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543화 (543/923)

0543 / 0923 ----------------------------------------------

9장

"쏴라!!"

"뒈져버렷!"

투타타타타---

"캬아아!"

"키이익!"

일반적인 수송용 장갑차는 안에 태워진 보병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튼튼한 장갑으로 빈틈없이 가리고 있지만, 여기에 있는 중국군의 장갑차는 안에서 밖을 쏠 수 있게끔 총구를 내밀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있었다.

누군가가 사격 명령을 내리자 구멍 밖으로 나온 총구가 계속해서 사격을 시작하였고, 사람 머리통만한 다종다양한 벌레형 괴수들은 장갑차 근처로 달라붙으면서 총탄에 의해 죽거나 큰 부상을 당하게 되었다.

투타타타타타타----

3대의 장갑차는 좌우에 만들어진 구멍을 통해 사격을 가하면서 천천히 이동하였고, 충분히 어느정도 처리됐다 생각한 차량 안의 지휘관이 명령을 내렸다.

"전기 충격을 가한다! 모든 병사들은 공격을 중지해라!"

파치치칙!

그와 동시에 병사들이 구멍에서 총구를 빼자, 강렬한 스파크 소리와 함께 장갑차를 뒤덮은 펜스에서 강렬한 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치지지지직!

펜스 위에 옹기종기 붙어있던 벌레형 괴수들은 그대로 강렬한 전기에 구워지면서 매케한 냄새와 함께 죽어나갔다.

"후우. 이걸로 이쪽은 대충 처리한건가?"

"다른 조에서도 순조롭다고 하니까 이런식으로 구역을 넓혀가면 안전 지대가 더 넓어지겠지."

중국의 군복을 입고 있는 장갑차 안의 병사들은 안전하다고 판단하였는지 잡담을 하면서 순조롭게 괴수들을 처리하고 있다는데 안심하였다.

이 곳은 삼태극에 의해 괴수 테러를 당한 중국의 대도시로, 삼태극의 공격을 대비하다가 날벌레, 들짐승, 하수구 안에서 살던 쥐 등등이 갑작스럽게 괴수화되면서 고립되어버렸다.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괴수들의 공격으로 인해 행정 업무는 완전히 마비되었고, 군대는 나름 반격을 가하긴 했지만 압도적인 숫자에 이리저리 밀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태에 당황하였고, 군대조차 이겨내지 못해 일시적으로 물러서자 인간이라는 먹잇감을 공격하고자 몰려오는 괴수들에 의해 공격당하기 시작했다.

가장 낮은 맹수급 괴수조차 총으로 여러발 맞아야 죽기에, 일반인들은 그런 괴수들을 이겨낼 수 있을리 만무했고, 이따금씩 맹수보다 더 높은 요귀, 그보다 더 높은 요마급의 괴수들도 존재하였기에 시민들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같은 상황을 겪게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처음엔 나몰라라 하던 범죄 조직들도 사태가 이렇게 되자 자신들만으로 살아남는건 불가능하다 여겨 퇴각하던 군대와 합류하게 되었다.

범죄 조직이라곤 해도 일반인보다 확실히 싸울 줄 아는 이들도 많고, 정부에 소속되지 않고자 들어간 이능력자들도 꽤 됐기에 조금씩 활로가 되찾아지기 시작했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일어나긴 했지만, 엄청난 숫자의 괴수들은 더이상 도망갈 수 없게 된 중국인들을 일시적으로 단합하게 만들었다.

가치관에 의한 다툼, 권력을 가지려는 욕망, 그런것들도 모두 살아남아야 욕심내든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일시적인 단합에 의해 괴수들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들과 전력이 생겨나게 되자, 괴수들로부터 안전 지대를 조금씩 넓혀가게 된 중국군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면서 세계적으로 대 괴수전에 능숙한 군대임을 알려주듯이 괴수들의 숫자를 차근차근 줄여나갔다.

일반적인 장갑차와 달리 구멍이 뚫려있는것도, 장갑차 위에 전기가 흐르는 펜스가 설치된것도 모두 이러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결과물이였다.

인간과 싸우는거라면 큰 효과는 없겠지만, 괴수라면 큰 효과를 보는 방식들을 사용해가며 조금씩 인간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안전 지대가 늘어났다.

"빌어먹을 삼태극 새끼들. 그 새끼들만 아니였으면 이딴 고생도 안했을텐데……."

나란히 이동하는 3대의 장갑차중, 중앙에 위치한 장갑차에 배치된 병사 하나가 삼태극을 향해 욕을 하자, 모두가 삼태극에 대한 욕을 한마디씩 퍼부었다.

그 때, 한 명의 병사가 조심스래 입을 열었다.

"그런데 삼태극이 베이징을 무너뜨렸다고 하던데? 장교들이 그것 때문에 난리가 났다고 하더라고."

"뭐? 그럼 우리들은 어떻게 되는거야?"

"중화의 땅은 넓어. 제 아무리 삼태극이라 해도 이 넓은 땅에 널려있는 군대를 다 처리할 수 있을것 같아? 어떻게든 버텨서 외국에서 원군이 오기를 기다리면 우리의 승리야."

삼태극이라 해도 이 넓은 땅을 다 차지할 수 없다고 주장한 병사도 있었지만, 모두의 표정은 확실히 그다지 좋진 않았다.

일단 이 곳의 상황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지만, 외국에서 원군을 보내기도 전까진 삼태극에겐 덤비지도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모두가 삼태극을 향해 분노, 증오, 공포심을 가지고 있을때, 어디선가 큰 소리가 울려퍼졌다.

투콰아아앙!

"!?"

"어디서 들려온 소리야!?"

병사들은 공격 자세를 취하며 구멍 밖으로 사격 자세를 준비하였고, 보조석에 앉아있던 장교들도 소리의 근원지를 알아내고자 본부로 무전을 시작했다.

-여기는 본부! 괴수들이 공격해왔다! 놈들이 너무 많아! 살려줘!-

"!!"

"!!"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

-이…이능력자들까지 모두 죽었어! 제발 누구든지 좋으니까 살려줘!!-

무전에서는 본부의 급박함을 알려주었으나, 무전기를 들고 있는 장교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듯 하였다.

'반전하여 본부로 향해야 하나? 하지만 본부의 경비 병력에 이능력자들도 많이 섞여 있는데도 구조 신호를 보냈어. 겨우 일반 병사들을 태운 장갑차 3대로 뭘 어떻게 하란거야? 차라리 이대로…….'

이대로 탈영을 해야 하나, 아니면 본부를 구원해야 하나 머릿속이 복잡해진 장교였지만, 그런 그의 고민을 손쉽게 해결해주는 존재가 나타났다.

투콰아앙!

땅속에서 포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솟아오른 2개의 날카로운 벌레 집게가 선두 차량의 몸체를 꽂아넣으며 땅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사…산개해! 산개해라!"

본부는 공격당하고 있고, 땅속에는 자신들을 사냥하는 괴수가 있다.

장교는 일단 산개하여 도주를 명령하였지만, 장갑차만한 덩치가 이동할 수 있는 도로가 없었기에 뒤쪽으로 이동하는 것 외엔 답이 없었다.

그렇게 2대의 장갑차들은 후진을 시작하였고, 병사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하였다.

투쾅!!

하지만, 그들의 필사적인 도주는 맨 후위의 차량을 공격한 두 개의 집게에 의해 무산되었다.

장갑차들보다 더 빠르게 땅속을 파고들어서 집게로 공격한 괴수는 후위의 차량까지 땅속으로 끌고 갔고, 중앙에 있던 덕분에 살아남게 된 장갑차는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다.

"모두 이대로 하차한다! 이대로라면 모두 죽어! 하차뒤에 3시 방향의 건물을 점령한다! 모두 뛰어!"

벌컥!

이대로라면 다 함께 죽는다고 명령을 내린 장교가 보조석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운전자도 병력 하차용 해치를 열면서 문을 열고 빠져나갔다.

병사들도 열려진 해치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쿠르르르르---

그들이 있던 자리의 땅이 푹 꺼지면서 무너진 콘크리트 도로와 함께 장갑차가 땅굴쪽으로 밀려나가기 시작하였다.

"으아악!"

"아아아악!"

"살려줘! 살려줘!!"

나가기도 전에 땅이 푹 꺼지면서 땅굴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한 병사들이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장갑차의 운전자와 보조석에 있던 장교는 자신들의 힘으로선 어떻게 해줄 수 없었기에 일단 가까이 있던 10층짜리 빌딩 건물의 입구쪽으로 달려야만 했다.

벌컥!

유리로 만들어진 문을 거칠게 열고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로비 형식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1층에 있으면 괴물의 날카로운 집게에 공격당할 것 같았기에 선택한 결과였지만, 그 선택은 절대적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사사사사삭--

"으…으아아악!"

"젠장! 젠자아앙!"

2층 복도에 가득 매운 사람 머리통만한 바퀴벌레 무리가 그들이 존재를 인식한 것이다.

탕탕탕!

두 사람은 가진 무기를 최대한 사용하면서 살아남고자 발악하였지만, 대형견 수준의 스피드로 달려드는 바퀴벌레 괴수 무리에 의해 집어삼켜졌다.

---------

-외곽 지역에 있던 인간들도 처리했습니다요, 누님!-

"수고 많았다."

리엘루스는 괴수 테러를 받고 행정 업무가 마비된 중국의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살아남은 인간 무리를 처리해나갔다.

살아남은 인간들도 꽤 됐지만, 중심이 될 수 있을법한 강자들과 무리들은 반드시 쫓아가서 모조리 죽여버렸기 때문에, 서로 뭉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인간을 먹어치우기 체취를 따라가는 괴수들에 의해 하나둘씩 먹히거나, 식량이 없어서 죽어갈 수 밖에 없으리라.

"흐음~ 인간은 언제 먹어도 정말 맛있다니깐~ 쭙쭙--"

상체는 인간, 하체는 거미 형태로 바꾼 리엘루스였지만, 그녀의 이빨에는 인간의 내장과 살, 뼈를 녹이는 강력한 독이 잠재되어 있었다.

이 기지를 지키던 인간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이능력자의 시체에다가 이빨을 박아넣고 독을 분비시킨 그녀는, 이내 흐물흐물해진 인간의 몸을 쭙쭙 빨아먹으며 그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어때? 힘이 한단계 더 상승한 느낌은?"

삼태극에서는 베이징을 무너뜨린 이후, 큰 공을 세운 괴수들을 선별하여 괴수의 핵을 하사하였다.

개미귀신 괴수는 리엘루스의 충실한 종으로서 여러가지 큰 도움을 줬기 때문에, 가장 큰 포상을 받아 요귀에서 요마급 괴수가 될 수 있었다.

처음엔 요마급이 되자마자 전보다 더 강력해진 힘에 우쭐해지다가, 아수라급에서도 최상위권인 리엘루스가 얼마나 강한지 더 뼈저리게 느낄 수 있게 되면서 전보다 더 설설 기고 있었다.

-으헤헤헤! 최고입죠! 누님께서 잘 말씀해주신 덕분에 이렇게 강해져서, 인간들의 표현으로 치자면 눈물이 나올것 같습니다요!-

"킥킥! 도시 출신이라더니만 진짠가 본데?"

리엘루스는 이능력자의 몸에 있는 체액을 모조리 빨아먹어치웠고, 껍데기만 남게 된 시체를 대충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우적- 우적-

리엘루스는 인간들이 만든 안전 지대를 습격하고, 그 안에 있던 인간들을 먹잇감으로 먹어치우고 있는 괴수들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이동을 많이 했으니, 일단 여기서 잠깐 쉰다음에 다른 지역의 인간들을 습격해야겠어.'

괴수라고 해서 수십km를 이동하고 전투를 치룬 후에 또다시 움직일 순 없다.

체력의 문제가 아니다. 강력한 힘을 가진만큼 소모되는 열랑도 많기 때문이다.

최소한, 여기에 있는 인간들의 시체들로 식사를 하거나 삼태극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 괴수들을 잡아먹음으로서, 필요한 열량을 얻은 뒤에 다시 이동을 시작해야 한다.

베이징을 무너뜨린 삼태극은 중국이라는 국가를 무너뜨리고자 괴수들과 아시아 해방부대를 운용하였고, 삼태극은 지하드와 함께 미국에서 중국쪽으로 오고 있는 함대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고자 공중전이 가능한 창귀들과 불가사리 1호, 지하드를 이동시키며 접근하는 순간 모조리 다 쏴버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중국까지 얼마 안남게 된 미군은 멀찍이서 자신들을 향해 무력 과시를 하는 삼태극의 모습에 지상쪽으로 접근조차 할 수 없었고, 지하드의 몸체 위쪽에 배치된 골출귀들은 조금이라도 접근하려 하면 위협 포격을 가하였다.

그냥 미사일을 쏟아부어서 화력전으로 나가는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그랬다간 피해가 가장 큰 것은 미군쪽이였다.

중국이 계속 버텼다면 삼태극도 미국의 원군이 도착하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을테고, 그렇게 됐다면 분위기는 연합군쪽으로 흘렀겠지만, 이미 중국은 베이징이 무너지면서 모든 명령 체계가 무너진 오합지졸이 되어버렸다.

삼태극의 대공 전력은 확실히 뛰어난 수준이고, 이 때를 기점으로 칼리 제국에 대해 알려지게 되면서 삼태극의 전함이 칼리 제국의 만능 순양함임이 밝혀지게 되었다.

거기다가 펜타곤이 살라딘을 배신한 동료 기술자의 증언을 통하여, 사로잡은 염동력자들의 뇌를 통해 함선 전체를 방어할 수 있는 염동 실드를, 텔레포트 능력자들의 뇌를 통해 함선 자체가 텔레포트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된 미국은 이쪽이 공격해봤자 압도적으로 불리함을 직시하고선 후퇴를 하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중국군은 어떻게든 미국이든, UN이든 원군이 도착하기를 손꼽아 기다렸지만, 그런 그들에게 나타난 존재는 삼태극의 괴수 무리거나 아시아 해방부대였다.

어떻게든 버티고 있던 군대가 무너지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민간인들을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채 굶어 죽거나, 자살하거나, 아니면 인간의 체취를 맡은 괴수들의 먹잇감이 되어야만 하였다.

인간을 말살시키거나, 더이상 인간을 발견하지 못한 지역의 괴수들은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강해지기 시작한 괴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이미 인간의 고기 맛을 알게 된 괴수들은 이리저리 이동을 하면서 살아남은 인간들을 가공할 감각으로 찾아내 습격을 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삼태극에서도 알게 되었지만, 삼태극이나 그 비호를 받는 소수 민족 국가들을 공격하기 전까지는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있었다.

중국은 인세의 지옥이라고 부를 정도로 망가지기 시작하였고, 그런 그들의 소식은 타국으로 도주하는데 성공한 중국인들의 입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설마 중국까지 당할까? 라며 이번에는 삼태극이 반격을 당할 차례라 생각했었던 사람들은 하필이면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과 중국의 사이가 멀어지게 되어버린 것에 한탄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우연으로 생긴 악재가 아니였다.

중국과 미국이 서로 사이가 나빠지게끔 뒷공작을 한 삼태극의…아니, 페리샤의 계획에 의해 일어난 필연이였을 뿐.

만약, 페리샤가 뒷공작을 하지 않고 두 국가의 군대가 유기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었다면, 삼태극은 모든 이들의 예상대로 필패했을 것이다.

그러한 뒷사정까지 모르는 사람들은 재수가 없이 악재가 겹친 중국의 운명을 한탄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한 것은 미국의 원군이 삼태극의 대공 전력을 뚫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후퇴를 결정한 순간, 중국의 멸망은 확실해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붕괴, 칼리 제국의 존재, 지구를 습격한 칼리 제국의 첨병.

하나만 해도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게 되니, 몇몇 사이비 종교들은 종말론을 주장하면서 지구의 운명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소리쳤다.

물론, 구원받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 있었지만.

어쨌든, 모든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있었지만, 남한과 북한은 더더욱 두려웠다.

그도 그럴것이, 삼태극의 공격 목표였던 일본과 중국의 가운대에 위치한 이들은 전쟁의 불똥이 조금이라도 튀면 국가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으니까.

게다가 북한과 남한으로 망명을 시도하는 중국인들도 많았기에, 중국인의 말살을 원하는 삼태극이 눈을 돌릴 확률도 무시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저것들은 왠 미친놈들이야?' 라며 웃어넘기던 조직이, 세계가 눈치를 봐야만 하는 거대한 군사 조직으로 성장하였다.

더더욱 무서운 점은 지금도 중국에서 약탈한 광활한 물자를 통해 세력을 더더욱 키워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전 세계가 힘을 하나로 합쳐서 중국을 점령한 삼태극을 공격해야 한다며 공격적인 주장을 하였고, 누군가는 거기에 반박하여 삼태극이 중국의 ICBM들을 발사했다는 것에 논의를 집중시켰다.

중국에 존재하는 핵은 ICBM뿐만 아니였으니까.

이미 전 세계를 향해 ICBM을 발사한 삼태극이다.

저런 극단적인 조직이 위기에 빠지면 중국에 있는 모든 핵을 터트릴 수 있으니 섣불리 공격하면 안된다는 방어적인 언론이 공격적인 언론보다 더 많은 공감을 얻어냈고, 삼태극이 중국이라는 땅을 점령하고 주둔하면서 자원을 약탈하고 있는 절호의 기회에도 쉬이 공격할 수 없었다.

중국에서 발사된 ICBM의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미합중국 대통령, 제이콥 메이슨은 자신들이 쏜 것으로 발표하라는 삼태극의 간부, 페리샤가 노리던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언론의 영향을 노리고 있었던 건가……!'

삼태극의 공격에 대한 언론이 부정적으로 향하니 아무리 미합중국 대통령이라 해도 시민들의 의지를 무시하면서 일을 추진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중국의 주석들이 벌인 짓이라고 밝힐 수도 없다!'

실은 중국의 주석들이 '중화가 없다면 지구도 필요 없다!' 라면서 중국의 ICBM들을 모조리 쏘아보냈다, 라고 사실을 밝힌다면 중국계 미국인, 망명을 한 중국인들에 향해 그 증오가 집중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생겨날 것이다.

물론, 적당히 사실과 거짓을 붙여가면서 그들이 ICBM을 발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삼태극에 무수정판 원본이 존재하고 있다.

이쪽이 사실을 날조했는데 그들이 원본 영상을 보내버린다면…….

'제길! 제대로 막혀버렸다!'

일단 합성 영상이다, 뭐다 말을 하겠지만, 진짜 제대로 된 합성 실력을 가진 이들은 한 눈에 알아볼 것이다.

조금도 합성되지 않은 진짜 동영상임을.

그 중에서 누군가가 암중으로 삼태극에게 매수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될지 상상도 안되는 개판이 일어난다.

설마 삼태극같은 막장 집단에 이렇게 몇 수 앞을 보고 행동을 하는 지략가가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던 제이콥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의 사이가 벌어진 악재에서 몇가지 의심쩍은 부분이 발견되었다는 것을 기억해냈고, 그 또한 삼태극이 벌인 뒷공작임을 깨닫게 되었다.

'삼태극은…힘만 강한 조직이 아니다. 뛰어난 머리가 뒤에서 버티고 있어!'

이런 머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째서 삼태극이 힘만 강하고 무식하게 보였을까?

'설마…치우도……?!'

오싹-

삼태극이라는 조직이 무식하고 힘만 강하게 보인 이유는 치우라는 존재때문이였다.

타인의 가치관을 무식하게 깔아뭉개는 주장, 한 눈에봐도 전형적인 '자신의 강력한 힘에 취한' 생각없는 막무가내식 발언들.

그런데 실상은 세계를 속이면서 무식한 '척' 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그는 삼태극에 대한 두려움에 조금씩 지배되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대담무쌍하며 무서운 집단이란 말인가!?

세상을 속이기 위해 강력한 힘을 가진 수장은 일부러 대중의 비웃음을 사고자 무식한 언동과 행동을 보이면서 자신의 명예를 쓰레기통에 쳐박아가면서 연극을 하고, 그 뒤로는 가공할 뒷공작을 통해 중국과 미국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두 국가의 거리를 이간질 하였다.

'삼태극은…미국보다 아래의 존재가 아냐. 처음부터 미국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힘을 가진 수준으로 상대했어야만 했어!'

뭐, 어느정도는 맞고(페리샤) 어느정도는 틀리지만(치우), 제이콥 대통령은 불현듯이 떠오른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수뇌부들을 호출하였다.

삼태극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게 되었으나, 페리샤의 언론 플레이를 통해 중국에 있는 핵폭탄이 전쟁의 억지력을 가져오면서, 세계는 그 모습을 뻔히 지켜봐야만 했다.

각국에서는 스파이를 보내면서 정보를 알아내고자 하였으나, 삼태극의 기술 핵심은 전함 내부에 존재하고 있었기에 그들이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병력의 규모와 이동 현황이 전부였다.

그조차 날카로운 감각을 가진 괴수들에게 발각되어 많은 숫자의 스파이들이 괴수들의 식사거리가 되어버렸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정보를 위해 최고급 요원들이 죽어나가는 비효율적인 상황에 정보전조차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세계는 삼태극이라는 독성 물질에 대한 두려움이 더더욱 커져가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페리샤가 원하던 진정한 노림수.

저 이거 생각하느라 필사적으로 머리 굴렸는데 이미 예상하신분 없으시죠?

없어야만 함! 있으시면 암살하러 갑니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은 존재하면 안됨! (그리고 세계는 멸망했다)

PS : 치우에 대한 미대통령의 착각 ㅋㅋㅋㅋ

PS2 : 그리고 릴리야 고문은...이제 겨우 전체 30m에서 4~5m 라는 초입 부분에 도착했을 뿐입니다. 15m를 기준으로 피만 보이지 않을 분, 거의 고료나급의 조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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