 확실하게 구분짓고 있으며, 현명한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영리한 주인이다.

이따금씩 '페리에몽~' 이라며 투정을 부릴때가 있지만, 리피의 투정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에 불과하다.

"워워, 알았으니 진정해."

페리샤가 몸을 떨면서까지 리피를 모셨던 기억을 끊어친 진우는 모든 노예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 다들 들었겠지? 다들 플랜 A를 위해 미국 각지를 알아서 돌아다닐것. 기간은…얼마쯤으로 할까?"

이 계획은 처음부터 끝가지 페리샤가 계획하였기에, 날짜도 그녀가 말하는대로 설정해야 한다고 판단한 진우가 물어왔다.

"마음 같아선 당일치기로 가고 싶지만, 요 근래에 촉수 괴물들 때문에 좀 골치 아팠으니 1박 2일로 해두지요."

"얏호! 페리샤 최고~!!"

촉수 괴물들에게 속옷, 화장품, 기타 개인 물품이 모조리 망가진 하린이 환호성을 지르며 페리샤에게 안겨들었고, 페리샤는 그런 하린의 어리광을 받아주면서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다들 알겠지만 우리들의 정체는 절대로 밝혀져선 안됩니다. 나머지는 알아서들 해도 좋습니다."

"들었지? 그럼 다들 해산이다. 마음껏 놀고 먹자!"

"…그래도 하는 척은 해주세요."

대놓고 놀겠다는 심보로 가득찬 진우의 모습에, 페리샤가 한 숨을 나지막히 쉬면서 조용하게 웅얼거렸다.

============================ 작품 후기 ============================

참고로 삼태극이 허벌나게 짱짱쎈 조직인것처럼 보이지만, 중국이나 미국과 정면 대결을 취하면 삼태극이 집니다.

최소한 진우나 그 노예들은 살아남겠지만, 압도적인 화력과 포격 속에서 대부분의 전력을 잃을 정도로 처참하게 깨집니다.

그래서 반드시 공격을 하는데도 기습과 계책이 필요하고, 적이 화력전으로 나가지 못하게끔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서 마치 중세 시대의 보병들간 싸움처럼 싸워야 하는 이유가 이러한 이유 때문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