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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브레이커-519화 (519/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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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이걸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지, 지구의 동물 관련 과학자들이 보면 큰 논란이 생길법한 생물.

일단 크기는 빌딩 3층짜리 건물만하고, 거기에 걸맞는 덩치를 지니고 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고릴라같은 체구이며, 한 눈에봐도 질겨보이는 갈색빛 가죽 너머로 덩치와 어울리는 근육이 우락부락하게 드러나 있었다.

발끝과 손 끝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달려있어서 매우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그보다 더 위협적으로 보이는 것은 얼굴이 마치 티라노 사우르스를 완전히 빼다박아 있으며, 입 부분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달려있다는 것이였다.

하지만, 육식 공룡의 무서운 얼굴과는 달리, 그 눈빛에는 야수에게 보일 수 없는 지성의 존재감이 깃들어 있었다.

"크르륵-- 아쉽군. 중앙을 관통시켜 박살낼 생각이였는데."

쿠오젝 급 순양함들은 몸체 중심부에 메인 동력원이 존재한다.

그래서 한방에 중심부를 관통하여 파괴하려 했지만, 함선이 저항하면서 중심부를 파괴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자신의 손에 걸린 이상, 늦든 빠르든 결과는 마찬가지일테니까.

"끼리릭!"

"크릉!"

그 때, 갑작스런 이질적인 냄새를 맡고, 낙하 지점 근처에 있던 괴수 두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입 끝이 날카로운 딱정벌레류의 곤충과 들개 괴수로, 그들은 고독에 의해 명령받은대로 이질적인 존재를 죽이고자 달려들었지만,

쒜엑-

퍼석! 콰직!

순간적으로 거대한 앞다리가 3~5개로 보이면서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 그리고 괴수들이 '분해' 되는 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다.

'이 행성의 토착 생물들인가? 뭐가 됐든간에 방해를 하면 모조리 죽이면 되겠지.'

칼리 제국의 외계인은 지금의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대충 파악해둔 상태였다.

'흥. 운좋게 제국의 함선을 차지한 부족이 그 힘으로 다른 부족을 공격하는 상황인가 보군.'

여전히 '국가' 라는 명칭 대신에 부족이라고 얕잡아 낮춰 부르는 외계인은, 인간들끼리의 전쟁따윈 누가 이기든 지든간에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감히 제국의 함선을 탈취하여 멋대로 사용하는 놈들에게 제국의 철퇴를 내리는 것이 현재 그의 목표였으니까.

그의 주 능력은 신체 강화.

이번엔 정확하게 중심부를 꿰뚫어 동력부를 부수고자, 제대로 조준을 하면서 점프를 하기 위해 무릎을 구부리기 시작했다.

우직- 우드드드-

무릎을 구부리면서 힘을 가하자, 그를 중심으로 논밭이 가뭄으로 갈라지듯이 땅이 갈라지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충분히 힘을 모아준 외계인은 다시 한번 점프를 하였다.

콰아앙!

이미 그가 추락하면서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겼지만, 크레이터 안에 또다른 크레이터가 형성될 정도의 힘을 실은 점프로 인해 외계인의 거대한 몸체는 지하드의 중심부를 향해 날아갔…….

빠각!

"!!"

순간, 지하드를 향해 날아가던 외계인의 옆구리를 향해 악귀 가면을 착용한 남성, 진우가 날라들어와 전력을 다 한 발차기를 가격하였다.

쾅! 쿵! 쾅!

외계인은 힘의 방향으로 날라가면서 포격에 의해 망신창이가 된 빌딩의 중간층에 쑤셔박혔지만, 그대로 반대쪽으로 튀어나와 또다른 빌딩 건물에 쳐박히고 말았다.

콰르르르--

부실공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포격을 받아 구조물이 약해진 탓인지, 외계인이 뚫고 나온 빌딩은 거대한 굉음을 토해내며 지상을 향해 추락하였다.

"크르륵……?"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은 외계인은 사무실로 보이는 곳에서 욱씬거리는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몸을 일으켰지만, 그 모습을 확인한 진우가 무너져 내리는 빌딩을 발판삼아 점프하면서 외계인을 향해 날아가더니 라이더 킥 자세로 쏘아져나갔다.

"두번은 안 통한다!"

와락!

하지만, 외계인은 다리를 쭉 뻗으며 날아오는 진우의 다리를 낚아채듯이 붙잡고선 힘있게 땅을 향해 내동댕이 쳤고, 그와 동시에 낮게 점프하여 거대한 어깨로 짓이겨눌렀다.

쾅! 쾅! 쾅! 쾅!

거대한 힘과 무게로 밀어붙이는 공격으로 인해 약 15~17층 되어보이는 층에서 1층까지 바닥을 뚫으며 추락하였다.

콰아아앙!

1층의 메인 플로어까지 추락할때까지 자신을 공격한 인간이 어깨에 짓눌려있음을 확인한 외계인은 이정도라면 쥐포가 되리라 생각하고선 몸을 일으켰다.

콰앙!

"!!"

순간, 쓰러져 있던 진우가 허리를 튕겨 점프하더니 몸을 일으킨 외계인의 몸체를 발끝으로 걷어차자, 포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 외계인의 몸체가 다시 한번 날아갔지만 외계인도 이번엔 다리에 힘을 주면서 날카로운 발톱으로 땅을 고정시켰다.

콰드드드득!

물론, 지반이 그 힘을 버티지 못해서 발톱의 모양대로 거칠게 찢겨져 나갔지만.

그렇게 서로 공방을 주고받은 두 초인은 빌딩을 하나 부순 공방전으론 큰 데미지를 입기엔 미약했는지, 큰 고통을 느끼지 않는 표정으로 서로를 경계하면서 공격할 틈을 보이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이 펼쳐졌다.

"인간 주제에 제법이구나, 크륵-"

"그래? 너는 오히려 칼리 제국의 이능력자 치곤 생각보다 약한 편인걸?"

"크……? 어떻게 네가 제국을 알고 있는거지?"

어째서 이런 은하계의 변방에 위치한 행성인이 자신의 정체를 단박에 파악했는지, 아니, 그 이전에 진우는 이 지구의 생명체와 궤를 달리하는 외계인의 모습에 조금도 놀란 기색이 없어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일단 지구를 침공하려는 칼리 제국이라는 존재를 알아둔 상태였고, 그가 지닌 플레이어로서의 경험치로 인해, 칼리 제국이 보낸 정찰병임을 단번에 눈치챈 것이다.

단지, 한가지 놀란점이 있다면,

'힘은 나와 동급. 이런 놈을 그냥 정찰병으로 사용한다고?'

자신과 동등한 힘을 지닌 존재를 '정찰용' 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지구인이라면 세계 각국이 무릎 꿇고 사정하면서 모셔가려는 존재가 칼리 제국엔 수백, 수천명 수준으로 드글드글 거린다.

'큭큭. 확실히 깨부술 맛은 있겠군.'

하지만, 진우는 딱히 겁을 먹는다던가 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이 게임을 만든 제작사는 언제나 감당치 못할법한 강적을 내던져주지만, 자세히 찾아보면 어떻게든 강적을 공략할 방법이나 치명적인 약점을 함께 만들어주니까.

그리고, 그 공략할 '방법' 또한 이미 자신의 손에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남궁 신이 내 밑에 있는 이상, 최악의 사태때는 내가 조연급이 되어도 상관없으니 녀석이 칼리 제국을 무찌르게 유도하면 끝이야.'

기본적으로 모든 일은 자신이 주도하겠지만, 자신이 손도 댈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사태때는 주연 자리에서 내려와 남궁 신을 돕는 조연 자리로 만족할 생각이였다.

뭐, 어차피 자신이 얻을건 모두 얻었고, 남궁 신이 뭔가 좋은걸 얻어도 주군인 자신에게 알아서 헌납할테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게 진우의 심정이였다.

어쨌든, 칼리 제국의 첨병과 탐색전을 벌인 진우는, 자세를 취하며 위협적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자신을 시라누 행성의 인간이라고 말하던 외계인이 너희들에 대해 말했거든. 은하를 제패중인 우주 최강의 제국이라며?"

지구의 인간은 칼리 제국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대체 저 여유로운 미소는 뭐란 말인가?

지구라는 쪼그만 행성에만 갇혀 살다보니 우주의 스케일이 얼마나 넓은지 이해를 못하는건가?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주인이신 여제께서 보낸 첨병이다. 여제님의 명령은 하나. 지구의 전력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하고, 생각보다 지구인의 힘이 너무나 미약할땐 우리 다섯이 지구를 정복하는 것이다."

어차피 극비로 숨겨야 할 명령도 아니였기에, 외계인은 숨김없이 자신들이 여제에게 받아온 명령을 밝혔다.

"한마디로 본대가 오고 있다는 소리는 아니다 이거군?"

"본대? 크크크! 크하하하하핫!!"

외계인은 진우가 말한 대사에서 '본대' 라는 부분이 너무나 웃겼는지 전투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배를 움켜쥐며 웃어재꼈다.

"가소롭구나, 지구의 미개인놈! 제국의 본대? 본대는 커녕, 지구의 중력권 밖에서 궤도 폭격을 날릴 수 있는 함선 1개 편대만 투입되어도 이딴 작은 행성따윈 초토화시키는건 일도 아니다! 우리의 주인이신 여제께서 원하는건 이 별을 휴양지용으로 사용하시기 위해 최대한 멀쩡하게 손에 넣는것! 그리고 시라누 행성의 생존자와 결투를 벌이시는게 전부이시다!"

"응?"

지구를 휴양지로 사용하기 위해 정복하겠다는건 이해하겠다.

그런데 왜 이벨과 싸우겠다는 말이 나오는건가?

"제국의 여제님께서 더럽게 할 짓도 없으신가보군. 기껏 먼 행성까지 찾아와서 한다는게 자신이 정복한 행성의 생존자와 쌈빡질이라고?"

"크르륵. 네 놈 같은 미개한 존재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 그 분은 우주를 정복한 칼리 제국의 지배자이시면서도, 우주 최강의 전사이기도 하시다. 너나 나나 그 분 앞에서 날뛰어봤자 하찮은 벌레 수준에 불과하다."

외계인은 진우를 향해 비웃어보였다.

"시라누 행성의 생존자가 이 행성에 있다는건 이미 그 분도 알고 계시다. 너희들이 탈취한 저 함선의 원래 주인들이 그 정보를 본성에 보냈었으니까. 쿠훅- 쿠훅-"

거기까지 말을 마친 외계인은 지구의 공기가 좀 답답한지, 잠시 거칠게 숨을 몰아쉰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포로로 잡은 시라누 놈들의 말로는 이 곳으로 탈출시킨 시라누 행성의 아이는 역대 최강의 전사가 될 재능을 품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여제께선 그 역대 최강의 재능을 가진 전사가 성장할때까지 기다려주셨다."

딱히 비밀도 아니라는듯이, 그리고 너희들이 이런걸 알아봤자 뭐 어쩔거냐는 듯이 자신이 아는 정보를 모두 내뱉은 외계인의 모습에, 진우는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이벨이 최강의 재능을 가진 전사? 이상하군. 기껏해봤자 10등급의 힘이 전부였을텐데?'

거기다가 아무짝에도 쓸대없는 인간 하나 구하겠답시고 자신의 노예들이 가하는 공격을 모두 몸으로 받아낼 정도로 경험이 없…….

'경험! 그 년은 실전 경험을 쌓아오지 못했기에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던거야!'

아무리 전투의 재능이 뛰어나도, 그 재능을 살릴려면 결국 누군가, 혹은 자신의 뜻과 반대되는 집단들과 계속해서 투쟁하고 싸워야만 한다.

하지만, 이벨은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러지 못하였다.

만약, 그녀가 경험을 쌓게 되면서 재능을 개화시킨다면?

'그렇군. 이 게임에서 최종 보스라 할 수 있는 칼리 제국의 여제를 상대로 해피 엔딩을 따내려면 최소 3가지 방법이 있었던거야.

첫째는 예언의 영웅이 가진 힘.

둘째는 이벨의 재능을 개화시켜 여제와 싸울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만든다.

셋째는 아직 어떤 조건인지는 모르겠지만, 11등급 이상의 이능력을 얻은 플레이어가 칼리 제국의 여제를 쓰러뜨리는 것.

플레이어는 11등급 이상의 이능력을 얻지 못한다면, 첫째와 둘째 방법을 통해, 아군을 강화시켜서 칼리 제국의 여제와 싸워 승리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만 한다.

그리고, 눈 앞의 외계인은 그 정보를 플레이어에게 토해내기 위한 일종의 이벤트성 몬스터이고.

뭐, 본인은 비밀로 꽁꽁 숨겨놓을 이유가 없으니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말하는거라 판단하겠지만.

"그럼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묻자."

"크륵?"

"만약, 이 지구를 여제가 직접 정복할 가치가 없을때는 너희들만이 지구를 정복하겠다고 했었지?"

"그렇다."

"그러면 그 때를 위해서 칼리 제국의 본성이나, 너희들이 받들어 모시는 여제님과 통신을 할 수 있는 연락망이 있다는 거네?"

"크크크. 제국의 힘에 복종하려는 것이냐? 그 분과 연락을 취하려면 우리가 타고온 순양함의 통신기를 사용해야만 한다."

스릉-

자신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들은 진우는, 용광검을 꺼내들며 검 끝으로 외계인을 향해 겨누었다.

"아니. 네 놈의 모가지를 딴 다음에 네 놈들이 받들어 모시는 여제님에게 선전포고하게."

"뭣? 그냥 문화만 뒤진 미개인인줄 알았더니, 머리까지 미개인 수준인거냐?"

감히 제국의 힘에, 아니, 우주 최강의 전사이신 여제님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겠다는 진우의 모습에 외계인은 자신도 모르게 뻥찐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 이름은 치우. 이 지구를 지배하고 나아가 우주까지 정복할 운명을 타고난 진정한 지배자다. 네 덕분에 내가 나아갈 방향이 정해졌으니 일단 감사의 인사를 표하지."

"크하하하핫! 허풍도 그정도면 미쳤다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구나! 감히 진정한 우주의 지배자이신 여제께서 계시는데 이딴 미개한 행성의 인간 따위가 주제도 모르고 까불다니! 어쨌든 네 놈이 이름을 말하였으니, 나 또한……."

"아, 됐어. 어차피 뒈질놈 이름 알아서 뭐하게? 너는 그냥 외계인 1이야. 일단 그 큰 대가리를 박제해놓고, 그 앞에서 네 놈이 존경해 마지 않던 칼리 제국의 여제님을 깔아뭉개 암컷의 비명을 내지르게 만들어주겠다. 아무리 강해봤자 암컷은 암컷! 박을 구멍만 있다면 수컷에게 지배될 존재에 불과하지!"

까득-

여제를 깔아뭉개서 범하겠다고 선언하는 진우의 모습에, 자신의 이름을 밝히려다 실패한 외계인, 쿠르트는 어금니가 갈려나갈 정도로 입을 강하게 닫았다.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모습이 재밌어서 놔두려고 했는데……. 네 놈은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미안하지만, 나는 내가 정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서. 아참, 혹시 그 여제님의 몸은 어때? 한 5m, 10m, 이렇게 크면 내 자지가 박기엔 좀 그렇……."

"크와아아앙!"

더이상 들어주기 힘든 쿠르트는 진우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였고, 진우 또한 맞대응하기 위해 용광검의 검기를 최대치까지 뽑아두고선 검을 휘둘렀다.

============================ 작품 후기 ============================

중국을 정벌한 이후, 사이드 스토리를 통해 한국으로 되돌아갈 예정입니다.

세계 정복도 좋지만 한국 스토리도 전개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것도 있지만, 원래 이쯤에서 슬슬 한국으로 금의환향(?) 할 생각이였으니까요.

그런데 한국 스토리는 그다지 오래는 안 쓸 예정입니다. 아무리 길어봤자 10~20? 생각보다 많이 연재한다손 쳐도 30편은 안 넘을거라 예상합니다.

왜냐하면 한국 스토리를 깊숙하게 전개하면 소설의 장르가 바뀌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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