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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리엘루스의 앞다리는 기본적으로 낫 모양으로 구부러진 모양이지만, 쭉 펴내면 공격의 사정거리가 순식간에 2배로 늘어난다.
쒜엑- 촤악!
단순 근력으론 곰 괴수가 더 우위이기에, 리엘루스는 긴 리치를 이용하여 빠르고 날카롭게 곰 괴수의 몸을 베어갈랐고, 절대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차근차근 데미지를 입혀나갔다.
하지만,
"크하하하하! 소용없다! 소용없다고!"
곰 괴수의 몸을 베어내면서 피가 살짝 튀어나오지만, 곧바로 재생되면서 상처와 가죽이 회복된다.
그렇기에 상처를 도외시한 공격을 가하는 곰 괴수의 저돌적인 공격 때문에 리엘루스는 이리저리 펄쩍 펄쩍 뛰어다니며 거리 확보에 전념하고 있었다.
겉보기엔 저돌적으로 공격해오는 곰 괴수의 공격을 간신히 피해가며 간간히 공격을 가하는것처럼 보이지만, 리엘루스의 붉은 보석같은 거미 눈은 전의를 상실했다기 보단 기회를 노리는 사냥꾼의 눈빛이였다.
'이 정도의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라면 내가 기억 못할리 없어.'
톈산 산맥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강한 괴수들을 직접 쓰러뜨린 리엘루스다.
이정도의 재생 능력을 지닌 곰 괴수가 있었다면 단번에 기억을 했겠지만, 리엘루스는 맹세코 이만한 재생을 하던 곰 괴수를 알지 못하였다.
가끔씩 재생 능력이 뛰어난 괴수들도 있었지만, 그 중에서 최소한 이런 곰은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정도의 힘을 가진 존재였으면 애초에 눈치를 챘을거야. 그렇다면 어떤 작용에 의해 힘을 얻은것이 분명하다. 이 특이한 느낌을 가진 괴물들의 주인일까?'
리엘루스는 진우에 의해 조교되어 복종하면서 인간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의 지혜를 흡수해왔다.
욱일승천에 의해 만들어진 이후, 본능으로만 행동하던 그녀의 지식 수준은 완전한 백지 상태였기에, 진우와 그 노예들의 행동과 논의를 기준으로 지식을 쌓아오게 된 것이다.
특히, 그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하린과 페리샤였다.
하린은 인간이 아닌 자신에게 친구처럼 대해주면서 인간을 향한 거부감을 없애주었고, 페리샤에겐 다양한 지식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단지 진우가 워낙 막가파다보니 페리샤의 의도대로 행동하지 않을때가 종종 있어서 예상외의 문제가 생기긴 하지만.
거기다가 조용한 사냥꾼인 거미의 본능이 더해지면서, 그녀는 피를 들끓게 만드는 전투 중에서도 냉정하게 머리를 사용하며 현 상황을 파악하는데 주력하였다.
'그 주인 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든지 어떻게 힘을 얻었는지는 몰라도, 어쨌든간에 내게 힘으로 제압당했으니 그 때의 굴욕 때문에라도 나를 죽이려고 들거야.'
그렇다면 정면으로 붙어서 싸울 이유는 없다.
적이 흥분해서 달려들면 그 점을 이용하여 함정으로 유인하는 것이 전략의 기본.
'라고 페리샤도 말하겠지?'
페리샤라면 그랬을거라 확신한 리엘루스는 난전을 피하여 요괴와 괴수들이 싸우는 전선에서 이탈하여 후방으로 이동하였다.
"크릉!"
적을 찢어발기며 대활약하고 있던 플래티나가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에 황급히 시선을 돌렸지만, 리엘루스의 눈동자와 마주치면서 일부러 후방으로 빠졌음을 확신한 플래티나는 도끼를 휘둘러대는 목없는 요괴들을 찢어발기는데만 주력하였다.
"크하하하하! 언제까지 도망만 칠거냐!"
곰 괴수는 자신을 힘으로 압도하던 거미년이 도망치는 꼬라지가 마음에 드는지, 괴성에 가까운 웃음을 토해내며 달려들었다.
'훗. 멍청한 곰탱이로군.'
만약, 늑대같은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이였다면 집단 사냥을 위한 전술을 본능적으로 파악하여, 지금의 것이 명백한 유인책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하지만, 곰은 기본적으로 무리 생활을 하지 않고, 더더욱이나 곰 괴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야생에서 살아왔다.
거기다가 굴욕을 갚겠다고 달려드니 여기서 진우식 표현을 빌리자면.
'초호화 재료가 다 갖춰진 상태. 이제 남은건 내가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생각하는 것 뿐인가.'
리엘루스는 너무 한번에 멀리 도약하여 회피하지도 않고, 곰 괴수가 전력으로 달려와서 공격을 하면 닿을 수 있을법한 거리만을 점프하면서 뒤쪽으로 이동하였다.
자신의 괴력이 리엘루스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 분' 의 힘을 받아 재생 능력까지 주어지면서 거칠것이 없었던 곰 괴수는 닿을듯 말듯한 거리를 쫄랑쫄랑대며 회피해대는 리엘루스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들었다.
저 재수없는 거미년의 면상을 자신의 앞발로 후려치면 정말 세상 모든것을 다 가진듯한 개운함과 청량감을 얻게 될 것이다.
곰 괴수의 머리는 흥분으로 반쯤 제정신이 아니였다.
옆에서 냉정하게 보면 누가봐도 유인이 뻔하지만, 애초에 모든 이들이 그렇게 냉정했으면 매복과 유인책이라는 전술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방을 흥분하게 만들면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조금만 더 나아가면 적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을것 같다는 조급함과 흥분을 유지시키는 것.
리엘루스는 인간처럼 생각하며, 인간의 전술을 사용하여 곰 괴수를 자신이 원하던 목표지로 향하였다.
빠각! 비틀!
순간, 재수없게도 지반이 나빴는지 리엘루스의 다리 하나가 땅속으로 들어가며 몸 전체가 비틀거렸다.
"크와아아!"
지금이야말로 거미년의 면상을 후려칠 수 있는 최고의 기회!
곰 괴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달려들었지만,
쉬릭--!
"!?"
그와 동시에 땅바닥에 깔려있는 거대한 거미줄이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솟아올라 곰 괴수의 몸 전체를 뒤덮었다.
"크워엉!"
바웅! 부웅!
거기에 깜짝 놀라게 된 곰 괴수는 자신의 몸을 덮는 거미줄을 향해 앞다리를 휘둘러댔고, 연약한 인간은 그 후폭풍만으로도 찢어발겨질것 같은 기세를 내뿜었다.
쉬릭- 쉬익-!
하지만, 다른 위치에 있었던 거미줄들 또한 곰을 향해 날라와 달라붙었고, 그 수가 늘어나자 곰 괴수의 몸 전체에 하얀 실이 진해졌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적이 괴수 무리를 뚫고 아시아 해방부대의 인간들을 공격하려고 할 때를 대비하여 함정을 미리 깔아뒀던 리엘루스는, 그 거미줄을 모두 조종할 수 있는 위치까지 유인한 후에 곰 괴수를 거미줄로 옭아맨 것이다.
"크아아! 이딴 거미줄 따위!"
부웅! 부웅! 부웅. 부웅… 부웅……
곰 괴수는 팔을 휘둘러대며 거미줄을 걷어내려 하였으나, 수십, 수백의 거미줄 뭉치가 계속해서 덮쳐오니 앞다리의 휘두름 또한 점점 그 속도가 느려지고 무거워졌다.
"싸움이란건 힘이랑 덩치만으로 하는게 아니란다, 애송아."
"이…이 비겁한……!"
"네네~ 저는 비겁하고 더러운 거미년입니다~"
곰 괴수는 더이상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거미줄 뭉치에 뒤덮여 버렸다.
마치 거미줄로 이루어진 곰 형태의 눈사람같다고 해야 할까?
점성높고 쉽게 끊어지지 않으며 나름 무겁게 거미줄을 만든 리엘루스는, 함정용으로 만들어서 나름 색상을 얇게 만든 거미줄이 이정도로 진한 하얀색을 이룰 정도가 되어야 제압 가능해진 곰 괴수를 향해 도발하듯이 다가갔다.
"너…너따윈…그 분의 힘에…찢어질……!"
푸욱!
"끄…꺼억……!"
곰 괴수가 '그 분' 이 어쩌고 저쩌고 지껄이려 하였지만, 리엘루스는 꼼짝달싹 못하게 된 곰 괴수의 머리를 날카로운 앞다리로 찍어냈다.
"미안하지만 너따위의 유언에 시간을 소비해야 할 여유가 없거든."
평소였다면 상대방을 도발할만큼 도발하고 죽였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쿠웅-
이족 보행을 하던 곰 괴수는 인간처럼 뒤로 쓰러지면서 피를 뿜었고, 리엘루스는 그런 곰 괴수의 시체를 무시하며 다시 한번 전선으로 이동하였다.
예전같았으면 곰 괴수의 핵을 먹으려고 했겠지만, 이제는 재료만 주어지면 얼마든지 괴수의 핵을 만들어주는 주인님이 계셨기에 괴수의 핵에 대한 욕심이 꽤나 희박해진 리엘루스였다.
거기다가 괴수의 핵을 먹으려고 전선을 내팽개쳤다가 진우에게 들킨다면 체벌을 당할테니, 그녀의 판단은 현 상황으로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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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구두충을 해결하면서 남궁 신과 아수라가 지상 부대에 투입, 괴수들을 공격하던 요괴들을 전멸시켰고, 개개의 존재는 약하지만 많은 숫자로 귀찮은 존재였던 새 요괴들은 이실리아와 하린의 협동으로 만들어진 소용돌이로 일망타진하였다.
하지만, 그 피해는 만만치 않았다.
힘이 약한 괴수들이 요괴들의 공격에 당하면서 천여마리였던 괴수가 700마리로 줄어들었고, 그 중에서도 꽤나 많은 존재들이 부상을 입어 당장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였다.
그나마 괴수들은 고독의 명령을 받으니까 사기 부분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아시아 해방부대의 병사들의 사기가 문제였다.
방탄복이 뚫리면서 죽은 이들은 다 합해서 100~200명 수준. 크고 작은 부상자를 다 합하면 700~800 수준에 불과하다.
대규모 습격에 의한 피해치곤 매우 적은 숫자지만, 기진맥진한 병사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차라리 중국군의 기습 공격을 받은거라면 복수를 하자며 다시 한번 전의를 드높일 수 있었겠지만, 이번일은 마치 자연 재해와도 같은 일이였다.
전의를 높이며 진군하던 아시아 해방부대는, 예상치 못한 자연 재해로 인해 동료를 잃고 육체적으로 힘겨운 전투를 치룬 후폭풍으로 전의가 가라앉고 말았다.
이 상황이 유지된다면 한번 가라앉은 사기는 전장에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진우는 공격의 한 축이 되어야 할 아시아 해방부대가 이렇게 풀이 죽어 있으면 문제가 생긴다고 판단, 아수라를 통해 거동이 불가능한 부상자를 제외하곤 모든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이도록 명령하였다.
그렇게 1만 4천여명의 병사들은 부대의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아수라의 지시에 따라 넓은 공터로 이동하였다.
"모두 모였소."
한 쪽에서 눈을 감아 집중하며 머릿속으로 이들의 전의를 되살릴 연설문을 생각하던 진우는, 아수라의 목소리에 눈을 뜨고선 남궁 신을 향해 입을 열었다.
"신. 아까 내가 말한대로."
"예."
신에게 연출을 맡긴 진우는 일부러 군복을 입고선 군대의 장교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일단은 군대다보니, 다른 옷을 입으면 분위기가 겉도는 것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벅- 저벅-
그렇게 아수라가 모아놓아 한 자리에서 무거운 분위기로 우두커니 서 있는 병사들을 확인한 진우는 어느정도 이동하다가 걸음을 멈추면서 신을 향해 손가락을 튕겨보였다.
쿠르르르르---!!
"!!"
"!!"
그와 동시에 신의 마법으로 인해 땅이 솟구쳐 올라가면서, 갑작스런 괴현상에 깜짝 놀란 병사들의 시선이 솟구친 땅에서 자신들을 내려보는 진우쪽으로 집중되었다.
'이걸로 시선 집중 완료.'
생판 모르는 남이 억지로 고개를 들라고 해봤자 반항만 일으킬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마법을 이용해서라도 자연스럽게 모든 이들의 시선이 모이게 만드는게 최우선이였다.
"갑작스럽지만 내 소개를 먼저 하지. 나는 삼태극의 수장, 치우다. 그리고 너희들에게 싸울 수 있는 무기와 힘을 준 장본인이지."
"!!"
"……."
삼태극이 배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병사들과 모르는 병사들의 반응은 확실하게 엇갈렸다.
하지만, 진우는 그들에게 입을 열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았다.
여기서 시간이 질질 끌려봤자 지금의 이 강렬한 인상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괴수들의 공격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고, 우리의 주 전력이라 할 수 있는 괴수들도 나름의 피해를 받게 되었다."
"……."
"……."
시작은 평범하게 지금의 상황을 확인해주는 것이였지만,
"재밌지 않나?"
"??"
진우는 이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평범한 연설 따위를 사용할 생각 따윈 없었다.
"우리는 중국의 모든것을 없애려고 한다! 중국인! 중국의 문화! 그리고 우리들의 목표인 자금성까지!"
그는 이들이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목표를 방해받았다! 누구에게 방해를 받았는가? 그것은 중국의 괴물들이다!"
일반적으론 괴수라고 부르겠지만, 누가봐도 그들을 습격한 존재는 괴수가 아닌 다른 무언가였기에, 여기선 괴물들이라 칭하였다.
"그렇다! 중국의 모든것을 없애려는 우리들에게 중국의 모든것이 방해를 해온 것이다! 여기서 꺽일것인가!? 그냥 자연재해라고 생각하면서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숙일 것인가!?"
진우는 그들을 습격해온 괴물들이 '중국의 것' 이라 칭하면서, 이 기습 또한 '중국의 것' 에게 받았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다시 한번 알린다! 우리는 중국의 모든것을 없애려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중국의 모든것' 으로부터 방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선 더더욱 큰 목소리로 강하게, 뱃심으로 말하듯이 목청을 높였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너희들의, 아니, 내 머릿속에서도 중국을 정벌하는 것은 중국인을 공격하고, 중국의 영토를 공격하고, 중국의 문화를 파괴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우리의 착각이였다! 이 빌어쳐먹게 오만한 중국이라는 존재는 괴물들마저도 중화사상에 빠져서 우리들을 공격한 것이다!"
잠시 호흡을 조절한 진우는 다시 한번 목소리를 올렸다.
"이대로 꺽일것인가!? 중국의, 중화사상에 물든 모든것을 이길 수 없다며 이대로 고개를 숙인채 패배를 인정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이 자리에서 이탈해도 좋다! 지금부터 우리들의 적은 중국인과 중국의 문화만이 아니다! 중국의 자연! 중국의 괴수! 중국의 모든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적인 것이다!"
적의 규모는 더더욱 커져버렸지만, 아시아 해방부대의 병사들이 보이던 죽은듯한 눈빛도 서서히 기세가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묻겠다! 우리의 적은 중화의 모든 것이다! 인간도 아닌 존재와 싸울 수 없다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후퇴하겠는가! 아니면 그 모든것을 이겨내고 중국의 모든것을 말살하겠는가!"
"말살!"
"말살!"
말살! 말살! 말살!
아시아 해방부대의 병사들은 한 목소리가 되어 말살을 외쳤다.
하지만, 진우는 이걸로 성이 차지 않는다는 듯이 1만여명의 강인한 남성들이 내뱉는 목소리보다 더 크게 울부짖듯 입을 열었다.
"우리의 적은 중화뿐만이 아니다! 너희들의 고통! 울분! 서러움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단지 경제적으로 중국쪽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한 세계에서 중국으로 원군을 보내려 한다! 그렇다! 너희들은 세계가 버린 민족들이다! 이대로 물러나겠는가! 아니면 너희들을 버린 세계를 상대로 싸우겠는가!"
"싸우자!"
"모두 죽여버리자!"
"우리들을 버린 세계를 향해 복수를!"
가지각색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시장바닥같은 소란스러움이 울려퍼졌지만, 그 와중에서도 진우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려왔다.
"나를 따른다면 너희들은 세계가 인정하는 악이 될 것이다! 그 길은 모두에게 고난의 길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너희들이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면! 삼태극의 수장, 치우가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너희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보호하겠다고 선언하겠다! 자! 나를 따라 세계의 악이 되겠는가! 나와 함께 이 중국의 모든 것을 말살할 학살자의 길을 걷겠는가!"
"우와아아아아!!"
"치우! 치우! 치우!"
아시아 해방부대의 병사들은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삼태극의 수장, 치우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며 광분해하였다.
거기다가 세계가 자신들을 버리고 중국을 선택하였다는 소식에, 그들은 그 배신감과 증오심으로 인해 세계를 향해 복수하고자 삼태극의 휘하에 들기를 자청하였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모두 삼태극의 병사들로서 이 자리에서 선언한다! 전 세계가 인정한 악의 축이 된 것을 축하한다!"
"복수! 복수!"
"복수! 복수!"
마치 사이비 집단과 그 광신자들의 모습이 이러할까?
진우의 연설에 의해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된 아시아 해방부대의 병사들은 미친듯이 치우의 이름을 외치며 죽기살기로 세계 전체와 싸우고자 하였다.
"사이비 종교의 주교가 되지 않아서 다행이로군. 저 성격에 사이비 종교까지 더해지면…상상만 해도 끔찍할 정도야."
아수라는 자신조차 저 무리에 섞여 환호하고 싶은것을 꾹꾹 참아내며 혼잣말을 하듯이 중얼거렸다.
'형님이 내 전생이 살던 세계에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군. 만약 그랬다면 어느쪽 세계든 엄청난 고역을 치뤄야 했을거야.'
전생에서 적으로 만났다면 엄청나게 귀찮은 적이 되었을 존재가 분명한 진우의 모습에, 남궁 신은 전생에서 그와 만나지 않은것을 진심으로 다행히 여기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원래 요괴들의 등장은 톈산 산맥에서 괴수들에게 고독을 먹일때부터 시작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톈산 산맥의 괴수들을 설명할때 살짝 요괴에 대한 내용을 쓰면서 미리 얇게 떡밥을 던졌습니다만...
독자분들이 중국전이 너무 질질 끌린다고 루즈함을 호소하였고, 저 또한 스토리가 더이상 질질 끌린다면 소설 전체의 분위기에 문제가 생길것 같았기에 요괴들의 등장은 나중으로 미뤄졌습니다.
문제는 그 후로 바쁜 일이 많아서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다보니 완전히 깜빡해버린것.
원래라면 살짝 투척한 떡밥을 회수하면서 요괴들과 싸운 이후에 중국전을 치뤄야 하지만, 제 실수로 이제서야 요괴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ㅠㅠ
참고로 새 노예 후보인 요괴는 의외로 평범한 요괴입니다. 단지 오랫동안 힘을 갈고 닦으면서 왠만한 존재들조차 무시 못할 힘을 얻게 되었을 뿐입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