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480화 (480/923)

0480 / 0923 ----------------------------------------------

7장

콰콰콰쾅!

"꺄아아악!"

"으아아!"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사람들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다시 한번 경고한다! 짭새놈들이 이 은행을 포위하려 한다면 다음번엔 이정도로 안 끝날줄 알아!"

1층은 패스트 푸드, 그 위로 5층까진 평범한 상점인 건물에서 오른쪽 눈가에서부터 뺨까지 내려오는 손가락 크기의 흉터를 가진 거친 인상의 남자가 확성기를 입가에 댄 채로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

패스트 푸드점에는 끼니를 때우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손님들이 공포에 질린채 밧줄로 묶여 있는 상태였고, 거기에는 남자의 동료인지 부하인지 모를 이들이 휴대하기 쉬운 서브머신건 계열 무기를 쥐면서 인질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젠장! 접근조차 할 수 없다니!"

일반적으로 인질극이 펼쳐지면 경찰들은 건물 주위를 포위해야 정상이지만, 경찰들이 포위를 위해 몰려든다 싶으면 어김없이 사방으로 폭발물이 터져나가면서 접근할 시엔 더 많은 폭발을 일으키겠다 하니 접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였다.

경찰들은 거의 50m나 되는 거리 안으로 접근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범죄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딱 거기까지였다.

"이쪽의 요구는 매드 독스의 석방! 다시 한번 말한다! 매드 독스를 석방해라! 그렇지 않으면 여기에 있는 새끼들을 모조리 죽여버릴테니까!"

범죄자들의 요구는 돈이 아니라 며칠전에 대규모 무차별 테러를 자행한 매드 독스의 석방이였다.

"씨발…미친 새끼들끼리 잘 붙어 다니는구만."

한 경찰이 나지막히 욕설을 내뱉었지만, 누구도 그의 발언에 제지하지 않았다.

다들 똑같은 생각이였으니까.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매드 독스가 암흑가에서 뒹굴때 만난 이들로, 다들 전직 군인 출신인데다 살인의 쾌감에 눈을 뜬 이들이였다.

아직 조직명이라던가 그런건 없지만, 매드 독스의 악명이 워낙 자자하다보니 이들 조직도 매드 독스라고 싸잡아 부르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안 좋은 부분에서 전우애가 발동하여 매드 독스의 석방을 요구하는 매드 독스의 동료들 중, 확성기로 말하는 대표격인 인물은 그다지 강하지 않은 텔레포트 능력을 지닌 이능력자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가까이 있는 물건들을 다른곳으로 보내는 것에 특화되어 있었고, 그 능력을 통해 폭발물들을 사방으로 이동시켜서 순식간에 넓은 범위를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적을 공격하는 인물이였다.

거기다가 손속이 잔인하여, 경찰들이 접근할라 치면 곧바로 사방으로 폭탄을 내던지는데다 인질까지 보여주기 식으로 사살까지 해버리니, 경찰들로선 인질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가까이 접근할 수 없었다.

패스트 푸드에 잡혀있는 손님들도 많은 편이였고, 2~5층의 상점가 사람들도 계단을 장악한 매드 독스 패거리들에 의해 사실상 인질로 잡혀버린 상황이니, 섣불리 움직였다간 백단위의 희생자가 생겨날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이제 곧 네고시에이터와 X-Force가 출동한다고 하니, 경찰들은 그들이 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벽을 더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것에만 주력하였다.

그렇게 잠시동안의 시간이 흐를때, 몇몇 경찰들과 안전 거리 밖에서 구경하고 있던 시민중 몇몇이 무언가를 목격하였다.

"어? 저건 뭐야?"

"뭔가 날라오고 있는데?"

그렇게 사람들과 경찰들의 시선은 무언가가 날라오고 있다는 사람들이 가리킨 방향으로 집중되었고, 푸른 화염을 토해내며 빠른 속도로 날라오는 존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건 뭐지?"

"X-Force인가?"

"X-Force의 신병기?"

그렇게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자연스래 커져갔지만, 빠른 속도로 날라오던 존재는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파워 슈츠잖아?"

"그런데 한 기 뿐인데?"

겨우 단 한 기 뿐인 파워 슈츠.

궁금증이 섞인 사람들의 의아함은 더더욱 증폭되었고, 경찰의 방어벽 위를 유유히 날아간 파워 슈츠는 등허리쪽이 개방되면서 하늘을 날 수 있게끔 설계된 제트팩의 시동을 정지하자 개방된 등허리쪽이 닫히면서 그대로 추락하였다.

쿠우우웅--!!

엄청난 무게를 지녔는지, 높은 곳에서 그대로 추락한 파워 슈츠는 거대한 굉음과 함께 아스팔트 도로를 파괴하면서 지상에 착지하였다.

3m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와 도색이 되지 않은 회색 금속빛의 몸체.

여러명의 성인 남성을 끌어안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체구와 사람 몸통만한 굵기의 팔다리는 한 눈에 봐도 엄청나게 두터운 장갑으로 무장하였고, 오른쪽 팔등에는 소형 머신건이, 왼쪽 팔등에는 삼각형 형태의 방패와, 방패의 끝에는 못 같은 형태의 금속이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등에는 2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의 해머가 달려 있었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서 사람 몸체 크기만한 망치 부분은 마치 공성추같은 형태를 지녀서 공격력을 강화시킨 형태였다.

"뭣……!"

"적……!"

지진이 일어나는듯한 충격과 함께 등장한 파워 슈츠의 모습에 매드 독스 패거리들은 본능적으로 적임을 간파하였지만, 각진 얼굴에서 유일하게 붙어있는 눈 형태 너머로 적의 존재를 확인한 파워 슈츠의 주인은 곧바로 슈츠에 달려있는 무기를 발사하였다.

철컹!

푸슈우웃-!

어깨 부위에서 다연장 미사일을 애들용 장난감마냥 작게 만든듯한 형태가 튀어나왔고, 그 안에서 마이크로 미사일이 흰 꼬리를 남기며 빠르게 날라가 적들을 향해 날라갔다.

쨍그랑! 팡팡팡!

"컥!"

"카학!"

"!!"

패스트 푸드의 유리를 깨트리며 안으로 날라든 소형 마이크로 미사일들은 테러범들의 안면과 부딪히면서 작은 폭발을 일으켰고, 그 폭발로 인해 테러범들의 얼굴 일부분이 터져나가면서 모두들 즉사하게 되었다.

"크윽!"

쉬익!

하지만, 본능적으로 죽음의 위기를 알아챈 확성기를 든 테러범, 텔레포터 능력자는 재빨리 텔레포트를 하여 자리를 바꾸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모두 뒈져버려!"

그는 자신이 가진 폭발물로 3m 크기의 헤비 파워 슈츠에게 타격을 입히기 힘들다고 판단하였다.

그렇다면 기왕 죽을거, 차라리 인질들을 모조리 죽여버리겠다는 심보로 자신이 가진 폭발물들을 패스트 푸드 안에다가 날릴려 하였으나,

후웅!

"…어?"

순간, 엄청난 속도와 함께 나타난 거대한 금속 덩어리가 그의 눈 앞을 가득 매웠다.

위에 설명한만큼 3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와 덩치를 지닌 헤비 파워 슈츠가 반응하기 어려운 가공할 속도로 이동한 것이다.

헤비 파워 슈츠는 전투력은 발군이지만 기동성이 약하다.

헤비 파워 슈츠는 막강한 화력을 이용한 전투에 특화되어 있지, 기동전에는 취약하다.

이러한 상식을 가볍게 깨부수는 속도에 깜짝 놀란 텔레포터는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패스트 푸드 안으로 폭발물을 보내던 계획을 실패하게 되었다.

안그래도 능력이 약한데, 집중력까지 깨지니 당연한 얘기일 수 밖에.

턱-

헤비 파워 슈츠의 주인은 사람 머리통을 2~3개 정도 붙여놓은 듯한 크기의 손을 펼쳐서 텔레포터 머리 위에 얹어놓았다.

"자…잠깐! 항복! 항복할테니……!"

텔레포터로서의 힘이 그리 크지 않은 거친 인상의 남자는, 방금전까지만 해도 '기왕 죽을거' 라는 심보로 인질들을 죽이려 하였지만, 헤비 파워 슈츠의 각진 얼굴에 유일하게 달려있는 기계식 눈 너머로 농도짙은 살기가 느껴지자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퍼석-

그의 머리 위로 올려져 있었던 손은 그대로 주먹을 쥐면서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목 위쪽이 사라진 텔레포터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피를 분출함과 동시에 쓰러지게 되었다.

후웅-

철퍽!

허공으로 손바닥을 크게 휘두르면서 손에 달라붙은 뇌수와 핏덩어리를 대충 처리한 헤비 파워 슈츠의 주인은 그대로 패스트 푸드 안으로 들어갔고, 적인지 아군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인질들을 향해 다가가자 경찰들은 크게 경계하였다.

인질들도 거대한 덩치를 지닌 헤비 파워 슈츠가 쿵쿵 거리면서 다가오자,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범죄자들을 간단하게 처리하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었던 인질들은 긴장감어린 표정으로 굳어버렸다.

-밧줄을 풀어줄테니 가만히 계시오. 워낙 덩치가 크고 힘이 강한 놈이라서 힘 조절하기 힘드니까.-

음성 변조된 기계음 섞인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헤비 파워 슈츠의 주인은 나이프같은 소형의 무기가 존재하지 않은지 테러리스트들이 지니고 있던 나이프를 검지와 엄지 손가락으로 잡아서 인질들의 밧줄을 풀어주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렇게 풀리게 된 인질들은 헤비 파워 슈츠 안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고, 이내 모두 풀리게 되자 인질들은 패스트 푸드점 밖으로 우르르 빠져나갔다.

"인질들이 나온다!"

인질들이 경찰들을 향해 달려나오자, 경찰들은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정체불명의 헤비 파워 슈츠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히어로임을 알게 되었다.

"뉴욕에 새로운 히어로가 등장한건가?"

"방금전에 스피드 봤어? 저 몸체로 잔상을 일으킬 정도의 속도로 테러범에게 다가갔잖아."

"어딘가의 군수 기업이 만든건가?"

사람들은 새로운 영웅의 모습에 이런저런 추론을 내기 시작하였고, 근방에 있던 신문 기자들은 사진을 찍으면서 그의 모습을 하나라도 더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패스트 푸드 근처에서 멈춰서 있는 모습에 사람들은 의아함을 품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거 안 사라지나?"

"그러게. 왜 아직까지도 저기 있는거지?"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굳건하게 서 있는 새로운 히어로의 모습에 사람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하였고, 경찰들은 혹시 자신들과 대화하기 위한 체스쳐가 아닐까 싶어 조심스래 접근하고자 대화를 위한 대표를 정하기 시작했다.

기잉-

그렇게 경찰측의 대표가 정해져서 움직이려 할 때, 동상처럼 서 있던 그가 머신건이 달려있는 오른쪽 팔을 어떤 건물 옥상 방향을 향해 올렸다.

그리고,

투타다다다다--!!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사격.

"우왁!?"

"꺄아악!"

갑작스럽게 공격을 가하는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깜짝 놀라 비명을 내질렀지만, 파워 슈츠의 주인은 사람을 공격할 의도가 아니였는지 총구를 아래쪽으로 돌리지 않았다.

건물 옥상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오는 것을 확인한 파워 슈츠의 주인은, 마치 그들을 도발하려는듯이 검지 손가락을 까딱였다.

"죽을뻔했잖아, 이 자식아!"

이윽고, 패스트 푸드 앞으로 누군가가 나타나면서 거친 입담을 토해냈다.

"라이트닝 스타다!"

"라이트닝 스타!"

저항력을 줄이기 위해, 마치 스케이트 선수들이 입는 트리코같은 검은색 옷과 함께, 금색으로 칠해진 번개 모양이 허벅지쪽에 새겨진 복면 남자의 모습에, 사람들은 그의 이명을 부르며 환호하였다.

뭔가 촌스러워 보이는 복장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전신 푸른색 쫄쫄이에다가 큼지막하게 미국 국기를 상징하는 옷을 입고, 마찬가지로 미국 국기를 상징하는 그림이 그려진 방패를 가진 히어로도 있는 마당에 이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어쨌든, 뉴욕에 있는 히어로 중, 걸걸한 입담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기에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대하면서 인기가 높은 히어로인 라이트닝 스타는 자신을 공격한 뉴 페이스에게 화를 냈다.

-라이트닝 스타. 뉴욕의 히어로. 속도쪽으로 특화된 신체 강화자. 정확한 등급은 확인 불능이지만, 음속에 가까운 스피드를 지니고 있다지?-

히어로나 빌런들 중에서는 아무런 조직 없이 혼자 행동하는 경우가 종종 많은데, 이런 이들은 자동적으로 정보가 기록되는 병원의 정식 이능력 검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이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없다.

대충 싸워보면서 얼추 확인하는 형식이라고 해야 할까나?

"허쭈? 지금 날 알면서도 공격한거야?"

그리고, 자신의 정보가 밝혀지는 것을 꺼려하기에 정밀 검사를 받지 않아 이능력 등급을 제대로 모르는 라이트닝 스타는 음성 변조된 기계음섞인 목소리에 눈쌀을 찌푸렸지만, 이내 한 숨을 푹푹 내쉬었다.

"뭐, 가끔씩 신참중에 네 놈 같은 녀석들이 많지. 나한테도 그런 놈들이 몇몇 붙기도 했거든. 그런 녀석들은 모두 어떻게 됐는지 알……."

후웅-!

라이트닝 스타가 자신에게 덤벼든 신참들이 어떻게 됐는지 주절주절 설명하려 하였지만, 파워 슈츠의 주인은 다시 한번 빠르게 달려들어 주먹으로 후려쳤다.

쒜에엑!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바람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모습이 사라진 라이트닝 스타는 자신을 공격한 신참의 등 뒤로 돌아섰다.

"꽤나 빠른 속도로구만. 하지만, 그런 답답한 기계 덩어리로는 이 몸에게 손 끝 하나 댈 수 없다는 말씀이……."

철컥! 기잉--

순간, 파워 슈츠 어깨쪽의 장갑이 열리더니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건 또 뭐야?"

어깨위로 튀어나온건 작은 구멍이 여기저기에 뚫려있는 기다란 막대기였다.

-미안하지만, 나는 네가 생각하는 신참이 아니다.-

"뭣……."

라이스팅 스타가 다시 입을 열려던 순간,

퓨퓨퓨퓨퓻--

"끄아아아악!?"

기다란 막대기에서 작고 날카로운 형태의 침이 쏘아져나가기 시작하였고, 그것들은 라이스팅 스타의 얼굴과 몸에 박혀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이 개자식이!"

하지만, 하나하나가 죽음에 가까운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했는지, 라이트닝 스타는 황급히 거리를 벌렸다.

"죽여주마!"

신참의 애교스런 반항기라고 생각했었던 라이트닝 스타는 얼굴에 피를 철철 흘려지면서 가면에 피가 물든채로 파워 슈츠를 향해 공격 자세를 취하며 달려들었다.

아니, 달려들려고 하였다.

파치치치---

"크허어억!?"

파워 슈츠의 주인이 손을 펼치자, 그의 몸에 박혀들어간 금속 침의 형태가 낚시 바늘처럼 갈고리 형태로 바뀌었다.

몸 속에서 날카로운 금속체가 살속을 파고드니, 당연히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 라이트닝 스타의 비명 소리 울려퍼졌다.

하지만, 파워 슈츠의 손에서 자기력을 발생하면서 자석같은 효과를 발휘하자, 라이트닝 스타는 몸 안에서 형태가 변형된 금속 침이 딸려나가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으면 몸속이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는 고통을 겪게 되니 말이다.

덥썩!

-잡았다.-

누구도 잡지 못한다는 뉴욕 최고의 스피드 히어로, 라이트닝 스타의 몸을 붙잡은 파워 슈츠의 주인은 그대로 그를 붙잡은 손으로 땅을 내리쳤다.

콰아앙!

"끄아아악!"

콰아앙!

"커허억!"

콰앙! 쾅! 쾅! 쾅! 쾅!

그를 붙잡은 손이 땅바닥을 내리칠때마다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게 된 라이트닝 스타는, 계속되는 고통에 피를 토해가면서 괴로워하였다.

"뭐…뭐야 저건……."

"영웅…아니였어……?"

그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본 경찰들과 시민들은 뉴욕의 히어로인 라이트닝 스타를 공격하는 파워 슈츠의 모습에 얼음처럼 얼어붙었다.

"흐허억! 그…그만…제발…그만……!"

-왜 그러지, 선배 영웅씨? 겨우 이정도 고통도 참지 못하는건가?-

"쿨럭! 쿨럭! 아…아파…너…너무 아파……!"

라이트닝 스타는 거의 반쯤 울듯이 애원하면서 아프다고 호소하기 시작하였지만, 파워 슈츠의 주인은 변조되어 기계음 섞인 음성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의 모습을 즐거워한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목소리의 톤이 올라갔다.

-아파? 당연히 고통스러워야지! 이 세상에는 이보다 더 극심한 고통을 겪어가면서도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영웅이라는 놈들이 이정도 고통도 버티지 못하고 울먹거려!? 그러고도 네 놈이 영웅이냐!-

콰아앙!

"끄아악! 흐헝…흐허허허헝…살려…주세요…죽고싶지 않아아아……"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고통과 함께, 자신을 죽이겠다는 살기로 번들거리는 목소리에서 죽음의 냄새를 맡게 된 라이트닝 스타는 결국 울음을 터트리면서 살려달라고 빌기 시작하였다.

-크큭. 이딴 쓰레기 놈들이 영웅이라고 시민들의 환호를 받다니.-

더이상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파워 슈츠의 주인은 라이트닝 스타를 패스트 푸드점 안에다가 내던졌고, 지금의 참상을 구경하고 있던 모든 경찰들과 시민들을 향해 소리쳤다.

-내 이름은 헬 게이트! 히어로든! 빌런이든! 쓰레기같은 이능력자들을 모조리 지옥속으로 몰아넣을 존재다!-

웅성웅성-

자기 자신을 헬 게이트라고 칭한 파워 슈츠의 주인은 히어로, 빌런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이능력자들을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표하였다.

-이능력자들은 운좋게 큰 힘을 얻게 된 이들이다! 아무런 각오도 없이! 어떤 위험도 없이! 피땀을 흘리는 훈련도 없이 갑작스럽게 큰 힘을 얻게 된 행운아들에 불과하다!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라이트닝 스타의 모습을 봤는가!? 사람들에게 인기 많은 히어로라고 해봤자 죽음에 가까운 고통이 느껴지면 울면서 살려달라고 말하는 보통 사람들과 별반 다를바가 없다! 빌런 놈들은 자신들이 우연찮게 행운으로 얻은 힘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며 살아가는 쓰레기들이다!-

히어로와 빌런 전체를 싸잡아 모욕한 헬 게이트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A4 용지로 열 장에 가까운 내용을 말하고 싶었지만, 계속해서 시간을 끌면 빠져나가기 힘들다고 냉정하게 판단하면서 이쯤에서 말을 줄이기로 결정하였다.

-나는 다시 돌아온다! 같잖은 영웅 놀이에 심취한 히어로들이 등장하면! 단지 행운으로 얻게 된 힘으로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빌런들이 등장한다면! 나는 이능력을 가지지 못한 일반인들을 대표하여 그들을 벌하겠다!-

그렇게 말한 헬 게이트의 등쪽 장갑이 열리면서 거대한 제트팩이 튀어나왔고, 푸른 화염을 토해내면서 한 눈에 봐도 무거운 몸체를 지닌 헬 게이트는 그대로 하늘로 날아 올랐다.

지이잉--

공중으로 날아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한 헬 게이트의 모습은 이내 클로킹 기능을 통해 투명해지기 시작하였고, 인공 위성과 사람들의 눈을 피하면서 유유자적하게 사라졌다.

웨엥- 웨에엥--

그 때, 빠른 이동을 위해 울리는 경찰차 소리와 함께 대 테러 이능력 특수 부대인 X-Force가 등장하였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경찰들은 그들에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한 후에 뒷정리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 날, 이 테러를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있던 기자들에 의해 헬 게이트라는 존재는 뉴욕뿐만 아니라 다른 주에서도 알려지게 되었고, 모든 히어로들과 빌런들을 도발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 작품 후기 ============================

헬 게이트의 무장은 어마무지 하게 많습니다.

앞으로 헬 게이트가 나올때마다 여러가지 무장들이 하나둘씩 개방될 예정.

그런데 어째서 제 주인공인 진우가 싸이코라고 불리우는지 모르겠네요.

얘처럼 말 잘듣고 착한 애가 또 어딨음?

이실리아랑 아키 앞에선 그냥 애교 피우는 (항시 발정중)강아지같고, 다른 젊은 노예들에겐 언제나 함께 울고 웃으며 희노애락을 같이 해주는 (항시 발정중)친구같은 존재고, 애완 동물들도 외모로 차별하지 않고 어떤 형태든지 간에 귀여워해주는 마음씨 고운 (항시 발정중)주인님이잖아요.

타인에겐 조금 냉랭하게 대하거나 난폭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자신의 사람이다는걸 확인만 하면 간을 뽑아가든, 쓸개를 뽑아가든 다 내주는게 진우라는 (항시 발정중) 주인공이잖아요.

진우는 싸이코가 아닙니다.

그냥 내 사람이 아닌 자에겐 자비심이 별로 없는 냉혹한 폭군같은 면이 있고, 내 사람이다 싶으면 뭐든지 다 해주는 부드러운 성군같은 두 얼굴의 사나이쯤?

단지 쑤셔넣을 구멍이 존재하는 암컷이라면 종족이 어떻든지간에 OK 라는게 사소한 흠이지만. 큼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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