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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영상의 화질은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분석 자료를 모을 준비는 끝났나!?"
"더 넓은 다각도의 영상이 필요해!"
중국측에서는 자신들과 아시아 해방부대의 싸움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중국으로부터 송신받는 영상을 분석하고자, 미국은 군사 전문가들을 빠르게 초빙하고 삼태극과 손을 잡았다고 거의 70% 이상 확신되는 아시아 해방부대가 어떤 식으로 싸울지, 삼태극이 등장한다면 삼태극의 전력을 분석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보니 영상을 중계받고 있는 기지 내부는 혼란 그 자체였다.
게다가 이 영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정부에게도 중계중이였는데, 중국의 노림수는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 것.
중화사상에 의해 언젠가 전 세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려는 욕심을 지닌 중국은 압도적인 자신들의 화력과 전투력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를 향해 경고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강하다, 덤비면 절대 곱게는 안 끝난다, 라고.
두번째 이유는 만약에라도 패배했을때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현재 중국은 미증유의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각 지역은 계속해서 불어나는 괴수들에 의해 제대로 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그렇기에 하남성에서 짜놓은 방어 라인이 무너진다면, 원군으로 파견될 국가들이 패배한 영상을 확인하여 적의 전술을 연구하여 대책을 만들 수 있게끔 유도하였다.
승리해도 좋고, 패배하면 자존심에 상처좀 받겠지만 대책을 마련할 수 있으니 중국으로선 어느쪽이든 결정적으로 이득을 보게 된다.
즉, 이 싸움은 전 세계가 보고 있는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거기다가 아시아 해방부대가 어느 순간부터 인공 위성을 해킹하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전파 방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뒀으니 만반의 준비는 갖춘셈.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영상 너머로 작은 부대가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등장하자, 삽시간에 소란스러웠던 기지 내부는 조용해졌다.
다양한 각도로 중계중인 영상들을 여러개의 화면으로 분할하여 출력하였고, 군사 전문가들은 그 화면들을 번갈아 보면서 중요한 부분을 체크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면서 기지 내부는 사람들의 숨소리만이 가득 매워졌다.
'사장거리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역시나 땅굴 전술을 사용하려는 것일까?'
아시아 해방부대가 괴수를 조종한다는 것을 알았을때부터 전 세계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현대 병기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땅굴 전술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만약, 땅굴 전술을 사용한다면 그 위력은 어느정도일까?
중국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텐데 과연 어떤식으로 대처할 것인가?
삼태극이 등장할까? 만약 등장한다면 일본전과 비교해서 얼마나 많은 전력의 상승을 이뤄냈을까?
그렇게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서 여러가지 추론이 일어날때, 영상 너머에 있는 병사들이 웅성거리며 하늘을 올려보았다.
-어…어……!? 저거 뭐야!?-
-저건 대체 뭐야!-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적이 공중에서 나타난건가?'
기지 안의 모든 사람들은 병사들의 반응에 답답해하면서 생각이 하나로 일치하게 되었다.
'위쪽의 상황을 보여줘!'
그들의 소망을 느꼈는지, 영상은 한박자 늦게 공중을 바라볼 수 있게끔 기울어졌고, 하늘에서 생겨난 괴이현상에 모든 이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하늘이…갈라졌어……?"
하늘이 갈라졌다.
구름과 푸른 하늘만이 전부여야 할 하늘에 누군가가 칼로 난도질한 것 마냥, 굵고 검은 선이 거칠게 그어져 있었다.
그리고, 굵고 검은 선은 서서히 좌우로 벌려지면서 하늘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을 본 모든 이들은 하늘이 열렸다고 밖에 설명하지 못하였다.
고오오오오오----
공기가 떨리는 소리가 무겁게 울려퍼진다.
하늘이 더더욱 넓게 열려질수록, 마치 천지가 울리는 것 같은 감각이 느껴진다.
하늘이 열려지면서 푸른 색의 하늘 대신, 레드 오렌지 색의 하늘이 전장 전체를 뒤덮었고, 영상에 시선을 모으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눈 앞의 현상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 때, 누군가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뭔가 떨어지고 있어."
레드 오렌지 색의 하늘에서 검은 점이 나타났다.
지상을 향해 추락하듯이, 검은 점은 서서히 커져갔고, 그 점과 가까운 영상이 출력되는 화면쪽으로 모든 이들의 시선이 모이게 되었다.
쒜에에엑- 콰앙!
-키에에엑! 끄에에에!!-
바람을 찢는듯한 소리와 함께 땅으로 추락한 무언가는 끔찍한 괴성을 내지르며 흙먼지속에서 엎치락 뒤치락 거리다가 몸을 일으켰다.
"저건…대체 뭐야……."
하늘에서 추락한 괴생물체는 그야말로 '괴물' 이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존재였다.
상체는 인간, 허리 아래의 하체는 전갈의 몸체를 지닌 괴물.
팔은 전갈의 것과 같은 집게 다리가 달려있었고, 죽은듯이 창백한 피부를 지닌 상체의 '인간' 은 눈동자를 뒤룩 뒤룩 굴리면서 주변을 확인하더니 다시 한번 괴성을 내지르며 화면 너머로도 느껴질 정도의 살기를 내뿜었다.
-키야아아악!-
푸욱!
-끄아악!?-
그와 동시에 전갈의 날카로운 꼬리가 재수없게 가까이 있던 병사의 복부를 찔러박았고, 병사의 몸은 순식간에 푸른색으로 변하며 시체가 되어버렸다.
인간은 배에 칼이 찔린다고 해서 곧바로 죽지 않고, 더더욱이나 몸이 푸른색으로 변하지도 않는다.
즉, 그의 사인은 전갈의 독침으로 인한 독살.
-뭐…뭣들하고 있는거냐! 쏴! 쏘라고!!-
투타타타타타---!
한 부사관이 병사들을 향해 사격 명령을 내리자, 사방에서 병사들의 소총이 불꽃을 토해내며 사격을 가하였다.
피피피피핑!
하지만, 전갈 인간은 그런 총탄을 가볍게 무시하면서 괴성을 내지르며 병사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였다.
"저…저거!!"
그 때,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누군가가 여전히 하늘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다른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자 자신도 모르게 경악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신이시여……."
"맙소사……."
레드 오렌지 색의 공간 너머에서는 수백, 수천개의 검은 점들이 넓게 퍼지면서 지상을 향해 추락하고 있었다.
검은 점에 불과했던 존재들은 지상과 가까워질수록 그 실체를 드러냈는데, 모두 하나하나가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괴물들이였다.
캥거루의 다리와 사마귀의 앞다리가 붙여진 인간.
고릴라의 팔이 붙여진 인간, 어떤 곤충의 다리라 생각되는 것이 사지에 이어진 인간, 늑대인간처럼 날카로운 맹수의 팔이 붙여진 인간, 곤충이나 짐승의 날개가 붙여져 있는 인간,
하나같이 인간이되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추락하였고, 추락하자마자 모든 중국군을 향해 살기를 드러내며 공격을 가하였다.
그리고, 레드 오렌지의 세계 너머에서 거대한 존재가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삼태극……."
삼태극의 전함, 지하드.
아직 세상에서는 지하드라는 이름을 모르고 있었기에, 임시로 코드네임 형식의 명칭인 '벌집' 이 레드 오렌지 세계 너머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벌집은 '말벌' 을 출동시켰다.
UFO같은 원형의 형태를 띈 지하드의 모든 격벽에서 적을 죽이기 위해 출동하는 '말벌' 들의 모습이 나타났지만, 중국군은 지상으로 추락한 수수께끼의 괴생물체들과 격전을 벌이느라 대공 방어선이 제대로 동작을 하지 않았다.
-크아앗! 죽어! 죽으라곳!-
-차아앗!-
중국 소속의 신체 강화자들이 권법이나 무기를 이용한 중국 무술을 사용하면서 괴물들을 공격하려 하였지만, 이능력자들의 공격은 괴물들에게 통용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공격을 받을때마다 몸이 움찔거리면서 데미지를 받는건 분명한데, 하나같이 치명타까지 다가가지 못한다고 해야 하나?
-캬아아아아!-
괴물들은 오히려 광분해하며 무술가들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공격을 하였고, 인간의 손이 아닌 것들로 무술가들을 찢어 발겼다.
이런 괴물들이 후방에 위치한 대공 방어선에도 상당한 숫자가 추락하면서, 삼태극의 '벌집' 등장했는데도 불구하고 대공 방어가 제대로 운용되지 않았다.
쿵! 쿵! 쿵! 쿵!
아직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대공포 몇대가 벌집을 향해 공격하였지만, 벌집 근처에 씌워진 실드에 가로막히면서 본체에 타격을 가하지 못하였다.
원래라면 실드가 부서질때까지 사격을 가해야했지만, 중국군의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었다.
지이이잉--!
푸슈우웃-!
레이저 돌격 소총과 다연장 미사일 포트로 무장한 창귀들이 난전에는 레이저로 조준 사격을, 적이 뭉쳐있고 아군이 별로 없다면 다연장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타격을 가하였다.
스컥!
스삭!
-커헉!-
-아악!-
거기다가 지상에 도착한 두억시니들이 초진동 나이프 두 자루를 휘둘러대면서 중국군과 온갖 무기들을 난도질하여 못쓰게 만들며, 난전은 더더욱 혼란스러워지게 되었다.
쿠르르르르르르---
뒤이어 아시아 해방부대와 괴수 부대가 돌격을 시작하였다.
모든 병사들은 군용 트럭에 탑승하여 이동하였고, 그보다 더 빠르게 괴수들이 돌진하여 안그래도 혼잡한 난전속으로 끼어들면서 중국군을 유린하였다.
놀라운점은 마치 누군가에게 실시간으로 명령을 듣는것처럼 적아를 완벽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난전에서는 아무리 조심해도 아군을 향한 오발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최소한 영상 너머의 적들은 아군끼리 공격하는 모습보단 중국군을 향해 힘을 합쳐가며 공격하는 모습이 두드러져 있었다.
적의 습격이 시작한지 2분도 채 안되어 중국군의 1차 방어 라인은 완전히 망가졌다.
원래라면 여기서 2차 방어 라인이 투입된다던가, 전투기나 전투 헬기등이 등장하여 아군을 지원해야 하건만, 중국측의 추가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기에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화면 너머에서 펼쳐지는 살육극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붉은색의 레이저가 중국군의 병기를 난도질하고, 인간같지 않은 괴물들이 반격의 봉화를 퍼트려야 할 이능력자들을 압도적인 힘으로 말살한다.
-캬아아!-
파치칙!
그 때, 안전한 지역에서 눈 앞의 참상을 중계하던 중, 한 괴물이 무언가로 후려치면서 화면 하나가 전파음을 내면서 연결이 끊겨졌다.
지이잉--
뒤이어 다른 화면도 붉은색의 레이저가 확대되는 모습과 함께 연결이 끊겼고, 다른 영상들도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연결이 끊기게 되었다.
"……."
"……."
"……."
2분 14초.
적의 공격이 시작된지 겨우 2분 14초만에 군사 전문가들과 지휘관들은 어떻게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선이 무너진 중국군의 모습을 확인하였기에, 한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못하였다.
"이런걸…이런걸 어떻게 막으라는거야……."
적은 아군의 전선을 무시하고 공중에서 나타난다.
왠만한 신체 강화자들을 가볍게 죽일 수 있는 괴물들이 각지에서 떨어져 난동을 피우면, 그 뒤에 삼태극의 전함이 튀어나와 무인형 로봇들을 전원 출격 시킨다.
지상과 공중에서의 공격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할때 정면에서 괴수로 이루어진 부대가 돌진, 안그래도 수습 불가의 혼란 상태를 더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물론, 포격을 가하면 정면에서 돌진해오는 괴수들을 공격할 수 있겠지만, 바로 주변에서 아군이 처참하게 도륙되면서 자신의 목숨또한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면의 적만 신경 쓸 수 있는 병사가 어디에 있겠는가?
아무리 훈련받은 정예 병사라 해도 그건 무리다.
기본적인 군사적 교리를 완벽하게 무시하는 삼태극의 전략을 화면 너머나마 느끼게 된 기지 내의 군인들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삼태극은…악마와 손을 잡은건가…아니면 악마 그 자체인건가……?"
그 때, 누군가가 힘없이 중얼거리자, 여러 군사 전문가들과 지휘관들은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공포.
그들이 느낀 것은 전율적인 공포였다.
솔직히 말해서 삼태극이 무서운 이유는 예상치 못한 텔레포트 기습 전술이 전부라고 생각해왔다.
즉, 그것만 막아낼 수 있으면 삼태극과 정면 대결을 펼쳐서 절대로 패배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전의 전력은 치우의 존재만 아니였다면 일본이 승리할 수 있을 정도였기에, 삼태극을 잡는 방법은 텔레포트 전술을 무효화시키고 치우를 잡기만 하면 나머진 오합지졸이라 판단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삼태극은 일본전과 완전히 별개의 존재가 되어 있었다.
마치 악마같은, 아니, 그보다 더 끔찍한 존재들을 사용하는 신화속에서나 나올법한 악惡의 군세였다.
만약, 언제 어디서나 하늘을 열 수 있다면?
민간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하늘이 열려 악마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면?
저런 존재들을 계속해서 양산할 수 있다면?
삼태극은 단지 허세만 잔뜩 뿌리는 멍청이 집단이 아니라, 정말로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보유한 세력이였던 것이다.
이능異能의 세계에서도 이능異能으로 느껴지는 존재들이 바로 삼태극.
이 자리에 있는 모든 군사 전문가들과 지휘관들은 조국이 멸망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얼어붙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제가 하는 유일한 온라인 게임은 검은 사막과 마비노기 영웅전입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검은 사막은 끊기로 했습니다.
MMORPG에서 원거리 캐가 강한건 부동의 사실입니다.
그런데 검은 사막은 그 정도가 너무 심함.
운영측에서도 PVP 밸런스가 심각하게 망가졌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지 PVP 위주로 밸런스 패치를 하겠다고는 했지만 제 대답은 "글쎄?" 입니다.
원거리 캐릭 자체를 삭제하지 않는 이상은 여전히 원거리가 짱먹을게 분명하니까요.
그냥 하던대로 마영전이나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