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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중국 전역에서 일어난 테러는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투르키스탄은 자신들은 이번 사태에 관여한 것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괴수를 조종할 수 있는 투르키스탄이 아니라면 지금의 상황은 이루어질 수 없었기에 그들의 테러로 단정짓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듣도보도 못한 수수께끼의 괴생물체가 나타난 지역에서만 괴수 무리가 준동하였다는 공통점에 의해, 새로운 종류의 괴수가 탄생했다거나 중국과 투르키스탄의 전쟁을 이용하려는 삼태극의 음모라고 보는 이들도 존재하였다.
그렇게 사람들은 갑론을박을 펼치며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려 들었지만, 투르키스탄은 자신들에게 혐의가 쏠리는것을 막기 위해 자중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운남성을 공격하고자 병력을 움직이고 있었다.
모든 병력을 중국으로부터 노획한 수송용 트럭이나 군용 차량들을 이용하여 탑승, 사흘동안 이뤄진 강행군을 통해 운남에 도착한 아시아 해방부대는 이미 만신창이가 된 운남 지역을 공격하였고, 민간인이고 군인이고 가리지 않으며 중국인이면 모조리 쓸어버렸다.
인간들을 공격하던 괴수 무리들은 아시아 해방부대가 함께 대려온 강대한 괴수들이 살기를 내뿜으면서 간단히 내쫓았고, 오히려 적을 공격하기 위해 마치 양치기마냥 몰이하듯이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번화가쪽으로 유도하기도 하였다.
문제는 이번 공격부터 삼태극의 잔재를 남기지 않고자 오로지 아시아 해방부대의 힘만으로 공격을 하였고, 전파 교란, 통신 장악 등, 지하드가 존재해야만 가능한 정보 조작이 불가능해지면서 이들의 대학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천성에 일어난 학살의 규모와 잔학성이 더 크지만, 그쪽은 정보 통제가 제대로 되었기에 내부의 소식을 알 수 없는 상태였다.
어쨌든, 사천 지역의 학살보다는 그 급이 매우 낮은 학살이였지만, 전투중에 본의치 않게 일반 시민을 공격한것만 해도 난리법석인 현대에서 군인과 시민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아시아 해방부대의 이러한 행동은 세계로부터 공분을 사기엔 충분했다.
허나, 아시아 해방부대는 이번만큼은 자신들이 증오하던 중국을 철저하게 본 받았다.
외국에서 뭐라고 지껄이든지간에 무시하고 자신들의 행동을 밀어붙이는 것.
어차피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진다.
중국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외부에서 자신들의 행동에 불만을 가지든, 욕을 하든, 개의치 않고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밀어붙여왔다.
지금의 중국은 사태가 불리해지자 외국의 동정 여론을 자신들에게 모으기 위해 난리였지만, 중국을 향한 증오로 점칠된 아시아 해방부대는 '우리의 적은 오로지 중국뿐이다. 중국을 돕는다면 그들 또한 적이다.' 라는 입장을 고수할 뿐이였다.
그제서야 세계는 아시아 해방부대가 정말로 중국을 '멸망' 시키려고 작정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현대에선 아무리 작다해도 한 국가가 멸망하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아시아 해방부대의 크기와 중국의 크기는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람들은 중국의 영토가 크게 줄어들고, 거기에 따라 영향력 또한 약화될 것이라 판단하였지만, 아시아 해방부대가 정말로 중국 자체를 멸망시키려 들려고 하자 그제서야 발등에 불이 지핀것처럼 대책을 논하기 시작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은 치사하고 더러운 꼴을 많이 겪긴 했지만,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건 분명하기 때문이다.
군인과 시민을 가리지 않고 중국인이라면 무조건 죽이고 보는 아시아 해방부대의 만행은 타국이 개입할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되었지만, 중국 전역에서 일어난 괴수 무리의 습격이 투르키스탄의 행보임을 반쯤 확신하고 있는 각 국가들은 쉽사리 병력을 파견하지 못하였다.
만약, 병력을 파견해서 아시아 해방부대를 궤멸시킨다 해도, 상황이 불리해짐을 눈치챈 투르키스탄이 자취를 감추고 복수를 위해 괴수 무리를 이용한 테러를 자신들의 나라에다가 가한다면?
최악의 상황에는 국가로서의 기능이 마비될 정도의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노릇이다.
그 증거로 미국과 러시아에 버금가는 중국조차 군사 체계가 무너질 정도의 타격을 받고 있잖은가.
그렇게 전 세계가 파병 문제로 갈팡질팡하고 있을 무렵, 이 움직임을 읽은 페리샤는 남궁 신과의 대련을 마무리짓고 아시아 해방부대의 타격대이자 삼태극의 대표자로 움직이던 아수라에게 이 사실을 전하면서 베이징으로 북상하도록 지시하였다.
현재 중국 전역에 일으킨 괴수 테러는 베이징을 포함한 인근 지역만이 간신히 정리가 가능한 상황이였기에, 타국이 개입하면 일이 귀찮아지니 최대한 빠르게 중국의 지도층을 처리하거나, 수도를 점령하면서 괴수 무리를 처리한 정예군을 처리하는 것이 목표였다.
즉, 현재 적이 운용 가능한 장기말을 최대한 줄이고 보겠다는 뜻이다.
체스나 장기에서는 왕을 잡으면 게임 끝이지만, 실제 전쟁에서는 최고 명령권자가 죽는다면 그 아래 직위의 책임자가 지휘권을 잡는다.
그러니 최소 중령급 이상의 지휘권자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죽일 수 있는게 아니거나, 국지전이 아니라면 차라리 적이 사용할 수 있는 말의 숫자를 최대한 줄여놓는게 승리의 방법이다.
거기다가 페리샤는 남궁 신을 지원을 보내면서, 니시죠 박사의 약물로 괴수로 변이된 괴수들 중에서 쓸만한 괴수들을 빠르게 세뇌시켰다.
원래는 고독을 써서 이쪽의 명령을 받도록 하는게 이상적이지만, 이게 은근히 시간이 걸려야 완벽하게 복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행동이 단조로워지는 단점을 감수하면서라도 세뇌 마법을 통해 이쪽의 전력을 불려나갈 계획인 셈이다.
중국 또한 아시아 해방부대가 각지에서 괴수 문제로 군대가 제 역활을 못하는 상황을 이용하여 거침없이 북진해오자, 베이징과 근처의 군대를 모으며 중국 최대의 무술집단, 정무맹에게도 지원을 요청하였다.
정무맹은 중국 정부의 공식 지원 요청을 수락, 정무맹 내에서도 최정예의 무술가들을 지원하면서 아시아 해방부대를 지워버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운남성에서부터 북진해 올라오는 아시아 해방부대.
베이징을 시작으로 인근 지역의 괴수 무리를 퇴치하고, 가용 가능한 병력을 모으기 시작하는 중국.
아시아 해방부대는 규모가 매우 작다보니, 단 한번의 패배로 모든것을 잃을 수 있다.
중국은 아직 괴수 무리에 대한 피해로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 지역이 많기에, 아시아 해방부대에게 패퇴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패배는 곧 죽음.
증오와 적의로 서로의 존재 자체를 말살하려는 두 세력이 중국 전체의 운명을 건 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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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는 꽤나 많은 메이저 빌런들이 본부를 두고 있다.
미국의 경제적 수도이고, 항구가 밀무역에도 용이한데다 슬럼가의 규모도 크다보니 돈이 될만한 건덕지가 널리고 널렸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
왠 밀무역이냐 싶겠지만, 뉴욕은 꽤나 많은 마약 밀무역과 불법 이민자들을 잔뜩 실은 상업선이 자주 들락날락 거린다.
당연하게도 NYPD(뉴욕시 경찰청)에서도 이러한 밀무역과 불법 이민선을 잡아들이지만, 계속해서 이런 불법적인 일이 계속해서 행해진다는 것은 성공 확률도 나름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
안그랬으면 항구쪽은 사용 안하고 육로쪽을 사용했으리라.
어쨌든, 수많은 빌런들이 있기에, 그만큼 많은 히어로들이 존재하는 도시인 뉴욕은 나름의 밸런스를 잡아가고 있었지만, 그 밸런스를 부수는 존재가 등장하였다.
콰아앙!
늦은 밤, 부둣가의 한 창고.
그 안에 있던 검은 정장 차림의 남성들과 청바지나 면티로 대충 입은듯한 험상궂은 남성들은 창고 문을 부수면서 나타난 거대한 크기의 파워 슈츠에 깜짝 놀랐다.
"헬 게이트!"
"씨발! 어디서 냄새를 맡은거지!"
3m에 가까운 거대한 크기와 덩치를 지니고 등에 거대한 해머를 등진 헤비 파워 슈츠가 등장하자, 창고 안에 있던 남자들은 총을 꺼내들며 침입자를 향해 공격하였다.
타타타타탕-!
휴대가 편한 권총이나 서브 머신건으로 난사하였지만, 파워 슈츠에 닿은 권총들은 강한 불똥을 튀어내며 땅바닥에 나동그라지거나 각도가 비틀어져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망할 놈들! 감히 내 회사의 창고를 밀거래의 장소로 삼다니!'
매그너스는 항구에 있는 창고지기를 매수해서 자신의 회사 창고를 밀거래 장소로 삼은 마피아들을 향해 분노를 느꼈는지 평소보다 거칠게 움직이며 마피아들을 향해 공격하고자 나섰다.
"크하아앗!"
그 때, 창고 한쪽 구석에 있던 보디빌더 같은 체구의 남성이 기습적으로 튀어나와 헬 게이트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가격하였다.
콰아앙!
'큭!'
쿠르르르르--
열추적 감지기로 그 곳에 적이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헬 게이트의 화력은 일개 개인을 공격하기엔 너무 과한면이 많았기에, 밀집된 밀거래상부터 공격하려던 매그너스는 예상외의 충격에 나지막히 신음성을 흘리며 헬 게이트와 함께 주르륵 밀려나갔다.
아마 대 이능력 경험이 높았다면 오히려 따로 떨어진 개인에게 신경을 쏟아부어야 정상이지만, 이능력자를 상대해 본 경험이 별로 없었던터라 경험 부족으로 효율적인 면만 추구하다가 맞게 된 가슴아픈 기습 공격이였다.
"크하하하핫! 네 놈이 요즘 꽤나 건방진 헛소리를 지껄인다는 헬 게이트냐! 이 데몰리션님께서 네 놈의 얼굴 가죽을 벗겨주마!"
'데몰리션…….'
흑인 보디빌더 수준의 체구와 근육을 지닌 7등급의 신체 강화자 빌런, 데몰리션.
검은 피부와 어린애라면 보기만해도 울것 같은 얼굴을 지닌 그는 특이하게도 머리 한쪽이 함몰되어 있었는데, 어릴적 학대의 상처였다.
그의 부모는 망치로 어린 시절 데몰리션의 머리를 내리쳤고, 그로 인해 머리가 함몰되면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데다 그 충격으로 7등급의 신체 강화자가 되었다.
처음에는 국가 소속으로 일하였지만, 학대로 인한 정신적인 불안이나 이능력 개화로 억눌려왔던 폭력적인 성격으로 인해 동료를 죽이고 암흑가로 빠진 케이스였다.
"뒈져! 뒈져뒈져뒈져!"
헬 게이트를 주먹으로 날려버린 데몰리션은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두르며 헬 게이트를 향해 달려들었고, 매그너스는 오른손으로 등 뒤에 짊어진 공성추같은 해머를 꺼내들었다.
바우우웅--!
손잡이를 잡자마자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데몰리션의 머리통을 향해 해머를 내리쳤으나, 데몰리션은 팔꿈치로 해머의 튀어나온 부분을 강하게 후려치며 헬 게이트의 품쪽으로 파고들었…….
피츄웅!
"!!"
순간, 헬 게이트의 복부가 슬라이드 형식으로 열리더니 밝은색의 빛줄기가 쏘아지면서 데몰리션의 몸통에 꽂혀들어갔다.
콰아앙!
접근전을 대비한 빔 사출기를 통해 거리를 벌리는데 성공한 매그너스는 뒤이어 공격하려던 찰나, 탐지기로부터 왼쪽 방면의 공격이라는 경고음이 뜨자마자 왼 손의 방패를 들어 상체를 보호하였다.
콰아앙!
'RPG?! 요즘 밀거래상들은 호신용으로 RPG까지 들여놓는건가!?'
가벼운 무기만을 품안에 감추고 있다가 경찰이 등장하거나 거래가 틀어져서 총질할때나 사용할법한 호신용 권총과 서브 머신건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던 매그너스는 RPG의 미사일을 방패로 막아낸 후에 재빨리 반격을 가하였다.
철컹- 투콰콰콰쾅!
"끄악!"
"으아아악!"
퍼퍼퍼퍼퍼퍽--
방패의 외장갑이 좌우로 열리면서 그 안에 있던 작은 쇠구슬들이 크레모아 형식으로 터져나가자, 범위 안에 들어가 있던 밀거래상들은 쇠구슬이 살을 뚫는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철컹!
한 차례의 크레모아 공격을 끝낸 후에 방패의 외장갑 부분은 다시 닫히면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방패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너머로 대부분의 밀거래상들이 죽어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으아아아!"
다 처리했다 싶은 그 순간, 레이저를 맞고 날라갔던 데몰리션이 잠깐 기절했던건지 이미 밀거래상들이 다 죽은 지금 와서야 다시 한번 달려 들었다.
하지만, 매그너스 또한 잠깐 발을 묶는 정도로만 예상해뒀기에 침착하게 다시 한번 해머를 휘둘렀다.
딸칵!
이번에는 어떤 스위치를 누르면서.
헬 게이트의 해머 공격을 팔꿈치로 쳐냈던 데몰리션은 다시 한번 해머 공격을 쳐내고선 다른 방향으로 공격을 가하려 하였지만, 손잡이에 달려있는 스위치를 누른 헬 게이트의 해머는 공성추마냥 뾰족한 부분 반대편에서 푸른 불꽃을 토해냈다.
콰아아아아--!
진우가 만든 고성능의 추진형 제트 엔진이 점하된 것이다.
소형이긴 해도 진우에 의해 만들어진 기술의 결정체.
콰지직!
추진형 제트 엔진과 헬 게이트의 괴력이 더해지면서, 공성추 부분을 향해 가격한 데몰리션의 팔꿈치에서 인간의 몸에서 들려오면 절대적으로 안좋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끄…끄아아아악!"
뼈가 부러지면서 붉은색과 보라색이 섞인듯한 색상으로 얼룩진 팔을 추욱 늘어뜨린 데몰리션이였지만, 매그너스는 방심하지 않고 빠르게 달려나가며 방패를 앞으로 눕히며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리듯이 내질렀다.
철컹!
다이아몬드 형태 방패 중앙을 관통하듯이 길게 자리잡은 날카로운 추가 뒤쪽으로 밀려나갔고,
퍽! 빠캉!
데몰리션의 이마를 가격하자 추는 앞으로 튀어나오며 데몰리션의 머리에 거대한 홈을 만들어냈다.
"끄…꺼헉……."
이마에 검지 손가락이 모두 들어갈 정도의 홈에서 피인지 뇌수인지 모를 분홍색 액체가 꿀럭꿀럭 토해진 데몰리션은 힘없이 추욱 늘어지면서 쓰러졌고, 그렇게 창고 안에 있던 모든 밀거래상들을 처리한 매그너스는 승리의 기쁨은 나중에 만끽하기로 결정하면서 소란을 듣고 찾아올 NYPD들로부터 피신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 하였다.
'그런데 대체 뭘 가져왔길래 이런 커다란 상자가 필요한거지?'
입구 근처에 놓여 있던 덕분에 크레모아 공격에 의해 파괴된것은 밀거래상들과 자신의 회사 창고에 있던 무역용 물건들이였다.
이 창고 안에 있는 물건의 주인으로서 꽤나 안타까운 손실이였지만, 그래도 범죄와 엮인 일이니까 어렵지 않게 보험 처리로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자신의 헬 게이트보다 더 거대한 덩치를 지닌 상자를 향한 궁금증이 커져나갔다.
마약인데 이정도 크기라면, 그야말로 한 국가를 전복시킬 수 있을 정도이니 마약은 아닌것도 같고, 불법 무기가 아닐까 생각은 했지만 그랬다면 애초에 이 근처에서 총질은 커녕, RPG를 날린것부터가 말이 안된다.
약간의 여유시간이 있다고 판단한 매그너스는 대체 이런 불법 조직들은 뭘 팔아먹고 사는지 알아야 나중에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상자를 헬 게이트의 악력으로 부수기 시작하였다.
와르르르르-
상자를 부수니 이번에는 사람 몸통만한 케이스가 우르르 무너져지면서 빠져나왔다.
헬 게이트에 내장된 열추적에 걸리지 않았기에, 어떤 종류의 물건이라 판단한 매그너스는 단단히 봉쇄된 입구를 힘으로 뜯어냈고, 그 이후에 자신도 모르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뭐…뭐야…뭐야 이건……!-
"흐…헤헤에에……."
사람의 몸통이 들어갈 수 있을법한 크기의 케이스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사람의 몸통이 들어가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한 매그너스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러버렸다.
케이스 안에는 팔다리가 잘려나가 있는 동양인 남성과, 포도당같은게 들어가 있다고 판단되는 링거병 여러개와 유일하게 잘려져 있지 않은 오른팔에 링거가 꽂혀 있었다.
이런 처참한 상황에 비명을 내질러도 무방하건만, 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던 남자는 오히려 바보처럼 헤헤거리며 웃고 있는게 아닌가?
-이…이건 대체…….-
자신도 모르게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당황하던 매그너스는, 케이스 안에 있었던 작은 종이를 발견하였다.
거기에 적혀진 내용은,
'안구 건강, 심장 양호, 신장 양호, 위 약간 나쁨, 간 약간 나쁨, 비장……'
-이건…장기 매매인건가……? 설마…설마 이게 전부……?-
헬 게이트보다 더 커다란 덩치를 지닌 상자 안에는 한 눈에봐도 3~40개를 훌쩍 넘는 케이스가 보관되어 있었다.
그런 상자가 5개.
-마…말도 안 돼……. 이…이런건…인간이 할 수 있는 짓이 아니잖아!-
자신도 모르게 비명처럼 소리를 내지른 매그너스의 귓가로, 누군가의 비명 소리가 작게 울려퍼졌다.
"끄…끄으윽……."
철컹! 철컹!
크레모아 공격에서 운좋게 살아남은 조직원이 있다는것을 확인한 매그너스는 헬 게이트를 움직이며 몸을 꿈틀꿈틀 거리고 있는 검은 정장의 남자의 몸을 들어올렸다.
-너!-
"끄…끄륵…사…살려…줘……."
-저 사람들은 대체 정체가 뭐지!? 대체 무슨 짓거리를 한거냔 말이다!-
"제…제발…살려……."
검은 정장의 남자는 고통이 너무 강했는지 제발 살려달라는 말만 반복하였다.
운좋게 사선 밖에 나와 있었는지, 아예 찢어발겨진 다른 이들과 달리 몸 여기저기에 작은 구멍만 나 있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아픈건 아픈거였다.
-내 질문에 대답하면 그 고통을 잠재워주마! 그러니까 빨리 저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라고!-
매그너스는 지금 반쯤 제정신이 아니였다.
지금까지 자신이 봐왔던 인권모독 따위는 애들 장난에 불과한 모습을 목격했으니 당연할 수 밖에.
"나…나도…어디서 온 사람들인지…는…몰라……. 하지만…조직의…마인드…컨…트롤…능력자가…세뇌해서…자살하지 않게끔…만들고…장기를…썩지 않고…보관하게……."
약간 두서없는 어투였지만, 고통으로 반쯤 제정신이 아닌 그에겐 필사적이였다.
그렇게 조직원의 설명을 모두 듣게 된 매그너스는 눈에 핏발이 서면서 이빨이 갈려나갈 정도로 분노하였다.
즉, 이 사람들은 모두 세뇌에 걸려서 자살도 못한채, 자신이 가장 즐거워하는 환상을 보면서 장기를 싱싱하게 보관하기 위한 고기 상자가 되어서 내부를 확인할 수 없게끔 처리된 케이스 안에 갇혀 있는 상황인 것이다.
거기다가 굶어 죽지도 못하게 링거까지 맞으면서.
조직원의 설명을 모두 듣게 된 매그너스는 자신도 모르게 힘조절을 하지 못한채로 살아남은 조직원의 얼굴을 후려치면서 날려버렸다.
-이…이 개새끼들아아! 네 놈들이 그러고도 인간이냐! 인간이냐고!!-
이들의 사정을 알게 된 매그너스는 비명같은 목소리를 내지르며 자신이 죽인 밀거래상들의 시체를 마구잡이로 짓밟아댔다.
푸직! 콰즉!
거대한 덩치와 내장 무기가 많은 만큼, 엄청난 무게를 지닌 헬 게이트가 있는 힘껏 시체를 밟아대니, 안그래도 크레모아로 찢어발겨진 시체가 더더욱 징그럽게 짓이겨졌다.
평소의 매그너스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지만, 이들을 인간으로 보지 않은 그의 분노는 그칠줄을 몰랐다.
-끄윽…끄으으윽……!-
모든 밀거래상들의 시체를 짓이긴 매그너스는 무릎을 꿇으며 오열하였다.
대체 이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런 꼴이 되어야만 하는건가.
대체 그들에게 무슨 권한이 있어서 이 사람들을 이런 꼴로 만들었단 말인가.
-용서 못해……. 절대로 용서 못해에에에!! 인간을! 인간의 존엄성을 뭘로 보고 있는거냐, 네놈들으으은!!-
범죄 조직의 잔악함은 겉으로 보던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한 매그너스는, 멀리서 많은 수의 차량들이 움직이는 소리를 확인하고선, 천천히 무릎꿇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죽여버리겠어. 이 짓을 한 놈들을 반드시 죽여버리겠어. 그 놈들에게 빠른 죽음 따위는 사치다. 놈들이 울부짖을때까지 온 몸을 찢어발겨주겠어.-
그렇게 나지막히 중얼거린 매그너스는 클로킹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감추며 자신이 부순 창고 입구로 빠져나와 자신의 기지를 향해 날아올랐다.
범죄자들의 사악함을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한 매그너스는, 이 사람들을 살아있는 고기 상자로 만들어버린 세뇌 능력자와, 그의 조직을 향해 강렬한 분노를 품으면서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 작품 후기 ============================
리밋뷁 세계의 과학 기술은 꽤나 발전되어 있습니다.
파워 슈츠도 그 과학 기술의 한 면모를 보여주죠.
그런데 삼태극의 싸움에서 그 과학 기술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것은, 삼태극의 기본 전술이 강력한 화력을 통한 접근전으로 전장을 좌우하는 무식한 전술이다보니, 적의 기술력이 발휘할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래뵈도 이능력의 파장을 추적하는 대 이능력 미사일도 존재합니다.
단지, 쏘는순간 적도 아군도 모두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게끔 삼태극이 접근전을 유도하다보니 제대로 쏠 기회조차 없었을 뿐.
그건 그렇고 요즘 슬럼프에 걸린것 같아요. 글을 쓰는데 계속해서 은근히 시간이 소모되더라고요.
제 경험상 이럴때 휴식하면 오히려 손이 녹슬어버리니 일단 계속 쓰긴 하겠습니다.
대신에 이번편을 포함해서 앞으로 몇 편은 좀 루즈해질지도 몰라요. 양해 부탁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