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525화 (525/923)

0525 / 0923 ----------------------------------------------

8장

일반인의 상식선에선 파워 슈츠를 착용한 사람은 그다지 큰 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도 그럴것이, 그냥 가볍게 움직여주기만 하면 기계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장치들이 적을 타격할테니까.

하지만, 군사 관계자라면 전투를 치뤄야 한다는 착용자의 긴장감이 체력과 정신력을 지속적으로 소모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의 매그너스도 바로 그러했다.

"허억- 허억- 허억-"

생체 나노 슈츠에 의해 7등급의 신체 강화자의 힘, 그리고 그게 걸맞는 재생력을 가지게 된 매그너스는, 그야말로 정신적인 피로가 극에 달할때, 배고플때, 생리 현상을 제외하면 하루종일 헬 게이트 안에 탑승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위에 설명했듯이 격렬한 전투를 치루면서 과도한 긴장감이 그의 체력과 정신력을 빠르게 소모시키고 있었다.

삐이-

"!!"

헬 게이트에는 다각도로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고, 그 화면들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헬 게이트에 탑승해도 360도 전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화면에서 오른쪽 부분이 붉은색으로 깜빡이며 경고음이 들려오자, 매그너스는 재빨리 오른쪽 팔을 들어올리며 팔등으로 몸체를 보호하였다.

콰앙!

"크윽!"

헬 게이트 안에 있던 매그너스는 강한 진동을 느끼며 도로 중앙쪽으로 주르륵 밀려나갔고, 이내 자세를 풀며 자신을 공격한 적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빌어먹을…또냐!"

그 곳에는 전체적으로 푸른 단색의 편하게 개조된 복장과 붉은색의 독수리가 그려진 코스프레 같은 의상을 착용한 건장한 체구의 남성이 눈이 희까닥 뒤집어져서 흰자만을 드러낸채, 넋이 나간 표정으로 공격 자세를 풀고 있었다.

쉬익- 후웅-

뒤이어 똑같이 흰자만을 드러내며 넋이 나간 표정을 한 남녀들이 날렵하게 날아와 모습을 드러냈다.

"이거…진짜 위험하게 됐는데……."

농담이 아니다.

매그너스는 지금까지 헬 게이트와 함께 짧은 시간동안 많은 활약을 해왔지만, 그 중에서 이정도의 난관에 봉착한건 처음이였다.

찌잉-

"크으으윽! 닥쳐! 닥쳐! 내 의지는 나의 것이다! 절대로 네 멋대로 두지 않아!!"

귀에서 강한 이명음이 들리면서, 뇌를 향해 직접 자신에게 복종하라는 목소리를 듣게 된 매그너스는 거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쫓았다.

남들이 보면 그냥 허공에다 대고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것처럼 보이지만, 세뇌 전파를 저항하고 막아내면서 정신력과 체력을 소모시킨 매그너스는 그때마다 땀이 주르륵 흘러나오며 탈력감을 느끼게 되었다.

만약, 진우의 생체 나노 슈츠가 없었더라면 체력적으로 고갈되어 힘없이 쓰러졌으리라.

"멍청한 히어로 놈들……! 겨우 이딴 세뇌에 걸리는 주제에 영웅은 무슨 영웅이냐!"

다시 한번 세뇌를 이겨낸 매그너스는 넋이 나간 표정을 한 남녀를 향해 분개하듯 소리쳤다.

저들은 갑자기 뉴욕 거리 한복판에서 나타난 기이한 생명체는 계속해서 자리를 옮겨가며 수많은 사람들을 세뇌하였고, 이능력을 지닌 히어로들이나 빌런들을 자신의 수족으로 사용하고, 평범한 인간들은 자해하면서 처참하게 죽어가도록 하였다.

매그너스가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가 헬 게이트를 착용하고 출동하였을때는, 이미 백 단위를 가볍게 넘긴듯한 희생자가 생긴 직후였다.

그는 분노하며 기이한 생명체를 공격하려 하였지만, 세뇌된 히어로들과 빌런들이 나타나 매그너스는 공격하면서 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얼마나 힘겨운 싸움이였는지 헬 게이트의 몸 여기저기가 구겨져 있었으며, 왼쪽 팔목에 붙여진 방패도 강한 충격을 받은 흔적이 잔뜩 남아있는 상황이였다.

안그래도 죽음을 감수하며 싸우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정신력이 결여된 히어로들이 싫었던 매그너스는, 저항조차 하지 못한채로 세뇌 당해버린 히어로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면서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주변을 확인하였다.

'포위당했다.'

도로 한 복판에서 싸운 전투의 여파로 아스팔트 도로는 완전히 망가졌고, 자동차들도 전투의 여파에 미친 것들은 성한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망가진 도로 위에서 공중을 점령한 이능력자들과 지상에서 둥글게 자신을 포위한 이능력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거…진짜 위험한데……?'

어쩌면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느껴지자, 매그너스의 뺨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려왔다.

어릴때를 제외하면 처음 느껴본 죽음의 공포.

팔다리가 저려오면서 굳어지는게 느껴지고, 호흡도 가빠져온다.

하지만,

"크아아아아아!!"

괴성을 내지른 매그너스는 오른손에 달린 거대한 해머를 위협적으로 휘두르면서 자신의 전의를 다졌다.

'그래, 죽든 말든 그딴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딴건 나중의 일이야. 가장 중요한건 지금이다. 지금을 필사적으로 살고자 움직여야 미래가 오든, 내일이 오는거다.'

강인한 정신력으로 죽음의 공포를 무너뜨린 매그너스였지만, 그래도 상황이 압도적으로 불리한건 틀림없었다.

'생각하자. 생각해.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그리고선 매그너스는 빠르게 뇌를 회전하여 헬 게이트의 무장을 확인하였다.

'어깨에는 마이크로 미사일. 오른손 팔등에 게틀링 건. 왼손 팔목 아래쪽에 유탄 발사기. 무릎과 방패에서 크레모어. 방패의 파일 벙커. 가슴 전면부와 발목에 다연장 미사일 포트. 그리고…….'

그렇게 헬 게이트의 무장을 확인하던 중, 그는 이 상황을 타개할 무기가 하나 있음을 확인하였다.

지금까지 쓸 기회가 별로 없어서 한번도 사용해보지 못해서 위력은 보장 못하지만, 그래도 현 상황를 타개할 수 있는 방도는 이것 뿐이다.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직후, 여기까지 다다른데 2초.

후웅-

콰앙!

그 2초동안 적들은 동시 공격을 위한 준비를 끝마쳤고, 사방에서 매그너스의 헬 게이트를 묵사발로 만들고자 달려들어왔다.

철컹!

그와 동시에 헬 게이트의 등에서 사람 머리통만한 굵기의 타원형 기둥이 솟아올랐다.

'뉴클리어 엔진 가동!'

부웅! 콰득!

초소형 핵 원자로 엔진을 더더욱 빠르게 가동시킨 매그너스는 몸을 크게 빙글 돌리며, 해머를 휘둘러서 속도가 빠른 신체 강화자들의 몸을 후려쳤다.

공성추처럼 끝이 뾰족한 해머가 그들의 몸에 구멍을 만들었지만, 지금 그런걸 신경쓸 정도의 여력이 없었다.

기이이이잉--

그와 동시에 타원형 기둥 내부에서 거대한 전자음이 들려오기 시작하였고, 정면부 카메라 오른쪽 상단위로 '펄스 임팩트 차지율 100% 완료' 라는 문구를 확인한 매그너스는 이게 어떤 위력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기에, 불안감을 잔뜩 얹은채로 명령어를 내질렀다.

"펄스 임팩트! 터져라!!"

파츠츠츠츠----!!

그의 명령어와 동시에 기둥을 중심으로 거대한 자기장이 퍼져나가면서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사방에서 달려오던 이능력자들을 삼켰다.

치지지지직--!!

펑! 펑! 펑!

반경 십여미터까지 1~2초만에 도달한 자기장은 색이 옅어지면서 사라졌다.

여기까지라면 특출난 효과가 없어 보여서 실망하겠지만, 자기장 안에 들어온 것들의 모습을 보면 그런 소리를 할 수 없으리라.

자기장 안에 들어간 모든 이능력자들은 강한 전력에 감염된것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하얀 개거품을 물면서 쓰러졌고, 하늘을 날아다니던 이능력자들도 날파리처럼 추락하고 말았다.

거기다가 자기장 안에 들어간 모든 가로등은 펑 소리를 내면서 깨졌고, 그 밖에 모든 전자 제품들도 펑 터지거나 망가지고 말았다.

육체가 강인한 신체 강화자들은 감전에 대한 저항력도 높지만, 강하게 퍼져나간 자기장은 그들의 뇌까지 과부화를 걸었기에 펄스 임팩트의 영향권 안에 있던 이들은 실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쓰러진 것이다.

"이게…펄스 임팩트……."

설마 이정도의 위력이라곤 생각도 못한 매그너스는, 진우가 자신에게 만들어준 헬 게이트의 위력이 거의 악마적인 수준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진우는 매그너스의 성격상, 적을 많이 만들것 같아서 포위당했을때를 대비한 무기를 만들어주었지만, 위력 자체는 크게 만들지 않았다.

몇개월 잘 요양하면 큰 문제 없이 완치될 수준? 최악의 경우에는 뭔가 후유증이 남을 수준으로 만들어두었다.

만에 하나라도 일반인이 범위 안에 섞여있다가 죽거나 다치기라도 하면, 매그너스는 그 죄책감에 의해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될테니 말이다.

매그너스는 자기 자신을 혐오하면서 자괴감에 떨면 안 된다.

언제나 자신감 넘쳐야 하며, 그것을 원동력 삼아 자기 자신의 가치관과 이상을 위해 활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매그너스는 그들의 심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한 후, 이들을 세뇌한 외계인같이 생긴 적을 찾고자 부스터를 사용하여 날아올랐다.

"뉴욕이…내 고향이……."

처음에는 일부분만 피해를 입은 상태였지만 매그너스가 세뇌당한 히어로와 빌런들을 상대하면서 시간을 빼앗긴 사이, 뉴욕은 그야말로 처참하게 망가져 있었다.

건물같은건 부숴지진 않았지만,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달랐다.

길거리에는 자해한 이들이 피를 흘린채로 처참하게 널부러져 있었고, 건물 밖에서 뛰어내린 이들의 시체들이 높은 건물이나 빌딩마다 존재하였다.

게다가 건물의 유리창 너머를 확대해보면 부엌칼이나 날카로운 무언가로 자결한 사람들의 시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들이 긴급 출동한듯이 경찰차와 경찰 제복을 입은 이들이 여기저기 보였지만, 경찰들은 가까이 있던 시민들을 사살하고선 자신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어 자살한 상태.

천? 이천? 아니, 어쩌면 만단위의 사람들이 죽었을지도 모른다.

절대 지구의 생명체로 보이지 않는 기이한 생명체 하나가 만든 참극에, 매그너스는 절대로 그 괴물을 용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높은 고도를 유지하여 뉴욕 여기저기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 때, 그의 시야에 전투가 일어난것처럼 건물이 파괴되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카메라를 확대해보니 하얀색 헤드 기어처럼 무언가를 뒤집어 쓴 한 무리의 이능력자들이 세뇌당한 이능력자들과 전투를 치루고 있었다.

하얀색 헤드 기어를 착용한 이들은 표정이 풍부하게 살아있는걸로 보아, 헤드 기어를 통하여 세뇌 당하지 않게끔 뭔가 조치를 한게 분명했다.

그리고, 약간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자신이 세뇌한 이능력자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괴물이 입에 달려있는 기다란 촉수들을 꿈지럭 거리며 그 모습을 즐겁게 감상하고 있었다.

저 하얀색 헤드 기어의 이능력자들이 누군인가, 라는 의문보단, 뉴욕을 망가뜨린 괴물에 대한 증오에 사로잡힌 매그너스는 부스트 엔진을 최대로 올리면서 그들이 싸우고 있는 지역으로 향하였다.

============================ 작품 후기 ============================

헤이 독자 여러분들? 우리 왠만하면 서평은 쓰지 맙시다.

제 소설을 진짜진짜 좋게 설명하려면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 작가 수준의 필력이 필요합니다.

일반인들은 제 소설의 서평을 보면 하나같이 '뭐? 이딴 쓰레기같은 글이 있다고? 홀리씨발' 이라는 듯한 반응이 대부분이예요.

"나는 이 소설이 뛰어난 작품임을 조리있게 설명하여 조아라 독자 절반 이상을 설득시킬 수 있다!" 라고 생각되지 않으시면 서평은 쓰지 말아주세요.

제 적이 늘어가는것 같아서 속이 쓰립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