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492화 (49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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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중국은 갑작스래 사천 지역을 공격당한것도 분통이 터지는데, 자신들이 괴수를 조종하고 있다는 투르키스탄의 주장을 통해서야 어째서 투르키스탄으로 보낸 자신들의 군대가 무너졌는지 이해하면서 더더욱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위성을 해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력 좋은 해커들을 고용이라도 한 것이라 판단하며 그 부분을 대충 넘긴 중국은 모든 부대에 대 괴수 전용의 무기들을 보급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투르키스탄으로 30만이라는 대군을 날려먹으면서 제 아무리 중국이라 해도 더이상의 증원은 꽤나 힘들어지기 시작하였다.

인원은 넘치지만 그들에게 보급할 장구류와 보급품, 식량 등등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투르키스탄이 괴수를 조종하고 있으니 알아서 기어라, 라면서 협박같은 말을 지껄였으면, 중국은 괴수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부각시키면서 세계의 흐름을 지배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투르키스탄에 대항할 원군을 요청했을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투르키스탄에서는 오히려 '우리는 중국만 없으면 된다. 악의 축인 중국만 없애면 괴수들을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을 전 세계에 공개하겠다.' 라며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세계가 함부로 중국을 돕지 못하게끔 만들었다.

물론, 각 국가의 대사관들이 투르키스탄은 믿을 수 없는 국가임을 주장하려고 노력하면서, 12억이 넘는 시장을 가진 자신들이 이대로 사라지는것은 큰 문제가 생길거라며 회유하였다.

문제는 그 12억의 시장을 이용한 협박이라던가, 중국쪽이 유리한 무역 조항을 만든다던가 라는 식의 깡패짓을 여러 국가들에게 해왔다는 것이다.

애초에 중국의 유통시장은 외국인에게 불합리하게 이루어져있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외국인들이 자기네 나라 상업을 독점하면 안되니까 어느정도 통제가 필요한거 아니겠냐' 라고 생각할법도 하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는 그 도를 심각하게 넘어섰다.

애초에 중국의 마인드가 '우리가 1억을 피해보느니 니들이 1조 피해 보는게 낫다. 싫어? 그럼 니들은 우리한테 뭐 팔아먹을 생각하지 마.' 라는 것인데, 이 상황은 2000년도쯤에 한국이 한 번 당하게 되었다.

중국산 수입 마늘이 급증하면서 국내의 마늘 도, 소매가 크게 하락하자, 한국 정부는 이래서는 우리나라 마늘이 다 죽어버리겠다 싶어 세이프가드를 조치하였다.

세이프가드 라는 것은 특정상품의 수입급증으로 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수입제한 조치로, 타국의 산업따윈 상관하지 않고 무역을 하면 당연히 세계가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 무역에 소극적으로 될 것이라 판단한 WTO(세계무역기구)에서 도입한 시스템이다.

중국은 한국이 감히 자신들에게 세이프가드를 조치하면서 마늘 수출을 막자, 이에 보복하듯이 한국의 휴대폰과 폴리에틸렌을 전면 수입 금지령을 내렸다.

세이프가드에 대한 보복 조치는 당연히 국제 규정에 어긋난 일이다.

세이프가드를 조치했는데 '내 수출길을 막아? 니도 그럼 이거 나한테 팔지마' 라는 보복 조치를 허용하면 당연히 세계 무역의 활성도가 늦춰질테니 말이다.

문제는 당시의 중국이 WTO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은 WTO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한국쪽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니 중국쪽에서는 세이프가드의 조치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자신들에게 불합리한 보호무역조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중국은 '너희들의 피해가 정말로 우리 때문인지 입증해라' 라고 주장하였으나, 당시의 한국은 이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여 중국에게 주도권을 내줘야만 하였다.

국제 관계 따윈 상관하지 않는 이러한 중국의 행보는 주변 국가들에게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설마 누가 자신들에게 위기감을 느끼게 만들거라곤 상상도 못한 중국은 그 후폭풍을 지금와서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중국의 정식 구원 요청을 받은 각 국의 지도층은 생각하기 시작했다.

괴수에 의한 피해 vs 중국 무역의 봉쇄

어느쪽이 자신들에게 더 이득일까, 라고 생각한 지도층들의 마음은 쉽사리 어느 한 쪽을 고르지 못하였고, 이러한 상황에서 투르키스탄 또한 움직이기 시작했다.

투르키스탄에서 파견된 대사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는 그들을 향해 이렇게 주장하였다.

"중국을 멸망시킨 후, 우리 투르키스탄은 중국에게 압박받던 모든 소수 민족들을 해방시킴으로서 새로운 연합 형태의 국가를 이룰 것입니다. 물론, 그 수를 다 해도 중국보단 작으니 시장의 크기는 축소될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거기서 플러스 하여 괴수에 의한 피해로 입은 금액, 그리고 괴수를 방비하기 위해 쓰이는 세금의 비율을 생각해주십시오."

즉, 자신들이 중국을 멸망시킨 이후에 괴수들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켜주면서 얻게 될 시너지 효과까지 계산해달라는 것이였다.

이러한 투르키스탄의 행보에 의해 각 국의 지도자들은 더더욱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하였고, 그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중국으로 보낼 원군의 규모조차 갖추지 못한 곳이 태반이였다.

아니, 몇몇 국가에서는 아예 투르키스탄에게 원군을 보낼테니 자신들에게만 우선적으로 괴수의 통제 방법을 가르켜달라고 하는 곳도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괴수에 의한 피해, 사람들의 공포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였다.

한국은 부족한 이능력자의 숫자에도 불구하고 나름 잘 대처하지 않았냐고?

그건 한국 정부가 잘 대처한게 아니라 하린이 잘 대처한 것이다.

8등급의 S랭크 이능력자인 하린이 위험한 괴수들을 모두 해치우다보니, 다른 등급이 낮은 이능력자들은 자기네 수준과 맞는 괴수들만을 상대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하린이라는 그늘 덕분에 한 사람분의 역할을 맡을 수 있게끔 착실히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다가 한국은 수도라 할 수 있는 서울에 50% 이상의 경제가 집중된 국가다보니, 하린이 서울을 철통처럼 지키면서 괴수에 대한 피해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였다.

그녀가 진우의 노예가 된 이후로 가벼운 성격을 가진것도, 어린애처럼 어리광을 피우는것도, 그만큼 어린 아이로서 누군가에게 보살핌받을 시간도 없이 온갖 이능력 범죄와 괴수들을 상대해야만 했었던 인생의 반작용이다.

어쨌든, 중국 정부의 요청과 투르키스탄 대사들의 설득으로 상당한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 예상한 삼태극은 곧바로 다음 계획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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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르르르르르----

"오…온다……!"

서장 자치구, 다른 말로는 티베트 자치구.

하지만, 말만 자치구일 뿐이지, 티베트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으며, 시민들은 합법적인 평화 시위조차 할 수 없는 중국의 땅이나 마찬가지다.

이곳에 있는 군대들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함이 아니라 티베트인들이 시위를 하면 무력으로 해산시키기 위함이다.

만약, 한국에서 군대가 시위자들을 해산시키면 군국주의니, 군사 제국의 탄생이니 온갖 언론의 철퇴가 가해졌겠지만, 이 곳에서 그런말을 해봤자 '나는 제발 맞아 죽고 싶어요' 라고 지껄이는 것에 불과하다.

티베트인을 억압하기 위해 파견된 중국군은, 저 멀리서 거대한 흙먼지를 휘날리며 이쪽으로 진격해오는 군세의 모습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사천 지역에서 대충 얻을건 모두 얻은 투르키스탄은 곧바로 병력을 모아 티베트 자치구로 향하였다.

그 숫자는 투르키스탄의 전 병력.

그들은 사천 지역을 무력화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사천 지역을 점령하기 위한 최소한 병력조차 남기지 않은채 티베트로 진격을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괴수들이 움직일때마다 인공 위성을 해킹했었던 투르키스탄이 이번에는 해킹을 시도하지 않으며 대놓고 움직였다.

물론, 중국뿐만 아니라 해킹당한 인공 위성의 국가들은 해킹될때마다 코드를 바꿔보고,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등의 대책을 세웠으나, 지하드의 시스템과 페리샤의 두뇌, 그리고 그녀를 보좌하는 마스지드의 인공지능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엔 해킹을 하지 않고 당당하게 움직이는 투르키스탄의 행보에, 중국 정부는 이제 더이상 해킹을 하지 못하거나 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어쨌든, 투르키스탄이 티베트 자치구로 움직이는 모습이 발견되면서 중국 정부는 다시 한번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어째서 사천 지역을 점령하지 않은거지?

적의 영토를 점령하였다면 당연히 점령을 유지하기 위한 병력을 남겨둬야 정상이다.

그런데 대체 왜?

그렇게 고민한 끝에, 중국 정부는 투르키스탄의 행보에 답을 내놓을 수 있었다.

-놈들은 영토 전쟁을 벌이는게 아니다. 인종 말살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인종 말살전을 주장했었던 하리셴 무캄.

그 때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호쯤으로 생각했었지만, 그게 아니였다.

투르키스탄은 영토를 얻으려고 하기 보다는, 중국 자체를 공격하는 것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였다.

티베트 자치구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중에서 머리가 좋은편인 사람들은, 투르키스탄이 전 병력으로 자신들을 공격하기 위해 몰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러한 사실을 깨닫았다.

그렇기에 공포에 질릴 수 밖에 없었다.

저들은 포로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저들은 영토를 얻기 위한 민심 잡기 따위에 시간을 쓰지 않는다.

저들은 단지 자신들을 죽이는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살인광들이다!

티베트 자치구의 모든 중국군은 자신들이 가진 무기와 인원을 최대한 끌어모으면서 방어하기 쉬운 지형을 요새화하였다.

이제 적당한 거리까지 온다면 자주포, 다연장 미사일, 기타 등등의 모든 포격을 쏟아부어 적을 공격하는 것 뿐이다.

"응? 그런데 숫자가 너무 적은데?"

"분명 괴수들도 같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데 뭔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한 중국군은 망원경으로 먼지 구름을 날리며 이쪽으로 진격해오는 적의 숫자를 확인해보았다.

"어……? 줄었…어……?"

최초, 정찰별의 보고에 의하면 투르키스탄 보병의 숫자는 대략 1만, 괴수의 숫자는 크기가 워낙 제각각이라서 측정하기 쉽지는 않지만 최소 500 이상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흙먼지를 휘날리며 진격해오는 적의 숫자를 다시 확인해보니, 이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지프같은 전술 차량과 드문드문 보이는 괴수들이 전부였다.

쿠드드드드드---

"지…지진이다!?"

"하필이면 이 때!"

사천 지역을 공격할 때, 지하드에 의해 모든 통신 수단과 인공 위성을 해킹하면서, 중국쪽은 아직도 어떻게 투르키스탄의 병력이 들키지 않고 사천 지역을 공격하였는지 알아내지 못하였다.

그렇기에 지금의 지진을 향해 '하필이면' 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콰아앙!

"끄악!?"

"!!"

뒤이어 지진이 멈추면서 땅이 솟구쳐 올라가면서 동시에 전차가 지나갈 수 있을법한 땅굴이 생성되었다.

"괴…괴수들이다!!"

"땅굴이다! 땅굴로 오고 있!"

콰앙! 콰앙! 콰아앙!

병사들과 장교들의 비명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흙덩어리와 거대한 땅굴들 안에서 기어나오는 괴수들.

"빌어먹을……! 이래서는 백만이든 천만이든 당해낼 수 없잖아……!"

현대 병기들은 기본적으로 '더 강하게, 더 정확하게, 더 멀리' 를 추구하고 있다.

즉, 백병전은 아주 특수한 상황이거나 전장에서만 통용되는 전투로, 현대의 모든 군대가 추구하는 이상향과는 거리가 먼 전투 방식인 셈이다.

하지만, 적들은 그런점을 노리면서 자주포든, 다연장 미사일이든, 곡사포든, 어쨌든간에 멀리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모든 현대 병기의 방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었다.

괴수들의 압도적인 스펙을 이용한 근접전.

이거라면 아무리 강력한 화력을 가지고 있든지 사용이 불가능하고, 농담이 아니라 이런 방식의 전투 방식을 당한다면 전 세계의 군대가 최신 병기를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힘을 합쳐도 상대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적은 괴수들을 이용한 특수한 전장을 만듬으로서 강제적으로 중세식 보병들의 싸움을 강요하게 만들고 있으니까!

"끄악!"

"끄아아아!"

콰직! 와드드득!

사방에서는 괴수들에 의해 병사들이 물어뜯겨 죽어나가며, 각종 최신식 현대 병기들이 힘 한번 쓰지 못한채 망가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이럴줄 알았다면 차라리 도심 한 가운대를 요새화하여 농성했어야 했는데!!

한 중국군 지휘관은 눈 앞에서 펼쳐지는 지옥같은 풍경속에서 후회하였다.

그 때는 투르키스탄이 이미 티베트 내부의 저항 세력과 손을 잡았을 것이라 판단, 시가전을 벌이면서 싸운다는 것은 언제 적으로 돌변할지 모르는 폭탄들에게 포위당한채 싸운다고 생각했었고,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다.

그런데 오히려 최선이라 생각한 이쪽의 수가 최악의 수였다니.

"신은…우리를 버린건가……."

지금까지 중국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한 지휘관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힘없이 중얼거렸지만,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의 시선에 거대한 뱀이 아가리를 쩌억 벌리며 그를 단번에 집어삼켰다.

부대 내에는 이능력자들도 다수 존재하였지만, 천여마리나 되는 괴수들의 집중 공격 속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작은 저항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삼태극의 전략은 매우 심플합니다.

'포격전만 피하자'

서로 원거리에서 포격을 날려대는 소모적인 전투는 피하고, 반드시 텔레포트 시스템을 이용한 기습의 묘를 살리는 기습전, 혹은 땅굴을 파서 괴수들로 하여금 온갖 현대 병기들을 무효화시키는 백병전이 삼태극의 필승 전투법입니다.

근데 이것밖에 답이 없는게 삼태극의 현실이지만요 -_-ㅋㅋ

참고로 위에 설명한 마늘 분쟁은 진짜 있었던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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