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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중국의 철저하다 못해 폭력까지 동원한 정보 통제로 인해 투르키스탄이 자신들을 해방시켜주기 위해 군대를 이동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티베트 인들은 처음보는 군대가 들어서자, 갑작스런 군사 집단의 출현으로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들을 '아시아 해방부대' 라며 자칭하며, 중국을 멸망시켜 약소 민족들을 해방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목표라고 주장하였다.
처음에는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하면서 분위기 파악에 들어갔고, 머리 회전이 빠른 몇몇은 중국이 일부러 연극을 하여 밑바닥에 깔려서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는 저항 세력들을 낚기 위한 연극이라고 판단하였으나, 그들의 다음 행보는 모든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참고로 투르키스탄의 임시 총리, 하리셴 무캄이 티베트에 있는 모든 중국 시민들에게 퇴거 명령을 내렸지만,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 라고 생각하거나 티베트 자치구에서 재산을 불린 이들은 자신들의 모든 기반이 여기에 있기에 정부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이들이 많이 있었다.
애초에 중국에서 이주시킨 중국인들이다. 모든 생활 기반이 티베트에 몰려있는데 자기 재산을 다 내려놓으라고 하니 당연히 거부 반응이 생기는건 당연한 처사.
게다가 그들은 중국군의 힘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기에 도주보단 체류를 선택하였다.
그러한 중국인들이 많이 남아있는 가운대, '아시아 해방부대' 의 다음 행보는 모든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중국인들을 마구잡이로 거리로 끌어오더니, 그들을 공개 처형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죄인이나 무고한 티베트 사람들을 잡아서 쇼 하는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실제로 티베트 자치구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들임이 알려지게 되었다.
게다가 한 두명만 잡아서 공개 처형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중국인이기만 하면 무조건 잡아놓고 공개 처형을 시작하니, 티베트인들은 '아시아 해방부대' 라고 자칭하는 이들이 정말로 중국을 멸망시키겠다는 각오로 이 곳에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였다.
시민들은 더이상 자신들을 총칼과 대포로 협박하던 무서운 중국군이 사라지는대신, 총구를 중국인에게 향해있는 군대의 보호를 받게 되자 억눌린 복수심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툭하면 폭력으로 억압당하던 괴로움을 받고 있던 티베트 사람들은 쇠파이프나 나무 방망이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무기들을 구하고선 중국인 거주 지역으로 쳐들어가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런 목숨의 위협으로 잠재되있던 이능력이 발동되는 이들이나, 이능력자를 고용하여 경호를 맡긴 부자들은 그런 그들의 공격을 손쉽게 격퇴하였지만, 일단 그러한 정보만 알려지면 '아시아 해방부대' 의 부대원이 곧바로 찾아가 이능력자들을 사살하였다.
개중에는 일반 부대원이 상대 못하는 강력한 이능력자들이 존재하였으나, 그런 이들은 아시아 해방부대에서 보낸 '간부' 들이 가볍게 처단하면서 중국인들을 공격하는데 지장이 생기는 방해물이 사라졌다.
성질 급한 몇몇 시민들은 아시아 해방부대원들에게 해방부대에 지원할테니 자신들에게 싸우는 방법을 훈련시켜주고 무기를 쥐어달라며 간청하기까지 하였다.
투르키스탄에서 보낸, 자칭 '아시아 해방부대' 는 공식적으로 티베트가 중국의 압제로부터 해방되었음을 선언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우려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인도, 티베트 망명정부.
티베트의 망명정부는 세계 곳곳을 직접 돌아다니며 각 국의 수장들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여러 국가들이 인정하는 공식적인 정부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렇다고 티베트 망명정부의 건물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부와 생각하면 매우 큰 오산이다.
쉽게 말해주자면 티베트 망명정부의 건물 크기는 우리나라의 중형 도서관보다 작은 크기이며, 경제부, 교육부, 내무부, 보건부 등등, 일단 있을것은 다 있지만 실상 직접 확인해보면 아주 작은 소형 빌라보다도 못 한 크기와 내부 환경을 지니고 있다.
어쨌든, 그 망명정부에서 달라이 라마와 각 관료들은 한 자리에 모여 경악한 얼굴로 TV의 화면을 보고 있었다.
"맙소사……. 이…이건……."
지금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느긋함을 잊지 않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대화법을 사용하던 달라이 라마는 화면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에 입을 틀어막으며 말문을 트지 못하였다.
중국의 손때가 묻어 발전한 도시 여러곳에서는 중국군을 공격한 아시아 해방지구의 병사들이 나눠준 무기들을 가지고 있거나, 날카로운 쇠붙이나 충분히 흉기로서의 가치를 지닌 무기를 지닌채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피가 흥건하게 묻어져 있는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 아시아 해방부대는 중국의 압제로부터 티베트를 해방하였다! 정당한 명분으로 남의 땅을 식민지화 시키고 침탈하는 제국 주의가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은 우리 모두가 하나된 민족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이유로 우리들의 땅을 강제로 침탈하며 빼앗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우리들은 그 억지로부터 분노하여 일어선 독립군이다! 우리의 목표는 두 개! 이 아시아 지역에 모든 중국인들을 말살하고! 소수 민족들만의 연합 국가를 이루어내 모두가 힘을 합쳐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이다!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고한다! 우리들의 목표는 오직 중국이다! 자신들이 최고라는 사상을 가진 중국이 전 세계를 아우르는 힘을 가진다면 어떤 문제가 생기겠는가! 1,2차 세계 대전 따위는 준비 운동밖에 안되는 엄청난 피해가 퍼져나갈 것이다!-
"안 돼……. 이런 방식으로는…이런건……."
라마는 자신의 머리를 두 손으로 싸매며 힘없이 중얼거렸고, 그와 동시에 그들 뒤쪽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방식으로 뭐가 안된다는 겁니까?"
"!!"
모두가 화들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그 곳에는 험상궂은 인상이 노인, 아수라가 씨익 웃어보이고 있었다.
"나마스테, 달라이 라마."
나마스테라는 것은 인도인들의 인사다.
즉, 아수라는 달라이 라마에게 인도식 인사를 하면서 인도 지역에서 안주를 하고 살아가는 그를 비꼰것이다.
"델렉!"
"그 이름은 버렸습니다. 제 이름은 아수라입니다."
델렉 욘바라는 이름을 버리고 아수라임을 자칭하는 그의 모습은 능글맞다 못해 매우 여유로워 보였다.
그에 비해 달라이 라마는 인상을 찌푸리고 있으니, 예전에 이상의 차이로 결별을 선언하고 헤어질때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이다.
"자네가 지금 무슨짓을 저질렀는지 알고는 있는겐가!"
"예. 왜 모르겠습니까? 중국의 압제로부터 우리 티베트인을 해방시켰지요. 오, 마침 우리들이 활약하고 있는걸 보고 계셨군요."
아수라는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 하였고, 건물 안에 배치된 경호원들은 어째서 바깥쪽을 경계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연락이 없는지 의아해하면서도 일단 총을 꺼내들었다.
"워워, 진정하게. 나는 그런 딱총에 맞아 죽을만큼 연약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자네들의 공격에 나도 모르게 살계를 열지도 모른다네."
그리고선 살기를 나지막하게 피우기 시작하자, 경호원들과 주변 각료들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안색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살기를 마음대로 조정한다는건 그야말로 무술로서 달인의 경지.
거기다가 분노와 증오로 점칠된 인생을 살아온 아수라의 살기는 일개 경호원들에겐 받아내기가 힘겨웠다.
아수라는 자신의 앞을 막는 경호원들을 부드럽게 밀어내면서 안쪽으로 향하였고, 대담하게도 달라이 라마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
-나는 아시아 해방부대의 티베트 대표, 델렉 욘바라고 한다!-
그 때, TV에서 아수라의 모습이 나타났다.
"후하하하핫! 이거참, 내가 방송에 나온걸 TV로 보니 기분이 꽤나 묘하군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달라이 라마께서도 이런 기묘한 기분을 꽤나 많이 느껴보셨겠지요? 아참, 참고로 공식 석상에서는 아수라라는 말을 하기엔 많이 부끄러워서 일시적으로 제 이름을 사용한겁니다."
진우처럼 중2병력力이 없는 아수라는 멋쩍다는듯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어루만졌다.
달라이 라마는 아수라가 무슨 말을 하려고 TV에 나왔는지 궁금했기에, 일단 입을 다물고 시선을 화면쪽으로 향하였다.
-우리 티베트와 아시아 해방부대의 원조인 투르키스탄은 서로 문화와 생활 방식 자체가 다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서로 완전히 남남일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너는 너, 나는 나 임을 주장하는 아수라.
-하지만! 중국은 자신들이야말로 세상의 중심이라 하며 우리들이 모두 자기네 민족이라고 되도 않는 소리를 지껄이면서 힘으로 우리를 핍박하고 강제하였다! 거기다가 우리들의 피를 엷게 만들기 위해 중국인들을 이주시켜서 티베트와 투르키스탄 민족 자체를 없애려고 한다! 우리들은 하나가 아니되 하나다! 서로 다른 민족, 다른 문화, 다른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으나! 중국의 압제로부터 함께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이며, 그렇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와라! 당신이 이능력자가 아니여도 좋다! 팔다리가 없는 장애인이여도 좋다! 싸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떤 조건을 따지지도 않고 싸울 수 있는 방법과 무기를 주겠다! 중국을 멸망시켜 우리들만의 문화! 우리들의 자손! 우리들의 삶을 지키는 것이다! 언제까지 세계가 해결해줄 것이라 믿고 있는가! 우리들의 문제는 결국 우리들이 해결해야 한다! 남이 해주겠거니 하면서 타인의 도움을 기다려봤자 우리들에게 남는건 굴욕의 세월뿐이다! 싸우자! 투쟁하자! 민족 여하를 따지지 않고 우리 모두 중국을 멸망시켜 우리들만의 삶을 되찾자!-
원래 아수라는 그리 말재주가 깊은 인물은 아니였지만, 지금까지 약자로서 살아와야만 했던 억압과 분노를 이해한 진우와 페리샤가 연설물을 만들어줬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의 요점만 골라 들어간 덕분에 두세번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외울 수 있게 되었다.
거기다가 중국을 향한 분노로 얼룩진 그의 연설은 티베트인이라면 감정이 울컥해질 수 밖에 없는 마력을 품고 있었다.
그렇게 아수라의 연설이 끝나면서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자, 조용히 듣고 있던 달라이 라마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대체…대체 어쩌자고 이런짓을 하는겐가……."
"어쩌자고? 그렇다면 달라이 라마님의 고견에 되묻겠습니다.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겁니까?"
"중국은 넓고 강하다네. 게다가 모두 다 합해서 12억이나 되는 인구수를 자랑하지."
"……."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재확인시켜준 달라이 라마였지만, 아직 그를 향한 존경심이 남아있는 아수라였기에 조용히 입을 다물면서 그의 설명이 끝나길 기다렸다.
"아마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겠지. 아시아 해방부대라고 하니까 적당히 소수 민족들만 독립시켜주고 중국과 협상해서 자신들이 살아갈 터전을 되찾고 끝이라고. 중국의 인구수좀 줄어들고 영향력과 영토를 빼앗기면서 끝날거라고. 나도 솔직히 말하자면 방금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네."
그리고선 달라이 라마는 아수라의 매서운 두 눈빛을 정면으로 응시하였다.
"하지만, 나를 찾아온 자네의 얼굴을 본 순간, 그리고 자네의 눈빛을 확인한 순간, 나는 깨닫고 말았지. 자네는 그 정도에서 멈출 생각이 없다는 것을."
"크…크크크…크하하하하핫! 역시! 역시나 라마님은 당해낼수가 없군요! 설마 눈빛을 보자마자 저의 진의를 깨닫다니, 정말로 라마님은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사람임이 분명한듯 합니다."
아수라는 달라이 라마를 절대로 얕볼 수 없는 사람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웃어보였다.
"예, 맞습니다. 저는, 아니, 아시아 해방부대는 모든 중국인들을 말살하기 전까지 투쟁하고 싸울겁니다."
"12억의 인구를 모두 죽이겠…아니, 그보다 이미 해외로 빠져나갔거나 거기서 터를 잡은 중국인들까지 죽이겠다는겐가?"
"솔직히 말하자면 외국으로 빠져나간 중국인들은 어쩔 수 없지요. 지금 당장은 중국땅 안에 있는 10억 이상의 중국인들부터 쳐 죽이고 난 후, 힘을 키운후에 전 세계에 선포할 예정입니다. 중국인을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너 또한 적이다. 라고 말입니다."
"지금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겐가!!"
달라이 라마는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아수라의 주장에, 망명 정부를 이룩한 이후론 누군가를 부를때 빼고는 큰 목소리를 내뱉지 않던 달라이 라마의 목소리가 분기를 지닌채 울려퍼졌다.
미쳤다.
이건 그냥 미친게 아니라 제대로 미쳤다.
"전쟁을 벌이다니요? 우리는 단지 중국인만 내놓으라고 협상하는겁니다."
"그게 전쟁이네. 아무리 강대국인 미국이라 해도 그렇게 대놓고 협박을 하면 세계 전체에게 공분을 맞는다네."
"하지만 누구도 미국을 향해 공격하지 못합니다. 그게 강대국이라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자네 또한 그러한 강대국을 만들겠다는 건가?"
"예. 그렇게 만들겁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시일 내에."
그렇게 서로를 노려보는 두 노인의 기세로 인해,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였다.
아니,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였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겐가. 저런 군세는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게 아냐. 대체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일을 했기에 저런 군대를 만든거지?"
"그런건 싸움 자체를 피하려는 달라이 라마님께서 아실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애초에 저는 마침 어떤 목적을 이곳을 찾아온 김에 라마의 얼굴이나 보고 가자 싶어서 왔을 뿐이지요."
달라이 라마는 아수라가 말하는 '어떤 목적' 이 무엇인지 단번에 눈치챘다.
"안 돼!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중국에게 땅을 빼앗기고 인도의 땅에서 난민촌을 이루어 살고 있는 불쌍한 사람들이지요."
중국으로부터 땅을 빼앗길때, 달라이 라마를 따라 인도쪽으로 피신한 티베트인들은 난민촌 생활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인도가 그들을 받아주면서 최소한 여기저기 내쫓기지 않는 삶의 터전을 얻게 되었지만, 그래도 궁핍하고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건 분명했다.
"이 난민촌을 이루고 나서 태어난 세대의 아이들에게 티베트 땅을 밟게하고 '이 곳이 우리의 고향이다' 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까? 라마님께서 우리들의 풍습, 문화를 지키려는 의도는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의 땅을 밟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자네는 그런 우리들의 땅에 피를 스며들게 하고 시체로 산을 쌓아두겠지. 그런곳을 우리 자손들에게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겠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피와 시체는 우리들이 투쟁하여 얻기 위해 어쩔 수 만들어야만 했으니까요. 아니, 저는 오히려 당당하게 내놓을겁니다. 우리들의 땅을 강제로 침탈한 적을 죽였다는 일종의 트로피처럼 말이지요."
"허어……."
달라이 라마는 아수라가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되었음을 직감하게 되었다.
"어쨌든, 저는 우리 티베트 난민촌을 돌아다니면서 설득할겁니다. 계속 남의 땅에 빌붙어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우리들의 땅을 다시 한번 되찾기 위해 투쟁하겠는가, 라고 말입니다. 이미 티베트 자치구에 살던 사람들은 중국인을 하나라도 더 죽이기 위한 투쟁을 위해 지금도 많은 인원이 자원하고 있고, 그 들이 사용한 무기들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생각하십시오. 아시아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소수 민족들이 중국의 압제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티베트를 해방하고, 나아가 중국 전체의 모든 소수 민족들을 해방하기 위해 투쟁을 하고 있는겁니다. 언제까지 타국의 온정에만 기대면서 살 생각입니까?"
원래 난폭한 성격의 아수라였지만, 오랜 시간동안 이 망명정부를 유지해온 관료들의 노고를 알고 있었기에 부드러운 존댓말을 하면서 다 함께 투쟁을 하자고 설득하였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계속해서 타국의 온정에 기대며 장수하길 빕니다. 나마스테."
장난기 가득한 비꼼을 마지막으로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건물 밖에 빠져나가는 아수라의 뒷모습에서 풍겨져오는 살의를 느낀 달라이 라마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고 말았다.
"자네는 지금 겉으로는 정당한 투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 하지만, 나에게는 그 포장 너머에서 강렬한 증오와 살의가 느껴진다네. 자네는 피를 바라고 있어."
아수라는 달라이 라마의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었고, 이내 목을 뒤쪽으로 향하며 지금까지 감춰왔던 광기어린 미소가 넘실거리는 얼굴의 반쪽을 보여주었다.
"역시 달라이 라마님께는 대화로는 이길 수 없군요. 크크큭!"
자신의 내면을 단숨에 꿰뚫는 달라이 라마의 모습에, 아수라는 큭큭 거리며 난민촌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말로는 발걸음을 옮겼다 이지, 순식간에 모습이 사라지면서 그 후폭풍으로 먼지가 퍼져나갈 정도였다.
"…이제는 전 세계의 안위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온 것 같구나……."
달라이 라마는 아수라와 그의 집단이 앞으로 일으킬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를 걱정하였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게끔 기도하는 것이였다.
============================ 작품 후기 ============================
크...크크크...대단하구나...5일 연속 야근이라...이건 또 새로운 패턴이라서 익숙해지느라 글을 쓰는 패턴을 재정립해야 할 정도였어...
어쨌든 너는 5일 연속 야근을 감당해냈으니 맛있는 양념 족발을 시켜먹을 자격이 있어! (거울에 비친 나 자신을 보며)
고로 먹고 싸고 놀다 잘테니 여러분들도 즐거운 불금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