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533화 (533/923)

0533 / 0923 ----------------------------------------------

8장

"준비 됐니?"

"예, 엄마."

이실리아와 노아 모녀는 서로의 눈을 마주보면서 결의를 다졌다.

두 사람의 힘으로 저궤도 우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염동력 실드를 만들어야 하고, 오존층 밖의 온갖 방사선들을 막기 위한 준비도 해내야만 했다.

만약, 두 사람의 힘이 조금이라도 불안정해진다면 구멍뚫린 댐처럼 여기저기 다른 구멍이 생겨나고 말기에, 두 사람의 집중력은 최고조를 달하고 있었다.

"하나, 둘, 셋!"

"흡!"

부우웅-

염동력 실드가 생성되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진우는 남궁 신에게 준비 됐냐는듯이 시선을 돌리자 검지와 엄지로 동그라미 모양을 만들었다.

"열어."

대화를 하면 공기가 소모된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대화를 위해 짧막하게 열라는 명령을 진우가 내리자, 철컹 하면서 로봇들이 발진되면 사출로의 입구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휘이이이이--

전함 안쪽에 있는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강한 바람 소리가 울려퍼졌고, 이실리아와 노아는 우주 공간을 향해 몸을 날렸다.

무중력의 진공 상태인 우주.

이실리아 모녀가 펼친 염동력 실드 안쪽은 문제 없었지만, 우주 밖으로 나선 순간부터 공기가 달라진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우주를 맨 몸으로 나선 네 명의 남녀들은 최대한 호흡을 가지런히 하면서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며, 일단 이상한 기분이 드는지, 고통은 느껴지지 않는지 체크부터 하면서 수신호로 이상 없음을 주고받았다.

참고로 이들은 준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생존 부분에 대한 토론을 하였고, 진우가 다음같은 답을 내놓았다.

'이실리아나 노아중에서 더이상 염동력 실드를 형성시킬 수 없으면 자신의 어깨를 빠르게 때려. 그렇게 된다면 남궁 신, 나, 어깨를 두드린 사람, 마지막으로 남는 사람 순으로 텔레포트하여 후퇴하는거다.'

이실리아 모녀 중에서 한 명이 급하다고 그냥 혼자 훅 사라지면 남은 세 사람은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 남게 되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후퇴를 하는 순서가 가장 중요했다.

다행히 아무런 문제가 없자, 진우는 우주로 올라오면 당연히 해야 할 지구 감상을 위해 시선을 돌렸다.

'그건 그렇고 아름답구만.'

일반적으로 우주에서 활동하는 SF 영화에서 지구를 보면 한 눈에 지구의 모습이 모두 보이지만, 저궤도 우주에서 보게 된 지구의 모습은 일기예보에서나 볼법한 모양의 구름들 모습과 푸른 바다, 그리고 초록색고 갈색이 어우러진 지구의 모습을 확대하듯이 볼 수 있었다.

다들 말을 할 수 없는 환경이였지만 지구를 확대한듯한 풍경에 눈이 반짝거리는걸 보니, 다들 지금의 모습이 마음에 든 듯 싶었다.

-이제 곧 ICBM이 이쪽을 향해 날아올 것입니다.-

그 때, 지하드에서 미사일들의 궤도를 확인하고 있던 페리샤로부터 연락이 들어왔다.

-현재 미국과 유럽 각지로 향한 미사일들은 각 국의 대공 방어 미사일들에 의해 하나둘씩 요격되고 있습니다.-

확실히 유럽 지역을 확인해보니 ICBM들을 요격하는 미사일들에 의해 불꽃들이 터져나가고 있었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향해 쏘아진 ICBM의 숫자는 총 103발 입니다. 아시아를 향해 쏘아진 ICBM들은 신님이 대부분 처리하셨고, 아직 일본에 남아있는 대공 방어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남은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니 이쪽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103발.

온갖 천연 자원들과 지하 자원이 풍부한 중동과 아프리카를 완전히 죽음의 땅으로 만들 예정이였는지,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ICBM들이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원형공산오차를 감안한 결과, 지금 그 위치는 ICBM들을 모두 막을 수 있는 위치입니다. 거기서 막지 못한다면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미사일이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거기서 끝을 내야 합니다.-

진우는 거대한 ICBM들이 이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대부분의 미사일들은 2단 로켓을 분리하여 3단 엔진을 점화한 상태이며, 앞으로 약 500km 정도 후면 미사일들이 여러분들의 위치에 도달하게 됩니다.-

'500km라……. 하하…돌아가시겠군.'

만약, 남궁 신의 판타지쪽 전생에서 마법사들에게 '500km 밖에서 초속이 최대 4~5km 수준으로 움직이는 적을 마법으로 맞추거나 움직이는 방향을 꺽어라' 라고 지껄인다면 마법사들은 그런 말을 지껄인 상대가 기사든 격투가든, 멱살을 움켜쥐고 주먹질을 시작할 것이다.

광역 마법의 거리까지 모두 포함한다손 쳐도 반경 500m가 한계치이고, 궁극 마법이라 할 수 있는 메테오도 단지 우주 공간에 있는 운석을 소환하는 것이지, 직접 마력으로 끌어당기는 마법이 아니다.

모든 마법사들이 머리를 맞대도 '이건 안 된다' 라고 생각할법한 상황이였지만, 남궁 신은 자신만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스읍- 후우우--"

공기를 크게 내쉬면서 심호흡을 한 남궁 신은, 이실리아 모녀를 향해 살짝 시선을 돌렸다.

두 사람은 실드를 만들기 위해 집중하면서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아직 표정이 평온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한계로 치닫으리라.

다시 시선을 돌려서 이번엔 진우를 확인하였다.

진우는 팔짱을 끼면서 이쪽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들을 향해 시선을 집중할 뿐, 그의 눈에는 공포나 조급함따윈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믿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이 상황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에 한치의 의심도 품지 않은 모습이였다.

잔인하고, 포악하고, 상대의 인격따윈 무시하는 인간 쓰레기이며 폭군이지만, 분명한 것은 일반적인 폭군들과는 달리 능력있는 부하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능력이 있어도 자신의 품안에 끌어당기면서, 의심하기 보단 충성을 다하게끔 유도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삼국지에 나오는 동탁의 업그레이드 버전같았다.

동탁은 잔악무도한 지도자임은 분명하지만, 권력을 잡기 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충성을 하게끔 만드는 정치적인 센스가 뛰어났다.

그는 권력을 잡은 이후부터 망가지기 시작하였지만, 진우는 권력을 잡았음에도 초심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자신을 따른 부하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도박을 내걸었다.

만약, 미지에 대한 공포로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 이실리아 모녀와 자신만 보냈다면, 정신적으로 큰 부담감과 긴장감에 움직임이 굼떠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실리아 모녀는 서로의 염동력을 융화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조화시킨채로 큰 흔들림없이 유지시켰고, 남궁 신 본인도 오히려 진우가 함께 목숨을 내건 상황에 용기를 얻게 된 상황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단지 그 뿐이다.'

신은 움직이는 자신의 신경과 연결된 매직 미사일들을 자신의 주변에서 만들기 시작하였다.

8서클의 대마법사였던 칸베르크 드 로웰폰, 흑마법사 암살자인 루오 메시벨의 삶이 있던 판타지 세계에서는 매직 미사일을 잘 다뤄야만 제대로 된 마법사라는 말이 있는데, 단순히 강력한 주먹질을 가한 것 같은 충격을 주는 간단한 매직 미사일에 속성을 가하여서 다양한 전개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나 불의 속성을 불어넣을 수 있고, 빠르게 움직이는 적을 노리기 위해 유도 기능을 붙여놓거나, 아니면 위력을 강화시키는 종류 등등, 똑같은 마법사라 해도 매직 미사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완전 제각각이였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마법들이 약하다는건 아니다.

단지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응용이 쉬워서 마법사 개인의 판단력과 응용력을 확인하기 쉽다는 뜻이다.

그리고, 남궁 신은 매직 미사일들이 자신의 뇌신호와 연결하게끔 설정하면서 마법을 시전하였다.

10개. 20개. 50개. 100개. 150개. 200개.

백색의 구체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위쪽으로 이동하였고, 일행의 머리 위에는 엄청난 수의 매직 미사일들이 우글우글 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숫자가 500개에서 그쳤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1000개도, 2000천개도 만들 수 있지만, 신경 공유 속성을 불어넣은데다 먼 거리까지 날아가 요격하기 위해선 매직 미사일의 유지성까지 강화하여 마력까지 불어넣어야 했기에 이 정도가 한계였던 것이다.

거기다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마력을 남겨둬야만 했다.

-400km.-

페리샤는 미사일들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주었고, 남궁 신은 정신을 집중시키며 매직 미사일들의 안전성에만 집중하였다.

-300km.-

그렇게 잠시동안의 시간이 흐르자, 처음엔 적게 보였던 미사일들도 조금씩 커지게 되었다.

"요격가능 150km."

-알겠습니다. 200km부터 10km 단위로 알리겠습니다.-

실드 안의 산소가 낭비되는 것을 줄이고자 짧게 설명한 남궁 신의 목소리에, 그것을 알아들은 페리샤는 200km부터 10단위로 끊겠다고 설명하였다.

만약, 전생의 마법사들이 150km 밖의 적을 요격하겠다고 하면 다들 기겁을 하겠지만, 전생때보다 더 강해진 마력을 지닌 남궁 신에겐 좀 힘들긴 하지만 아주 못할 짓은 아니였다.

-200km.-

처음엔 좁쌀만했다면, 이제는 왕개미같은 크기와 함께 추진 분사되는 엔진의 불꽃까지 뚜렷하게 보일 정도였다.

-190.-

"스으읍- 후우우우--"

안의 산소가 많이 소모되긴 하지만,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면서 긴장을 푼 남궁 신은 매직 미사일들을 서서히 기동시켜나갔다.

-180.-

그 때, 갑자기 염동 실드의 경계선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이 때!'

매직 미사일들이 한 곳에 집중되어 형성된 마력의 흐름이 염동력을 펼치던 이실리아 모녀의 집중력에 이질적인 감각을 가함으로서 본의 아니가 방해를 하게 되었다.

그 영향으로 인해 경계선의 형태가 물결처럼 일렁이면서 형태가 일그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실리아 모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어떻게든 집중을 하려 하였지만, 한차례 일그러진 집중력은 쉬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경계선의 일렁임은 조금씩 커져나갔다.

-170.-

이제 20km밖에 안 남았다.

여기서 후퇴하여 재정비후에 다시 출발해봤자 모두 막는것은 불가능해진다.

남궁 신은 이실리아나 노아, 둘 중 하나가 어깨를 때리면서 신호를 보내지 않을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와락!

그 때, 지금까지 팔짱을 끼며 조용히 있던 진우가 당황한 표정을 한 이실리아 모녀의 어깨를 자신쪽으로 끌어안으면서 서로의 체온이 느껴지게 만들었다.

"진정해. 일단 차분하게 큰 구멍부터 막으면서 정신을 집중해. 두 사람 모두 조금만 힘내줘."

그녀들의 귓가에 나지막한, 그러면서도 진중한 목소리로 응원한 진우가 부드러운 머리결들을 쓰다듬어주자, 금방이라도 터질것 같았던 모녀의 얼굴과 염동 실드의 경계선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160.-

"옳지. 천천히. 조금만 더."

염동 실드의 경계선은 완전히 잠잠해지진 않았지만, 이정도면 충분했다.

-150.-

'가라!'

150km까지 왔다는 신호를 듣자마자, 남궁 신의 뇌에서 전달된 명령을 받은 500여발에 달하는 백색의 구체들이 빠르게 쏘아져나갔다.

-140.-

매직 미사일들이 출발하긴 했지만 아직 충돌하려면 한참이나 멀었기에, 페리샤는 계속해서 진우 일행과 미사일들의 거리를 설명하였다.

'안력을 내공으로 집중 시킨다!'

내공을 집중하여 일시적으로 신체의 일부분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나름 흔한 편이다.

신은 눈에 내공을 집중시키며 시력을 비정상적으로 강화시켰고, 미사일과 매직 미사일의 거리를 확인하고 있었다.

-130.-

그리고 130km까지 다가올 무렵, 이제는 아주 작게 보이는 매직 미사일중 하나가 갑자기 지그재그로 움직이더니 미사일의 몸체와 부딪히면서 그 모습을 감추었다.

'이때다!'

그림자도 생기지 않고, 온통 검은색의 우주 공간인지라 거리를 측정하기 어려워서 매직 미사일 중 하나에게만 유도 기능을 붙여놨던 신은 유도 기능이 적용될 정도로 가까워졌음을 확인하고선 499개의 매직 미사일들을 조종하기 시작하였다.

내공으로 강화시킨 눈동자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양손의 손가락을 뭔가 계산하듯이 빠르게 까딱 거리기 시작하자, 수백여개의 매직 미사일들은 하얀 궤적을 그리며 화려한 레이저 쇼를 하듯이 움직였다.

쿠궁- 구웅-

그 때, 매직 미사일과 부딪힌 미사일들은 추진 분사용 엔진이 망가지면서 폭발이 일어났다.

엔진의 폭발로 인해 핵탄두들도 폭발되는 위험도 있었지만, 탄두를 뒤집어쓴 외피는 대기권의 마찰열을 버틸 수 있게끔 단단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3단 추진 엔진이 폭발되어도 탄두까지 폭발하는 일은 거의 없다.

처음엔 유도 기능만 만들어놓으려 했는데, 그랬다간 탄두까지 공격하여 폭발을 일으킬 것 같았기에 직접 자신의 뇌와 연결시킨 매직 미사일들은 몸체를 두들겨서 궤도를 바꾸거나, 엔진을 망가뜨리기 시작했다.

만약, 눈알이 움직이는데 소리가 들렸다면, 엄청난 소란이 일어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 남궁 신의 눈은 서서히 충혈되어갔다.

내공에 문제가 생겼다는게 아니라 인간의 뇌로 한꺼번에 수백여개의 생각을 하면서 생겨난 부작용이다.

폭발을 제외하면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레이저 쇼.

뭔가 영화나 만화의 하이라이트처럼 시끌벅쩍한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남궁 신은 쉴새없이 충혈된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손가락을 쉴새없이 까딱 거리며 머릿속의 계산을 보조하고 있었다.

그렇게 매직 미사일들이 모두 사라지자, 페리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사일 신호 82개가 움직임을 정지하거나 궤도가 지구와 반대편으로 향하였습니다만 아직 21개의 ICBM이 건재합니다. 114km.-

그녀는 현재 살아남은 ICBM의 숫자와 거리를 설명하였고, 그 보고를 확인한 남궁 신은 자신의 눈을 부여잡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허억! 허억! 허억!"

100km 밖의 적을 요격하고자 많은 마나를 소모하였고, 수백여개의 생각을 동시에 해내면서 매직 미사일들로 ICBM들의 엔진들을 격추시킨 남궁 신은 머리와 눈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거친 호흡을 몰아쉬면서 산소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82개나 되는 ICBM들을 혼자 처치한 그의 공로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행동이였다.

-남은 미사일들은…….-

"…제가 나머지도 처리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예? 하지만…….-

"객기가 아닙니다. 제가 처리할 수 있습니다."

페리샤가 뭐라고 말하려 하였지만, 남궁 신은 뭔가 확신을 가진 목소리로 자신이 처리할 수 있다 확언하며 말을 가로막았다.

-…알겠습니다. 현재 거리 100km.-

그 목소리에서 들려오는 강한 자신감을 느낀 페리샤는 계속해서 거리를 설명하였고, 그렇게 50km까지 다가올때까지 눈을 감으며 심호흡을 하던 남궁 신은, 충혈이 어느정도 가신 눈을 뜨면서 생존한 미사일들을 향해 양 손을 뻗더니 팔을 판토마임을 하듯이 휘두르자 미사일들의 궤도가 태양쪽으로 바뀌었다.

허공섭물.

내공을 사용하여 물건을 사용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무림인들만이 사용 가능한 일이였다.

하지만, 50km를 무림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끔 환산하여 설명하면, 이런 거리를 허공섭물로 날아오던 물체의 궤도를 바꿨다는것에 기절한것처럼 경악을 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허공섭물이라는 것은 거리가 멀수록 내공의 소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그야말로 비효율의 극치이기 때문이다.

그런걸 50km 밖까지 사용했다는 것은 전 무림사를 통튼 역대 최강의 무인들이여도 불가능한 일.

아니, 가능은 하겠지만 한번 행하면 모든 내공이 사라져서 운기조식을 취해야만 할 것이다.

'매직 미사일을 사용할때부터 눈치챘지만 우주에서 내 능력을 사용할때는 지구에서 펼칠때와는 다르다. 뭔가…마력과 내력의 흐름이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것 같아. 막히는것 없이 흐른다.'

겉으론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는 매직 미사일들의 움직임이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그래서 우주 공간에서 마나와 내력의 흐름을 이리저리 굴려본 결과, 우주 공간에서의 마법과 무공은 지구에서 펼칠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고선 50km 밖에서 허공 섭물을 사용해 남은 ICBM들을 태양으로 궤도를 바꿨다.

'원래는 1의 힘으로 2~3의 거리를 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방금전의 내 매직 미사일들은 1의 힘에서 10, 혹은 15 정도의 거리까지 가게 되었어. 게다가 허공섭물까지 거리가 멀수록 소모되는 내공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다.'

어째서 이런 결과가 생긴건지는 모른다.

지구의 일에 집중하느라 우주 공간에서의 능력 활용을 거의 하지 않았으니까.

'이건 우주의 기와 관계가 있다. 아무래도 우주 공간에서 능력을 시험해봐야겠군.'

자신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칼리 제국은 우주를 지배하는 거대한 대제국이다.

당연히 우주 공간에서의 전투도 상정해야 하기에, 이번 기회에 이것저것 연구를 해봐야겠다고 판단한 남궁 신은 망가진 ICBM들의 모습에서 자신들이 모두 해결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향하던 ICBM들은 모두 처리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페리샤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일이 풀렸음을 알게 되면서 겉으론 무덤덤하게 임무가 완료되었음을 설명하였지만, 속으론 강하게 긴장하고 있었다.

'아무리 마법과 무공의 힘이 강하다지만 이건 지구에서 활동했을때와는 차원이 달라. 우주의 기운같은게 마법의 힘을 강화시킨 것일까?'

페리샤는 남궁 신으로부터 마법을 배우면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실력이 상승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궁 신의 마법을 가장 가까이 하는 사람은 페리샤였고, 그렇기 때문에 남궁 신의 힘이 평소보다 최소 몇 배는 더 강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만약, 150km 밖의 적을 궁극 마법외의 수단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면, 이미 예전부터 사용해왔을 것이다.

즉, 현재의 남궁 신이 펼친 활약은 평소의 힘보다 더 뛰어난 결과물이라는 뜻.

'이미 지구에서도 최강 자리를 다투는 강자인데도 우주에서는 그보다 더 강해진다고?'

지구에서도 한 손가락에 들어가는 강자인 남궁 신.

그런 그가 우주에서는 힘의 크기가 더 강해진다면, 우주에서 싸우면 무중력 공간에 의해 제대로 힘을 쓸 수 없는 진우는 가볍게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모습을 상상만 해도 등골이 오싹거림을 느낀 페리샤는, 또다른 불안감에 휩쌓이게 되었다.

'남궁 신이 배신을 한다면…혹은 자신이 지하드의 권력을 잡으려고 한다면…….'

아마 진우의 노예들은 모두 진우의 편이 되겠지만, 아수라는 남궁 신의 휘하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는 분명히 돈이나 물질적인 뇌물같은것에 넘어가 쉽게 배신하는 그런 종자는 아니지만, 자신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소원인 복수를 완수하는데 진우보다 남궁 신이 더 도움이 된다면 그쪽으로 갈아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현재의 남궁 신은 확실하게 진우를 향해 충성을 하고 있다.

이미 충성을 하고 있는데, 괜한 조언으로 지도자에게 능력 좋은 부하를 향한 의심을 향하게 만든다면, 오히려 그것이 부하쪽의 배신을 만들어내는 플래그가 되어버린다.

예로부터 능력이 좋은 신하나 부하의 존재는 지도자에게 있어서 큰 불안감으로 다가오면서 다양한 사건들을 만들어냈다.

토사구팽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유방과 한신.

한신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장군 중 한명이며, 당시 천하 3분의 1을 차지한 거대한 지역을 토벌하고 점령하여 왕의 직위에 올라서게 되었다.

유방은 그런 뛰어난 용병술과 거대한 세력을 지닌 한신을 꺼려하면서 토사구팽을 하게 되었다. 한신의 성격이 좀 건방진것도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남궁 신이 딱 그정도 수준이였으면 페리샤도 딱히 걱정한다던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반란을 일으켜도 충분히 제압할 자신감이 있으니까.

문제는 그것도 정도라는게 있다는 것이다.

혈강시, 데스 나이트, 마법, 아공간, 무공, 세뇌시킨 괴수, 그 밖에도 기타 등등…….

그가 삼태극이라는 조직이 가진 힘의 4분의 3 이상을 일궈낸 장본인이며, 그의 존재 덕분에 삼태극이 이렇게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

즉, 남궁 신이 갑자기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진우에게 남는것은 지하드와 기계 병사들, 그리고 그의 노예들 뿐이였다.

예전에 이와같은 문제로 인해 일부러 자신의 어깨를 베이면서까지 연극을 하여 남궁 신이 충성을 하게끔 유도하였지만, 진우 최우선적인 그녀의 사고방식은 진우보다 월등히 뛰어난데다, 조직의 힘 대부분을 일궈낸 남궁 신의 존재감에 다시 한번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다음편이 중국편의 피날래입니다.

물론, 전후 뒷처리라던가 중국인 포로들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학대한다던가 하는 내용이 있딘 하지만, 일단 전쟁 자체는 다음편에 끝낼 예정.

이제 그동안 못했던 떡신에 집중할 차례!! ㅎㅎ

사이드 스토리도 병행해야 하니까 완급 조절에 신경좀 써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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