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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브레이커-514화 (51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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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현대 전략뿐만 아니라, 냉병기 시절의 전략, 전술에서도 우회할 수 있는 길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 지역에만 방어를 집중시키는건 멍청한 행위이다.

하지만, 책이나 교본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전략, 전술들은 어디까지나 기본기일 뿐이지, 현실에서는 상황과 적의 의도에 맞추기 위해 일반적으로 금기시 되는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지금처럼.

삼태극은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피하거나 우회하기보단 모조리 분쇄하면서 진격해왔고, 군사 전문가들도 삼태극이 진로를 막는 모든것들을 부수면서 베이징으로 진격해오는 것을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로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적이 방비를 딱 갖춰놓으니까 갑자기 우회를 한다?

전략적으론 적의 방어가 강한 곳을 피하면서 약한 곳을 공격하는게 정답이지만, 삼태극은 힘의 위용을 보여주기 위해 일직선으로 진격해왔는데 이제와서 우회한다면 당연히 비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물론, 고대든, 중세든, 현대든, 승자가 정의인 세상이지만, '지구의 승자' 가 아닌 현재로선 삼태극은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전진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방어를 하고 있는 중국군도 마냥 편한건 아니였다.

뭔가 좀 막힐것 같으면 새로운 신병기나 기술을 선보이는 곳이 삼태극 아닌가?

그렇기에 경계를 하고 있는 병사들은 언제나 힐끗 힐끗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식사 중에서도 하늘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감에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기이하게도 슬슬 보여야 할 삼태극의 군대가 보이지 않았다.

아시아 해방부대원을 제외하면 기계, 괴물들을 운용하는 삼태극이다.

당연히 인간의 시야가 좁아지는 밤의 특성을 이용하여 기습을 할 거라 판단한 중국쪽은 경계를 강화하면서, 도시 전체를 환하게 밝혔지만 삼태극은 아무런 공격없이 잠잠하면서 날이 밝게 되었다.

만약, 중국군이 삼태극의 위치에 있었더라면 어둠을 이용하여 포격전을 가하고, 기계 병사들로 공습을 시작하면서 그와 동시에 땅굴을 이용하여 괴수들을 침투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삼태극은 그러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아왔을때, 삼태극에서는 군사적 식견이 나름 뛰어난 지휘관급 인재가 최소 한 명 이상이 있다고 파악되었다.

그런데 가장 기습하기 쉬운 타이밍을 그냥 보내다니?

어쨌든, 아침이 되면서 다시 모두 기상한 후, 전시 상황인지라 평소처럼 구보와 아침 체조는 하지 않았지만 병사들은 몸이 굳으면 안된다는 것을 오랜 군생활로 체득하고 있었기에 가볍게 움직이면서 굳은 몸을 풀어주었다.

그렇게 병사들이 아침 식사를 각자 배급받으면서 식사까지 마칠 무렵, 고위 지휘관들은 클로킹 파워 슈츠를 착용한 정찰병이 가져온 정보로 인해 긴급 소집되었다.

-꺄아악!-

-사…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아악!-

정찰병이 모아온 영상에서는 진지를 만들고 야영하는 아시아 해방부대가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저항을 하면 개머리판이나 주먹질로 강하게 제압하고, 도중에 이능력자가 있다면 괴물들이 출동하여 저항하는 이능력자를 처참하게 본보기로 죽여나갔다.

눈쌀이 찌푸려지는 일이였지만, 문제는 대체 무슨 의도로 갑자기 이런 짓을 하는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군사 위성을 통해 확인된 아시아 해방부대의 움직임도 이와 일치했기에, 삼태극이 뭔가 안좋은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문제는 대체 무슨 안좋은 일이 생길지 예상도 할 수 없다는게 문제다.

"혹시 민간인들을 방패막이로 삼고 진군해오는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상위(대위)계급의 한 지휘관이 조심스래 발언권을 가져가면서 입을 열자,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대규모 납치극을 벌이고 있는지 상상도 못하고 있던 지휘관들 일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것 같다고 무언의 긍정을 보였다.

비인도적인 행위지만, 현대에서도 이미 몇차례나 일어났었던 일이였고, 상대방은 인권따윈 가볍게 무시하는 삼태극이다.

당연히 있을법한 일이긴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였다.

"하지만 삼태극이 굳이 민간인들을 총알받이로 사용할 일은 필요없어보입니다. 뭔가 다른 계책이 숨어있을게 분명합니다.

아쉽게도 정찰병은 사람들이 끌려가는 곳까지 가려고 하였지만, 경비가 너무나 삼엄한데다 지금까지 정찰병들이 삼태극의 진지를 침입하다가 소식이 끊겨버렸기에 더이상의 정보는 알아낼 수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장교의 반론에 호응하는 이들도 있었고, 그렇게 삼태극이 어째서 사람들을 잡아가는지에 대한 문제로 시작된 토론은 가장 현실성이 높은 총알받이로 결정이 났다.

거기에 반대입장인 지휘관들도 딱히 뭐라 답을 내놓을 수 없었고, 아군의 사기를 떨어뜨릴려는 수작으로서 사용될지도 모른다고 판단되는것도 있었기에 큰 반향없이 수긍했다.

그렇게 병사들에겐 이러한 문제가 올지 모르니, 최악의 상황에서는 시민들을 죽여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통보해놨다.

당연히 큰 동요가 일어났지만 적이 쳐들어오는 도중에 이런 동요가 일어나느니, 차라리 조금이라도 일찍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끔 시간을 주는게 낫다고 판단한 지휘관들은 동요한 병사들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서히 진정국면으로 갈 때,

"적습! 적습이다!"

웨에에에에에엥---!

하늘쪽을 경계하고 있던 병사들이 자신들의 머리위의 공중에서 거대한 줄이 그어지자, 적습을 외치면서 큰 소란이 일어났다.

적의 공습을 알리는 경고음이 도시 전체를 뒤덮었고, 그와 동시에 그어진 줄이 위아래로 벌려지면서 하늘이 다시 한번 '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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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극의 공습 시작!"

미국 국방부, 펜타곤.

중국이 보내오는 영상을 중계 송신하여 펜타곤에서도 그 영상을 보내고 있었고, 그 영상은 또다시 중계되어 고위 관리들이 사용하는 태블릿 PC로 연동되고 있었다.

그렇기에 펜타곤의 고위 관리들은 우르르 모여서 대형 화면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고위 관리들과 미합중국 대통령마저도 이 영상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또다시 하늘을 이용한 공중 강습인가."

주름이 여기저기 생겨난 50대의 남성이 삼태극을 향한 적대심을 감추지 않으며 중얼거렸고, 다른 이들도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투카카카카카캉---! 쿵! 쿵! 쿵!-

하늘이 열리면서 레드 오렌지색의 하늘이 자신들의 머리 위를 뒤덮자, 중국츠의 대공포들과 포탄이 열려진 하늘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사격을 가하였다.

아직 뭐가 나오지도 않았지만, 무언가가 나오고 나서 반응하면 안된다는 지휘관들의 엄포가 있었기에, 중국군 병사들이 보인 움직임은 펜타곤의 영상실에 모인 이들도 감탄할 정도였다.

빠른 반응 속도와 메뉴얼대로의 판단.

만약, 삼태극이 전과 같은 방식으로 강하 기습을 가했더라면 큰 데미지를 입을법한 공격이였다.

하지만, 이 모든 공격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없는거나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쿠구구구구구----

대기를 짓누르는듯한 거대한 고동과도 같은 소리.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모두 멈춰버린채, 입을 바보처럼 헤 벌리고 말았다.

"…뭐…야…저건……."

누군가가 숨이 끊어질것 같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것이, 하늘이 열려진 레드 오렌지색의 공간 너머에서 삼태극의 전함 대신에 그보다 거대한 운석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으니까.

규칙성없이 울퉁불퉁한 거대한 운석.

-쏴…쏴라! 계속 쏴!!-

영상 너머에서 중국군 장교가 비명을 지르듯이 명령을 내리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도시에서 시가전을 대비하던 모든 병사들은 자신들의 머리위로 떨어져내려오는 운석을 향해 사격을 가하였으나, 천천히 내려오던 운석은 갑자기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국군이 삼태극의 진격을 막기 위해 요새화시킨 도시와 충돌하였다.

콰아아아…치이이익---

영상에서는 도시와 운석이 충돌하면서 엄청난 소음이 터져나왔지만, 그 소음 직후에 곧바로 영상이 로스트 되면서 지지지 거리는 전파음이 화면에서 들려왔다.

"……."

"……."

"……."

시끄럽고 불쾌감이 생기는 전파음이였지만,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하면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을 뿐이였다.

"방금…우리가 본게…뭐지……?"

대체 무슨 과학 기술인지는 종류도 모르지만, 삼태극은 하늘을 여는 행위로 공중 강습이 가능하다.

이번에는 중국측이 방비를 충실히 하고 있으니 삼태극쪽에서도 뭔가 기책을 내놓을거라곤 예상하긴 했지만, 설마 그 기책이라는게 운석 공격이라니?

영상으로 확인하기엔 운석의 크기가 정확히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것은 삼태극은 우주의 운석을 불러와 지상을 타격하였고, 그 증거로 도시가 소멸하면서 영상이 끊겼다는 것이다.

두렵다.

삼태극은 악마를 다스리면서 우주 밖의 운석조차 가져와 공격할 수 있다.

모두의 마음속에서는 소리를 내지르고 싶은 공포감이 자리잡기 시작하였고, 모두의 마음속에서는 아주 약간이지만 '차라리 항복하는게 낫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세상에 운석을 이동시켜서 적을 공격하다니!?

제 아무리 10등급의 텔레포트 이능력자라 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지옥의 악마같은 존재들을 쏟아내며, 하나같이 뛰어난 이능력자들보다 강력한 전투력을 지닌 기계 병기들.

거기다가 괴수들까지 조종하면서 운석까지 이용할 수 있는 삼태극의 힘에 의해 펜타곤의 고위 관리들뿐만 아니라, 테블릿 pc로 그 영상을 확인하고 있던 이들 모두 또한 마음속에 삼태극에 대한 공포감이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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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까……."

피로 만들어진 거대한 마법진 안에 있던, 아시아 해방부대원들이 붙잡아온 사람들중 수백명은 그야말로 미이라처럼 바짝 말라버렸다.

온 몸의 액체가 한순간에 증발한것처럼 말라 비틀어진 사람들 중에서 누군가가 무언가를 말하려는듯 하였지만, 이내 고개를 힘없이 떨궈지면서 마법진 안에 있던 인간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사망하고 말았다.

문제는 그런 마법진이 수십여개는 더 그려져 있었고, 한 개의 마법진마다 백단위의 사람들이 미이라의 모습으로 죽어있었다는 것이다.

"후우우우--"

그리고, 그 마법진들과 연결된 중심부에 있던 남궁 신이 길게 호흡을 내뱉으며 이마에 흐르는 한 줄기의 땀을 훑어냈다.

"여어, 수고했다."

주변에서 조용히 감상하고 있던 진우가 그런 남궁 신을 향하 다가가며 물수건을 건내주며 수고했다고 말하였고, 남궁 신도 물수건으로 이마를 닦으며 가볍게 대꾸하였다.

"뭐, 이만한 숫자의 인원을 잡아온 병사들의 노고가 더 컸습니다."

남궁 신은 사람들의 생명력을 마력으로 강제 전환시키는 흑마법을 통해, 중국인들 수천명의 목숨으로 얻은 강대한 마력을 이용하여 메테오 소환을 통해 적의 도시를 강타하였다.

아시아 해방부대원들에겐 보안상의 이유로 자세히 얘기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삼태극이 그들에게 뭔가 안좋은 일을 시킨적이 없었기에 모두가 열심히 중국인들을 잡아온 덕분에 남궁 신은 아직도 여러차례의 고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력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

"……."

"……."

하지만, 세계가 놀란것처럼, 아시아 해방부대의 병사들도 놀랐다.

그도 그럴것이, 이상한 그림같은것을 그리고, 그 중심부에 사람들이 모이게 만든 후에 뭔가 웅얼웅얼 거리니까 검붉은 빛이 번뜩이면서 중국인들이 미이라가 되어 죽어나갔고, 큰 피해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요새화된 적의 도시는 운석에 의해 소멸되고 말았으니 말이다.

솔직히 과학이나 이능력에 대해 잘 모르는 그들로서는 혈강시 키메라들이나 괴수들을 조종하는 것, 그리고 하늘을 열어서 강습하는 것 모두 과학 기술과 이능력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우주 밖에 있는 운석까지 소환하는 모습에, 그들은 자신들이 잡은 삼태극이 강대한 악의 조직 같은게 아니라, 지옥속의 악마보다 무서운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다.

"자! 그럼 진군 개시! 사흘 안에 초토화된 자금성의 잔해 위에서 식사를 하자고!"

말도 안되는 결과물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삼태극의 수장인 치우는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이 다시 진군을 명령하였다.

솔직히 이 중 몇명은 삼태극의 힘을 빌리는건 좋지만, 계속 손을 잡으면 전 세계로부터 난타를 당해 만신창이가 될 것이 분명하니 손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보인 능력에 의해, 자신들이 살아남으려면 절대로 배신하지 말고 삼태극의 그늘 아래 남아있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말았다.

추후에 전쟁이 끝나고 각자의 터전으로 되돌아간 그들은, 삼태극에게 불만을 가지거나 배신을 하려는 이들을 보면 '우리 모두를 죽일 셈이냐' 라며 살의를 쏘아낼 정도로 삼태극의 체제에 절대 복종하게 되었다.

물론, 그 이야기는 미래의 이야기로, 지금의 그들은 삼태극과 함께 베이징을 공격하고자 운석 낙하로 초토화된 도시의 잔해와 운석 부스러기들을 가상 자리로 치우면서 베이징을 향해 최단 거리로 진격을 개시하였다.

============================ 작품 후기 ============================

...목감기에 걸렸습니다 ㅠㅠ

침을 삼킬때마다 찢어지는듯한 고통으로 아파요 ㅠㅠ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지냈는데 갑자기 목감기가 걸려서 저도 당황하고 있습니다.

일단 감기약이랑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어떻게든 호전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이래도 낫지 않으면 월요일에 병원에 가야겠네요.

하필이면 왜 주말에 아프니 흑흑 ㅠㅠ

PS:엊그저께 선작수에서 마이너스가 뜨니까 기쁨에 환호를 했습니다. 그런데 마치 제 환호를 비웃듯이 곧바로 회복하더니 다시 선작수가 올라거더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옘병ㅎ...청개구리 심보 독자님들 같으니라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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